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동반성장의 예로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시했다. K-FINCO 전문건설공제조합(이은재 이사장)이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동국대와 개최한 ‘건설경영CEO과정’ 2기 강의에서 정 이사장이 이 같이 밝혔다. ‘동반성장은 시대정신이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은 대한민국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면서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눌 때 진정한 사회통합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1997년 IMF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성장과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극심해졌다”면서 “최근 소득분배 구조를 보면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5%를 가져가고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7%를 가져가는 비정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를 다 같이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장과 분배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과이익 공유를 통해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에 지원을 해줌으로써 돈이 중소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이 외에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통해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는데 집중하고, 중소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동반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선 교육 혁신을 통해 창의적 인적 자원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노동력에 의한 경제성장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창의적 인재를 얼마나 키워냈는지가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세대에게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국가의 역할은 교육 현장에선 자율성을 열어 주고, 연구개발 부문 등의 투자를 통해 이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FINCO와 동국대가 함께하는 ‘건설경영CEO과정’ 2기는 건설업계를 선도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량 강화와 글로벌 리더십 배양을 돕고,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 및 건설업계 정보교환 등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개설된 최고경영자 과정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5-07 15:00:46[파이낸셜뉴스]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상생금융' 면담을 이틀 앞두고 은행 초과이익을 사회공헌에 쓰도록 하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속속 발의됐다. 은행의 이자수익 일부를 취약계층·소비자에게 쓰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일부 시중은행이 1000억원 규모 자체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가운데 16일 회동에서 상생·서민금융 규모 및 이행 방안 청사진이 나올 전망이다. 1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금리로 금융사가 벌어들인 초과이익을 환수해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토록 하는 내용의 '상생금융법안' 패키지(금융소비자보호법·부담금관리기본법)를 대표 발의했다. 상반기 순이자수익을 고려해 올해 회계연도부터 이 법안을 적용할 시 은행권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기여금이 모일 것으로 추정됐다. 법안 핵심은 금융사가 최근 5년간의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넘는 순이자수익을 낼 경우 이를 초과이익으로 보고, 초과이익 최대 40%를 상생금융 기여금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기여금은 금융 취약계층과 금융소비자 보호 지원사업에 쓴다는 내용이다.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에 대해 금융사들이 기여금 형태로 출연할 수 있게 제도화하는 것이 법안 취지다. 김 의원은 △횡재세가 이중과세, 조세 소급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는 만큼 부담금 형식을 취한 점 △유럽연합(EU)이 쓰는 연대기여금이라는 명칭을 차용해 은행의 '사회공헌 기부' 의미를 살린 점 △서민금융법 대신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규정해 신용보증기금, 새출발기금, 국민행복기금 등 기여금 출연 범위를 다양화한 점이 법안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의 사실상 당론 법안이다.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이 이름을 올렸고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진보당 강성희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 총 55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나섰다. 이 법안이 2023년 회계연도부터 적용 가능하도록 부칙도 넣었다. 정무위 소속 같은 당 민병덕 의원도 은행 초과이익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토록 하는 내용의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13일 대표 발의했다. 지난 4월 냈던 기존 법안을 철회한 후 수정해 다시 발의한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p 상승할 때 출연금을 내도록 한 조건을 삭제하고, 출연요율을 2배로 올린 것이 수정된 법안의 골자다. 지난 5년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거둬들인 경우 그 만큼을 초과이익으로 보고, 초과이익 최대 20%를 서민금융진흥원 자활지원계정에 출연하게 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은행 순이자수익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3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53조2000억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28조원에 달했다. 하반기에 상반기 수준 순이자수익을 냈다고 가정했을 때 은행의 출연금 총액은 9830억원 수준이다. 