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 대표 이태현)가 16일 올해 주요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는 드라마, 예능과 함께 영화까지 오리지널 장르를 다변화하며 약 30여 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자체 기획·개발 스튜디오인 '스튜디오웨이브'를 통해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방송사, 제작사, 영화사, 엔터사 등 주요 파트너들과의 연대해 콘텐츠 IP개발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 ‘트레이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오리지널 흥행 열풍 이어간다 '모범택시', '검은태양', '원더우먼', '오월의 청춘' 등 지난해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중 65%의 회원이 첫 시청 작품으로 선택할 만큼 높은 시청 성과와 가입자 견인 효과를 달성했다. 특히 웨이브 단독으로 선보인 '유 레이즈 미 업',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기존 방송콘텐츠와 차별화된 소재로 큰 화제성을 불러 모았다. 올해도 1월부터 ‘트레이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새 오리지널 드라마로 내놓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엉클’, ‘쇼윈도’, 그리고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까지 독점 오리지널 라인업이 연초 웨이브 유료 가입자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웨이브 월간 사용자수는 492만여명으로 전월 대비 17만 6천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스튜디오웨이브 본격 가동… ‘위기의 X’, ‘약한영웅’ 등 오리지널 드라마 기대 금토 시청률 1위 등 좋은 성적표로 시즌1을 종영한 ‘트레이서’는 빈지워칭(몰아보기) 지원을 위해 오는 2월 18일 웨이브에서 시즌2 전체 회차를 한꺼번에 공개한다. 권상우, 성동일 주연 '위기의 X'도 올여름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각 세대의 위기 상황을 유쾌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도 하반기 공개된다. 차별화된 액션 성장 드라마 ‘약한영웅’은 선천적으로 약한 소년이 두뇌와 도구, 심리를 이용해 싸우는 이야기.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지훈이 주연 ‘연시은' 역할을 맡았다. '약한영웅’에 이어 판타지 청춘물 '귀왕'도 웹툰 원작 웨이브 시리즈로 소개된다. 김영광, 이선빈의 코믹 액션으로 주목받은 영화 ‘미션 파서블’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미션 투 파서블'도 웨이브 투자로 제작된다. ■ ‘젠틀맨’, ‘데드맨’, ‘용감한 시민’… 오리지널 영화로 투자 범위 확대 웨이브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은 상반기 공개된다. 누명을 벗기 위해 검사 행세를 시작한 주지훈을 필두로 박성웅, 최성은 등이 출연한다. 이어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주연의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이 하반기 공개된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며 진범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로 인기를 끈 네이버 웹툰 '용감한 시민'도 신혜선, 이준영의 연기로 공개될 예정이다. 걸그룹 마마무 성공신화를 다룬 음악 다큐멘터리 ‘내가 하면 HIP’, ‘엑소(EXO)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 시즌3’ 등 예능 프로그램도 공개된다. 자체 기획 예능 프로그램도 올해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연중 방송사 콘텐츠 제작 투자를 더해 웨이브는 총 30편 규모의 오리지널 시리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붉은 단심’, ‘내일’, ‘사내맞선’… 방송 콘텐츠 흥행 시너지 기대 무엇보다 웨이브의 강점은 지상파, 종편 등 방송사들의 풍부한 콘텐츠 공급에 있다. 특히 지난해 ‘펜트하우스’ 시리즈, ‘옷 소매 붉은 끝동’, ‘연모’ 등 많은 인기작을 선보인 지상파방송사들의 올해 드라마 라인업도 웨이브와 좋은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올해 KBS는 이준, 강한나, 장혁이 출연하는 ‘붉은 단심'을 선보인다. 살기 위해 중전이 돼야 하는 유정과 살아남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내쳐야 하는 왕 이태의 이야기를 담았다. KBS는 이외에도 스물다섯의 뜨거운 스포츠 로맨스를 그린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한 삼형재의 혼인성사 프로젝트 ‘현재는 아름다워’ 등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MBC는 네이버 인기 웹툰 원작의 판타지 드라마 ‘내일'을 오는 3월부터 선보인다. 김희선, 로운, 이수혁, 윤지온이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화려한 배역과 특수효과로 기대를 모은다. 이어 화려한 볼거리의 마술을 소재로 한 판타지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 소지섭, 신성록의 남성미 넘치는 복수극 ‘닥터 로이어’, 네이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금수저’, 일일극 ‘비밀의집’ 등을 편성한다. SBS는 이달 중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 ‘사내맞선’ 방영을 시작한다. 안효섭, 김세정, 김민규, 설인아가 출연하는 ‘사내맞선’은 얼굴 천재 능력남 CEO와 정체를 숨긴 맞선녀 직원의 스릴 가득한 스토리를 담았다. 이어 인생2회차 열혈검사의 절대악 응징기를 그린 ‘어게인 마이 라이프’, 차가운 변호사 오수재와 그녀를 지키려는 로스쿨 학생 공찬의 이야기를 그린 ‘왜 오수재인가’ 등 기대작을 내놓는다. ■ HBO/피콕 등 대작 해외시리즈 월정액 독점 공급 웨이브는 지난해 해외시리즈 3,700여 편을 확보하면서 독점공급 및 최초공개 라인업을 대거 확대했다. 현재 HBO, NBC유니버설, 피콕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 시리즈를 비롯해 중드, 일드 등 아시아 인기작까지 제공 중이다. 또 지난해부터 주요 HBO 시리즈를 월정액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다. '왕좌의 게임' 전체 시즌를 포함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유포리아', '왓치맨', '석세션',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등을 선보여 마니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베이사이드 얄개들', '닥터 데스', '걸스 파이브 에바' 등 피콕 오리지널 시리즈를 아시아 최초로 론칭했다. 올해도 웨이브는 ‘엔드게임’, ‘레지던트 에일리언2’, ‘안젤린’, ‘처키 시즌2’, ‘더 캡쳐 시즌2’ 등 신작 해외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찬호 웨이브 콘텐츠전략본부장은 "방송사, 제작사, 영화사, 엔터사 등 콘텐츠 기업들과 폭 넓은 협업으로 웰메이드 라인업을 구축, OTT 주도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2-16 09:30:34한국과 아세안 대표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ROUND in Korea'가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오늘(9일) 오후 4시(KST) KBS가 주최하고 외교부, 아세안사무국(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후원하는 ROUND Festival의 두 번째 라운드 'ROUND in Korea'가 ROUND 공식 유튜브 채널 및 KBS Kpop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2020년 처음 개최된 'ROUND Festival'은 한국과 아세안국가간 음악으로 소통하는 페스티벌이다. ROUND 2020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 프로젝트 'ROUND 2021'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된 바 있다. 이에 새롭게 재정비한 'ROUND 2021'은 2022년 새해를 맞아 특별하게 'ROUND in Korea'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 음악 팬들과 만난다. 심기일전한 'Round in Korea'의 MC는 한국 가요의 스펙트럼을 넓힌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윤상이 맡았다. 이어 페퍼톤스, 샘김, 엔플라잉, 루시, 아도이, 잠비나이(이상 한국)가 국내 아티스트로 참여하며 페스티벌의 퀄리티를 높인다. 이밖에도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알파벳 순) 등 아세안 회원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아리아나 그란데 등과 함께 톱 소셜 아티스트에 이름을 올린 필리핀의 SB19,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로서도 인정받고 있는 태국의 TWO POPETORN, 직접 프로듀싱한 데뷔 싱글로 '천재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있는 베트남의 Mỹ ANH가 합류하면서 'ROUND in Korea'를 향한 음악 팬들의 관심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화려한 라인업과 함께 풍성한 구성을 예고한 'Round in Korea'는 온라인 관객들과 호흡하는 방식 또한 남다르다. 실제 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션들이 온라인 VIP ZONE을 통해 입장한 관객들을 현장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 대형 LED 전광판과 참여 관객 소통형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 뮤지션과 음악 팬들이 직접 마주한 듯한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켜줄 전망이다. 한편, 전 세계에 K팝 열풍을 이끈 한국을 중심으로 아세안 10개국의 핫한 뮤지션들이 총집합한 'ROUND in Korea'는 오늘(9일) 오후 4시(KST) ROUND 공식 유튜브 채널 및 KBS Kpop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하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한·아세안 뮤직페스티벌 운영사무국
