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가 친일 행적이 확인된 역대 도지사 4명에 대한 명단과 친일 행적을 경기도 누리집에 공개 한데 이어 경기도청 대회의실에 걸린 액자에도 친일 사실을 표기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누리집에 공개된 친일 행적이 확인된 1대 구자옥, 2대 이해익, 6대 최문경, 10대 이흥배 도지사 등 4명의 액자 하단에 친일행위를 표기했다. 앞서 도는 지난 13일 이들 역대 도지사의 명단과 친일사실을 경기도 누리집에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민족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구자옥 1대 지사(1946년 2월~1950년 7월 재임)는 친일논설을 발표하고 일제침략전쟁을 정당화한 행위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됐다는 내용이 표기됐다. 이해익 2대 부지사는 내무부 지방국장과 농림부장관을 역임(1950년 10월~1952년 9월)하며 중일전쟁 전시업무를 적극 수행하고, '지나사변(중일전쟁)공적조서'에 이름이 등재됐다고 밝혔다. 6대 최문경 지사(1960년 5월~1960년 10월)는 일본정부로부터 '기원2600년 축전기념장'을 받았으며, 10대 이흥배 지사(1963년 12월~1964년 7월)는 중일전쟁 전시업무를 적극 수행하고, '지나사변(중일전쟁)공적조서'에 이름이 등재된 사실이 표기됐다. 이재명 도지사는 앞서 "현재 일제 잔재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친일 인사에 대해선 (기념물을 없애기보다) 그 옆에 병기해 놓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지사를 한 것은 사실인데 친일행위로 사진을 떼어버릴 수도 없고, 그것이 왜곡일 수 있다"면서 "사진 옆에 친일사실에 대해 언제, 어떻게 했다 부기하자는 것이 실국의 의견이다. 시·군의 친일 잔재에 대해서도 옆에 병기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도는 친일 행위 논란이 된 이흥렬이 작곡한 경기도 노래 사용을 금지하고, 현재 대국민 공모를 추진하는 등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0-01-15 14:07:18[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동작구(을) 지역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 3.1절 100주년을 맞이해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동진 전 광복회 동작지회장과 함께 현충원을 참배하고, 현충원 내 친일파 명단과 행적 규명, 그리고 묘 이장을 촉구했다. 강희용 지역위원장은 "현재 국립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에 적지 않은 친일파가 묻혀있다"며 "관련 명단은 지난 2009년 대통령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발표한 것으로 상당히 신뢰도가 높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는 친일 행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사 7명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사들은 '조선인으로 조선인을 잡는다'는 목적으로 조직된 조선인 특수부대 '간도특설대'와 태평양 전쟁 당시 각종 친일 발언 등을 한 행적들이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후에 친일로 변절한 사람도 있고 잘못을 뉘우친 사람도 있어서 이런 사람들의 공과 실을 병행해서 규정해야 할지 아니면 잘못한 것 자체만을 따져야 할지, 이런 부분은 국민들의 총의를 구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 현재 현충원에 묻혀 있는 사람들은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는 친일파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고, 이미 안장된 자의 묘를 강제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대표발의,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제출돼 있지만 계류 상태다. 이에 강 위원장은 "친일파의 묘는 대부분 독립유공자 묘역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마치 독립유공자 묘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동작구 현충원에서부터 친일 청산을 시작해 정의로운 나라를 완성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충원 참배에는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 서정택 동작구의회 운영위원장, 최재혁 구의원과 민주당 동작구(을) 청년당원들이 함께 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19-03-02 15:23:51과거 친일 등의 행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들의 동상 및 행적 알림 팻말 설립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3일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기 제막식'을 열었다. 기획단은 이화여대 역사교육학과 2학년 정어진(21)씨가 친일 인사 동상이 교내에 설치됐다고 주장하며 올해 초 설립한 단체다. 기획단은 이날 김활란 동상 앞에 1000여 명 이화여대 학생들이 1000원씩 모아 제작한 알림팻말을 세웠다. 해당 알림팻말에는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 "김활란은 일제강점시 여성·교육계의 지도적 위치에 있으면서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확신시킨 바 있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김활란(1899~1970)은 1931년부터 1961년까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을 지냈으며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연합회(YWCA) 창설자이자 '한국 최초 여성박사' 여성운동의 선구자다. 그러나 김활란이 당시 학생들의 징병을 독려하는 등 친일 행적을 이어감에 따라 2008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친일인사로 등재됐다. 제막식에서 기획단장인 정씨는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여러 대학에 세워진 친일 인사 동상은 친일 인사에 대한 침묵의 연장선상에서 유지돼 왔다"며 "이러한 동상은 청산되지 못한 대한민국 친일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잔잔했던 연못에 조약돌이 던져졌다"며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기를 동해 친일 동상이 남아있는 여러 대학에 친일청산 움직임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부총학생회장은 "천여 명 넘는 이화인이 친일행적 알림팻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학교는 이 팻말이 철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교 측은 규정상 팻말 설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불허한 상태다. 