서금원 자활지원계정은 저소득층 창업·취업·주거·교육 등을 위한 신용대출과 보증,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경제적 회생 지원을 위한 신용대출 및 보증과 영세 개인사업자 영업 지원을 위한 신용대출 등에 활용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14 18:55:55제1금융권의 '초과이익'이 2·3금융권 및 정책금융에 투입되면서 간접적으로 서민금융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이 12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 과점체계를 직격하는 동시에 소상공인·청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당부함에 따라 발표 내용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의 상생금융이 결국 주고객인 '고신용자'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이제는 직접공급이 아니라 간접공급 방식으로 '저신용자' '자영업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기부금을 2·3금융권 재원으로 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이 발표할 상생금융 정책은 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금융기관에 출연금을 더 부담하는 대신 2금융권의 출연 부담을 줄여 시장의 서민금융 공급여력을 늘려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금융업계 맏형 격인 은행권이 고금리 기조하에 안전한 여수신 영업으로 '앉아서 벌어들인' 수익을 정책금융기관과 2·3금융권 신용공급 자금으로 흐르게 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보증부대출이 늘고 공적보증기관의 대위변제금액이 급증한 만큼 은행들이 보증기관과 정책서민금융기관에 대한 출연금을 더 부담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동시에 영업적자를 낸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는 상대적으로 출연금 부담을 줄여줘서 중소서민금융 공급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큰 축은 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 내는 출연금을 확대하는 것이다.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서금원 보완계정 출연요율이 현행 0.03%에서 0.06%로 오를 경우 은행은 1100억원을 추가로 분담해야 한다. 0.1%로 상향될 시 2600억원을 더 내야 한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안이 통과되면 금융권 출연금액이 3600억~5100억원으로 당초(2500억원)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은행들의 초과이익을 산정해 추가 부담금, 즉 일종의 횡재세를 내게 하는 민병덕 의원안이 통과되면 서금원 자활계정이 연간 6500억원 더 많아진다. 정무위 검토 결과 은행들이 직전 5년간 이자순이익의 120%(49조3645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경우 그 차이(지난해 이자순수익 55조9389억원-49조3645억원)만큼을 초과이익으로 계산하면 은행은 연간 6547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은행 출연금이 오르면 경영상황이 어려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출연금을 조정할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올해 서금원 보완계정 2693억원 중 은행이 1147억원, 상호금융이 741억원을 내고 저축은행 447억원, 보험사 197억원, 여전사가 161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시장에서 중소서민 신용공급을 담당하는 2금융권의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서금원의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묘안이다. ■12월 민관 新서민금융안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비롯해 보증기관에 대한 출연요율을 지금보다 상향 조정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보증을 담당하는 지역신보의 경우 은행권 출연요율이 0.04%로 법정 상한선(0.1%)보다 낮게 운영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출연요율도 법정 상한선(0.3%)보다 낮은 0.225%, 0.135%로 각각 책정돼 운영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 영세기업 등 취약계층 지원을 강조한 만큼 법정 상한선 내에서 요율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고금리 대부업 '전주(錢主)' 역할을 한다는 오명으로 은행들이 기피해왔던 대부업체에 대한 자금공급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대부업계는 지난 1일 간담회를 갖고 우수 대부업 제도 개편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우수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지 않게 은행권 자금차입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맞물려 민관 서민금융, 소상공인 정책금융에 대한 제도개선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최저신용자특례보증과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출발기금이 대표적이다. 기존 서민대출 심사에서 거절된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차주에게 500만원을 빌려주는 최저신용자특례보증의 경우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포함, 총 9곳에서만 취급돼 공급채널이 적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채권을 매입해 상환일정을 조정하고 원금감면을 지원해주는 새출발기금도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말 기준 새출발기금의 채권매입 누적 금액은 1조 8106억원으로 연간 전체 목표치(15조원)의 12.1%에 그쳤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2023-11-05 19:33:26#OBJECT0# [파이낸셜뉴스]제1금융권의 '초과이익'이 2·3금융권 및 정책금융에 투입되면서 간접적으로 서민금융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이 12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 과점체계를 직격하는 동시에 소상공인·청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당부함에 따라 발표 내용에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의 상생금융이 결국 주고객들인 '고신용자'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이제는 직접공급이 아니라 간접공급의 방식으로 '저신용자' '자영업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은행권 기부금을 2·3금융권 재원으로 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이 발표할 상생금융 정책은 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금융기관에 출연금을 더 부담하는 대신에 2금융권의 출연 부담을 줄여 시장의 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늘려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금융업계 맏형격인 은행권이 고금리 기조 하에 안전한 여수신 영업으로 '앉아서 벌어들인' 수익을 정책금융기관과 2, 3금융권 신용공급 자금으로 흐르게 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보증부대출이 늘고 공적보증기관의 대위변제금액이 급증한 만큼 은행들이 보증기관과 정책서민금융기관에 대한 출연금을 더 부담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동시에 영업적자를 낸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는 상대적으로 출연금 부담을 줄여줘서 중소서민금융 공급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큰 축은 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을 확대하는 것이다.