2022-01-09 11:58:34끝날 듯하면서도 도무지 끝나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 와중에 한해가 또 저물고 있다. 팬데믹 2년차인 올 한해 동안 공연계는 지난해에 이어 분투했다. 때로는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반토막 난 객석 속에서도 한국 공연예술계는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중단된 위드코로나… 그늘진 공연계 올 한해도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수많은 공연의 발목을 잡았다. 팬데믹 이후 공연 연기와 취소는 너무도 익숙한 일이 됐다. 올해도 전국의 대형 공연장뿐 아니라 소극장에서 1만여건에 가까운 공연들이 연기와 취소를 이어갔다. 지난 4월에는 뮤지컬배우 손준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시 출연중이던 뮤지컬 '드라큘라' 공연 일부 회차가 취소됐다. 7월 중순에는 국립정동극장의 직원 1명이 코로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산하 예술단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과 안무를 맡은 창작 공연 '바운스'의 개막이 취소됐고, 8월에는 뮤지컬 '판'에 출연하던 배우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조기 종연됐다. 또 9월엔 출연 배우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이 일시 중단됐고, 지난달 말에 또 다시 배우 박정자의 확진으로 일부 회차 공연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밖에도 지난 4일에는 국립발레단 단원 1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매년 연말 무대를 수놓던 '호두까기 인형' 공연 일부가 취소되기도 했다. ■클래식, K-피아니스트들의 약진 올 한해 클래식계에서는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권위있는 해외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이 결선에 오르거나 수상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9월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페루초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와 2위는 한국인 피아니스트 박재홍(22)과 김도현(27)이었다. 박재홍은 2015년 클리블랜드 영아티스트 콩쿠르 1위 및 2016년 지나 바카우어 영아티스트 콩쿠르 1위에 이어 또 다시 권위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김도현은 2017년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고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미 파이널 특별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이밖에도 지난 10월 6년만에 다시 열린 제18회 쇼팽 콩쿠르에서는 이혁(21)이 한국인 중 유일하게 결선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16년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천재 소년'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이혁은 이번 쇼팽 콩쿠르에서 입상에 실패했으나 안정된 테크닉과 주눅들지 않는 패기를 보였다는 평가를 얻었다. ■뮤지컬 '초연은 브로드웨이, 재연은 한국에서' 팬데믹 여파로 부침을 겪었던 뮤지컬계에도 올 한해 남다른 변화가 있었다. 바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흥행한 신작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한국에서 잇달아 공연되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위상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비틀쥬스'가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2019년 초연된 신작으로 브로드웨이의 최신 무대기술의 집합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가 앨릭스 팀버스는 "미국에서 한국은 뮤지컬 허브로 알려져 있다"며 "서울에서 첫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매우 설레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피케팅(피 터지는 티켓팅)' 돌풍을 일으킨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지난 8월 한국에 상륙해 내년 2월까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 신화 가운데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하데스타운'은 2019년 3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뒤 3개월 만에 토니상 15개 중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우수작품상과 연출상, 음악상, 편곡상 등 8개 상을 휩쓸었다. ■연극, 돌아온 올드보이들 연극 무대에선 TV 브라운관과 영화 스크린에서 활약했던 원로배우들이 돌아와 연륜을 과시했다. 지난 2월 배우 김성녀(71)는 국립극단 연극 '파우스트 엔딩'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로 나서 크게 주목 받았다. 국내 연극계에서 여성이 파우스트를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팔순을 맞이한 배우 박정자(80)는 5월 연극 '해롤드와 모드'에 출연해 자신과 나이가 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80세 '모드'를 맡아 열연했다. 원로배우 이순재(86)는 지난 10월부터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으로 분해 "65년 연기인생의 모든 것을 무대에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지난 5일까지 거의 매일 200분의 무대를 소화해냈다. 또 올 연말은 배우 신구(85)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흥행의 주역인 배우 오영수(77)가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해 세계적인 석학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할로 내년 봄까지 무대에 오른다. ■현대무용, 이젠 콜드플레이·구찌와 콜라보 현대무용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2020년 조선 팝 밴드 '이날치'의 '수궁가' 앨범에서 안무로 협업한 뒤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뮤직비디오 조회수 3억뷰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인 '콜드플레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인 '구찌', 자동차 브랜드 'BMW' 등과 협업을 꾸준히 진행해오며 전세계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냈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이들은 현대무용단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지난 8월 국립현대무용단의 프로젝트 공연 'HIP合(힙합)'에서 우리의 전통 노동요를 바탕으로 한 신작을 선보였고 이후 경기 고양, 춘천, 천안, 포항 문화재단과 함께 신작 '얼이섞다'를 선보이며 지난 2일까지 전국 투어를 이어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2-20 17:17:38끝날 듯하면서도 도무지 끝나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 와중에 또 한해가 저물고 있다. 팬데믹 2년차인 올 한해 동안 공연계는 지난해에 이어 분투했다. 때로는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반토막 난 객석 속에서도 한국 공연예술계는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중단된 위드코로나… 그늘진 공연계 올 한해도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수많은 공연의 발목을 잡았다. 팬데믹 이후 공연 연기와 취소는 너무도 익숙한 일이 됐다. 올해도 전국의 대형 공연장뿐 아니라 소극장에서 1만여건에 가까운 공연들이 연기와 취소를 이어갔다. 지난 4월에는 뮤지컬배우 손준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시 출연중이던 뮤지컬 '드라큘라' 공연 일부 회차가 취소됐다. 7월 중순에는 국립정동극장의 직원 1명이 코로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산하 예술단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과 안무를 맡은 창작 공연 '바운스'의 개막이 취소됐고, 8월에는 뮤지컬 '판'에 출연하던 배우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조기 종연됐다. 