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소녀방앗간 대표(30)는 지난해 5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청년 봉사단체인 '코리아레거시커미티'였다. 홈리스를 위한 도시락 150개를 함께 제작해줄 업체를 찾는다고 했다. 코로나19 탓에 홈리스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았다는 뉴스가 기억났다. 김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다. 수익이 나는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손해가 나지도 않았다. 식재료 비용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소녀방앗간도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상황이었다. 농산물을 보내주는 지역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매장을 일궈올 수 있었다. 그 마음을 서울 어르신들에게 돌려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시작한 '150개 도시락'은 곧 1만개 도시락 기부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캠페인을 시작한 뒤 배달의민족에서도 연락이 왔다. '방학 도시락' 사업을 같이하자고 했다. 방학 때 급식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함께하기로 했다. 지난겨울 500명의 아이들에게 주 2회씩 총 7000번의 건강한 집밥을 보냈다. 소녀방앗간이 내놓는 모든 음식은 발효간장, 발효청 등으로 맛을 낸다.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자극적인 맛에 길든 아이들이 좋아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아이들은 '집밥 같아서 좋았다' '엄마가 해준 밥 같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올 여름방학에도 아이들에게 집밥을 보내게 됐다.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도시락 사업이었는데 거꾸로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매장 판매가 급감했다. 케이터링 매출은 아예 제로(0)에 수렴했다.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까지 했던 그가 힘을 낸 계기였다. ■지역 농산물로 농가와 도시를 잇다 소녀방앗간은 2014년 성수동 1호점을 오픈한 뒤 현재 6호점까지 늘어났다.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키운 농산물을 받아 건강한 집밥을 내놓는다. 케이터링, 도시락 사업을 통해 음식을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식재료도 판매한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소녀방앗간 6호점에서 만난 김민영 대표는 소녀방앗간을 "지역의 농산물을 서울의 도시 소비자에게 다양한 형태로 전달하는 농산물 유통회사"라고 정의했다. 그는 "유통마진만 남기고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녀방앗간은 농산물을 한 번 더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며 "성수동에서 처음 시작한 소녀방앗간 1호점도 지역 식재료를 직접 맛보여드릴 수 있는 쇼케이싱 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소녀방앗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경북 청송에서 어르신들이 내어준 '집밥'이었다. 2년간 치열하게 일했던 회사를 그만둔 뒤 내려간 곳이었다. 시골에서 직접 키운 농산물로 만든 집밥은 어떤 음식보다 맛났다. 고봉밥을 뚝딱 비워냈다. 건강한 음식으로 배를 채운 만큼 마음도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마음을 전한 농산물은 헐값에 팔려나가고 있었다. 농가 소득도 들쭉날쭉했다. 어르신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도시에는 건강한 식재료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다. ■2주 만에 만들어지는 공장식 된장은 NO 2014년 시작한 소녀방앗간은 7년 만에 6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외식업 트렌드는 보통 5년이다. 한 브랜드가 5년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고 본다. 게다가 입점이 쉽지 않은 백화점과 대형쇼핑몰에 전체 매장의 절반인 3개점이 들어가 있다. 집밥과 백화점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감사하게도 먼저 입점을 제안해주셨다"면서 "(입점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새로운 매장을 열면 식재료를 더 사용할 수 있어서 농가 소득이 올라가고, 그만큼 고용도 창출할 수 있다"며 "재무적인 가치만 생각했다면 오히려 대형몰 입점을 선택하지 않고 임대료가 저렴한 곳에 가게를 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6개 매장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자칫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의 지향점이 흔들릴까봐서다.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보다 회사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사업을 꾸려나갈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소녀방앗간은 이윤만 생각했다면 사용할 수 없는 비싼 식재료를 쓴다. 된장이 대표적이다. 지역에서 직접 1년 이상 발효한 것을 쓴다. 