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유튜버들 사이에서 재조명되면서 경남 밀양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강해지고 있다. 9일 밀양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밀양시를 비판하는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성범죄 옹호하는 밀양', '성범죄 도시 밀양' 등 제목의 글이 매일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밀양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상황은 비슷하다. 밀양시 유튜브 채널에는 "밀양시는 성범죄 도시" , "여기가 그 유명한 딸 관리 잘해야 하는 도시입니까", "여성분들 밀양 혼자 가지 마세요" 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번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신상이 공개된 가해자 중 한 명이 밀양시 산하 공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내용이 올라오면서 시에 대한 비난도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밀양 사건 관련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경남경찰청은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장 2건과 진정서 13건 등 총 15건이 접수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김해중부경찰서에 2건, 밀양경찰서에 13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시는 홍보와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홈페이지가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상황에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시는 조만간 유감 내용을 담은 안병구 밀양시장 명의 공식 입장문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밀양지역 고등학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불러내 1년간 지속해서 성폭행한 사건이다. 울산지검은 2005년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10명은 기소했으나 20명은 ‘보호 처분’을 내려 전과가 남지 않는 소년부로 보내졌다. 13명의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1명은 다른 사건에 연루돼 창원지검으로 이송됐다. 기소된 10명 또한 소년부로 송치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09 20:55:51[파이낸셜뉴스] 경남 창원에서 한 남성이 미용실 강아지의 목을 조르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창원 사림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손님이 제 강아지를 학대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 23초 강아지 목누른 가해자는 교회 목사 30초 길이의 영상에는 미용실 소파에 앉아있는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사장의 반려견을 쓰다듬는 척하더니 갑자기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발버둥 치자, 더 강하게 목을 짓눌렀다. 남성은 23초간 더 목을 조르고 난 뒤에야 강아지를 놔줬고, 놀란 녀석은 소파에서 내려가 A씨를 찾아갔다. 당시 A씨는 다른 손님의 머리를 감겨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함께 출퇴근하며 매장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있다. 가해자가 왔다 간 뒤 멀쩡하던 개가 구석에 숨고 불안 증세를 보였다"며 "심하게 캑캑거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CCTV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충격적인 건 해당 남성이 교회 목사라는 것이다. A씨는 "처음 방문한 미용실에서 남의 개에게 저런 행동을 해놓고 사과 한마디 없다. 본인은 아직도 잘못한 게 없다고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고소장 접수해도 별로 개의지 않아 이어 "유튜브에도 목사라며 예배 영상 올리고 뒤에서는 주인 몰래 개 학대하고 CCTV 찾는 듯 두리번거렸다"며 "소름 돋는 행동을 한 이 사람이 목사로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데, 그러지 못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A씨는 창원중부경찰서에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경찰에서는 동영상이 있다고 해도 보여달라는 말조차 안 하고 민원실에 접수하고 가라고 하더라"며 "더한 학대에도 크게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동물학대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법원이 동물학대에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게 일반적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5-08 06:47:21[파이낸셜뉴스]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형수와 시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마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께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여성 A씨와 60대 남성 B씨가 숨져 있는 것을 A씨의 아들과 소방대원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아들인 C씨는 어머니가 갑자기 연락되지 않자 그의 주거지를 방문했다. 그러나 문이 잠겨 있고 집 안에서는 인기척이 없자 이를 수상하게 여겨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과 C씨는 함께 집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고, A씨 등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형수와 시동생 관계인 A씨와 B씨는 각각 침대와 화장실에서 숨져 있었으며, 현장 조사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할 예정"이라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2-26 07:03:54[파이낸셜뉴스] BNK경남은행이 21일과 22일 양일간 '2023 BNK경남은행배 경상남도 기관·기업체·생활체육 축구대회'를 열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창원축구센터 주경기장에서 진행된 개회식에는 신태수 부행장과 경상남도 최만림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김영선 국회의원·강기윤 국회의원·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경상남도 박남용 의원·김상석 경남축구협회장·창원시축구협회 오진열 회장 등 내외빈과 경남 도내 20개 기관, 4개 기업체, 6개 생활체육 선수단 그리고 응원단이 참가했다. 본 개회식에서 신 부행장은 지난해 우승팀인 창원교육청으로부터 우승기를 반환 받은 뒤 지역 축구 유망주 6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대회사에서 신 부행장은 "2008년 초기 대회를 회상해보면 지역의 기관들만이 참가하는 작은 축구대회로 기억되는데 올해 대회의 면면을 보니 전통과 권위를 자랑할만한 축구대회로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15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BNK경남은행배 경상남도 기관·기업체·생활체육 축구대회에 보내주신 열정과 사랑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회사 이후 선수대표 선서에 참여한 신태수 부행장은 내외빈과 함께 시축을 했다. 2023 BNK경남은행배 경상남도 기관·기업체·생활체육 축구대회는 BNK경남은행과 인제대학백병원의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기관부에는 BNK경남은행, 고성군청, 창원시청A·B, 김해문화재단, 인제대백병원, 한국재료연구원, 경남테크노파크, 김해시청, 창원중부경찰서, 경남소방본부, 창원시설공단, 김해도시개발공사, 경남도청, 창원대학교, KT창원지사, 육군종합정비창A·B, 마산동부경찰서, 창원레포츠파크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다. 기업체에는 대흥알앤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성디에스, 경남에너지가 참여해 맞붙었다. 50대부 생활체육에는 마산, 양산, 김해, 창녕, 함안, 창원이 경합을 펼쳤다. 