또 9월엔 출연 배우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이 일시 중단됐고, 지난달 말에 또 다시 배우 박정자의 확진으로 일부 회차 공연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밖에도 지난 4일에는 국립발레단 단원 1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매년 연말 무대를 수놓던 '호두까기 인형' 공연 일부가 취소되기도 했다. ■클래식, K-피아니스트들의 약진 올 한해 클래식계에서는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권위있는 해외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이 결선에 오르거나 수상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9월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페루초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와 2위는 한국인 피아니스트 박재홍(22)과 김도현(27)이었다. 박재홍은 2015년 클리블랜드 영아티스트 콩쿠르 1위 및 2016년 지나 바카우어 영아티스트 콩쿠르 1위에 이어 또 다시 권위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김도현은 2017년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고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미 파이널 특별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이밖에도 지난 10월 6년만에 다시 열린 제18회 쇼팽 콩쿠르에서는 이혁(21)이 한국인 중 유일하게 결선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16년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천재 소년'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이혁은 이번 쇼팽 콩쿠르에서 입상에 실패했으나 안정된 테크닉과 주눅들지 않는 패기를 보였다는 평가를 얻었다. ■뮤지컬 '초연은 브로드웨이, 재연은 한국에서' 팬데믹 여파로 부침을 겪었던 뮤지컬계에도 올 한해 남다른 변화가 있었다. 바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흥행한 신작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한국에서 잇달아 공연되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위상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비틀쥬스'가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2019년 초연된 신작으로 브로드웨이의 최신 무대기술의 집합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가 앨릭스 팀버스는 "미국에서 한국은 뮤지컬 허브로 알려져 있다"며 "서울에서 첫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매우 설레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피케팅(피 터지는 티켓팅)' 돌풍을 일으킨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지난 8월 한국에 상륙해 내년 2월까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 신화 가운데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하데스타운'은 2019년 3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뒤 3개월 만에 토니상 15개 중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우수작품상과 연출상, 음악상, 편곡상 등 8개 상을 휩쓸었다. ■연극, 돌아온 올드보이들 연극 무대에선 TV 브라운관과 영화 스크린에서 활약했던 원로배우들이 돌아와 연륜을 과시했다. 지난 2월 배우 김성녀(71)는 국립극단 연극 '파우스트 엔딩'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로 나서 크게 주목 받았다. 국내 연극계에서 여성이 파우스트를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팔순을 맞이한 배우 박정자(80)는 5월 연극 '해롤드와 모드'에 출연해 자신과 나이가 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80세 '모드'를 맡아 열연했다. 원로배우 이순재(86)는 지난 10월부터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으로 분해 "65년 연기인생의 모든 것을 무대에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지난 5일까지 거의 매일 200분의 무대를 소화해냈다. 또 올 연말은 배우 신구(85)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흥행의 주역인 배우 오영수(77)가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해 세계적인 석학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할로 내년 봄까지 무대에 오른다. ■현대무용, 이젠 콜드플레이·구찌와 콜라보 현대무용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2020년 조선 팝 밴드 '이날치'의 '수궁가' 앨범에서 안무로 협업한 뒤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뮤직비디오 조회수 3억뷰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인 '콜드플레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인 '구찌', 자동차 브랜드 'BMW' 등과 협업을 꾸준히 진행해오며 전세계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냈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이들은 현대무용단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지난 8월 국립현대무용단의 프로젝트 공연 'HIP合(힙합)'에서 우리의 전통 노동요를 바탕으로 한 신작을 선보였고 이후 경기 고양, 춘천, 천안, 포항 문화재단과 함께 신작 '얼이섞다'를 선보이며 지난 2일까지 전국 투어를 이어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2-20 14:26:08[파이낸셜뉴스] EBS는 신축년(辛丑年) 설날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영화를 편성했다. 설 연휴 기간인 2월 11일 목요일부터 2월 14일 일요일까지, 나흘간에 걸쳐 총 5편의 명작 영화가 안방극장에 풍성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배우 유승호의 데뷔작으로 2002년 개봉 당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대종상 최우수작품상과 백상예술대상 영화 대상을 받는 등 크게 화제가 되었던 가족 영화 <집으로...>를 비롯해,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라고 할 수 있는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 뉴욕의 화려한 패션계를 배경으로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열연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서부영화의 전설적인 두 배우 존 웨인과 커크 더글러스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웅장한 스케일의 서부극 <워 웨건>, 대한민국 재난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국내 블록버스터로는 이례적으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던 <부산행> 등이 방송된다. 2월 11일 (목) 낮 1시 : 설 특선 영화 <집으로...> 2월 12일 (금) 낮 1시 : 설 특선 영화 <캐스트 어웨이> 2월 13일 (토) 밤 10시 45분 : 세계의 명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월 14일 (일) 낮 1시 30분 : 일요시네마 <워 웨건> 2월 14일 (일) 밤 10시 35분 : 한국영화특선 <부산행> ------------------------------------------------------------------------------------- 프로그램명: 설 특선 영화 <집으로...> 방송일: 2021년 2월 11일 (목) 13:00 감 독: 이정향 출 연: 김을분, 유승호 제작: 2002년 방송길이: 87분 나이등급: 전체관람가 줄거리: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먼지 풀풀 날리는 시골길을 한참 걸어, 엄마와 7살 상우가 할머니의 집으로 가고 있다. 형편이 어려워진 상우 엄마는 잠시 상우를 외할머니 댁에 맡기기로 한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 시골 외딴집에 남겨진 상우. 전자오락기와 롤러블레이드의 세상에서 살아온 아이답게 ‘빳데리’도 팔지 않는 시골가게와 사방이 돌 투성이인 시골집 마당과 깜깜한 뒷간은 생애 최초의 시련이다. 하지만, 영악한 도시 아이답게 상우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외할머니에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외할머니가 그렇듯 짓궂은 상우를 외할머니는 단 한 번도 나무라지 않는다. 같이 보낸 시간이 늘어날수록 상우의 할머니 괴롭히기도 늘어만 간다. 빳데리를 사기 위해 잠든 외할머니의 머리에서 은비녀를 훔치고, 양말을 꿰매는 외할머니 옆에서 방구들이 꺼져라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그러던 어느 날,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은 상우는 온갖 손짓발짓으로 외할머니에게 닭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다. 드디어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는가 싶지만, 할머니가 장에서 사온 닭으로 요리한 것은 “물에 빠트린” 닭. 백숙이었다. 7살 소년과 77세 외할머니의 기막힌 동거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해설: 2002년 4월 5일 개봉, 450만 명을 동원하며 같은 해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감동 대작 <집으로…>.