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음악 저작물을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를 조사하고 이용 허락 계약을 체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을 '뮤직 카피라이트 클리어런스 에이전시(Music Copyrights Clearance Agency)'라고 부른다. 넷플릭스 국내 콘텐츠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이들. 과연 이들은 누구일까.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에이전시 리웨이뮤직앤미디어의 이예지 선임 매니저와 유지수 매니저를 [fn★피플]이 만나봤다. [fn★피플]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를 만나다 ①에 이어 Q.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작권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예지: 많은 사람들이 저작권을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작권법은 창작자뿐만 아니라 보다 훨씬 많은일반 사용자들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이고, 저작자와 이용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여 원활한 승인 과정을 거치면 더욱 다양하고 좋은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저작권법에 대해서 이용자도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창작자도 잘 모른다는 점이에요. 저희 둘은 작곡가와 연주자로 처음 음악에 발을 들였어요. 실용음악과에서 작곡과 피아노를 전공하였지만 실제로 저작권법을 배우고 음악 저작권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게 된 것은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예요. Q.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이 일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유지수: 실용음악과에 진학할 때는 '나도 작곡가가 되겠지'라고 마냥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졸업을 앞두고서는 작곡가가 되는 것 말고 음악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입시생 때부터 곡을 쓰고 음악 작업을 해 온 것에 약간 지친 상태였고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기획사나 음원 유통사 입사를 목표로 준비했어요. 이예지: 저도 어떻게든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게 저의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전업 연주자가 되는 것을 갈망했지만 어느 순간 그럴 만한 능력이 있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음악 곁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음원 유통과 음악 저작권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Q. 진로를 변경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유지수: 실용음악과를 다니던 학생들이 다른 길로 노선을 바꾸면 '너도 결국 음악 포기했구나'라고 쉽게 말하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보았어요. 그런 말들은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하는 자기 자신에게도 '맞아. 나는 결국 음악 포기했어'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대학교의 실용음악과에서 꼭 곡을 쓰고 연주하는 직업이 아니어도 음악과 관련한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해주고, 창작자와 실연자가 아니라 다른 직업을 선택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일을 하고 있는 건 재미와 보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어느 날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다면 그때 새로운 목표를 세워볼 수도 있겠죠. 다행히 지금은 저와 잘 맞는 일을 하면서 만족하고 있어요. Q. 그럼 언제부터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를 시작했나요? 이예지: 저희 회사는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외에도 디지털 음원 유통, 작가 매니지먼트 등의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어요. 입사하고 처음에는 디지털 음원 유통 위주의 업무를 맡았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많이 듣고, 리스너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는 입사 후 1년 정도 후에 시작하였는데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 저작인접권 등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들이 많아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것 같아요. Q. 저작권 클리어런스 작업을 위해서는 많은 전문 지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지수: 특히 요즘은 새로운 매체도 많이 생기고 있고 글로벌 시대인 만큼 해외 저작권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전문적인 지식을 더 쌓는 것이 업무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저는 작년에 지식재산권법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하였어요.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언젠가 학교에서 배운 전문지식이 업무에도, 제 자신에게도 꼭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이예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실무에 투입되었기 때문에 실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끝없는 공부가 필수인 것 같습니다. 입사하고 배운 것도 많고 업무를 진행하며 매일 저작권에 대해서 익히고 있지만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할 필요도 있죠. 원래는 저도 저작권법을 공부하려 했는데 회사 대표님의 권유로 지금은 경영학과에 편입하여 전반적인 경영지식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에 필요한 능력이나 기술이 있을까요? 이예지: 능력이나 기술보다도 저작권에 대한 관심,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작품을 진행할 때마다 꼭 새롭게 경험하는 것들이 생기고, 매번 어렵더라도 해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찾기 어려운 저작자 정보가 나올 때까지 검색하고 그 정보가 확실한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는 끈질김, 이용자와 권리자 사이를 조율하여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만드는 대화의 기술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얻은 능력이에요. Q.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 외에도 많은 업무를 소화하고 계신 것 같아요. 유지수: 회사에서는 여러 가지 비즈니스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연차가 쌓일수록 바빠지지만 동시에 음악 분야의 전반적인 지식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직원들이 전반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한 가지 일만 담당하지 않고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5명의 MZ세대 여성 스태프들이 디지털 음원 유통과, 작가 매니지먼트,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분야 전반에 걸쳐 일하고 있어요. Q. 90년대생 여성 스태프들이 모인 곳은 어떤 분위기인가요? 