이화여대 측은 "아직 건물명칭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며 "학교도 이에 대해 지켜보며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열린 '박정희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동상 기증식' 중 동상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몰려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좌승희 이사장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대통령기념관에 동상이 없는 곳이 없고 김대중, 노무현 기념관에도 동상이 있어야 제대로 된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박정희 동상 건립 의지를 보였다. 이에 반대 집회에 참가해 마이크를 잡은 한 마포 주민은 "박정희는 적폐 중 적폐다.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친일 청산을 못 해서"라며 "마포 주민뿐만 아니라 자손을 위해서 박정희 동상은 절대로 안된다"고 외쳤다. 박정희 대통령 지지자와 동상건립 반대 시민들간 갈등이 몸싸움으로 확대되자 경찰은 방어를 강화하고 채증을 시작하는 등 진압에 나섰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2017-11-13 14:18:13친일행적이 뒤늦게 밝혀져 독립유공자 서훈이 취소된 독립운동가 허영호 선생의 유족이 소송을 냈지만, 파기환송심까지 간 끝에 서훈 취소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행정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허 선생 유족이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1952년 작고한 허 선생은 1919년 3월 18일 동래군(현재 부산지역) 범어사에서 독립만세시위를 계획하고 독립선언문 등을 준비해 1919년 3월 18일 동래장터에서 독립만세시위를 주도했다. 이때 체포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른 공적이 인정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그러나 그는 2009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1005명의 친일행위자 명단과 그해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의 4389명 안에 포함됐다. 1937년 이후 불교잡지인 '불교신' '금강저널'에 일제의 이른바 내선일체와 침략전쟁을 적극 옹호하고 지지하는 내용의 논설을 여러 차례 기고했다는 이유였다. 그는 나중에 동국대 학장을 지내기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2010년 11월 허 선생의 서훈 취소를 결정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듬해 4월 유족에게 문서로 통보했다. 유족은 허 선생의 행적이 서훈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행위자 명단을 발표할 때 결정 내용을 유족들에게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서훈 취소권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전제, 국가보훈처장의 통보를 권한 없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고 서훈취소 처분을 무효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통령의 최종 결재가 대외적으로 표시돼 서훈 취소 처분의 효력이 발생했고, 국가보훈처장은 이를 유족에게 알려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서훈취소 처분은 객관적으로 성립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서훈이 수여될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친일행적이 밝혀졌으므로 망인의 행적이 서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제출한 소명자료가 제출돼 피고의 서훈 취소 심의에 반영됐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도 볼 수 없다"며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5-06-09 07:34:25독립유공자라고 해도 뒤늦게 친일행적이 드러났다면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3일 독립유공자 이항발의 자손이 국가보훈처와 대통령을 상대로 낸 독립유공자 서훈취소 처분 취소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는 "서훈취소 행위는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시행하는 통치행위이기는 하지만 사법심사를 자제해야할 정도로 고도의 정치성을 띤 행위라고 볼 수 없다"라며 원심 판단의 일부분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훈 수여 당시 드러나지 않은 친일행정이 새로 밝혀졌고, 그 사실이 서훈 심사 당시 밝혀졌더라면 모든 사실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공적을 인정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라면 "서훈공적이 거짓임으로 판명된 경우"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항발은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학계의 연구 끝에 이항발이 일제 식민정책에 적극 협력하는 단체인 백악회 창립멤버였고, 백악회를 확대 개편한 민우회 검사장을 맡는 등 자발적으로 주도적으로 친일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비록 독립운동에 가담한 공적이 있고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되지 않았다 해도 친일단체에 가담해 주도적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서훈을 취소했다. 그러자 이항발의 후손은 친일행적은 사실이 아니고 적극적·주도적·자발적 친일행위를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소송을 냈다. 