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테러활동 대처를 통해 지역 안정과 주민 수입 2배 증대 등 빈곤 퇴치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방은 중국의 심각한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23일 '중국의 반테러리즘 법률제도와 실천'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통해 반테러 투쟁의 주전장인 신장에서 국가의 안전과 사회의 안정을 강하게 지켜 대중의 안전은 현저하게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유엔(UN)의 특정국의 인권 상황을 검토하는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개최 직전에 이 같은 백서를 내놓았다. 백서는 '각국의 정치 체제에는 차이가 있고, 직면하는 테러 형식도 다르다'면서 '일부 국가가 인권을 핑계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서구 국가들의 비난을 견제했다. 이어 '중국은 테러의 피해자이며 오랜 세월 위협에 직면해 왔다'며 시진핑 지도부 아래 테러 대비책을 추진해 왔다고 강조했다. 백서는 교육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을 과격파 사상에서 구해냈으며 일부 국가가 법치와 인권을 빌미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테러대책을 위한 국제협력의 기초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서가 나온 직후인 23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서 열린 중국의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자리에서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신장, 티베트, 홍콩 등지에서 심각한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미국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신장 지역에서 집단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반간첩법, 홍콩의 국가보안법 등에 대해 비판했다. 독일은 신장과 티베트를 중심으로 심각한 인권 위반이 자행됐다고 우려를 표시했고, 오스트리아는 "위구르 문화유산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중단을 촉구했다. 일본의 NHK방송 등은 "백서가 교육에 의해 과격주의의 침투를 막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위그루족 등에 대한) 사상 통제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1-24 12:48:4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의 북한인권증진종합계획이 가동됐다. 첫 타깃은 북한 이탈 주민이다. 특히 중국에 탈북민 보호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중국에 대한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절차에서 “탈북민을 포함한 해외 출신 이탈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윤 대사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 등 국제규범 존중과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이행을 위한 난민법 제정 검토도 함께 권고했다. 중국이 최근 자국 내 탈북민들을 대거 강제북송 한 것을 겨냥해 우회적으로 비판을 제기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UPR을 통해 중국에 탈북민 인권 문제를 직접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UPR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을 심의 받는 제도로, 전임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에도 중국 차례였는데 당시엔 탈북민 관련 질의를 아예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전격적으로 탈북민 문제를 꺼낸 건 북한인권 개선 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북한인권증진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지난 22일 열린 북한인권정책협의회 7차 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는 탈북민이었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해외 체류 탈북민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신속한 국내 이송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논의했다. 또한 정부는 올해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이를 활용한 북한 문제 띄우기에도 나서고 있다. 최우방인 상임이사국 미국, 비상임이사국 일본과 협력해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안보리는 한미일 주도로 ‘비확산·북한’을 주제로 비공개 협의를 진행했다. 북한이 최근 쏘아 올린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대응책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에 즉각 반응을 보였다. 2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안보리에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꼭 키워야만 하는 정당 방위력 강화 노력이 불법으로 매도되는 비정상적인 행태가 관습화되고 있는 데 대해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1-23 22:28:55[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취재중이던 미국의 풀기자가 ‘인권’과 관련한 질문을 꺼냈다가 중국 측에 의해 끌려나간 사실이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기자단이 비공개 회담 시작 전 양측의 모두발언을 들은 뒤 회담장에서 빠져나오던 도중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하며 미국 기자단을 대표하는 풀기자로 취재 중이던 ABC 뉴스의 백악관 출입 프로듀서 몰리 네이글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꺼낼 것이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중국 국기가 그려진 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시 주석 측 관계자 한 명이 네이글의 가방을 붙잡고 그를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본 백악관 직원 두 명이 나서서 네이글에게 손대지 말라고 경고한 후에야 중국 측 관계자는 물리력 행사를 중단했다. 네이글은 “내가 질문을 외치자 중국 측 관계자가 내 가방을 잡아당겨 뒤쪽으로 끌려갔다”며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문 쪽으로 밀려나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네이글이 풀기자 현장 취재 내용을 백악관 기자단에 보내면서 알려졌다. ABC 뉴스는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신장, 티베트, 홍콩에서의 중국의 행위와 인권에 대한 우려를 광범위하게 제기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2-11-15 14:05:40【도쿄·베이징=조은효 특파원 정지우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국을 염두에 두고 신설한 인권 담당 보좌관에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을 기용하기로 했다고 8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나카타니 전 방위상을 만나 기용 방침을 전하며, 국제 인권 문제를 전담할 것을 지시했다. 중의원(11선)인 나카타니 전 방위상은 이후 총리관저 기자단에 "지금까지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총리에게)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차 아베 신조 내각 때 방위상을 지냈으며,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장도 역임했다. 의원 모임인 '인권 외교를 초당파로 생각하는 의원 연맹'을 설립해 공동 대표도 맡은 바 있다. 이 모임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 중국의 인권 문제를 다뤘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중국 인권 문제 등에 대응하는 인권 담당 보좌관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었다. 중국은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내정사항으로, 평론하지 않겠다"면서도 "중국의 내정은 외부 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지우 기자
