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케냐에서 집단 아사를 유발한 사이비 종교 '기쁜소식 국제교회'에서 숨진 신도가 200명을 넘어섰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케냐 동남부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약 3㎢ 규모의 숲에서 이날 22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지금까지 사망자는 201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어린이 시신이 많으며 대부분 시신은 '기쁜소식 국제교회'의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50)의 신도들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국은 신도들이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한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 일대 수십 개 무덤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생존자 구조 및 시신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고된 실종자는 610명에 달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AP통신은 "생존자 일부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구조됐다"고 전했다. 지역 행정관은 교주의 명령을 어기고 금식을 깨거나 숲을 이탈하려는 신도가 살아서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던 '집행자' 등 26명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앞서 현지 법원은 지난 10일 이번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위해 맥켄지의 구금 기간을 3주 더 연장했다. 맥켄지 교주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선 굶어야 한다"는 교리로 신도들을 세뇌시켜 사망하게 하고 숨진 시신들의 장기를 적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 소속 병리학자는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어린이 등 금식을 못 하는 일부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 혹은 질식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일부 시신에서는 장기 적출 흔적도 발견됐다. 현지에서는 과거 범죄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수년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케냐 정부는 이번 사건을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생존자 수색 및 추가 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현지 교회들과 이단에 대한 규제 노력을 약속하고 '샤카홀라 숲 대학살'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5-14 11:40:59[파이낸셜뉴스] 케냐의 기독교계 사이비 종교 매장지에서 시신 47구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는 교주의 세뇌에 신도들이 집단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케냐 경찰은 케냐 동부 항구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숲에서 26구의 시신을 추가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이 발굴한 21구를 합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시신은 47구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8000에이커(약 323만7000㎡) 면적의 샤카홀라숲을 봉쇄하고 발굴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신 수색 작업 외에도 생존 교인 명단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종용해 4명의 아사자를 낸 혐의로 기쁜소식국제교회 교주 매켄지 은텡게 목사를 체포하고 15명의 신도를 구출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조사 결과 신도 15명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 은신해 예수를 만나기 위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달 동안 금식과 기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중 4명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기쁜소식국제교회가 소유한 샤카홀라숲에서 첫 시신이 발견되자 경찰은 대대적인 발굴 작업에 나섰다. 키투르 킨디키 내무장관은 샤카홀라숲 일대를 '범죄 현장'으로 선포하고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기쁜소식국제교회의 집단 아사 사건을 제보한 인권단체 '하키 아프리카'는 "현재 구출된 생존 교인들이 여전히 금식을 고집하고 있으며 여전히 샤카홀라숲에 은신하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는 정부에 수색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할 것을 요청했으나 케냐 정부는 "현재 충분한 경찰 병력을 샤카홀라숲 수색을 위해 배치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은텡게 목사는 지난달에도 2명의 아이를 굶어 죽인 혐의를 자수해 구속 기소됐으나 보석금 10만 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난 바 있다. 경찰은 내달 법정 심리를 앞둔 은텡게 목사가 현재 구금 상태에서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기도와 금식을 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4-24 09:03:19북한 조선노동당이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 개최 직후 각지에 ‘인민생활조사단’을 파견해 식량 사정과 아사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역에 따라 최고 200명 가까운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대북 민간단체인 ‘좋은 벗들’이 30일 전했다. 이 단체는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 “중앙당 유관부서들이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가 끝난 뒤 당 조직지도부의 위임을 받아 비밀리에 각지로 조사단을 파견했다”면서 “지난 18일 함경남도 지역의 조사 결과가 가장 먼저 중앙당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함경남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간 함흥, 흥남, 신포 등 함경남도 관내 지역마다 최소 100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특히 함흥의 경우,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간 굶어 죽은 사람이 19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이는 당에 공식 보고된 숫자가 그렇고 실제로 굶어 죽은 사람은 몇 배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부대도 조사했는데 함경남도의 경우 관내 주둔 부대에서 일반 사병은 물론 상당수 군관도 아사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소 제품의 질이 좋아 경영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함북 경성군 생기령 도자기 공장에서도 식량 공급이 잘 안돼 지난 4월 굶어 죽은 노동자가 7명이나 발생했고 6월 현재 죽도 제대로 못 먹는 세대가 전체 직원의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2010-06-30 19:12:03[파이낸셜뉴스]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라"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강요에 의해 케냐에서 목숨을 잃은 신도가 400명을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케냐 일간 더스탠더드 등에 따르면 이날 지방 도시 말린디의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12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403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고위 관리는 "수사관들이 지난 4월13일 첫 시신을 발견한 뒤 숲에서 매일 새로운 무덤이 발견되고 있어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 굶주림이 희생자들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으나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 또는 질식사한 흔적이 발견됐다. 