[파이낸셜뉴스]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한국인 미국 변호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4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40대 아내를 둔기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부부싸움 중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직후 소방서에 전화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다. 소방 관계자들이 출동해 아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들 부부는 평소 금전 문제 및 성격 차이로 가정불화를 겪었고 사건 당일에도 관련 내용으로 다툰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대형 로펌에서 일하던 A씨는 사건 발생 얼마 전 이 로펌에서 퇴사했다. A씨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자택에서 긴급체포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피해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자세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04 22:18:00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젊은 시절 잡지사 '샘터'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샘터 출판부에 입사, 교열 업무를 보고 필자들과 연락하는 일을 했다. 대학 선배인 소설가 최인호를 '필자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최인호는 1975년부터 장장 35년 동안 소설 '가족'을 샘터에 연재했다. 한 작가도 샘터에 수필 등 여러 편의 글을 썼다. 퇴근하면 빨리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집까지 가파른 골목길을 뛰어올라가기도 했다고 한다. 1970년 4월 창간된 샘터는 국내 최장수 월간 교양지로 54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을 찾아 무작정 상경을 하던 시대에 "헤어져 사는 사람들이 한곳에서 만나 목을 축이며 삶을 나눌 수 있는 샘터가 되겠다"는 게 설립자인 고 우암 김재순(1923~2016)의 포부였다. 우암은 1965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당시 기능공들을 만나 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못했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북돋워주자는 뜻에서 창간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책값은 누구나 사서 볼 수 있게 "담배 한 갑보다 싸야 한다"고 했다. 최초 가격은 100원이었다(동아일보 1973년 10월 10일자·사진). 지금도 담뱃값과 비슷한 4800원이다. 우암은 외무부·재무부 차관을 거쳐 국회의원에 7차례나 당선됐고 13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샘터사의 현 대표 김성구씨는 그의 넷째 아들이다. 최인호 외에도 여러 작가와 유명 인사들이 샘터와 인연을 맺었다. 법정 스님은 1979년부터 1996년까지 '고사순례(古寺巡禮)'와 '산방한담(山房閑談)'을 장기 연재했다. 이해인 수녀는 '시인의 숲속' '꽃삽' 등 다양한 칼럼을, 고 장영희 교수는 '새벽 창가에서'를 연재했고, 샘터 편집장·주간으로 일했던 고 정채봉 작가는 '생각하는 동화'와 '이솝의 생각' 등의 글을 써 어른 동화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책을 잘 읽지 않는 풍조와 출판업 부진으로 잘나가던 샘터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때 50만부에 이르렀던 발행부수가 2만부까지 떨어졌다. 적자가 누적되자 김성구 대표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대학로의 랜드마크 샘터 사옥을 매각하며 버텼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2019년 사실상의 폐간과도 같은 무기한 휴간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하게 됐다. 그러자 샘터를 사랑하는 오랜 독자들과 기업들이 샘터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영어(囹圄)의 몸인 재소자도 '비록 갇혀있는 처지이지만 사회에 남아 있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겠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십시일반의 힘으로 샘터는 폐간 위기를 넘기고 계속 발행되고 있다. 종이 잡지의 위기는 비단 샘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자기기로 활자를 보고 자극적인 동영상이 범람하는 시대를 맞아 종이로 된 인쇄물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책, 신문과 더불어 잡지도 20여년 전부터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 1만부 넘게 발행하는 잡지는 10개 안팎이라고 한다. 여성 잡지, 시사 주간지, 미술 전문지 등도 거의 사라졌다. 이상문학상 주관사로서 오랜 역사를 가진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도 일찌감치 경영난을 겪어왔다. 결국 최근 기약도 없는 휴간에 들어갔다. 창간 52년 만이다. 국내 종합 문예잡지는 이제 '현대문학'만 남았다. 노벨 문학상을 받아들고도 마음껏 웃을 수 없는 한국 문학계의 슬픈 현실이다. 소식을 들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문학사상 복간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뜻을 거뒀다. 그 배경에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맞는지 알 길이 없다. 9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종이판이 폐간될 뻔하다 살아난 게 10년 전이다. 잡지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종이의 향기가 인간의 감성을 다시 자극할 때까지 견뎌내야 한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11-14 18:02:18[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여성도 왕위 계승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유엔의 권고를 사실상 거부했다. 