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흥행을 예측하지 않았던 프로젝트였다. 당시 인기를 끌던 한국 영화들과는 달리,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에 스타 배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들을 웃고 울리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영화의 힘 덕분에 입소문은 시작됐고 <집으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화제가 됐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대종상 작품상, 관객이 뽑은 올해의 영화상(CJ CGV 주최), 모스크바 청소년영화제 대상, 산세바스찬영화제 특별언급,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뽑은 ‘좋은 영상물’, 북미 파라마운트사 배급, 아르헨티나에서 개봉한 최초의 한국 영화 등 다양한 기록들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영화 역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 된 <집으로…>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집으로…>의 백숙 에피소드가 실리며 영화를 보지 못한 이후 세대들에게까지 레전드가 됐다. <집으로…>는 <미술관 옆 동물원>에 이은 이정향 감독의 두 번째 영화지만, 사실 이정향 감독은 <집으로…>의 시나리오를 먼저 완성했다고 한다.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준 사랑을 기억하며 시나리오를 쓴 감독은 영화의 말미에 “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할머니=자연’이라는 연출 공식을 세웠던 이정향 감독에게 로케이션은 촬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였다. 제작진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뒤진 끝에 충북 영동군 깊숙한 자락의 마을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정향 감독은 그곳에서 김을분 할머니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또한 영화 속 대부분의 인물들을 동네에서 거주하고 있는 실제 주민들로 설정했고 5개월 여의 촬영 기간 동안 마을에서 동고동락하며 자연스러운 장면들을 연출, ‘할머니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아주 진정성 있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미안하다’라는 손짓과 ‘보고 십다’라는 삐뚤삐뚤한 글씨 하나로 할머니와 손자의 정을 이야기하는 <집으로…>는 힐링이라는 말조차 없었던 2000년대 초반 만들어진 영화지만, 지금의 관객들에게는 추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할머니의 집에 가 그 푸근한 사랑을 받으며 잠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진짜 ‘힐링’을 선물할 것이다. 감독: 이정향 1964년생. 서강대학교 불어불문과 졸업하고 한국영화 아카데미를 4기로 수료했다. 뮤지컬과 단편 영화, 다큐멘터리에 이어 <오늘 여자>, <천재선언>, <비처럼 음악처럼>의 조감독을 거쳤다. 1998년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데뷔. 비평과 관객 양쪽 모두 대성공을 거두며, 대종상, 청룡상, 영평상, 춘사영화제 등 그 해의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다. 2002년 <집으로...>로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대종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작품으로 송혜교 주연의 <오늘>(2011) 등이 있다. ------------------------------------------------------------------------------------- 프로그램 명: 설 특선 영화 <캐스트 어웨이> 방송일: 2021년 2월 12일 (금) 13:00 원제: Cast Away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헬렌 헌트 제작: 2000년 / 미국 방송길이: 143분 나이등급: 15세 줄거리: 일 분 일 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 택배회사의 간부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자신의 직원들에게도 시간을 아껴 쓸 것을 강조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고객들에게 소중한 물건을 제때 배달해주는 것만큼 그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토록 시간의 중요성을 말하는 그가 정작 자신의 소중한 사람에게는 하루를 내주는 것도 힘겨워한다는 것이다. 연인 켈리(헬렌 헌트)를 몹시 사랑하고 있지만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시간에조차 척은 호출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브 파티 중 급한 출장 건으로 심야 비행을 하게 된 척. 켈리에게 청혼하려던 그는 비행기 출발 시간이 촉박한 탓에 포장을 풀지 못한 반지 상자만 켈리 손에 쥐어주고 아쉽게 켈리로부터 등을 돌린다. 척은 켈리에게 선물받은 시계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심야 비행을 하던 중 갑작스레 조종석으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듣는다. 대기 상황이 좋지 않은 까닭에 비행기가 항로를 잃고 하늘을 헤매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관제탑과의 연락도 끊긴 긴박한 순간, 결국 비행기는 바닷속으로 추락하고 만다. 척은 켈리가 준 시계와 구명보트백만 들고 추락을 경험한다. 천운으로 척은 구명보트 덕에 목숨을 건지지만 어디에 놓인지도 모를 외딴 섬에 홀로 떨어진다. 사람과 동물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그저 무성한 나무뿐인 섬에서 척은 생존을 고민한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우울에 빠지는 것조차 사치로 여겨질 만큼 굶주림과 갈증은 지독하게 척을 옥죈다. 척은 하루하루 먹을 것을 찾아다니며 섬 생활에 적응해간다. 오로지 켈리를 다시 만날 것만 꿈꾸며 4년이 흐르고, 고독과 자연에 웬만큼 단련된 척은 배구공 윌슨을 벗삼아 섬으로부터의 탈출을 계획한다. 어디로부턴가 떠내려온 문짝과 섬의 나무들로 튼튼한 뗏목을 만들어낸 척은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가까스로 민간 화물선과 조우해 극적으로 구조된다. 하지만 고향 멤피스로 돌아가보니, 모든 사람들은 이미 척을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척은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만 켈리는 이미 다른 남자와 가족을 만든 뒤다. 척은 더욱 깊은 고독에 빠지지만 섬을 탈출해낸 초인적인 의지로 좌절을 견디고 생의 다른 의지를 찾아 또다시 표류한다. 주제: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라 할 수 있는 <캐스트 어웨이>는 살아남겠다는 의지와 특정 대상을 향한 사랑과 희망이 인간에게 얼마나 거대한 힘을 부여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에서 시계추처럼 기계적인 삶을 살던 남자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뒤 필사적인 힘으로 환경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준다. 망망대해 섬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척에게 고독은 견디기 힘든 것이다. 시간이 막연하게 많다는 것은 빈틈없는 일과를 보내온 척에게는 굶주림과 외로움만큼이나 지독한 공포다. 이때 인간을 버티게 만드는 것은 희망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꼭 만나리라는 강력한 의지가 척을 살아가게 만든다. 4년 뒤 고향 멤피스로 돌아온 척은 최악의 항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훨씬 젊고 건강해보인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겨내온 덕에 척은 이미 ‘초월’을 학습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감상 포인트: 미국인의 가장 대표적이고 이상적인 얼굴, 톰 행크스의 명연기가 인상적인 작품. <캐스트 어웨이>는 당시 오스카를 겨냥한 기획영화였지만 인간의 생사고락에 관한 장대한 서사시이기도 했다. 그 서사시를 완성한 것은 전적으로 톰 행크스다. 톰 행크스는 두 시간여의 러닝타임을 일인극을 하듯 사색과 고뇌, 혼잣말로 가득 채운다. 그는 생물이라고는 자신밖에 없는 섬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견디어내는 인간의 실존 투쟁을 온몸으로 그린다. <캐스트 어웨이>는 피지섬에서 촬영되었는데 영화 초반부부터 조난된 직후까지 102kg이었던 톰 행크스의 몸무게는 영화 속에선 4년, 실제 프로덕션 과정 중에선 8개월이 흐른 뒤 77kg으로 줄었다. 척이 그러했던 것처럼, 실제로 코코넛과 해산물만으로 급속으로 체중을 감량한 것이다. 덧붙이자면, <캐스트 어웨이>는 영화가 제작되기 7년 전 톰 행크스가 직접 폭스사에 가져온 <정글의 척>이라는 시나리오로부터 기획된 영화라고 한다.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스필버그 사단의 대표적인 후배 감독이지만 명작을 숱하게 내놓은 비등한 명감독이다. 영화 <대탈주>(1963),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 등에 영향받은 시네키드였고, 고등학생 때부터 8mm 영사기로 자신의 영화를 만들었다. 유명 제작자 밥 게일과 친구이며, 학생시절 밥 게일과 함께 쓴 <1941>의 시나리오는 존 밀리어스 감독에 의해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로 제작되었다. 그렇게 스필버그와 연을 맺었고 비틀즈의 동명의 곡을 소재로 삼은 코미디 영화 <당신 손을 잡고 싶어(I Wanna Hold Your Hand)>(1978)로 감독 데뷔했다. 