공장에서 제조하는 된장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공장식 된장의 대다수는 중국산 콩을 사용해 1~2주 만에 완성된다. 직영 방식을 포기하고 무리하게 확장하면 이 같은 가치를 지켜나가기 어려울 거라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외식업에서 비용을 절감하려고 중국산을 쓰면서 국내 농산물이 소외당하고 있다"며 "국내 농산물의 판로를 만들겠다고 나온 청년들인데 비용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맛과 가치를 함께 담은 음식 소녀방앗간이 6호점까지 매장을 내면서 7년간 생존해온 비결에는 회사의 사회적 가치에 공감해준 고객들 몫이 크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철저한 품질 관리와 회사의 가치를 담은 브랜딩에 힘쓴 결과이기도 하다. 외식업의 세계는 냉혹하다.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에 동의해 매장을 찾는 고객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고객도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찾는 대형몰 매장은 더욱 그렇다. 쇼핑하러 왔다가 적당한 식당을 찾아 끼니를 때우려는 고객에게 맛과 가치를 모두 전해야 한다. 김 대표는 사업 시작 4년차에 현장운영 워크북을 만들었다. 하루 단위, 보름 단위, 월 단위 평가 양식을 담았다. 김 대표가 고민해 만든 현장 운영 관리시스템이다. 매장 직원들이 하루를 돌아보며 잘된 점과 부족했던 점 등을 적는다. 보름마다 모여 중간점검 회의를 연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다. 메뉴마다 준비하는 과정과 상차림 하는 방법도 사진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해뒀다. 6개 매장에서 동일한 맛과 상차림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현장 직원이 음식을 내면서 손님에게 전할 먹는 방법과 식재료 설명 멘트도 넣어뒀다. 예를 들어 산나물밥의 경우 현장 직원들은 아래와 같이 안내한다. "오늘 산나물밥은 취나물과 어수리나물로 밥을 지었습니다. 직접 짜온 들기름과 재래식 간장으로 살짝 간이 되어있는데 드셔보시고 간이 부족하시면 함께 준비해드리는 들기름 간장양념으로 간을 더해드시면 됩니다." 이런 김 대표에게 주변 사람들은 '밥집 하는 데 뭐 그렇게 유별나게 하느냐'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는 생각이 다르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정성 들여 농산물을 키우신 어르신들의 땀과 매일 새벽 부지런히 움직이는 물류팀의 노고, 매일 성실하게 밥을 짓는 조리팀의 노력이 모두 담긴 한 상"이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맛있게 드세요' 정도만 말하면서 서빙을 하면, 그 순간 그 가치가 사라진다. 마지막 단계에서 소녀방앗간의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라벨링"이라고 설명했다. ■해썹인증 준비…가공식품 판매도 진출 소녀방앗간은 총 네 가지 방식으로 지역 농산물과 소비자를 연결한다. 식당, 온라인몰, 케이터링, 도시락이다. 지역 농산물이 예상보다 덜 생산되거나 더 생산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 구조를 갖추는 데 4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매일 만드는 반찬이 다르다"며 "예상보다 많이 생산된 농산물은 반찬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적게 생산된 농산물은 케이터링이나 도시락 쪽으로 돌린다"며 "케이터링은 50명 또는 100명의 작은 단위로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역 농산물을 소개할 강력한 플랫폼을 하나 더 마련하고 있다. 지역 식재료로 가공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유통하려 한다. 이를 위해 내년 해썹(HACCP) 인증을 목표로 가공시설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5년간 외식업을 플랫폼 삼아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 5년은 지역 농산물 유통 플랫폼이라는 지향점에 맞게 외식업 이외의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7-20 18:03:58[파이낸셜뉴스] 프로축구 K리그1 김천상무 소속 군인 선수들이 리어카를 끌던 할머니를 도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14일 김천상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재현, 김주찬, 박세진, 전병관 선수의 선행에 대해 소개했다. 이들의 선행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시민에 의해 알려지게 됐다. 자신을 문경 시민이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지난달 23일 국군체육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 (칭찬글)오늘 모전천 앞에서 김천상무 축구선수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날 오후 7시께 가족과 식사를 마치고 모전천에서 산책을 하던 중 한 할머니께서 혼자 리어카를 끌고 가시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A씨는 "(할머니를 목격한) 순간 머리가 짧고 군인(ROKA)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 여럿이 뛰어와 할머니를 부축하고 리어카를 끌어주더라"라며 "군인인가 싶어 가까이 가봤더니 김천상무 선수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는 모습을 보고 부대에 알리고 싶어 사진을 뒤에서 몰래 찍었다"며 "오랜만에 이런 