현지 적십자에 실종 신고된 실종자는 613명에 달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당국은 시신 발굴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기쁜소식 국제교회'의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50)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선 굶어야 한다"는 교리로 신도들을 세뇌시켜 사망하게 하고 숨진 시신들의 장기를 적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택시 운전자 출신으로 알려진 맥켄지는 4월 중순부터 신도들을 강제로 아사하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과거 범죄 전력을 가진 맥켄지가 수년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맥켄지가 테러 및 집단학살 혐의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7-18 06:48:37[파이낸셜뉴스] 관광지로 알려진 파주시 애룡저수지 인근에서 중증 피부병으로 가죽만 남은 아사 직전의 50마리 개들이 방치되고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업계와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발견 당시 보호자는 귀가 안들리는 80대 기초수급자 할머니로 다 쓰러져 가는 집에서 자가번식으로 늘어난 개들과 함께 연명하고 있었다. 동물권행동 카라, 유엄빠, Korean K9 Rescue 등 3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5일부터 파주시 애룡저수지 인근에서 중증 피부병 애니멀호딩 현장의 동물 구호 활동을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현장의 개체수 파악과 개체관리, 치료 계획 수립과 실행, 동물 구조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5일 현장 확인 후 의료진과 함께 1차 긴급 구호 활동에 들어갔다. 개체 수를 파악하고 번호가 적힌 목걸이를 채워 피부병 약을 먹이고 방치견들의 상태를 기록했다. 이후 보호자와 소통을 지속하며 18일에 2차 긴급 구호 활동을 진행했다. 동물보호단체가 17마리를 구조함에 따라 현장의 개체수는 현재 29~30마리가 됐다. 가죽밖에 남지 않은 개들은 옴 진드기와 모낭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중증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또 써코 바이러스, 사포 바이러스, 아스퍼질러스 곰팡이균 등도 검출됐다. 피부병이 워낙 심각한데다 면역력 또한 낮아 당장 접종도 할 수 없고 중성화 수술에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현장에서 개들의 상태에 맞춤한 치료 계획을 세워 최선의 구호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옴 진드기와 모낭충 등 피부병은 사람에게도 옮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따라서 동물보호단체들은 현장의 심각성이 동물과 사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파주시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파주시는 동물에 대한 구호 및 현장 방역, 개선된 환경을 전제로 한 거주지 이전 조치에 대해 묵묵부답이라는게 단체들의 입장이다. 단체들은 "50마리 개들이 전원 중증 피부병 상태로 집단 방치돼 있는 파주시 애룡저수지 애니멀호딩 현장이 수면 위에 오른 지 거의 한달이 돼 간다"며 "파주시는 많은 동물들의 상황은 외면한 채 근본적 현장 해결 방안 제시에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6-29 09:23:03[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이비 교주의 강요로 집단 아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또 다른 사이비 집단에서 '신도 간 난교'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지 일간지 '더 나이로비언'은 나이로비 서북쪽 우티루 지역의 한 건물에서 신도들이 예배 중 성행위를 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관들이 출동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극단적으로 세뇌된 이 교회 신도 6명을 붙잡아 테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신도들에 대한 세뇌가 극단주의 테러 이데올로기를 가르치는 방법과 동일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한 것이다. 내부 고발자들에 따르면 이 단체의 교주는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가 벌거벗었기 때문에 나체가 경건하다는 이데올로기를 조장해왔다. 교회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남성은 "담임 목사는 에덴동산의 열매가 자유로운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간을 상징한다고 가르친다"라면서 "예배 중 특정 시점이 되면 신도들이 옷을 벗고 성관계를 갖기 시작하는데 마치 사탄의 영화와도 같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방 도시 말린디에서는 한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으라고 강요해 240여명이 집단 아사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05 10:06:43[파이낸셜뉴스] 케냐에서 사이비 교주의 교리 때문에 약 300명이 아사한 가운데 이 교주는 굶어 죽는 데 오래 걸리거나 금식을 포기하려는 신도들은 킬러를 고용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식 포기한 신도들, 무장 갱단 고용해 둔기로 살해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특별위원회에서 지방 도시 말린디에서 10개의 집단 무덤을 더 발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지 일간 더 스탠다드에 따르면 '기쁜소식 국제교회'를 운영해 온 사이비 종교 지도자 폴 은텡게 맥켄지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죽으라"라고 강요해 신도들을 집단 아사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맥켄지는 굶어 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도들이나 단식에 대한 마음을 바꾸고 탈출하려는 신도들은 무장 갱단을 고용해 철삿줄이나 둔기로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조직적이고 의도적 계획으로 '대량학살' 또한 무덤 파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신도들 옆에 임시 구조물을 세우고 음식을 배불리 먹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 대부분은 굶어 죽었고 다른 신도들은 철사로 목이 졸려 죽었다. 