액션 어드벤처 <로맨싱 스톤>(1984)으로 명실상부 할리우드의 최고 흥행 감독 중 하나로 인정받은 저메키스는 오랫동안 다듬어온 SF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스필버그에게 가져간다.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다. 그 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1988), <백 투 더 퓨처> 후속작들, <죽어야 사는 여자>(1992)가 줄줄이 흥행에 대성공했고, <포레스트 검프>로 당시 골든글로브와 오스카를 휩쓸었다. 이후에도 <콘택트>(1997) <왓 라이즈 비니스>(2000) <캐스트 어웨이>(2000) <폴라 익스프레스>(2004) <크리스마스 캐롤>(2009) <플라이트>(2012) <하늘을 걷는 남자>(2015) <얼라이드>(2017) <웰컴 투 마웬>(2018) <마녀를 잡아라>(2020) 등의 수작들을 멈추지 않고 내놓고 있다. ------------------------------------------------------------------------------------- 프로그램 명: 세계의 명화 방송: 2021년 2월 13일 (토) 밤 10시 45분 부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원제: The Devil Wears Prada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출연: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스탠리 투치, 에밀리 블런트 제작: 2006년 / 미국 방송길이: 109분 나이등급: 15세 줄거리: 명문대학을 졸업한 소도시 출신의 앤디 삭스는 저널리스트를 꿈꾸며 뉴욕에 상경한다. 그리고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는 꿈의 직장인 패션 잡지사 ‘런웨이’에 취직한다. 사수인 에밀리와의 첫 대면부터 앤디는 이곳이 자신과는 맞지 않다는 걸 깨닫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1년만 꾹 참고 일하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앤디는 악마라고 불리는 런웨이의 실세인 편집장 미란다로부터 자신이 뽑힌 이유에 대해 듣게 되며 충격을 받는다. 이날 이후 앤디는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소원해지며 오로지 자신의 자리에 꼭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어느 새 미란다의 눈에까지 쏙 들게 된다. 그런데 과연 앤디는 지금 이대로 행복할까?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자신의 진짜 꿈을 위해 런웨이를 떠날 것인가? 주제: “나는 나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이런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렇기에 사회 초년생은 물론 직장을 다녀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다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지점이 있을 것이다. 실수 연발의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 신입 앤디, 수다스럽지만 귀여운 사수 에밀리, 표정 하나로 백 마디 말을 대신하는 악마 같은 상사 미란다, 지옥 같은 직장 생활에 한 줄기 오아시스가 되어주는 직장 선배 나이젤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화려하지만 때론 고독한 패션계 직장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감상 포인트: 화려한 뉴욕을 배경으로 패션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원작은 작가인 로렌 와이스버거가 실제로 <보그>지 편집장 비서로 지냈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어디까지가 실제인지에 더욱 관심을 갖고 영화를 보게 될 텐데, 미란다의 실제 모델이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라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밝혀지면서 패션계 인사 등 유명인들은 그녀와의 관계를 생각해 영화 출연 섭외를 거절했다는 후일담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의 협찬을 받아내는 데는 성공하였으며, 나중에 안나 윈투어는 미란다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훌륭했다며 칭찬했다고 한다.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메릴 스트립을 필두로 그녀와 완벽 케미를 선보인 앤 해서웨이, 동료로 출연한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 등 조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영화를 빛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선 그 인기를 입증하듯 2017년 5월에 재개봉된 바 있다. 감독: 1959년 4월 2일생인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은 실제로 뉴욕 출신이고,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986년에 ABC 시트콤 <The Ellen Burstyn Show>에서 작가로 데뷔하여 작가, 감독, 프로듀서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했다. 이후 역시 뉴욕 배경의 유명한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1998)>와 전쟁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2001)>로 연출력을 인정받고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특히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무려 19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최고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4년에 연출했던 <안투라지> 역시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됐었다. 최근작으로 <말리와 나>(2008), <호프 스프링즈>(2012), <원챈스>(2013), 윌 스미스 주연의 인생 치유 스토리를 담은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2016)> 등이 있다. ------------------------------------------------------------------------------------- 프로그램 명: 일요시네마 방송일: 2021년 2월 14일 (일) 오후 1시 30분 부제: 워 웨건 원제: The War Wagon 감독: 버트 케네디 출연: 존 웨인, 커크 더글러스 제작: 1967년 / 미국 방송길이: 100분 나이등급: 15세 줄거리: 감옥에 갔던 토 잭슨(존 웨인 분)은 3년 만에 가석방되어 뉴멕시코 에밋으로 돌아온다. 잭슨은 자신을 감옥에 보내고 자신의 땅을 빼앗은 프랭크 피어스(브루스 캐봇 분)에게 복수를 하려 한다. 잭슨이 돌아온 사실을 안 피어스는 그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그를 죽이기 위해 부하 둘을 시켜 로맥스를 찾으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잭슨의 목숨 값으로 그에게 1만 달러를 주기로 한다. 하지만 잭슨 역시 로맥스를 찾아가 그의 몫으로 10만 달러를 주겠다며 함께 금을 수송하는 피어스의 무장 마차를 탈취하자고 제안한다. 로맥스뿐만 아니라 국경 근처에 있는 인디언 친구 리바이, 감방 동료로 폭탄 전문가인 빌리 하야트, 피어스 밑에서 일하는 웨스까지 동원해서 잭슨은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탈취한 금은 6개월 후에 나눠 갖기로 한다. 결국 잭슨의 계획은 성공하고, 금 수송 마차를 탈취해서 금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잭슨 일당을 돕기로 했던 인디언들이 그들을 배신하고 그들이 탈취한 금을 다시 훔쳐가려고 한다. 빌리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하지만 금을 실은 마차의 말들이 달아나기 시작한다. 금가루를 넣어둔 마차 위의 통들이 모두 땅으로 떨어지는데, 그것을 발견한 무지한 인디언들은 금가루를 위장하려고 함께 넣어 둔 밀가루를 보며 기뻐한다. 인디언들에게 조금 뺏기긴 했지만 금가루를 손에 쥔 잭슨은 6개월 후에 훔친 금을 나누겠다고 고집하고, 로맥스는 당장 자기 몫을 달라며 분을 참지 못한다. 주제: 이 영화는 복수심에 불타는 전과자 토 잭슨(존 웨인 분)이 명사수 로맥스(커크 더글러스 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감옥에 보내고 자신의 땅을 빼앗은 프랭크 피어스(브루스 캐봇 분)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원작은 클레어 허페이커의 ‘악당(Badman)'이라는 소설이며, 허페이커가 직접 각본도 썼다. 이 영화는 여느 서부극과 마찬가지로 황야를 가로지르는 말과 마차, 대평원을 질주하는 인디언들, 돈과 황금을 위해 총을 쏘는 총잡이가 등장하지만 악한을 물리치는 영웅이 등장하는 서부극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복수극이라 할 수 있다. 서부영화의 단골 소재인 골드러시 현상이 극의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으며, 누명을 쓴 채 감옥에 갔지만 자신의 땅에서 채굴한 금을 되찾으려는 주인공과 그를 죽이려는 악한의 극명한 대립 등 서부영화 특유의 단순명료한 플롯을 보여 준다. 감상 포인트: 경쾌한 주제가와 함께 펼쳐지는 오프닝의 금 수송 마차 행렬은 시작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주제가를 비롯한 음악을 맡은 디미트리 티옴킨은 아카데미 작곡상을 3번이나 수상한 뛰어난 음악가다. 오프닝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에 걸쳐 금을 수송하는 마차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 규모와 웅장함은 45년이 지난 지금 봐도 압도적이다. 마을 술집에서 로맥스와 피어스가 다 모인 가운데 집단 싸움이 벌어지는 장면의 스케일 역시 굉장하다. 