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하 서금원) 보완계정 출연요율이 현행 0.03%에서 0.06%로 오를 경우 은행은 1100억원을 추가로 분담해야 한다. 0.1%로 상향될시 2600억원을 더 내야 한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안이 통과되면 금융권 출연금액이 3600~5100억원으로 당초(2500억원)의 2배 수준으로 커진다. 은행들의 초과이익을 산정해 추가 부담금, 즉 일종의 횡재세를 내게 하는 민병덕 의원안이 통과되면 서금원 자활계정이 연간 6500억원 더 많아진다. 정무위 검토 결과 은행들이 직전 5년간 이자순이익의 120%(49조3645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경우 그 차이(지난해 이자순수익 55조9389억원-49조3645억원)만큼을 초과이익으로 계산하면 은행은 연간 6547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은행 출연금이 오르면 경영상황이 어려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출연금을 조정할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올해 서금원 보완계정 2693억원 중 은행이 1147억원, 상호금융이 741억원을 내고 △저축은행 447억원 △보험사 197억원 △여전사 161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시장에서 중소서민 신용 공급을 담당하는 2금융권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서금원의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묘안이다. #OBJECT1# #OBJECT2# ■ 12월 민·관 新서민금융안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비롯해 보증기관에 대한 출연요율을 지금보다 상향 조정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보증을 담당하는 지역신보의 경우 은행권 출연요율이 0.04%로 법정 상한선(0.1%)보다 낮게 운영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출연요율도 법정 상한선(0.3%)보다 낮은 0.225%, 0.135%로 각각 책정돼 운영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 영세기업 등 취약계층 지원을 강조한 만큼 법정 상한선 내에서 요율을 상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간 고금리 대부업 전주(錢主) 역할을 한다는 오명으로 은행들이 기피해왔던 대부업체 대한 자금공급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대부업계는 지난 1일 간담회를 갖고 우수 대부업 제도 개편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우수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지 않게 은행권 자금차입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맞물려 민·관 서민금융, 소상공인 정책금융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최저신용자특례보증과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출발기금이 대표적이다. 기존 서민대출 심사에서 거절된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차주에게 500만원을 빌려주는 최저신용자특례보증의 경우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포함, 총 9곳에서만 취급돼 공급 채널이 적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채권을 매입해 상환일정을 조정하고 원금감면을 지원해주는 새출발기금도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말 기준 새출발기금의 채권매입 누적 금액은 1조8106억원으로 연간 전체 목표치(15조원)의 12.1%에 그쳤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2023-11-05 13:15:31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며 내건 조건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반도체과학법 보조금 지급기준을 담은 지원공고를 발표했다. 여기서 공개된 초과이익 환수 등 보조금 지급기준은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기업들도 보조금 신청이 과연 득이 되는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기업들은 미국 당국의 파격적인 지원과 혜택 약속을 믿고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자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동맹국 기업들의 신뢰를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는 것인지 바이든 정부가 겸허히 돌아볼 일이라고 본다.보조금 신청기업이 당초 제출한 전망치보다 높은 일정 기준을 넘어서는 이익을 올릴 경우 일부를 미국 정부가 환수하겠다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지원한 자금의 최대 75%까지 되가져가겠다는 것인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조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사설을 통해 "미국 반도체과학법이 법에도 없는 기준을 들이대며 기업에 좌파 정책을 강요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겠나.이뿐 아니다. 기업이 계속된 투자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장을 장기간 운영할 수 있는지도 심사하겠다고 한다. 미국의 첨단무기 개발에 도움이 되는 기업에 대한 우대 방침을 밝히면서 기업의 생산, 연구시설 공개 의무사항도 추가했다.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전략도 기업들은 제출해야 한다. 공장 근로자에게 노조가 제시한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설치까지 요구했다. 투자 보따리를 싸 들고 가는 동맹 기업 입장에선 엄연히 선을 넘는 간섭이 아닐 수 없다.미국 당국의 심사 과정에서 기업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반도체 경쟁 핵심은 결국 기술싸움이다. 