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각료들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왕위 계승 남녀 평등 실현’ 권고에 잇따라 불쾌감을 드러냈다. 취임 전엔 이 문제를 논의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총리도 정치권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고 있다. 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외무장관은 지난 1일 “(위원회가) 국가의 기본과 관련된 사안을 권고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인권과 관련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극우 정당인 일본유신회도 “(왕위 계승 문제는) 나라의 문화와 역사 문제”라고 반발했다. 앞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 스위스 제네바사무소에서 일본 정부의 여성 정책을 심사한 뒤, 왕위 계승권을 남성에게만 인정한 ‘황실전범’에 대해 여성차별철폐조약 이념과 양립하기 어렵다며 개정을 권고했다. 성평등에 위배되는 정책인 만큼 "왕족 여성도 왕위를 이어받을 수 있게 고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 위원회는 지난 2003년, 2009년, 2016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권고를 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표단은 이번 위원회의 권고 직후 “차별철폐위가 왕실전범을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항의하면서 해당 부분의 삭제를 요구했다. 일본 ‘황실전범’은 제1조에서 왕위에 대해 “남계 남자가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왕족 여성은 왕족 이외 사람과 혼인하면 왕족 신분을 잃는다고 명시했다. ‘남계 남자’는 왕실 남성이 낳은 남자를 뜻한다. 나루히토 일왕은 슬하에 아들 없이 아이코 공주만 뒀다. 따라서 현재 일왕 계승 1순위는 나루히토 일왕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다. 2순위는 후미히토 왕세제 아들인 히사히토다. 그러나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는 장녀 마코 전 공주 결혼 소동 사건 등으로 일본 내부에서 평판이 좋지 않다. 반면 아이코 공주는 특유의 겸손한 태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90%가 여성 일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일왕에 찬성하는 이유에는 50%가 ‘일왕 역할에는 남녀가 관계없다’고 답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지난 5월 왕실의 승계 규정 완화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이번 정부의 강경한 입장으로 왕실전범 개정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아이코 공주가 왕위를 이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취임 전에는 ‘여성 왕위 계승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취임 이후에는 자민당 내 반대파의 압박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6 06:20:23[파이낸셜뉴스] 문태갑(文胎甲) 전 한국신문협회장이 30일 오전 11시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 고인은 1930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남평 문씨 본리 세거지에서 태어나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의 사촌 형이다. 고인은 1958∼1973년 동양통신 기자로 활동하며 정치부장, 편집부국장을 지냈다. 이후 고인은 제9대 국회의원,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 서울신문 사장 겸 한국신문협회장,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집행위원, 한국청소년연맹 총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1995년 귀향해 본리 세거지와 국내 최대의 문중 문고인 인수문고를 관리했다. 유족은 딸 문상원씨와 아들 문병기(국민체육진흥공단 실장)씨 등이다. 빈소는 대구보훈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월1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천수원이다.
2024-10-30 21:06:38[파이낸셜뉴스] 이상득 전(前)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5년생인 고인은 포항 동지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켐벨대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61년 코오롱 1기 신입 공채사원으로 입사해 코오롱과 코오롱상사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당시 우리나라의 주력인 섬유산업의 기틀을 다지며 산업화 초기 대한민국 수출을 이끄는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았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해 포항 남.울릉 지역구에서 내리 6선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부의장, 운영위원장, 재정경제위원장, 한일의원연맹회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당직을 두루 거쳤다. 대통령의 형이라는 이유로 이명박 정부 시절 '상왕'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가와 당이 큰 위기에 처할 때마다 투철한 국가관과 혁신과 화합의 정신으로 위기극복에 앞장서 '미스터 위기관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친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상왕'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 이 전 부의장은 당의 통합에도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 부의장 측근은 "이 전 부의장은 젊은 의원들과 밤늦게까지도 소통의 시간을 가졌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 상대이기도 했던 박근혜 전 대표와 가교역할을 하며 당정의 힘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서울 소망교회 선교관에서 치러진다. 