한편 BNK경남은행은 2023 BNK경남은행배 경상남도 기관·기업체·생활체육 축구대회 경기 결과에 따라 단체상과 개인상을 시상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0-22 10:47:03[파이낸셜뉴스] 경남의 한 임기제 공무원 임용에 응시한 30대가 경남도청에 침입해 관련 서류를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창원중부경찰서는 경남도청에 들어가 공문서를 훔친 혐의(야간건조물침입절도)로 30대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0일 0시55분께 경남도청에 침입해 자신이 응시한 '제6회 경남도 임기제 공무원 임용' 관련 서류를 훔쳐 나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도청사 보안상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들어갈 수 없게 되자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청사 안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도청에 침입한 A씨는 내부를 뒤져 서류 보관함의 열쇠를 찾은 뒤 관련 서류들이 보관돼 있던 캐비닛을 열고 서류를 훔쳐 차를 타고 달아났다. 임용 관련 서류가 사라진 것을 인지한 도청 측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도청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형사들을 대거 투입해 이날 오후 11시55분께 창원 진해구의 A씨 주거지 앞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차 트렁크에서 도난당한 서류들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다리를 발견했다. 경찰은 범행 관련 증거들을 수집한 뒤 다음 달 1일 오전 중으로 A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도는 앞서 지난달 5일 중대재해예방과와 교통정책과에 근무할 6급 상당의 지방행정 주사를 각 1명씩 뽑기 위해 해당 임용시험 공고를 냈다. 이후 지난 18일 면접을 마친 뒤 31일 오전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9-01 06:20:56[파이낸셜뉴스]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60대 남성이 주차를 하던 중 차량이 도랑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25분께 창원 마산합포구 월영동 만날근린공원 인근에서 60대 A씨가 주차하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도로 아래 약 2m 높이의 도랑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60대 운전자 A씨와 동승자인 60대 B씨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A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승자 B씨에 대해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7-28 13:32:57[파이낸셜뉴스] 2023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 세계주니어 사격선수권대회에 출전한 20대 이탈리아인 선수가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여성을 훔쳐보다 걸려 경찰에 체포됐다. 21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성폭력 처벌 범죄 특례법 위반 혐의로 남성 A씨(20·이탈리아)를 체포했다. A씨는 이날 낮 12시 45분경 의창구 창원 국제사격장 내 산탄총 경기부 여자 화장실에서 칸막이 위로 옆 칸에 있던 여성을 훔쳐본 혐의를 받는다. 이때 A씨는 피해 여성과 눈이 마주치자 급하게 밖으로 달려나갔지만, 피해 여성이 재빨리 나와 A씨를 붙잡았다. 이후 여성은 대회 통역요원에게 신고를 요청했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불법 촬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는 한편 출국정지 요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7-21 18:37:14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방치된 '미등록 아동'이 숨지는 일이 반복되자 경찰도 관련 사건에 대해 저인망식 수사에 나섰다. 정부는 해외와 같이 의료기관에서 출생 사실을 행정기관에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 반발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 '유령 아동' 11건 수사조지호 경찰청 차장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15건 수사를 의뢰받아 4건을 종결했고 11건을 수사 중"이라며 "경찰에 통보가 오는 건은 수사로 다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이 5건, 안성경찰서와 수원중부경찰서, 화성동탄경찰서가 2건씩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 결과 수사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즉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순 출생 미신고 사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까지 범위를 넓혀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 결과,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의료기관의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2236명을 발견했다. 이들 중 일부가 사실상 방치된 상태에서 사망했거나 유기됐다고 봤다. '미등록 아동'의 사망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경남 창원에서 부모의 방치로 인해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영양결핍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부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방치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2월 전남 여수에서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개월 영아가 냉장고에서 발견됐다. 이 아이 역시 부모의 방임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감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22일 울산의 한 아파트 쓰레기장에서도 남아로 추정되는 영아 시신이 알몸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쫓고 있다. ■출생통보제, 책임 소재 두고 난항출생 후 미등록 사태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출생통보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행정부처와 의료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십수 년째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아이가 태어나면 일정 기간 내에 지자체에 출생 사실, 산모의 신원 등을 의무적으로 알리게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미국 등 일부 해외국가에서는 출생통보제가 이미 입법돼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21년 국회도서관에서 발간한 '출생통보제 도입 관련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입법례'에 따르면 영국은 아기가 병원에서 출생한 경우에 병원의 등록시스템을 통해 의료보장번호(NHS)가 발급된다. 이 번호를 산부인과 병원 통계와 연동해 통계청에서 관리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아기의 아버지와 출생 현장에 있었던 사람, 병원 관계자 등이 관련 기관에 출생통보를 해야 한다. 또 독일은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신생아 출생 후 1주일 이내에 부모·병원 등 의료기관 및 출생시설의 장 모두가 출생신고의 의무를 진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수년째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성명,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 산모가 정당한 사유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외국인 등 모가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에도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부가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한다. 