시설 현황과 연구개발(R&D) 비용을 소상히 밝히라는 것은 기업 고유전략을 공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투자 현황, 수익성 지표 요구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보안 차원에서 제조시설 등을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보조금 지급대가로 각종 비용을 전가하면서 세부기밀까지 노리는 것은 강대국의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미국의 반도체 기업 보조금 규모는 527억달러(약 67조원)에 이른다. 미국은 독보적 설계기술을 넘어 반도체 제조 패권국을 넘본다.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새 판 짜기도 그 일환이다. 미국과 손을 잡지 않으면 제조강국 한국은 시장을 넓힐 수 없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170억달러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규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나 SK하이닉스가 패키징공장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정교해져야 한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제한 유예 연장,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피해를 본 한국 전기차 문제도 남아있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하나가 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23-03-02 18:27:31[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간사업자 공모업무에 관여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이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를 주장했지만 유동규 전 상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질책을 받아 억울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재판에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의 전 팀장이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이날 반대신문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관련 의견을 낸 후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아 억울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 측의 변호인이 "증인이 공모지침서 검토의견서 작성해서 의견을 제시할 때 유동규 피고인이 증인과 다른 의견을 말했다"며 "근거나 취지가 불합리한 것이 있었나"고 묻자 A씨는 "개인적으로는 제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든 다른 직원이 하든 해야 할 일이었고 그나마 내가 조금이라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나는 지극히 정당하고 합리적인 일이라고 판단했는데 그래서 좀 억울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공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했던 A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관련 검토의견서를 정민용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팀장에게 전달했는데 다음 날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을 불러 질책했다고 증언한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유동규 피고인이 당시 어떤 취지에서 증인에게 반대의견을 말했는가"라고 묻자, A씨는 "반대의견이 아니라 이미 회사에서 결정한 사안에 대해 왜 지금 와서 그러느냐는 취지였다"며 "정확한 워딩(표현)은 기억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당시 실무를 담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의 초과이익 환수 주장을 의도적으로 묵살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5-24 08:06:11[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재판에서 초과이익 환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아 억울했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3일 유 전 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재판에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 전 팀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이날 반대신문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관련 의견을 낸 뒤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아 억울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이날 A씨에게 "공모지침서 검토 의견서를 작성해 의견을 제시할 때 유동규 피고인이 증인과 다른 의견을 말했는데, 근거나 취지가 불합리한 것이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A씨는 "개인적으로는 제 할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며 "조금이라도 많이 알고 있으면 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했는데 좀 억울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공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관련 검토의견서를 당시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 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에게 전달한 다음 날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을 불러 크게 질책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유동규 피고인이 당시 어떤 취지에서 증인에게 반대의견을 말했는가"라고 묻자, A씨는 "반대의견이 아니라 '이미 회사에서 결정한 사안에 대해 왜 지금 와서 그러느냐'는 취지였다"며 "정확한 워딩(표현)은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유동규 피고인이 하는 말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던 것인가"라는 물음에 A씨는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성남도개공 직원들의 초과이익 환수 주장을 의도적으로 묵살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 등은 2014~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당시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성남도개공에 최소 65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2-05-23 18:36:41[파이낸셜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도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대장동과 정반대 사례"라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반박했다. 