이예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스태프들끼리만 모여 회의를 갖습니다. 업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지만 요새 관심사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 쉬는 시간의 개념이에요.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하고 공통으로 관심 있는 분야가 많아서 자유롭게 나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업무에 반영되기도 하고요. 요즘은 MBTI 성격유형검사가 자기소개의 일환이 되었잖아요. 저희도 MBTI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각자의 성향을 파악하니 서로의 일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성격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지수: 때로는 일하는 여성으로서 가지고 있는 고민을 나누기도 합니다. 음악 저작권 업계는 다른 분야보다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저희와 함께 소통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타사에도 여성 과장님, 여성 팀장님, 여성 대표님 등의 선배님들이 계세요. 원하는 곳에서 더 오래 일하기 위해, 일과 개인적인 삶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이 많은데 주변에 그런 분들이 계시니까 보고 배우는 점이 많죠. 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시작과 동시에 입사를 해서 미팅 경험이 적은데 상황이 더 나아지면 업계의 많은 선배님을 직접 뵙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이예지: 클라이언트와의 계약 때문에 구체적인 작품명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지난해부터 작업해온 OTT작품과 영화 작품의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마무리 짓고 납품을 기다림과 동시에 다른 작품들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국내 콘텐츠의 성장에 따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이어 국내 OTT 서비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뮤지션과 권리자분들에게 왓차, 티빙, 시즌,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서비스 그리고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새로 선보인 애플TV, 디즈니 플러스 등 이 모든 플랫폼들이 생소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업무 진행과 안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요. 제작사 또한 새로운 OTT 서비스 내에서 음악 저작물을 이용하는 절차를 어려워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저희도 뮤지션과 권리자, 제작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자 더욱 열심히 연구하여 업무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유지수: 저도 광고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서비스 작품 경험을 더 쌓고자 합니다. 요즘은 저작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 중국과 기타 아시아 시장의 저작권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엄청난 산업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분들이 계신다면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가까운 미래에 저작권산업 쪽 인력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거라 꼭 법대가 아니더라도 실용음악학과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학생들을 위한 실용적인 저작권 교육 과정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실무 경험과 학업을 바탕으로 많은 이용자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저작권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jisoomovie@fnnews.com 박지수 기자 사진=리웨이 뮤직앤미디어
2022-05-27 12:55:37이제 명실공이 글로벌 주요 콘텐츠 강국으로 올라선 대한민국. 최근 한류 열풍의 주인공은 'K-콘텐츠'다. 더 이상 미사여구가 필요 없을 BTS는 물론,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예를 얻은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넷플릭스 전 세계 드라마 순위 최상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K-콘텐츠'는 글로벌 무대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다. 이러한 넷플릭스 국내 콘텐츠 엔딩 크레딧에 독특한 이름이 등장한다. 바로 '뮤직 카피라이트 클리어런스 에이전시(Music Copyrights Clearance Agency)'다.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에이전시 리웨이뮤직앤미디어에서 다양한 광고와 영화, OTT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승인을 책임지고 있는 이예지 선임 매니저와 유지수 매니저를 [fn★피플]이 찾았다. 이들은 음악 저작권 분야의 전문가이자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로 불리며 맹활약 중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예지: 안녕하세요. 리웨이뮤직앤미디어의 5년 차 선임 매니저 이예지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 '기아' 등의 광고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매년 진행하고 있고요, 방송작품 중에서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과 '백스피릿'에 참여했습니다. 유지수: 안녕하세요. 저는 리웨이뮤직앤미디어에서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와 해외 라이센싱을 담당하고 있는 3년 차 유지수 매니저입니다. 이예지 선임 매니저님과 함께 다양한 광고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담당하고 있고요. 현재 몇몇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와 극장 영화 작품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예지: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는 영화, 드라마, 광고에 삽입되는 음악 저작물을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음악은 다른 예술분야보다 저작권이 훨씬 복잡한 편이에요. 예를 들어 곡은 하나인데, 저작권자는 작곡/작사가, 가창/연주자, 음반회사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각 그룹은 다시 또 여러 명의 저작자들이 있기 마련이에요. 이 모든 저작권자들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아야합니다. 저작권을 해결하지 못해 음악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소송에 휘말리는 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음악 저작권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사용 승인 과정이 쉬운 곡들은 제작사와 광고주 측에서 직접 진행합니다. 