지난 2008년부터 이 전 부의장과 한나라당 조찬기도회를 함께 했던 당시 (부)총무 이학만 전 한나라당 온라인대변인(현 상품전략연구소장)은 "고인은 자상하고 타인에게 젠틀하게 대했던 기억이 많다. 특히 어려운 청년, 초선의원들의 개인고충을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4년간 지켜봤다"고 생전 고인의 모습을 떠올다. 이 전 대변인은 이어 "2008년부터 제가 월 1회 국회의원 강당에서 기독교 국회의원 30여명을 포함해 300~400명의 참여로 열리는 조찬기도회 (부)총무 역할을 맡았다"며 "당시 김충환 재선의원(총무)과 예배 준비를 하먼서 개인적으로 대화할 기회가 많았다. 큰 정치인이며 정치적 의지가 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997년 재정경제위원장 시절 금융개혁법 통과가 여야 대립으로 갈등을 겪을 때 '국가가 위기다'라며 법안 통과를 정면에서 해결한 일화가 유명하다"고 언급한 뒤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 때 사무총장으로서 천막당사 추진을 마다하지 않는 등 '위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경선때 이명박·박근혜 후보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당정의 힘을 모아 정권 재창출을 이끄는 견인차 역활을 했다"며 "대통령의 일본특사단장과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나서 1200권에 달하는 조선왕실의궤 반환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변인은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다. 당시 41세 정치권 인맥이 없던 시절 한나라당 기독분과 수석부위원장으로 당 국회조찬기독인회 (부)총무를 맡아 이병석, 김기현, 김충환 의원들과 봉사를 했다. 그는 '희망과 국가를 위해 기도를 하세요'라며 '정치는 어렵지만, 겸손하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무엇이든 쉬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그같은 말들이 힘이 돼 당시 온라인대변인 겸 부대변인으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시각을 국민에 전달할 수 있었다"며 "또 민심을 당에 잘 전달을 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참 고맙고 귀한 하나님의 아들로 기억하고 있다. 하나님 곁으로 편히 영면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0-23 09:59:27[파이낸셜뉴스] 남경필 은구(NGU) 대표(전 경기도지사)가 마약청의 신설을 국회에 제안했다.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은구는 남 대표와 배우 차인표씨, 조성남 서울시립은평병원 진료부장 등이 만든 마약류예방치유단체다. 남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마약청을 만드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며 "마약류가 국내에 유입 경로와 사용되는 방법, (마약류 사범을) 치료하고 재활하고 하는 것까지의 모든 것을 하나의 범부·처적 지휘 체계에 넣어야 한다. 그래야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마약류 범죄가 질병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약류 중독 문제는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치료 재활도 더 중요하다"며 "(마약류 사범이) 자신의 힘으로 마약류를 끊기 어렵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사람이 또 국가가 사회가 가족이 함께 도와야 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남 대표는 지난 2017년 큰아들 마약류 투약 사건이 터지면서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남 대표의 장남은 지난해 3월 23일 경기 용인 기흥구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고, 남 대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하지만 같은 달 25일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다시 사회로 돌아왔다. 그 후 닷새 만인 30일 장남은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했다. 이번에도 남 대표는 큰아들을 신고했다. 남 대표는 "아버지의 손으로 아들을 신고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아들이 구속되고 재판을 받았다"며 "아들이 최후 진술에서 '가족이 나를 절대 포기해 주지 않은 것을 감사하다'와 '마약류를 끊고 나와서 아버지와 함께 은구 활동을 하겠다'고 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고, 지금도 그때의 감동으로 버티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마약류 사범을 치료할 시설이 부족한 점을 문제시했다. 남 대표는 "마약류 중독자들에게는 주간보호형 시설이 아니라 숙박형 시설이 필요하다"며 "다르크 공동체와 같은 치유공동체가 필요한데 지금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이마저도 국가의 지원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이 이런 치유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10 18:27:14[파이낸셜뉴스]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호출기가 17일(현지시간) 동시에 폭발해 최소 8명이 숨지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200명은 위독한 상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동시 폭발을 일으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관련성을 부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과 시리아 일부 지역의 헤즈볼라 호출기 수백대가 거의 동시에 폭발했다.