그러나 의료계는 의료기관의 부담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협회 회장은 "기존에 발의된 출생통보제 법안은 의료기관이 읍면동사무소에게 신고하도록 돼 있다"며 "이후 상속권, 증여권 등 모든 민사적 책임이 출생 신고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산부인과 의사한테 그 법적 책임을 다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 우려를 종식할 법안도 발의됐으나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지난달 17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의료기관이 기본적 전산정보만 기록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 내용을 출생지 관할 시·읍·면의 장에 통보할 의무를 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2023-06-26 18:32:51[파이낸셜뉴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방치된 '미등록 아동'이 숨지는 일이 반복되자 경찰도 관련 사건에 대해 저인망식 수사에 나섰다. 정부는 해외와 같이 의료기관에서 출생 사실을 행정기관에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 반발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 '유령 아동' 11건 수사 조지호 경찰청 차장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15건 수사를 의뢰받아 4건을 종결했고 11건을 수사 중”이라며 “경찰에 통보가 오는 건은 수사로 다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이 5건, 안성경찰서와 수원중부경찰서, 화성동탄경찰서가 2건씩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 결과 수사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즉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순 출생 미신고 사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까지 범위를 넓혀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 결과,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의료기관의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2236명을 발견했다. 이들 중 일부가 사실상 방치된 상태에서 사망했거나 유기됐다고 봤다. '미등록 아동'의 사망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경남 창원에서 부모의 방치로 인해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영양결핍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부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방치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2월 전남 여수에서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개월 영아가 냉장고에서 발견됐다. 이 아이 역시 부모의 방임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감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22일 울산의 한 아파트 쓰레기장에서도 남아로 추정되는 영아 시신이 알몸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쫓고 있다. 출생통보제, 책임 소재 두고 난항 출생 후 미등록 사태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출생통보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행정부처와 의료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십수 년째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아이가 태어나면 일정 기간 내에 지자체에 출생 사실, 산모의 신원 등을 의무적으로 알리게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미국 등 일부 해외국가에서는 출생통보제가 이미 입법돼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21년 국회도서관에서 발간한 '출생통보제 도입 관련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입법례'에 따르면 영국은 아기가 병원에서 출생한 경우에 병원의 등록시스템을 통해 의료보장번호(NHS)가 발급된다. 이 번호를 산부인과 병원 통계와 연동해 통계청에서 관리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아기의 아버지와 출생 현장에 있었던 사람, 병원 관계자 등이 관련 기관에 출생통보를 해야 한다. 또 독일은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신생아 출생 후 1주일 이내에 부모·병원 등 의료기관 및 출생시설의 장 모두가 출생신고의 의무를 진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수년째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성명,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 산모가 정당한 사유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외국인 등 모가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에도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부가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한다. 그러나 의료계는 의료기관의 부담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협회 회장은 "기존에 발의된 출생통보제 법안은 의료기관이 읍면동사무소에게 신고하도록 돼 있다"며 "이후 상속권, 증여권 등 모든 민사적 책임이 출생 신고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산부인과 의사한테 그 법적 책임을 다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 우려를 종식할 법안도 발의됐으나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지난달 17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의료기관이 기본적 전산정보만 기록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 내용을 출생지 관할 시·읍·면의 장에 통보할 의무를 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2023-06-26 15:14:11[파이낸셜뉴스] 45년 전 실종돼 만나지 못했던 아들과 유전자(DNA) 채취·대조를 통해 어버이날 극적으로 상봉한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DNA 대조를 통해 45년 전 당시 10살의 나이로 실종되었던 실종자 정은석(54)씨와 부친 정청명(79)씨, 모친 차타동(75)씨가 지난 4일 은석 씨가 생활하는 경남 양산의 한 보호시설에서 재회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자리엔 은석씨의 남동생 2명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적장애가 있는 은석씨는 1978년 12월 20일 주거지에서 나간 후 길을 잃었다. 이에 가족은 실종신고를 하고 은석씨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이들의 상봉은 은석씨의 아버지 정씨가 언론 보도를 통해 장기실종자 DNA 등록 제도를 접하면서 이뤄졌다. 정씨는 지난 3월 창원중부경찰서를 찾아 DNA 채취와 등록을 했고, 경찰은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이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했다. 경찰은 아동권리보장원과 함께 보호시설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DNA를 대조해 경남 양산의 한 복지관에서 생활 중이던 은석씨를 찾았다. 은석씨는 실종됐던 1978년부터 이곳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으로 아들을 만난 모친 차씨는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아들을 찾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하며 아들을 부둥켜안았다. 한편 경찰은 아동권리보장원과 협업해 장기실종자 발견을 위한 실종자 가족 및 보호시설 입소자 DNA 채취를 진행하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5-09 06:5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