2021-11-08 18:37:44【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에서 미국 등 서방국가에 정면 대응을 선포한 이후 중국 정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우호국과 결집해 미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은 압박하는 모양새다. 내부단속 강화와 전랑(늑대전사)외교 재등장으로 풀이된다. 군사력 강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5일 펑파이와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창당 100주년 이후 연일 외교적인 강공을 펼치고 있다. 유엔주재 중국 제네바사무처는 미국 중심 서방국가의 대중국 경제에 맞서 북한, 벨라루스, 이란, 시리아 대표단과 화상회의를 열고 미국 이민자 수용소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의는 시 주석의 발언 하루 후인 지난 2일 열렸다.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비판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제47차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장에선 "미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인권을 구실로 내세워 타국을 비방·모독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자국의 심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적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3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제9회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정사고의 부활이자 역사의 후퇴"라며 "쓰레기장에 버려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주요7개국(G7)과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 안보협력 체제 쿼드를 겨냥해 "대항을 부추기는 협력 틀과 분열을 선동하는 행동에 반대한다"면서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의 이익을 지킨다는 중국 국민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강대한 능력을 얕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초 중국이미지 개선을 주문하면서 전랑외교에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 이후 결국 지나친 확대 해석이 된 셈이다. 군사력 강화 움직임도 포착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 전문가 견해를 인용, "중국 조선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다수의 군함이 취역했다"면서 "하반기에는 더 많은 군함이 취역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올해 상반기 취역한 군함은 052D형 구축함인 쑤저우함·화이난함·난닝함, 055형 대형구축함 라사함·다롄함, 075형 상륙강습함 하이난함, 091V형 핵탄도미사일 잠수함 창정 18호 등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창당 100주년 반나절 전 중국이 서부 사막 지역에 119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사이버 감독 사령탑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은 디디추싱에 원만만 등 3곳에 대해 추가로 안보 검사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정보를 보유하고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며 이후 곧바로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았다는 점이 공통된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들의 보유 정보가 미국 증권당국에게 넘어가는 것을 우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미 증시 상장을 당국의 간섭을 회피하려는 일종의 '보험' 수단으로 중국 정부가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시 주석이 100주년 행사에서 강대강 맞대응을 선언한 상황에서 미 증시에 상장하는 것 자체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7-05 18:11:31[파이낸셜뉴스] 중국 네티즌들이 H&M, 나이키 등 세계적 스포츠·패션 브랜드에 대해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 업체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면화나 제품을 공급 받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보복 움직임으로 보인다.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불매운동은 지난해 H&M이 발표한 성명이 중국 온라인에서 뒤늦게 회자하면서 시작됐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패션 업체 H&M은 지난해 3월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과 소수 민족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인권 단체와 언론의 주장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와 상관없이 어떤 형태의 강제 노동에도 반대하며 납품 과정에서 그런 사실이 확인되면 즉각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H&M은 또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장은 의류 소재가 되는 면화의 중국 최대 생산지다. 이 성명은 지난 22일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캐나다가 신장 위구르 인권 상황을 비판하며 다시 이슈가 됐다. 결국 H&M 홍보 대사로 활동해온 중국 연예인 황쉬안(黃軒)은 24일 소셜미디어에 H&M과의 협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에서도 H&M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환구시보 등 애국주의 매체는 물론 인민일보, CCTV까지 비판에 가세했다. 타오바오, 징둥 등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제품이 사라졌고, 신장 우루무치 등 일부 도시에서는 H&M 매장이 25일 사과문을 게시하고 문을 닫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신호를 주는 것은 자살과도 같은 행동”이라는 네티즌 반응을 소개했고, 중국공산당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은 소셜미디어에서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려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중국에서는 돈을 벌고 싶으냐”고 공격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나이키도 겨냥했다. 나이키가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과 관련한 보도에 우려를 표하고, “나이키는 이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날 오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는 나이키 운동화 수 켤레를 불에 태우는 ‘화형’ 영상이 올라왔다. 15초 분량의 영상에는 나이키 운동화 4켤레에 동시에 불을 붙여 태우는 장면이 담겼다. 