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이 사고로 헤즈볼라 무장대원을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지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부상자 중에는 이란 대사도 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 모즈타바 아마니가 부상을 입었지만 피부를 스치는 정도의 가벼운 부상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장관 피라스 아비아드는 부상자 2750명 가운데 200명은 위독하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레바논 의회 소속 헤즈볼라 국회의원 아들과 다른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아들 2명도 포함돼 있다. 헤즈볼라 국회의원 알리 암마르는 자신의 아들 마디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암마르는 “이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새로운 공격”이라면서 “저항세력(헤즈볼라)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즈볼라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헤즈볼라 국회의원 하산 파들라라의 아들, 또 헤즈볼라 고위 안보 담당자인 와피크 사파의 아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에 폭발한 호출기들은 헤즈볼라가 수개월 전 도입한 기종으로 이날 거의 동시에 폭발했다.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호출기 리튬 배터리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스라엘이 배후일 것으로 예상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책임이 있다면서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가자 전쟁이 시작되자 거의 동시에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여왔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을 계속 괴롭혀왔다. 한편 이란도 이번 호출기 동시 폭발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IRNA는 아바스 아라가츠치 이란 외교장관이 레바논 외교장관 압달라 부 하비브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18 03:11:17[파이낸셜뉴스] 5공화국 핵심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도 진보(혁신)와 교류에 애쓴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15일 오전 8시10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6일 전했다.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주를 졸업한 뒤 서울대 의과대학을 다니다 철학에 빠져, 2학년을 마치고 다시 시험을 봐 서울대 법대에 입학 후 졸업했다. 재학 당시 이승만(1875∼1965) 대통령의 양아들 이강석(1937∼1960)군이 서울대 법학과에 부정 편입학하자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투신, 민국일보를 거쳐 1962∼1972년 조선일보 기자와 정치부장, 편집부국장, 1972년 서울신문 편집국장, 1977년 서울신문 주필을 지냈다. 관훈클럽 총무를 맡기도 했다. 1979년 민주공화당 후보로 서울 강서구에서 제10대 국회의원이 된 것을 시작으로 13대까지 강서구에서 4선을 역임했다. 1980년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 민정당 정책위의장을 두번 역임하는 등 전두환 정권의 핵심 정치인으로 활약했다. 1993~1994년 김영삼 정부 때에는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재임 당시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았다. 64세 때인 1996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에는 진보와 보수 양쪽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원로 지식인이자 정치적 멘토로 활약해왔다. 보수 정권 핵심으로 있으면서도 진보와 교류를 활발히 했다. 스스로 자신을 '체제 내 리버럴'이라고 표현했다. 고인의 회고에 따르면 1990년 국회에서 임수경씨의 방북과 관련, "방북자 구속 문제는 범죄에 대한 처벌 차원이 아니라 트래픽 컨트롤 즉 교통 정리적 차원"이라고 발언했고, 노동부 장관 재직 시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현대중공업의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지 말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스튜던트 파워’, ‘모래 위에 쓰는 글’, ‘정치인을 위한 변명’, ‘문제는 리더다’,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 열전 남재희의 진보인사 교유록 오십년’ 등 저서를 냈고, 새마을훈장 근면장과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딸 남영숙 이화여대 교수는 "아버지는 보수와 혁신을 넘나든 정치인이었고, 그 점을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9-16 11:34:26[파이낸셜뉴스] 5공화국 핵심 정치인였던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고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는 서울대 재학 당시 이승만(1875∼1965년) 대통령의 양아들 이강석군(1937∼1960년)의 서울대 법학과 부정 편입학을 규탄하는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진출해 조선일보 정치부장과 편집부국장,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지냈다. 관훈클럽 총무를 맡기도 했다. 1979년 민주공화당 후보로 서울 강서구에서 제10대 국회의원이 된 것을 시작으로 13대까지 강서구에서 4선을 역임했다. 1980년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해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는 등 전두환 정권의 핵심 정치인으로 활약했다. 김영삼 정부에선 노동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고인은 보수 정권의 핵심 인물이지만 진보와의 교류에도 애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고인의 회고에 따르면 1990년 국회에서 임수경씨의 방북과 관련, "방북자 구속 문제는 범죄에 대한 처벌 차원이 아니라 트래픽 컨트롤 즉, 교통 정리적 차원"이라고 발언했다. 