훈훈한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칭찬해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구단 측은 해당 게시글과 함께 당시 선수들이 할머니를 돕고 있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유로몬 훈련지도부사관은 "특식 행사 후 부대로 복귀하는 도중 할머니를 보았다"며 "선수들에게 도와드리자고 말하기도 전에 먼저 뛰어가 할머니를 부축해 드리고 리어카를 대신 끌어드렸다"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은 도움이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재현, 김주찬, 박세진, 전병관 선수는 지난 5월 훈련소 수료 후 국군체육부대에 배치된 10기 선수들로, 현재 김천상무에서 주요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7-14 19:22:35[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국 런던 임페리얼전쟁박물관(IWM)의 특별 전시회에 대해 불만을 표명했다. 6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은 "젊은 여성이 강제로 일본군의 성노예가 됐다고 단정하는 등 사실에 반한 전시 내용이 포함됐다"며 "일본 정부가 관계자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적절한 대응을 취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 따르면 영국 내에서 한국 단체에 의한 소녀상 설치 등의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박물관이 지난 5월 23일부터 열고 있는 '침묵 되지 않는-분쟁 중의 성폭력' 특별전은 1, 2차 세계대전에서 이슬람국가(IS)의 소수민족 탄압 등 현재까지 각종 분쟁에서 자행된 성폭력 문제를 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된 전시다. 박물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특별전은 11월 2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 내용과 소녀상 등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 정의기억연대가 이번 전시에 협력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2025-07-06 13:17:42[파이낸셜뉴스] “촬영하면서도 너무 좋아 빨리 선보이고 싶었다. 배우들도 위로 받으며 찍은 이 작품이 시청자들에게도 위로를 전해 너무 좋다. 내 연기로 공감을 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이호수처럼 사려 깊지만 유바비(‘유미의 세포들2’)의 솔직함도 갖춘 배우 박진영이 ‘미지의 서울’로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제대 후 복귀작인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이 주연급으로 출연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를 잇는 인생 드라마로 손꼽히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박진영은 동시기 개봉한 영화 ‘하이파이브’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며 그야말로 믿고 보는 젊은 남자 배우로 부상했다. "호수는 너무 좋은 사람, 인내심만 닮았죠" 박진영은 8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번 드라마가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다며 기뻐했다. 인기를 예측했냐는 물음에는 “요즘 젊은 친구들도 공감할 이야기라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답했다. 극 중 박진영이 연기한 '호수'는 청력을 절반 잃은 청년이다. 그는 "남들 보기에는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능력 있는 변호사나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라며 “SNS 시대,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도 각자 아픔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호수는 보기 드문 청년이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내가 연기하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며 겸손하게 말한 뒤 “청력이 좋지 않지만 약자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 인물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와 닮은 점은 거의 없지만 인내심만큼은 비슷하다”고 답했다. 호수 캐릭터에 접근한 자신만의 방법을 묻자 “청각에 대한 핸디캡을 감추기 위해 더 잘 들으려고 노력하고, 말도 잘하고 싶어 하는 인물로 생각했다”며 “말하는 템포를 낮춘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호수의 청력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이어폰을 한쪽만 꽂고 돌아다녀봤다. 그랬더니 공간에 따라 차이가 났다. 그는 “좁은 공간에선 상대의 입모양이 보이지만, 큰 공간에선 그도 여의치 않잖나”며 “예컨대 결혼식장에서 동창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대사 타이밍을 일부러 늦추거나 되묻는 연기를 삽입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며 설명했다. 호수는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새 엄마와 단둘이 살아왔다. 성인이 된 후에는 피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새엄마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쓴다. 