이 때문에 이날 웨이보에는 ‘나이키’가 한때 인기검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이키 중국 광고 모델인 왕이보(王一博)도 나이키와 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갈수록 애국주의의 지뢰밭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3-26 06:52:04【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 호주, 인도 등과 4개국 안보 연합체인 ‘쿼드’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응키로 했다. 대중국 강경책은 미국 내 정세 안정 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부터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쿼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온라인 개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쿼드 회담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 협력 등이 의제가 될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쿼드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중대한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중국의 해양 진출에 관한 대응이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대만해협,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주변 수역 등에서 다른 국가와 해상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그 안쪽을 자국 영해로 주장하면서 주변 6개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또 남중국해에 인공 구조물을 잇따라 건설한 뒤 해양구조센터와 쓰나마 경보센터,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군사기지 등을 세웠다. 아울러 남중국해, 대만해협에서 군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동중국해와 센카쿠 주변 해역에서 일본과 갈등 중이다. 반면 미국과 호주 등은 남중국해가 국제법상 공해이기 때문에 자유항행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수시로 전투기와 군함을 보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정권 후인 이달 초에서도 남중국해에 미7함대를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미7함대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의)남중국해에 대한 불법적이고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은 연안 국가들의 항행의 자유와 영공 비행, 자유 무역 등에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중국은 (불법적)영해기선을 근거로 내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 등의 범위를 더 늘리려고 시도해왔다”고 비판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같은 날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가 미 해병 제3원정군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경유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홍콩과 신장위구르 등 중국 인권 문제와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도 쿼드 정상회의에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쿼드 외교장관 회의는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작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두 차례 열린 바 있지만 정상회담은 개최된 적이 없다. 쿼드의 결속에 강한 경계감을 보이는 중국은 첫 정상회담 개최가 결정될 경우 반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중 외교 수장급이 직접 통화하면서 대만, 홍콩, 신장 등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전화에서 “미국이 신장과 티베트, 홍콩을 포함해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계속 지지할 것임을 강조하고 버마(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에 중국도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이어 대만해협을 포함해 인도·태평양지역 안정성을 위협하고 규칙에 근거한 국제사회 체계를 무시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고자 동맹 및 협력국과 협업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면서 “홍콩과 신장, 티베트 등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반박했다. 미중 갈등의 재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견해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사전 아젠다 회의에서 다자주의를 수차례 언급하며 사실상 바이든 정부에게 전임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 것으로 이미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적인 대중국 견해를 밝히지 않다가 지난 4일 미 국무부를 방문해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국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이 우리의 번영, 안보,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제기하는 도전들과 직접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2-07 14:12:10[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부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했다. 인권 침해 혐의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한 것이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민·국적법 제212조에 따라 종교 실천가, 반체제 인사, 인권 옹호자 등 평화적 시위자를 억압하기 위한 정책이나 행동에 책임이 있거나 연루됐다고 여겨지는 중국 관리들에 대한 비자 제한을 발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중국의 권위주의적인 통치자들은 표현·종교·결사·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와 같은 인권 유린 행위자들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중국 관리들과 더불어 그들 가족의 비자도 제한받을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에 책임을 묻겠다는 미국 정부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비자 제한 조치가 기존 제재에 추가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비자 제한을 받은 이들의 명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외신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과 관련해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면서 지난 1년 동안 양국 관계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2020-12-22 08:13:41[파이낸셜뉴스] 중국이 유엔인권위원회에 가입하자 마자 홍콩 민주화에 가담했던 할머니를 14개월간 구금했다는 것이 드러나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인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총회에서 유엔인권위원회( Human Rights Council)의 의석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일주여만에 중국이 64세의 홍콩 민주화에 참여한 할머니를 14개월간 강제구금하고 정신교화를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홍콩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던 알렉산드라 웡(64) 할머니는 기자 회견을 열고 "중국 공안에 의해 구금당했다"고 폭로했다. 