원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토교통위원회 인사 청문회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오등봉 사업과 관련한 질의에 "오등봉은 대장동(개발사업) 같이 민간업자에게 공공의 땅에서 나온 특정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는 것을 방지한 전국 최초의 모범 사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들은 오등봉 민간특례 사업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이익을 몰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등봉 공원 사업은 지난 2019년 제주도가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 된 도시공원 개발사업에 대해 민간특례 방식을 적용하고 공원부지를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한 사업이다. 원 후보자가 지사 시절이던 제주도는 당시 오등봉 공원에 대해 ‘추진 불가’ 결정을 번복하고 민간특례 방식 개발을 재추진했다. 원 후보자는 "오등봉 사업은 (개발) 이익 환수 장치가 3가지"라며 "제주도는 공원 조성 비용을 민간에 부담시키는데 70%가 아닌 87%로 지정했고 100억원을 사업 여부와 관계없이 공공 기여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공원 사업으로 수익이 남는 경우 초과수익 환수 조항을 자발적으로 집어넣었다"며 개발 이익 환수 장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등봉 사업의 개발이익은 제주도와 제주도민들에게 귀속되느냐는 질문에 "87%의 공원부지와 8.9%가 넘는 모든 개발이익은 제주시에 귀속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장동 사례와 정반대로 국토부가 제주도 사례를 참고해서 개발이익환수제 법률 개정안을 만든 것"이라며 대장동 개발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5-03 08:29:47홈앤쇼핑은 중소기업 협력사의 안정적 경영활동을 위해 총 6억원 규모의 성과공유제를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홈앤쇼핑은 2012년 개국 이후 본격적으로 이익이 발생한 2013년부터 초과 이익에 대한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다. 이번 성과공유제를 통해 60개 협력사에 각 1000만원씩 총 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홈앤쇼핑의 성과공유제는 단순히 실적이 우수한 협력사와 성과를 공유하는 활동에서 벗어나 방송판매 효율부진으로 운영이 어려운 협력사의 손실을 보전해 코로나19로 심각한 위기에 고통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과공유제는 매출기여도가 높은 우수 중소협력사를 대상으로 연간 목표액 대비 초과이익의 최대 10~20%를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제도로 시작됐다. 2016년부터는 기여도가 높은 협력사에게 초과 이익을 환원하던 방식에서 탈피, 방송 판매 효율부진을 겪은 업체들의 손실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매년 운영 중이다. 김옥찬 홈앤쇼핑 대표이사(사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있는 중소 협력사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올해도 성과공유제를 시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 서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2-03-10 18:06:22[파이낸셜뉴스]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개발사업 실무자는 '초과이익환수' 조항 누락 문제를 지적한 담당자가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크게 질책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성남도개공 소송 박모씨와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는 개발사업 3처 실무자로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작성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박씨를 상대로 2015년 당시 대장동 공모지침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주모 차장 관련 내용을 주로 질의했다. 주 차장은 당시 '민간에서 초과이익을 독점하지 못하게 추가적인 사업이익 배분 조건을 제시하는 신청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도록 지침서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고했지만, 내부에서 묵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검찰의 '주모 차장이 공모지침서 관련 내용에 문제점을 언급한 것을 들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박씨는 "그렇다"고 답하며, "(대장동) 사업이 잘됐을 경우 나머지 수익(초과이익)을 배분할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전무하다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주모 차장이 공모지침서 문제점을 정민용 당시 팀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가 다음날 유동규에게 질책받은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도 "알고 있다"며 "주모 차장이 많이 혼났다, '(유동규에게) 총맞았다'라는 표현을 썼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의 '주모 차장이 문제점을 작성해 정민용 팀장에게 보냈는데, 그 이후 (정민용이 아닌) 왜 유동규가 불러서 질책했느냐'는 질문에는 "(유씨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어떻게 분배받을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데 이에 대해 1팀 내에서 회의하거나 검토했던 기억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주모 차장이 그런 내용(초과이익 환수 관련)의 개선점을 얘기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모지침서 내용대로)질의응답까지 갔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경위는 현재 개발 특혜 의혹의 최대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막대한 수익이 예상되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가 확정이익만 가져가고 초과이익을 민간개발업자에게 몰아준 것은 명백한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김만배씨 등은 성남시가 리스크 없이 막대한 이익을 우선적으로 가져가지 위해 확정이익 방식을 채택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엔 현재와 같은 부동산 가격 폭등을 예상할 수 없었던 만큼 막대한 초과이익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1-24 13:4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