둔기로 맞아 죽은 사람도 있었다. 부검 결과 일부는 두개골과 갈비뼈에 금이 간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킨디키 장관은 맥켄지가 대량 학살을 저지르기 위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정부 조사단이 맥켄지를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맥켄지가 지난 3월을 비롯해 2017년 이후 4차례 체포됐으나, 그때마다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풀려났다며 사법부를 비난했다. 미성년자 성범죄·장기적출도 조사 중 현지 수사 당국은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시신들에 대한 감정을 통해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장기 적출, 강제 아사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 있는 30여개에 이르는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사망자는 241명으로 집계됐고, 91명이 금식 중 구조된 가운데 아직 수백명이 현지 적십자에 실종 신고된 상태다. 앞서 맥켄지는 지난달 15일을 '종말의 날'로 예언하며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라고 종용했다. 신도들은 교주의 교리에 따라 숲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간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혐의로 맥켄지는 기소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28 17:54:26[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핵 고도화를 위해 도발을 감행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북한 내 식량사정도 어렵고, 경제 상황마저 악화되는 가운데 오로지 북핵 지상주의만을 위해 허공에 쏘아 올리는 미사일 도발 비용을 정확히 추산하기는 현재로선 어렵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은 올해 미사일 71발을 발사했으며 서방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약 2600억원(약 2억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포)-17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발 발사에만 1430억원(1억1000만 달러)을 허공에 날렸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3발 발사에도 500억원(3900만 달러)을 허비한 것으로 당국은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또 이같은 미사일 발사 총비용은 북한 모든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양인 쌀 50만t을 살 수 있는 금액이며, 내년 북한 식량 부족분(80만여t)의 6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북한 주민의 궁핍한 생활과 열악한 경제사정은 익히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북한의 사치품 수입은 여전한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11월 초 2년 만에 북한-러시아 간 교역, 열차 운행을 재개하면서 가장 먼저 김정은 일가와 고위층용 말 '백마' 수십 마리를 가장 먼저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은 북한이 러시아산 고가의 오를로프종 준마를 가장 먼저 반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를로프종 준마는 2019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을 등정할 때와 올해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년 기념 열병식 때도 등장한 말로 알려졌다.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올인하면서도 주민들을 위한 생필품 수입이 최우선이 아닌 행태를 보이는 것은 김정은이 강조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의 민낯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특히 함경도 지역에 다수의 아사자가 발생했으며, 이 지역 주민들은 "눈물 없이 못 볼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농장원이 당국의 수매 강요로 "쌀 한 톨 못 쥐었다"고 검열관에게 반발하는 동향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은 중간 간부층에서도 '고난의 행군기보다 못하다' 식량 공급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과 기업소 책임자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모가지가 날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해 최악의 식량난을 겪은 후 증산에 주력했으나 기상 악화와 비료 부족으로 올해 수확량(451만t)은 전년 대비 18만t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20일 대북 지원에 대해서 "유엔의 대북 지원 프로젝트와 프로그램들을 온전히 이행할 수 없는 현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필요한 북한 주민에게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엔 대변인은 지난 6월 ‘북한의 전례 없는 빈도의 미사일 발사가 인도적 지원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2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 필요국으로 재지정했다.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한 것이다. FAO는 해당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7년 이래 북한을 줄곧 외부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하는 나라로 선정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수년간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자연재해 등 악재들을 겪으면서 식량과 경제지표들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북한 지역의 기상 여건과 병충해 발생, 비료 수급 상황, 국내외 연구기관의 작황 자료, 위성영상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라면서 북한의 올해 식량작물 생산이 지난해보다 3.8%, 수량으론 약 18만t 줄어든 451만t으로 추정하면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줄어든 주요인은 가뭄 등 기상을 꼽았다. 작목별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쌀은 9만t 감소한 207만t으로 △옥수수는 2만t 감소한 157만t으로 추정·조사됐다. 감자와 고구마 수확량은 49만t, 밀과 보리 18만t, 콩 18만t, 기타 잡곡 2만t으로 조사됐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농촌진흥청보다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 사정을 더 어렵게 평가하면서 평안남도의 경우 쌀은 지난해보다 7%, 옥수수는 10~14% 정도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들어 기존의 집단농업체제를 완화하고 생산물에 대한 농민들의 자율적인 처분권을 확대하는 조치를 시행하면서 어느 정도 식량난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았지만 매년 이어지는 물난리와 가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북·중 교역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식량가격 폭등 등이 겹치면서 식량 사정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북한 경제 전반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최근 공개한 ‘2022 통계편람’을 통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0년의 마이너스 4.3%에 이어 지난해 2021년에도 마이너스 2.9%라고 추정했다. 