웡 할머니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45일 동안 5평 정도의 작은 방에서 26명과 함께 생활했고 심문은 거의 매일같이 이어졌다. 또 '고문을 당하지 않았고, 시위를 하거나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제로 다짐해야 했다. 구금 뒤에는 산시성 북서부 지역에 있는 정신교화소인 '애국 캠프'로 보내졌다. 이후 중국 선전에만 머무는 조건을 달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웡은 선전에 있는 동안에도 공안들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선전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2의 홍콩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대대적으로 방문행사를 벌인 곳이다. 시 주석은 이곳에서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 등과 회동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웡은 "나는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금된 곳에서 죽을까봐 두려웠다"고 밝혔다. . 한편,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중국에 구금된 12명의 홍콩인 석방 운동에 동참했다. 툰베리는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12명의 젊은 홍콩인을 구하라'는 뜻의 해시태그 '세이브12HK유스'('#SAVE12HKYOUTH')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툰베리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자 지난 7월 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내 생각은 홍콩인들과 함께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홍콩 청년 활동가 12명은 지난 8월 23일 홍콩 연안에서 쾌속정을 타고 대만으로 밀항을 시도하다가 광둥성 해안경비대에 체포됐다. 16세에서 33세 사이인 이들 중에는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던 이들도 여럿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민검찰원은 지난 9월 30일 이들에 대한 기소를 발표하면서 10명은 불법월경 혐의, 2명은 이들의 밀항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들 12명은 체포된 후 지금까지 변호인은 물론 가족과의 면회가 차단돼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0-10-19 17:19:19【 베이징=조창원 특파원】미중 무역협상이 홍콩 문제와 별개의 논의로 추진될 전망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 서명을 계기로 무역협상도 무산될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양국 정상 모두 무역협상 타결을 통한 자국내 지지확보가 절실하다는 공통이익에 따라 무역협상과 홍콩문제를 분리 대응할 움직임이다. 다만 정치적 계산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미중협상 1단계 합의 수위는 기대 이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무역협상·홍콩 분리대응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중국 정부는 크게 반발했지만, 무역협상이 틀어질 것이라는 신호는 매우 적다"고 전했다.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홍콩 문제와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의 중국 정부 고문도 "미국 측의 행보는 홍콩 사태에 위협을 줄 수 있지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반중국 시위대를 지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것을 불평하고 있으면서도 미국과의 무역 협상의 문은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지도부는 여전히 중국 경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협상을 원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재선에 도움이 되는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이는 양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얻을 이익이 홍콩 갈등보다 크기 때문이다.중국 지도부는 홍콩 갈등으로 무역협상을 포기하는 것보다 체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무역협상에 매진하는 게 더욱 절실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을 위해 조속히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하기를 원한다. 이와 관련, 미중 무역협상에 관여하는 백악관의 최고위 관리는 "미국과 중국의 이견은 수㎜에 불과하다"며 "합의가 거의 이뤄져 빠르면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직후 무역합의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SCMP가 전했다.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서명 당시 중국측에 보인 유화적 제스처도 무역협상 타결의 여지를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서명식에서 외교에 대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강조함으로써 이 법이 실제 실행되지 않을 여지를 남겨 뒀다는 것이다.■1단계 합의 체면치레 수준따라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결과는 형식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시진핑 주석은 홍콩 구의원 선거 참패로 정치적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데다 경제침체까지 겹칠 경우 체제 불안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탄핵위기 속에서 재선을 위해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처지다. 양국 정상이 자국내 정치적 이해타산을 고려해 어떤 식으로든 1단계 무역협상을 무리없이 마무리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협상 타결의 내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진커위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서 1단계 합의는 양국이 그동안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체면치레용' 합의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단계 협상에서는 애초부터 해결이 가능한 사안을 다뤘으며, 더 어렵고 협상이 불가능한 사안은 뒤로 밀리거나 지연됐다"고 지적했다.따라서 1단계 협상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량과 미국의 추가관세 유예 수준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나머지 중국의 산업보조금 지급과 기술탈취, 지작권, 전격적인 시장개방 등 핵심 쟁점사안은 2, 3단계 협상으로 미뤄진다. 문제는 1단계 협상이 연내 마무리되더라도 2단계 협상부터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jjack3@fnnews.com
2019-11-29 17: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