그러다 나머지 청력마저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뒤 연인이었던 미지(박보영)마저 밀어내고, 방구석에 처박히는데 이때 그를 어둠에서 꺼내주는 이가 바로 엄마다. 11화에서 호수와 새엄마 분홍(김선영)은 오랫동안 감췄던 서로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며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진영은 시청자의 호평을 받은 이 감정신에 대해 “사실은 부담감 때문에 촬영 중에 호수처럼 땅굴을 파다가 김선영 선배 도움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11부 대본을 보고 주위에서 ‘그 신 기대된다’고 말해 부담감이 컸다. 촬영 중 땅굴을 파고 있었는데, 선영 선배님이 ‘내가 해줄 테니 느껴봐’라고 말해줘서 마음을 다잡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신우 감독 "너희가 모쏠의 마음을 아냐며 디테일하게 연기 지도" 호수의 연기 톤을 잡는 데는 박신우 공동 감독의 도움이 컸다. 특히 모태 솔로였던 호수와 미지가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게 된 후 서툴게 스킨십을 하는 모습은 오히려 시청자에게 묘한 설렘을 안기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진영은 “키스신 같은 장면에서 마음이 콩닥콩닥하게 만드는 포인트를 감독님이 정확히 집어주셨다”며 “박신우 감독님이 ‘자신은 모쏠의 마음을 잘 안다’며 농담처럼 말씀하셨다”고 귀띔했다. 첫 촬영에서 상대방의 말에 반응을 줄이라는 지시를 통해 '호수다움'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감독님을 믿고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안했단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로사식당 골목길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에서도 원래는 좀더 감정적으로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좀 더 담백하게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고, 감독님 디렉션이 맞구나, 그게 더 슬프더라”며 신뢰를 표했다. 박보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1인 4역처럼 느껴질 정도로 디테일하게 연기해 감탄했다"고 말했다. “미래와 미지를 빠르게 오가며 달리 표현하는 걸 보고 놀랐다”며 “대본의 80%가 박보영 분량이었는데, 촬영이 새벽에 끝나도 2시간은 대본을 보고 왔다더라. 체력에도 감탄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위로받았던 대사는 “누구나 숨기고 싶은 아픔이 하나쯤 있지 않나”라는 부분이었다. “모두가 아픔을 안고 살지만 다 드러내진 않는다. 그 말이 너무 공감됐고,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또 로사가 상월(원미경)에게 “언젠가 너를 읽어줄 사람이 나타날 거야”라는 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실제 삶에서도 결국 사람을 통해 위로받는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보며 가장 많이 운 장면은 요양병원에서 할머니가 미래를 알아보고 이름을 불러주는 장면이었다. “미래가 너무 꿋꿋하게 버텼잖나. 펑펑 울었다”며 “혼잣말을 많이 해서 드라마건 영화건 혼자 본다. 이번 드라마도 혼자 본방사수했다”며 자기만의 시청법도 전했다. "아주 오래, 다양하게 연기하는 배우 되고 싶어요" 드라마 '드림하이2'(2012)로 데뷔해 보이그룹 갓세븐 활동까지 벌써 데뷔 13년차다. 슬럼프를 켞은 적은 없냐는 물음에는 다행히 없다며 자신의 강점인 ‘긍정회로’를 언급했다. 그는 “상황은 안 바뀌니까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갓세븐 멤버 잭슨이 ‘넌 배우로도 잘 될 거야’라고 말해줬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 원동력으로 “좋은 표현을 한 배우들을 보면 시너지를 얻는다"며 "나와 같은 나이에 대단한 연기를 한 선배들의 초기작을 찾아본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오래 연기하고 싶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다”며 롤모델로 소속사 선배 배우 이병헌과 박해수를 꼽았다. 차기작은 정통 멜로 ‘샤이닝’이다. '공항 가는 길'과 '반의 반'을 썼던 이숙연 작가가 글을 쓰고 '그 해 우리는'과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찍은 김윤진 PD가 연출한다. 박진영은 “소설 같은 대본”이라고 애정을 표한 뒤 “10대 시절이 나와서 요즘 1일 1팩 중”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04 19:37:04[파이낸셜뉴스] 쓰레기 봉투로 몸을 감싼 사진에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의 일부'라거나 벚꽃 만개한 나무를 보는 사진에 '내년에도 벚꽃을 볼 수 있을까'라는 농담 섞인 설명을 붙이면서 '늙음'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사진에 담아내며 '셀카 할머니'로 불린 일본의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가 97세 일기로 별세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독특하고 유쾌한 셀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화제를 모은 니시모토가 지난 9일 담관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28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니시모토는 8살 때 일본으로 이주해 젊은 시절 미용사로 일하고 자전거 선수로도 활동했다. 27세에 결혼해 세 자녀를 키울 