또한 거기에 전설적인 두 배우 존 웨인과 커크 더글러스의 명연기만으로도 서부영화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되는 영화일 것이다. 존 웨인은 서부영화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름만은 알 정도로 서부영화에 자주 출연하였다. 하지만 서부극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다른 영화들에도 출연하였으며 직접 연출이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1970년에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커크 더글러스 역시 연기뿐 아니라 연출, 제작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특유의 매력적인 턱 보조개는 이 영화 속에서 유머러스한 대사로 재조명되기도 했다. 감독: 특히 서부영화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겸 감독 버트 케네디(Burt Kennedy)는 배우의 아들로 태어났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기병대 장교로 복무했으며, 종전후에는 <패서디나 커뮤니티 플레이하우스 (Pasadena Community Playhouse)>라는 극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리허설에 불참한 이유로 한 편의 연극을 끝으로 쫓겨났다. 이후 라디오 프로그램 원고를 쓰다가 군대에서 훈련받은 경험을 살려 몇몇 영화에 스턴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TV 작가로 뽑혀 13개의 각본을 썼지만, 제작은 무산됐다. 그러나 케네디는 계속 배트잭(Batjac) 제작사에 남아 프로듀서 존 웨인을 위한 작품을 썼다. 그리고 작가로서 그의 처녀작 <7인의 무뢰한(Seven Men from Now) (1956)>라는 최고의 서부영화가 탄생했다. 이 영화는 버드 보티커가 감독을 맡았고, 랜돌프 스콧이 주연을 맡았다. 1960년에 케네디는 라는 서부영화로 감독 데뷔를 했지만 참패했다. 그는 다시 TV로 돌아와 그리고 가장 유명한 <전투(Combat!) (1962)> 등의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1965년에는 다시 영화계로 돌아가 을 성공시켰고, 이후 이 영화는 같은 이름으로 TV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케네디는 TV와 스크린 양쪽에서 다수의 서부극을 히트시킨 것으로 유명하지만, 서부극이 아닌 장르의 영화도 많이 썼으며, 케네디 특유의 유머와 스타일리시한 대사가 특징이다. 1936년에서 1952년에는 팻 오브라이언의 스턴트 대역으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 프로그램 명: 한국영화특선 방송일: 2021년 2월 14일 (일) 밤 10시 35분 부제: 부산행 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의성, 최우식, 안소희 제작: 2016년 영화길이: 118분 나이등급: 15세 줄거리: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 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442KM 지키고 싶은, 지켜야만 하는 사람들의 극한의 사투! 해설: 대한민국 재난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블록버스터. 제작 단계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전대미문의 블록버스터 <부산행>은 그간 국내에서 선보였던 재난 영화와는 전혀 다른 비주얼과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부산행>. 서울에서 부산까지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서 진행되는 스토리는 국내 관객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릴과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역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퍼지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는 KTX처럼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보는 이들에게 긴박감과 짜릿함을 전달한다. 또한 재난 상황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감정과 이기심, 사회적 갈등,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를 지키기 위한 각 캐릭터들의 사투는 관객들로 하여금 각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부산행>은 제 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섹션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었다. 기존에는 홍상수 감독, 김기덕 감독, 박찬욱 감독 등 대한민국 예술 영화를 표방하는 감독들의 작품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던 데 비해, 국내 블록버스터 프로젝트의 초청은 이례적이다. <부산행>은 <괴물>(2006),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후에 초청받은 대한민국 대표 상업영화로서, 국내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영화로 주목 받았다. 감독: 연상호 감독은 전작 <돼지의 왕>, <사이비> 두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강렬한 묘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을 담아내 그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나갔고, 완벽한 비주얼과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크리에이티브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1년 <돼지의 왕>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 영화제 감독 주간 부분에 초청받았으며, 시드니 영화제, 에든버러 국제 영화제, 뉴욕 아시아 영화제,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등 세계 36개국에 소개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의 전작 <사이비>(2013)는 “올해 손에 꼽을만한 걸작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제 38회 프랑스 앙시 애니메이션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인 <서울역>은 제 34회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2등에 해당되는 실버 크로우(Silver Crow)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서울역>은 이 외에도 제 40회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및 제 20회 몬트리얼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 제 49회 스페인 시체스 판타스틱 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의 주요 경쟁 부문에 모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인 <부산행>에서 그의 빛나는 크리에이티브와 디테일한 연출력은 다시 한번 전세계를 사로잡았고, 69회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섹션과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최근작으로 <염력>(2017), <반도>(2020) 등이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21-02-09 18:20:52"누구를 쫓아가는 기분이 어떠냐?" "침 뱉고 싶어." "이래서 꼴찌가 편하다니까. 난 한 번도 1등 하고 싶은 적 없었어." 지난해 12세 소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영지'에 이어 올해는 12살 소년들의 이야기가 찾아온다. 국립극단의 신작 청소년극 '발가락 육상천재'가 오는 30일 서울 청파로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12세'를 조명하는 청소년극 '12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왁자지껄, 장난스러움, 그리고 약간의 지질함으로 무장한 바닷가 마을 자갈초등학교 5학년 소년 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학생 정민의 등장으로 육상부의 '고정 1등'이 바뀌고, 1등을 빼앗긴 호준은 발가락을 인어에게 잡아먹혔다며 더 이상 달리려 하지 않는다.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레슬링 시즌'의 서충식이 연출자로 나섰다. 공연은 오는 11월 22일까지. 신진아 기자