노동부 장관 당시에는 김영삼 대통령에게 현대중공업 파업 현장에 공권력 투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건의를 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변문규씨와 4녀(남화숙 미국 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남영숙·남관숙·남상숙)와 사위 예종영(전 가톨릭대 교수)·김동석씨(KDI 국제정치대학원 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5시20분. 장지는 청주시 미원 선영.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2024-09-16 11:32:00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야당 등에서 반발이 거세지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가야할 길을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전 정권 수사는 이달 중순 추석 연휴를 전후로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이 바뀐 이후 보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바꿔 말하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차기 검찰총장의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법조계 일부에서 나온다. ■檢, 전 정권 수사 본격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검찰은 야권 수사를 마치고 전 정권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검찰은 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특혜비리 의혹', '여론조작 대선개입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중점적으로 진행했다.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이상 전 의원을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하고, 그 대가로 문 전 대통령의 옛 사위인 서씨를 같은 해 7월 타이스타젯 전무로 취직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항공업 경력이 없는 서씨를 이 전 의원 본인이 실소유주로 있는 타이이스타젯의 전무로 취업시켰다는 의혹이다. 다혜씨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서씨가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급여 월 800만원과 주거지 지원비 월 350만원 등 약 2억2300만원을 뇌물로 적시됐다. 검찰이 가장 강도높게 수사를 진행 중인 것은 총 2가지로, 문재인 정권 당시 이 전 국회의원이 중진공에 임명된 경위와 딸 다혜씨의 태국이주 자금 불법 지원 건이다.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과 관련해 지난 2017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이 주관한 비공식 회의가 열렸는데, 검찰은 이 자리에 참석했던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피의자 입건했다. 다혜씨의 태국이주와 관련해서는 다혜씨 계좌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다수의 이상 금전거래 정황이 포착돼 현재 수사를 진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혜씨는 2018~2020년 가족과 함께 태국에 거주하던 당시 최소 3명 이상의 청와대 직원과 돈거래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밖에도 문 정부 시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재수사도 속도를 내며 전 정권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 6일 문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한 박모 충남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文수사' 차기 검총 첫 시험대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오는 15일 종료되는 가운데, 전 정권에 대한 검찰 수사는 사실상 차기 검찰총장의 첫 성과를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들에게 외압을 느끼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검찰총장의 역할"이라며 "전 정권 수사가 가장 민감한 사안인 만큼 총장이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사이가 '경제공동체'임을 입증해 내는 것에 따라 수사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위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으로 기존에 문 전 대통령이 제공하던 다혜씨 가족에 대한 지원이 중단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년 자녀를 상대로 경제공동체임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국회의원 사건에서 법원은 아들 병채씨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이 '경제적 공동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경우 딸 조민씨가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며 받은 장학금에 대해 조 대표가 받은 것과 같은 것이라는 것이 1·2심의 판단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의 사위가 경제 활동을 했다는 점은 검찰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비 등 모든 경제생활이 문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가능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불발됐다. 다만 검찰총장 임명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내로 임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9-08 18: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