때도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SCMP는 니시모토가 72세라는 늦은 나이에 아트 디렉터인 아들에게 사진을 배우면서 ‘셀카’의 매력에 빠진 뒤 사진 편집을 독학했고 이후 자신의 사진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능력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봉투에 담겨 있거나 전기 휠체어를 타고 자동차를 쫓는 모습 등 '나이듦'에 대해 익살스럽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사진이 알려지면서 2011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2016년 첫 사진집도 출간했다. 2018년부터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셀카 할머니'라는 애칭과 함께 40만명이 넘는 팔로워도 확보했다. 그는 지난 5월 SNS에 나뭇잎을 입에 문 장난스러운 사진을 올리고 당분간 병원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고 지난 5일 벚꽃 사진과 함께 “내년에도 다시 벚꽃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 사진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나흘 뒤 그녀의 큰아들은 니시모토의 인스타에 그녀가 암으로 사망했다고 알렸다. 그는 "어머니는 72세에 예술 여정을 시작하셨고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으며 인생의 마지막 장까지 풍요롭고 보람차게 이어갔다"고 적었다. 전 세계 팬들은 그의 인스타를 찾아 애도의 메시지를 올렸다. "당신의 작품은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하늘나라에도 벚꽃이 만발하길 바란다", "할머니의 유산은 우리가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아하고 유머러스하며 즐겁게 살아가도록 계속해서 영감을 줄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늦은 건 없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 “늘 긍정적인 자세와 멋진 미소에 힘을 얻었다” 등 애도의 글을 남겼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6-15 11:30:41[파이낸셜뉴스] "30년 전 엄마 사진을 AI영상으로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다들 너무 행복해보여서 갑자기 좀 울컥했어요." 에버랜드가 장미축제 40주년을 맞아 과거 에버랜드에서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인공지능(AI)로 영상으로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올해 장미축제 40주년을 맞아 고객들의 추억사진을 모아 제작한 스페셜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누적 조회수 100만뷰를 돌파했다고 26일 밝혔다. 에버랜드는 장미축제 개막을 한 달 앞둔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 과거 에버랜드에서 촬영한 '추억사진 공모전'을 개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스틸 사진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이번 이벤트에는 에버랜드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다시금 꺼내보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참여가 이어지며 200여 점의 사진들이 응모됐다. 장미꽃 앞에서 향기를 맡고 있는 귀여운 아기의 모습, 로즈가든을 배경으로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함께 모여 찍은 사진,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젊은 연인 등 지난 40년간 장미축제와 함께 해온 고객들의 추억사진이 다채롭게 등장했다. "어릴 적 사진 찾으러 오랜만에 본가 방문해 가족들과 함께 옛날 앨범들을 꺼내 봤어요", "엄마, 아빠랑 자연농원일 때부터 함께 왔었는데 이젠 내가 엄마가 돼서 아들과 함께 오고 있어요" 등 참가자들의 사연도 다양했다. 에버랜드는 이렇게 응모된 고객들의 추억사진 30여 점을 활용해 3분 26초 분량의 장미축제 40주년 스페셜 영상을 제작했다. '지난 40년간 쌓여온 고객들의 추억사진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콘셉트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을 영상으로 남기게 되었어요", "뭔가 뭉클하네요" "AI 활용의 좋은 예... 괜히 눈물나네" 등의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영상에 나온 추억사진을 응모한 장 모 씨(서울 강동구)는 "지금 제 아들만 할 때 부모님과 함께 왔던 사진이 영상으로 만들어진 걸 보니 괜히 뭉클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그날 저녁 바로 부모님께 보여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셨다"는 후기도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전해졌다. 한편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에버랜드 로로티 장미축제는 지난 16일 개막해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5-26 15:36:40[파이낸셜뉴스]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의 한 상인이 자신이 파는 과일을 쳐다보고 그냥 간 손님에게 호통을 쳐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동시장에서 과일 쳐다보고 안 사면 죄인이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남자 친구랑 영화 보고 저녁 먹기는 좀 이른 시간이라 산책도 할 겸 경동시장에 갔다”며 “경동시장 과일이 싸고 최고라는 아빠 말이 생각나 뭘 살지 둘러 보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팩으로 포장된 방울토마토를 들어서 상태를 확인해 보니 싱싱하지 않아서 내려놓고 걸어갔다. 