2020-10-26 17:42:24[파이낸셜뉴스] “누구를 쫓아가는 기분이 어떠냐?” “침 뱉고 싶어.” “이래서 꼴찌가 편하다니까. 난 한 번도 1등 하고 싶은 적 없었어.” 지난해 12세 소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영지’에 이어 올해는 12살 소년들의 이야기가 찾아온다. 국립극단의 신작 청소년극 ‘발가락 육상천재’가 10월 30일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12세’를 조명하는 청소년극 ‘12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왁자지껄, 장난스러움, 그리고 약간의 지질함으로 무장한 바닷가마을 자갈초등학교 5학년 소년 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학생 정민의 등장으로 육상부의 ‘고정 1등’이 바뀌고, 1등을 빼앗긴 호준은 발가락을 인어에게 잡아먹혔다며 더 이상 달리려 하지 않는다. 호준의 열등감을 축으로 펼쳐지는 다크호스 정민, 2등 상우, 만년 꼴찌 은수 등 육상부 4명의 이야기는 때론 자신을 지키기 위해 겉모습을 부풀려야 했던 어른들에게도 귀여운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레슬링 시즌’의 서충식이 연출자로 나섰다. 특유의 위트가 살아있는 랩과 춤, 각종 놀이로 한바탕 소동이 펼쳐질 예정. 셰익스피어 원작의 ‘실수연발’에서 서충식과 공동연출로 활약한 남긍호가 움직임 감독으로 참여했다. 11월 22일까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10-23 10:46:52제2의 '미생','신과함께'를 꿈꾼다. 상반기 히트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tvN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 OCN 토일드라마 '루갈'이 한창 방영중인 가운데 웹툰의 영상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특히 '슈퍼 웹툰 프로젝트'를 통해 메가히트 IP(지적 재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지 측은 "슈퍼 웹툰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광진 작가의 '이태원 클라쓰'는 드라마 방영 후 누적구독자가 두 배를 훌쩍 넘긴 1500만, 누적조회수는 3억6000만을 기록했다"며 인기 IP의 파급력에 주목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올해 JTBC 드라마 '쌍갑포차', 영화 '정상회담' 등을 선보인다면, 네이버웹툰은 '신의 탑' 등 자사 인기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초능력 형사, 인간 병기… '메모리스트' '루갈' '이태�q 클라쓰'에 이어 다음 웹툰 연재작 '메모리스트'와 네이버 웹툰 '루갈'이 각각 방송 중이다. tvN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는 초능력 형사 동백(유승호 분)과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이세영 분)가 팀을 이뤄 범죄자를 쫓는 '육감' 수사극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기억을 읽고 당시의 고통을 느끼는 동백의 초능력이 기존 범죄 수사극과의 차별점. 영화 '이웃사람'의 김휘 감독과 '비밀의 숲'을 기획한 소재현 PD, '보좌관'에 연출로 참여했던 오승열 PD가 공동 연출한다. OCN 토일드라마 '루갈'은 바이오 생명공학 기술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인간병기들로 구성된 특수조직 루갈이 테러집단 아르고스에 맞서 싸우는 액션물이다. 선과 악으로 대표되는 강기범(최진혁 분)과 황득구(박성웅 분)의 불꽃 튀기는 대결이 관전 포인트. 강철우 연출은 "SF물인 원작의 인공눈 소재와 한 남자의 복수극이라는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진짜처럼 보이게 할지 주력했다"며 "새로운 장르물에 맞게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과 액션 장면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스위트홈' '쌍갑포차' '정상회담' 출격 준비중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이응복 PD와 '직장의 신'의 전창근 감독 그리고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웹툰을 드라마와 영화로 만든다. 네이버에 연재된 '스위트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방영된다.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은둔형 외톨이 현수는 어느날 사람들이 괴물이 된 것을 발견하고, 이웃과 함께 이들에 맞선다. 극중 괴물은 평소 그 사람의 마음 속 욕망이 발현된다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다. 무엇보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의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아 기대감이 높다. 넷플릭스에 방영된 '좋아하면 울리는'의 신예 송강을 비롯해 이진욱, 이시영 등이 출연한다. 스튜디오 드래곤과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이 공동 제작한다. 2017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 수상작인 배혜수 작가의 다음 웹툰 '쌍갑포차'는 요즘 흥행타율이 높은 JTBC 수목드라마로 선보인다. 5월 20일 방영을 확정한 이 작품은 신비한 포장마차의 까칠한 이모님(황정음)과 순수 청년 알바생(육성재)이 손님들의 꿈속에 들어가 맺힌 한을 풀어주는 판타지 드라마다. 드라마 '직장의 신', '가족끼리 왜 이래', '더패키지'의 전창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정상회담'은 '변호인' '강철비'를 만든 양우석 감독의 신작이다. 한때 정우성, 곽도원 주연의 '강철비2'로 알려졌는데, 양 감독이 작가로 참여한 다음 웹툰 '정상회담:스틸레인3'을 원작으로 한다. 가까운 미래,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명의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위기 상황을 그린다. 정우성이 전쟁 위기 속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킨 북의 호위총국장을, 유연석이 핵을 포기하고 평화협정을 얻어내려는 북한 최고지도자 역을 맡아 연기한다. ■10대 성장 드라마부터 장편 애니메이션까지 지난 1일 첫 공개된 한미일 공동 방영 애니메이션 '신의 탑'은 세계 누적조회수 45억 뷰를 돌파한 히트작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미국 워너브라더스 산하의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업체 '크런치롤'이 유통을 맡았으며 일본의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이 제작을 총괄했다. 10년 장수 연재물로 소년 '밤'이 자신의 전부인 소녀 '라헬'을 구하기 위해 탑에 오른다는 내용이다. 다음 웹툰에서 1600만 누적조회수를 기록한 권라드 작가의 '계약우정'은 KBS 4부작 월화드라마로 만들어져 오는 6일 첫 방송된다. 고등학생 찬홍과 돈혁, 세윤 세 인물의 고민과 갈등을 그린 성장물이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기대주로 떠오른 이신영과 신승호, 김소혜가 출연한다. 아시아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 '여신강림'은 스튜디오N이 제작하며, 2020년 하반기 방영 예정이다. 화장을 통해 미녀로 변신하는 여고생 주경의 로맨스를 그린다. 또 네이버 웹툰 '소녀의 세계'와 '만찢남녀'도 웹드라마로 제작된다. 오는 24일 첫 공개되는 '소녀의 세계'는 10대 소녀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답게 '오마이걸'의 아린, 권현빈, 도아 등 영스타들이 출연한다. 이밖에 소꿉친구의 소소한 일상과 비밀을 그린 네이버 웹툰 '슈퍼 시크릿'이 5분 분량의 20부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5월말 공개될 예정이다. 10대 소녀의 복잡한 심리를 다룬 조현아의 네이버 웹툰 '연의 편지'도 현재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다.
2020-04-02 21:53:12사진=도로시컴퍼니 제공 SBS 예능 프로그램 'K 팝스타 시즌 2'에서 천재 기타 소년으로 불리었던 맥케이 킴이 신승훈의 신인 육성 프로젝트 '네오아티스트(Neo-Artist)'의 첫 주자로 낙점됐다. 신승훈의 소속사 도로시컴퍼니는 3일 오전 도로시컴퍼니 공식사이트 (www.dorothycp.com)에 맥케이 킴의 공식 프로필 사진을 게재하고, 오는 6일 첫 싱글 '엔젤투미(Angel 2 me)'를 발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맥케이 킴은 근황이 담긴 프로필 사진을 통해 첫 음원 '엔젤투미'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흑백 톤의 프로필 사진을 통해 무르익은 감성을 드러내며 'K팝스타 시즌 2' 출연 당시와는 달리 소년에서 남자로 부쩍 성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맥케이 킴의 첫 솔로곡 '엔젤투미'는 가수 신승훈이 직접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노래다. 맥케이 킴은 지난 2년 반 동안 신승훈으로부터 직접 데뷔를 위한 트레이닝을 받은 것은 물론 신승훈의 곡으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딛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신승훈은 데뷔 후 25년 동안 단 한번도 다른 가수에게 자신의 곡을 준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곡 선물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풀이되고 있다. 신승훈에게 발탁된 맥케이 킴은 'K팝스타 시즌2' 출연 당시 '라쿤보이즈(Raccoon Boys)'로 탑5까지 진출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소속사에 따르면 신승훈은 'K팝스타 시즌2'에 출연한 맥케이 킴의 모습을 보고 싱어송라이터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판단, 지난 2012년 러브콜을 보냈다. 평소 신승훈을 존경해왔던 맥케이 킴 역시 신승훈의 제안에 흔쾌히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시컴퍼니는 "이번 싱글은 맥케이의 정식 데뷔에 앞서 진행되는 프리-프로모션 성격의 음원으로 현재 맥케이는 '네오아티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솔로가 아닌 팀으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며 "맥케이가 속할 팀이 완전체로 공개되는 날이 맥케이의 진정한 데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승훈의 첫 신인 프로듀싱인 만큼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맥케이 킴의 싱글은 오는 6일에 발매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도로시컴퍼니는 오는 4일부터 공식사이트(www.dorothycp.com)를 통해 맥케이 킴 '엔젤투미'의 베일을 하나씩 벗겨나갈 계획이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02-03 09:51:54\r \r "3 ~ 4년씩 걸리는 프로젝트금융 마부작침 자세로 최고로 키운다" \r \r \r \r \r \r \r \r \r \r \r \r \r \r 지난 2008년 9월 기획재정부를 박차고 나와 자본시장의 꽃을 피우겠다며 꿈을 불사르던 한 사람이 있었다.