이 사건 1·2심 재판부는 친일행적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있고, 서훈수여와 취소는 대통령이 국가원수 지위에서 시행하는 통치행위에 해당해 사법심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가운데 서훈수여와 취소도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며 원심의 일부를 파기하면서도 정당한 서훈 취소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2015-04-23 11:58:56교육부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12명 중 8명이 친일행적 논란이 있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3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최규동 전 서울대총장의 친일행적 논란에 불거지면서 교육부 '이달의 스승 선정위원회'는 국사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2곳의 전문연구 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12명 중 8명이 친일행적 등과 관련해 의문점이 있고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실여부 및 추가적 논란이 없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내달인 4월이 문제가 없다는 통보가 오면 예정대로 이달의 스승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5-03-22 20:46:39대법원이 친일 행적이 발견됐다며 독립유공자 서훈을 취소한 정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독립유공자 유족들이 낸 소송에 대해 서훈 취소를 무효로 판단한 하급심 판결을 잇따라 파기하면서 최종심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을사조약이 체결후 황성신문에 사설 '시일야방성대곡'을 실어 일제를 규탄한 고 장지연 선생 유족이 독립유공자 서훈취소 결정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장지연 선생은 1962년 독립 유공자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지만 말년에 친일 신문에 일제 식민정책을 미화·장려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서훈이 취소됐다. 유족들이 반발해 낸 행정소송에서 1·2심은 서훈 취소권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전제, 국가보훈처장의 통보를 권한 없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고 서훈취소 처분을 무효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통령의 최종 결재가 대외적으로 표시돼 서훈 취소 처분의 효력이 발생했고, 국가보훈처장은 이를 처분의 상대방(고인)이 아닌 유족에게 알려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이에 앞서 애국계몽운동을 주도한 김홍량 선생, 동국대 학장을 지낸 허영호 선생의 유족들도 같은 이유로 서훈이 취소되자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같았다. 이 사건 역시 1·2심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지난달 사건 모두를 파기 환송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4-10-12 10:09:34유정천리, 단장의 미아리 고개, 아빠의 청춘, 울고넘는 박달재 등 수많은 전통가요 대표곡의 가사를 쓴 국내 가요계의 독보전 존재 반야월 선생(93세·본명 ‘박창오’)이 9일 자신의 일제시절 강요에 못이겨 이뤄진 친일 행적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반 선생은 9일 한나라당 이주영(경남 마산)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초청 간담회에서 “가수 1세대 중 저 혼자 남았다. 활동이 같이한 58명의 동료 작사가·작곡가·가수는 모두 지하에 잠들어 있다”고 한 뒤 “그때(일제강점시대)는 어떻게 할수 없었고,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다. 정말 유감이다. 지금도 (그때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제 말기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 강요에 의해 가사를 개작할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의 고뇌를 솔직담백한 어조로 밝혔다. 반 선생은 “일제 말기 상황은 전시체제였고, 온갖 강압과 굴욕이 강요된 시대였으며 예술가들이 양심적으로 일제에 협력한 경우는 없었으며 대부분 마지못해 협력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군국 가요 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잘못된 길로 내몰아졌다면 그분들께 폐를 끼친 만큼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친일 행적의 과(過)보다는, 국가를 위해 공(功)이 많은 훌륭한 분들이 많다”며 “그들을 함부로 외면해선 안 되며 이제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솔직한 평가를 통해 용서와 화합의 길을 열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친 딸이자 가수인 박희라 한국전통가요사랑뿌리회 여성회장은 “당시 작가적 책임감과 레코드 취입, 노래 녹음 등을 차질없이 하기 위해선 많은 가수들을 보호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이주영 의원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굴곡의 역사의 중심에서 마지못해 한 일이었지만 많은 후회와 유감, 용서를 빈 반 선생의 고백을 존중한다”면서 “이젠 용서와 화해의 길로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 선생은 1917년 마산 출신으로 ‘진방남’이란 이름으로 가수활동을 한 바 있으며 ‘이별의 부산정거장’과 ‘굳세어라 금순아’ 등을 작곡한 고 박시춘 선생, ‘목포는 항구다’를 부른 가수 고 이난영 씨와 더불어 한국 가요 1세대를 대표하는 ‘3대 거성’으로 일컬어진다고 이 의원측 은 전했다. 반 선생은 일제 강점시절인 1939년 태평레코드 전속 가수로 활동할 당시, 일본이 농민과 가난한 소작농들을 침탈해 만주로 강제 이민을 보내자 ‘못살아 버린 고향 쫓겨난 그 고향을, 가슴에 안고 가네, 기적도 울고 가네’라는 내용의 ‘새 고향 북경차’ 노래의 가사를 지었고, 결국 이 때문에 일본 측으로부터 ‘저항가요’로 낙인이 찍혀 많은 고초를 겪은 바 있다. 또 꽃마차, 만리포사랑, 무너진 사랑탑, 산장의 여인, 소양강처녀, 내고향 마산 등이 잘 알려진 곡이며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5000여곡의 노래를 작사하고 가장 많은 히트곡을 낸 작사가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자신이 지은 노래의 가사를 지금까지도 전부 기억할 만큼 뛰어난 기억력을 소유하고 있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2010-06-09 14:07:06[파이낸셜뉴스] 10여 년 전 친일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이에 국가가 친일파들의 행적을 조사한 뒤 이들이 일제 때 축적한 땅을 환수했는데 이 중 최소 12건이 수의 계약 형태로 친일파 후손들에게 다시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일병합 가담' 고영희... 