그런데 상인이 뒤에서 비닐 흔들면서 소리 지르고 욕했다”고 주장했다. A씨 커플과 상인의 대화가 담긴 영상에 따르면 A씨 남자 친구가 “왜 그러냐?”고 하자 상인은 “가니까 소리 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친구가 “우리가 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냐?”고 묻자 상인은 “살 것같이 해놓고 가시니까. 내가 뭘 잘못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남자 친구가 “우리가 산다고 했냐, 안 했냐?”고 따지자 상인은 “쳐다봤잖아요. 쳐다본 것도 죄다. 안 살 거 같으면 얼른 가버려야지, 그러면 나도 안 그랬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가 황당해하면서 “사장님 가게 쳐다보면 다 사는 줄 알겠다. 우리는 5초밖에 안 봤다. 사과해달라”고 요구하자 상인은 “5초고 10초고 짜증 나니까 얼른 가라. 남의 물건 쳐다보고 다니는 것도 약 올라 죽겠는데 뭘 사과하냐?”고 짜증을 냈다. 남자 친구가 재차 “5초 쳐다봤다고 소리 지르시는 게 말이 되냐?”고 분노하자 상인은 “내 입 가지고 내가 소리 지르는데 그것도 못 하냐?”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시장에선 물건 쳐다보면 무조건 사야 하는 거냐? 살면서 시비붙은 적 없이 험악하게 생긴 우리 아빠 같은 중년 남성만 쇼핑하기 좋은 곳인가 보다”라며 “상인회에 연락하니 친절 교육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알아서 하라더라”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생한텐 신경질, 젊은 여자들한테는 만만한 지 온갖 성질 낸다”, “시장 안 가는 이유가 이거다”, “가격 물어보면 이미 비닐에 담고 있다", "안 사면 욕한다”, “경동시장 유명하다. 안 살거면 저리 가라고 소리 지른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도 “떡 살까 말까 몇 초 쳐다만 봤는데 할머니가 ‘안 살거면 저리 가라’고 소리 꽥 질렀다”로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22 07:41:09'개그콘서트'가 웃음은 물론, 특별한 감동까지 잡았다. 27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 1119회는 '아는 노래'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믿는 우리 새끼', '오스트랄로삐꾸스' 등으로 웃음보를 터트렸다. '아는 노래'에서는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선곡해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아는 노래'의 주인공은 노년의 남녀였다. 송필근은 벤치에 앉아 있는 나현영에게 다가갔고, 첫눈에 반했다며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송필근은 젊은 사람들처럼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다는 나현영의 말에 곧장 그의 손을 잡고 놀이동산으로 향했다. 즐거웠던 놀이동산 데이트가 끝나고 송필근은 나현영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며 "우리 한번 같이 살아보는 건 어떠냐. 오늘처럼 웃게 해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나현영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거 기억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고 곧이어 반전이 드러났다. 송필근은 이미 나현영의 남편이었으며 치매에 걸린 그는 매일 나현영에게 꽃 한 송이를 건네며 고백을 이어왔던 것. '아는 노래'는 이별 후 다시 만난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기억을 잃은 남편이 아내에게 또다시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용으로 재해석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믿는 우리 새끼'에서는 '심곡 파출소'의 '미아' 윤승현이 등장했다. 이광섭은 윤승현이 아이스크림을 훔쳐 먹어서 잡아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 김진곤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할머니한테 얘기하지 그랬느냐. 어릴 때부터 작은 거 훔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타일렀다. 윤승현은 "어떻게 되는데요?"라고 물었고, 김진곤은 절도로 감옥에 갔다 온 손자 홍순목을 말없이 쳐다봐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윤승현은 홍순목에게 다가가 "범죄자란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지?"라며 "나도 단 한 번의 실수로 오줌싸개란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라고 조언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오스트랄로삐꾸스'에선 신윤승과 이종훈이 몸으로 웃겼다. 이날 신윤승은 '삐꾸스' 이종훈의 치아 악력을 강조하며 이종훈이 이의 힘으로 성인 남성을 들어 올리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자리에 앉은 신윤승은 머리 위에서 힘쓸 준비를 하던 이종훈을 바라봤고, 그의 가랑이 사이를 보더니 "안에 뭐 좀 입어!"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20분 방송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2 '개그콘서트'