그것도 '잘해야 본전'인 곳으로 통하던 투자은행(IB)에 둥지를 튼다. 그에겐 넘지 못할 벽이 아니었다.첫발을 들여 놓은 NH투자증권(옛 NH농협증권)을 구조화금융(SF) 강자로,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을프로젝트파이낸싱과 기업금융시장 강자로 키워냈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노력이 그의 자산이다.시장에선 그를 구조화금융 전문가, 새로운 금융영토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한다.올 1월 KB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전병조 대표(51) 얘기다.대담=박승덕 증권부장 증권업계에 불어닥친 칼바람이 매섭다. 외환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는 증권사 직원들의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새내기 CEO인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은 담담하게 새로운 미래를 얘기한다. "대한민국 최고를 넘어 세계 금융시장에서 인정받는 종합금융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다. 10~30년 후를 내다보고 최고의 증권사를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닦고 싶다."전 사장은 그 첫발을 떼면서 'KB금융그룹 내 자본시장의 미래 성장동력 역할 강화'라는 3개년 중장기 전략방향을 수립했다. 또 3대 중점 추진과제로 '핵심사업 시장 지배력 강화' '상품경쟁력 제고를 통한 신규 수익 확보' '자산관리(WM) 사업부문 흑자 기조 공고화'를 추진하고 있다.'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 끈기와 열정의 교훈을 이처럼 절묘하게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당나라 때 시성(詩聖) 두보와 함께 시선(詩仙)으로 불렸던 이백이 이 고사의 주인공이다. 이백이 냇가에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려는 노파를 보고 비웃자, 노파가 "중도에 그만두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 도끼로 바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해 크게 깨달았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마부작침의 각오로 뛰고 있는 전병조 사장. 그가 꿈꾸는 KB투자증권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관련기사 ☞ 기획연재, 증권가 CEO를 만나다■KB지주의 '미션'과 '의중'은 뭐라고 생각하나.정보기술(IT)과 모바일의 진화로 은행 업무는 머지않아 사람이 필요 없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모바일 환경에 대비해 모든 것을 고객 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말에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WM과 CIB(기업투자금융) 비즈니스는 다르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CIB 비즈니스는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을 생각으로 뛰겠다. 인수합병(M&A)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금융은 현재 H사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은 프로젝트금융에 강하다. 프로젝트금융은 3~4년씩 걸리는 장기 비즈니스인 만큼 잘만 하면 핵심 코어 비즈니스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KB투자증권만이 이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룹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 ■M&A를 통한 인수합병 계획은.M&A로 덩치가 커진다고 경쟁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 가치에 앞서 전문인력 보유와 자본력이 중요하다. KB증권은 아직 대형사에 비해 자본력은 약하지만 강점을 갖고 있다. 7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게 이를 방증한다. 물론 필요하다면 M&A도 검토해 볼 문제다. 특히 그룹과의 시너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자칫 WM부문 같은 경우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문제인 만큼 M&A를 위해선 철저한 준비와 사전 테스트 선행이 필수다. KB금융지주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에 따른 LIG증권 문제는 아직 논의 단계가 아니다. LIG손보 합병이 끝난 후 시황이 좋아지면 매각으로 기울 것이고, 정 안되면 (KB증권과) 붙일 수도 있다.■모바일 업무환경을 구축 중이라던데.고객 플랫폼이 모바일로 바뀌는데 우리만 엉덩이 붙이고 있으면 되겠나. 아직 내세울 단계는 아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BPR)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 '신뢰' 측면에서도 변해야 한다. 내부통제나 감시·감독만으로는 금융사고를 막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절차가 없어 사고나는게 아니라 행위자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벤치마킹 모델이다. 예를 들면 특정 영업부서에서 10억원에 대한 자료가 자금운용 등의 부서로 넘어오면 '10억원' 숫자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내용을 집어 넣어야 결재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업무 전번에 걸쳐 '공정설계'를 다시 할 생각이다. 구상중인 시스템이 구축되면 보안 강화는 물론 업무효율의 극대화와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올해 경영 계획이나 목표는지난해에 너무 잘하다 보니 2년차 징크스가 걱정이다. 특히 은행과 연계해 CIB부문의 영업을 강화할 생각이다. 해외시장도 발을 더 넓힐 생각이다. 직접 진출 보다는 KB금융그룹의 CIB 경쟁력 강화와 연계해 은행의 현지법인이나 지점과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해외 프로젝트 금융에 참여할 생각이다. 아울러 유수의 해외 금융기관과(BOC·CIMB 등)의 양해각서(MOU)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Business Network)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역외 유니버설뱅킹 허용으로 해외에서 다양한 금융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만큼, KB국민은행과 협업을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방침이다. 정리=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전병조 사장은'관피아·낙하산….' 관료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내는 말들이다.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51)은 관료 출신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인 22살에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해 '천재 소년'으로 불렸다. 공직 생활도 탄탄대로였다. 재정경제원 시절 금융정책과와 재정경제부때 지역경제정책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 등을 두루 거쳤다.하지만 그의 마음 한켠엔 늘 아쉬움이 있었다. "국제금융국에서 대부분을 보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협상 실무 책임자도 해봤지만 허전했다. 호기심이 자본시장으로 이끈 것 같다." 학교와 공직생활에서 배운 지식·경험을 현장에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보탬이 될 수는 없을까를 고민 하던 중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한다.증권시장에 첫발을 내딘 것은 2008년. 처음엔 공무원 출신이란 이유 하나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적잖았다. 그는 실력 하나로 시장의 고정관념을 깼다.첫 직장인 NH투자증권(옛 NH농협증권)을 구조화금융(SF) 강자로 끌어올렸다. 그는 또 지난 2012년 대우증권에서 공기업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주관했다. 발전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는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유럽 투자은행을 제치고, 세계 최대인 1조 5000억원대 영국 티스포트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금융자문사로 참여한 것. 해양수산부 파견 시절에는 허베이 스피릿호 기름유출 사건을 총괄했다. KB투자증권을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발행시장(ECM) 등 IB시장에서 업계 최고 증권사로 올려놓은 것도 그다.전 사장은 요즘 가장 큰 고민이 하나가 있다. 어떻게 하면 직원이 행복한 KB투자증권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실감나게 담아내며 대한민국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인기 드라마 '미생'. 전 사장은 "미생의 '마부장, 박과장, 성대리'와 같이 완장차고 갑질하는 조직문화부터 뿌리 뽑고, 사내 문화를 바꿔나갈 생각"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김문호 기자 \r \r
2015-01-12 17:2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