예산 땅 환수했지만 후손이 재매입 '특혜' 2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뒤늦게 친일재산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고영희 일가 땅 44만㎡가 차례로 국가에 환수됐다. 일제 침탈기 시절 지금의 기재부 장관급인 고영희는 한일병합에 가담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작위와 10만엔, 현재 가치 25억여 원을 하사받았다. 아들 때엔 자작에서 백작으로 승급하는 등 4대에 걸쳐 일제에 협력하고 부를 축적했다. 그런데 15년 전 환수된 충남 예산 땅 부지에 있는 창고 세 동은 환수 대상에서 빠졌다. 일제 침탈 시기 얻은 재산이란 점을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현재 창고 세 동 가운데 두 동은 사실상 형태만 남아 있고, 한 동은 초목에 뒤덮여 방치돼 있다. 그런데 지난달 창고용지 세 필지, 1천400㎡를 친일파 고영희의 직계 후손이 7천600여만 원에 되사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넘어갔는데, 후손 고씨 명의 창고가 땅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땅을 되팔기 좋게 사실상 특혜를 준 것이라는 게 친일파 재산조사에 참여했던 전직 조사관의 반응이다. '친일파 신우선' 고양시 임야도 17살 후손이 싼값에 수의계약 또 친일파 신우선의 친일재산으로 2009년 환수된 경기도 고양시 임야 역시 2년 만에, 당시 신우선의 17살 후손에게 수의 계약으로 4백여만 원에 팔렸다. 이번엔 묘소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정작 후손 신 씨는 몇 년 뒤 3천700만 원, 9배 비싼 값에 팔아 치웠다. 지난 2009년부터 수의 계약으로 팔린 친일 귀속재산 3백41건을 전수 조사결과 최소 친일파 7명의 재산 12필지, 1만3천여 제곱미터가, 건물과 묘소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후손에게 다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보훈부는 문제점을 인정 "친일파 자손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매수자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21 08:14:28제79주년 8·15 광복절 행사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이 심화하면서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개최 기념식으로 쪼개서 치러진다. 대통령실의 건국절 추진설 일축에도, '뉴라이트 논란'의 김 관장에 대한 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들은 정부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광복절이 이념과 노선의 정치적 입장 차이로 둘로 쪼개져 치러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인사들은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주최 광복절 기념식 참석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압박에 나서는 등 갈수록 정쟁 양상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독립유공자 후손 10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건국절 관련 언급은 피한 채, "저와 정부는 자유의 가치를 지키며 발전시켜온 선조들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선조들로부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을 물려받았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나라'를 꿈꿔 왔던 독립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또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켰던 영웅들이 있었다"면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조국의 번영을 이끌었던 위대한 지도자와 국민들이 있었다"고 강조, '자유'를 거듭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 키워드도 '자유'와 '통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와 북한 비핵화, 북한 주민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 방향성을 담은 새로운 통일 담론 제시로 이번에 쪼개진 광복절 경축식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김 관장 임명 철회를 거듭 주장하며 정부 주최 경축식 불참을 고리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밝은 미래를 설계하자는 당초 취지가 거대 야권의 정치적 몽니로 심하게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효창공원 내에 독립운동가의 묘역이 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이 참석해 참배할 예정"이라며 "백범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며, 광복회의 입장이 있기에 당 차원이 아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야권은 장내외 반발 투쟁에 돌입하며 대(對)정부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는 국회 계단에서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규탄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각 당 의원 전원과 소속 보좌진, 시민단체 등이 참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3·1절 망언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윤석열 정권은 임기 내내 집요하게 친일 행적으로 일관했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는 모욕하고 매국과 독재의 길로 향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향후 결의안 통과 등의 입법과 소관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 국정감사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최아영 기자
2024-08-14 18: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