2025-04-28 11:14:54"여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자식들이 돈을 많이 주니까 수중에 재산이 좀 있어요. 그걸 알고 젊은 사기꾼들이 많이 몰려오지. 난데없이 구청 노인복지과를 사칭하거나 자식인 척 결혼식이라고 문자도 보내요. 이런 일이 하도 많으니까 의심부터 하게 되죠." 지난 11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소재 대치경로당 담벼락에는 '보이스피싱 3GO! 의심하고(GO)! 전화끊GO! 확인하GO!'라는 플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었다. '무더위·한파 쉼터'라는 글씨를 보고 안에 들어갔지만 기자를 처음 본 어르신들의 눈에는 경계심과 걱정이 가득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피해 사례를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후에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능했다. 경로당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모씨(86)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노인들한테 (젊은 사람들이) 조금만 살갑게 해주면 다 넘어가서 사고가 많이 터졌다"고 한숨을 쉬면서도 "의심해서 미안하다"며 누룽지를 한 움큼 쥐어줬다. 이들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보이스피싱 올해 통계를 살펴보면, 피해액은 지난해 9월 249억원에서 같은 해 12월 610억원으로 3개월 간 2.5배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가 서울 전체의 약 30%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금감원이나 검찰청 등 정부 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여성은 648명으로, 전년 동기(221명) 대비 3배가량 늘었다는 경찰청 통계도 있다. 최근 강남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이 가까운 곳에 거주하시면 보이스피싱을 주의하시라고 신신당부하라"는 취지의 글이 게재되는 등 보이스피싱 경계 기류도 여럿 포착된다.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식사를 담당하고 있는 정모씨(83)는 "노인네들이 연금 모아둔 걸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돈 더 늘려준다고 해서 사기 친다고 하더라"며 "우리 아들도 모르는 전화는 절대 받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강남 노인들이 쉽게 보이스피싱 타깃이 되는 이유는 '현금 동원력'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현금 동원 능력이 몇백만원에 그치는 서민층의 경우 보이스피싱에 성공하더라도 큰 수익을 거두기 쉽지 않다"며 "사기범들은 생활 형편이 일정 수준 이상이고, 자금을 본인이 충당하거나 주변인 또는 대출 기관에 빌려 다량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소위 '돈 있는 사람'들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관건은 '예방 교육'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곽 교수는 "보이스피싱은 계절적 요인 또는 조의금과 부의금이 많이 나가는 시기,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범행 시나리오가 바뀌는 특성이 있다"며 "다양한 범행 수법에 대한 사전 교육과 홍보를 통해 피해 우려가 있는 계층으로 하여금 대응 태세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노인 대상 보이스피싱 우려가 증폭되면서 강남구는 이달 들어 신한은행 강남구청지점과 협약을 맺고, 관내 경로당을 순회하며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 등 범죄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5-04-13 18:26:58[파이낸셜뉴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뉴트로(복고풍)' 트렌드가 지속하는 가운데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전통 디저트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7일 밝혔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쑥, 밤, 단팥, 옥수수, 약과 등을 활용한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5% 증가했다. 올해 2월과 비교하면 23.8% 늘어난 수치다. 이는 CU 디저트 전체 매출 증가율(12.8%)보다 높다. 기존에 할매니얼 트렌드를 이끈 떡이나 약과에 더해 최근에는 빵, 샌드위치, 붕어빵과 같은 새로운 메뉴의 신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유행이 이어진 것으로 CU는 분석했다. 편의점 할매니얼의 원조로 꼽히는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지난 2023년 3월 출시 이래 지금까지 1000만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밖에 양갱, 식혜, 막걸리, 소보로빵 등의 다른 할매니얼 품목도 지난달 매출이 2월보다 10∼20% 늘며 변함없는 수요를 확인했다. 김명수 BGF리테일 MD지원팀장은 "약과에서 시작된 할매니얼 트렌드가 디저트를 포함한 다른 상품으로 점차 확산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상품으로 '디저트 맛집'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5-04-07 09:3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