국경 봉쇄로 물자와 식량 보급이 계속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1억3100만 달러, 수입 규모는 같은 기간 44% 줄어든 4억9000만 달러로 추정해 3억5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 GDP는 강력한 국제사회 대북 제재가 시작된 2017년 마이너스 3.5%, 이듬해인 2018년 마이너스 4.1%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엔 마이너스 4.5%로 가장 큰 폭의 역성장을 보였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영희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장은 북·중 교역 봉쇄가 풀릴 경우 북한의 내년 경제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고 중국이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폭 완화하면서 북·중 접경지역에서 육로 교역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북한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국제사회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한 북한 경제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12-21 16:44:20봄이 오고 꽃이 핀다.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데 어찌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7000km 넘게 떨어진 낯선 타국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지만, 늘 그렇듯이 다치고 죽어 나가는 일반 국민들의 모습에서 안쓰러움과 깊은 슬픔을 느끼게 된다. 우크라이나는 외세의 침탈과 전쟁을 가장 많이 겪은 나라 중 하나다. 그리고, 19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뒤늦게 독립을 이룬 나라이기도 하다. 유럽의 곡창지대이자 산업적 잠재력이 풍부한 철광석 산지여서 그만큼 탐내는 이웃들이 많았고, 그래서 수많은 호전적인 민족들이 거쳐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어느 작가는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를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땅 중 No. 1’ 이라고 평했다. 역사책을 뒤척여 보니, 우리 못지않게 굴곡진 역사를 살아 온 나라다. 특히나, 1932~33년의 대기근과 관련된 우크라이나의 슬픈 과거를 읽다가는 기함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은 철저히 ‘정치적’인 기근이었다. 350만명이 아사하고 500만명의 인구가 감소하는 희대의 비극이었지만, 그럴 만한 흉작이나 이상기온은 없었다. 그저 소련이 집단 농장 제도를 밀어붙였을 뿐이었다. 자영농의 자유주의적 기질을 싫어한 스탈린은 농민을 노동자처럼 만들고자 했다. 농민들은 집단농장에 갇히거나 저항했다. 사유(私有)를 부정하니 중요한 농사 수단인 가축들은 모두 팔거나 죽여 버렸다. 소련은 파종할 씨앗까지 압수했다. 반발하는 농장이나 마을은 통째로 블랙리스트에 올려 식량 공급을 차단했고, 체포·투옥, 강제이주, 처형 등으로 탄압했다. 이 모든 것들은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졌고 소련의 징발량은 터무니없이 높아서 이를 채우고 나면 농민들조차 끼니를 해결할 식량이 부족했다.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기아로 사망하는 동안 스탈린은 남아도는 곡물을 해외에 수출했고 외국의 원조 제안도 거절했다고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부차, 마리오폴 등에서 러시아의 ‘집단 학살’이 다시금 반복되고 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남들도 못 가지게 하겠다’는 식의 절멸(絶滅)전쟁이 21세기에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변 국가들의 이기와 탐욕에 맞서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 더구나 주변 국가들이 세계적인 열강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우방 국가들이 도와줄 수는 있지만 대신 싸워줄 수는 없다. 자유와 평화, 주권과 자립을 잃은 사람들이 이를 되찾기를 갈망하는 마음은 늘 봄에 비유돼 왔다. ‘빼앗긴 들에 봄은 오는가’ 라는 시도 있지 않는가.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에도, 그리고 수많은 평화를 잃어버린 땅에도 진정한 평화의 봄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한화 컴플위 자문위원 김욱기
2022-04-24 12:38:14[파이낸셜뉴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19일 만에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를 해제한 가운데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대리점연합)은 "당연히 중단해야 하는데 '전향적인 조치'라고 포장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대리점연합은 28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노사간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택배노조의 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을지로위원회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CJ대한통운 농성장을 방문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CJ택배공동대책위원회와 택배노조는 이를 받아들여 CJ대한통운 본사에 대한 점거를 해제했다. 다만 63일째 진행 중인 파업에 대해선 유지하기로 했다. 대리점연합은 이에 대해 "당사자를 통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더불어민주당을 이용해 대리점연합과 원청을 압박하는 방식에 유감을 표한다"며 "원청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보며 지난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점거와 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폭력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불법을 중단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인데 마치 큰 결단을 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택배노조가 본사 점거를 해제한 것은 파업 동력 약화로 인한 출구전략이라는 게 대리점연합의 주장이다. 대리점연합은 "택배노조가 현장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리점들은 법률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강력한 서비스 안정화 조치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불법과 폭력이 동반된 반(反)서비스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63일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6일에는 진경호 위원장이 아사단식 6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하며 오는 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2-02-28 17: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