하지만 저작자 파악이 어렵거나, 국내에 저작권사가 없는 음악은 저희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고, 특히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는 요즘은 음악 저작권 승인 업무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곳이 많아요. Q. 음악 저작권을 승인 받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유지수: 영화, 드라마, 광고 등 모든 콘텐츠는 음악 저작물을 사용하기 위해 저작자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국내외 음악 모두 먼저 해당 음악의 저작자를 파악하고 사용 조건에 대해 안내한 뒤 사용 승인료를 협상해요. 이후 저작권 승인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합니다. 모든 콘텐츠는 상황에 따라 삽입하는 음악이 달라질 수 있어서 한꺼번에 여러 후보 곡을 조사하고 다수의 저작자에게 연락을 취하기도 합니다. 콘텐츠에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해 드릴 때도 있어요. Q. 광고와 영화, 드라마에 어울리는 음악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예지: 광고 음악과 영화, 드라마의 배경음악은 저작권 승인 절차도 조금 다릅니다. 광고는 제품 출시에 맞춰서 급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영화와 드라마는 크랭크업과 동시에 음악 저작권 승인을 진행하기 때문에 광고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광고에는 저작권 승인이 비교적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음악을, 영화, 드라마 등에는 공간과 시간 배경, 장면에 잘 어울리는 음악을 중심으로 추천해 드리죠. Q. 성향에 따라 처리하는 업무 분야도 다르겠네요. 이예지: 저는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더라도 납품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가 조금 더 마음이 편해요. 처음부터 천천히 살펴보고 실수가 있진 않나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니까요. 유지수: 저는 오히려 광고 음악을 진행할 때의 빠른 속도감을 즐기는 편입니다. 광고는 빠르게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진행하고 다음을 생각할 수 있는데 영화나 드라마는 납품을 기다리며 업무를 진행하는 시간이 오히려 불안하더라고요. 하지만 광고 음악과 영화, 드라마 음악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의 클리어런스 작업을 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회의를 통해 작품을 분배하고 서로 질문하고 연구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진행했던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이예지: 제가 진행했던 건 중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백스피릿'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선 콘텐츠를 제작하는 PD님들과 처음으로 직접 소통하며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진행했어요. 해당 시리즈는 K-POP 음악 콘텐츠가 아님에도 음악 콘텐츠인 것처럼 정성을 들여 선곡해주시고, 곡의 수량도 음악 예능만큼이나 많이 사용하셨거든요. 총 22곡의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진행했었고 정말 많은 권리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콘텐츠예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는 최근 들어 많이 생겨나고 있고 그 파급력도 엄청나지만 대다수의 뮤지션, 권리자분들에게 익숙한 매체는 아니에요. 그래서 저작권 클리어런스를 진행할 때 사용 조건과 계약서 세부 내용에 대해 더욱 자세히 설명해 드리려고 노력했고 제작사와 권리자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여 최종 사용 승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또한 콘텐츠를 제작하시는 PD님들이 가지고 계신 열정과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어서 저도 더욱 성심성의를 다해 진행했던 작품입니다. Q. 클리어런스를 진행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요? 유지수: 작년 한 해 동안 저희가 진행했던 광고, 영화, 드라마가 72편이었어요. 작품에 사용된 총 곡수는 무려 100곡이 넘구요. 일할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내가 이만큼 열심히 일했구나 싶기도 하고, 가족들과 TV를 볼 때 제가 진행했던 광고들이 연이어 방송되면 뿌듯해하며 '이거 내가 한 거야'하고 자랑하기도 해요. 찾기 힘들었던 저작자의 연락처를 파악해 연락이 닿아 승인을 받았을 때, 저작권 승인 절차에 어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저희에게 저작권 관련 상담을 요청하실 때, 진행 과정을 정확하게 설명해 드리고 제가 도움이 됨과 동시에 저도 그 분야의 새로운 배움을 얻었을 때 제일 보람을 느낍니다. [fn★피플]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 인터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jisoomovie@fnnews.com 박지수 기자 사진=리웨이 뮤직앤미디어
2022-05-27 12:52:56역대급 폭염이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골퍼들 마음에 불을 지피는 계절이 돌아왔다. 골프웨어 브랜드의 가을·겨울(FW) 시즌 채비도 분주하다. 일찌감치 가을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라운드 채비에 나선 골퍼 공략에 나선 가운데 기록에 영향을 주는 사소한 변수까지 고려한 고기능성의 제품이 인기다. 코로나19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영골퍼'들이 빠져나가고 진정성 높은 '찐골퍼'들이 남은 시장에서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의 정체성을 살린 브랜드가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급소재가 돋보이는'올드머니룩'3일 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 골프웨어는 진성골퍼를 겨냥해 라운드의 격을 한층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컨셉트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최근 진성골퍼 위주로 골프웨어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골프 본질에 집중해 고급 소재로 차별화하거나, 퍼포먼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고기능성 의류를 선보이는 추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드머니 룩의 열풍은 골프웨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올 가을에는 '얌전한', '조용한' 뜻의 프랑스어에서 파생된 단어이자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드뮤어(Demeur)'룩까지 합세하며 차분하고 절제 있는 디자인이 대세다. 군더더기를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에 고급 소재를 사용해 본연의 질감과 컬러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먼싱웨어의 가을 신제품 '에어 컬렉션'은 핵심은 최고급 소재이다. 신제품 스웨터는 150여년 역사를 지닌 스코틀랜드의 '토드앤던컨' 캐시미어 100%를 사용했다. 최고급 품질의 원사를 촘촘히 직조해,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다. 청정수로 가공, 염색을 거쳐 선명한 컬러감을 오래 유지하며 고급스럽다. LF의 '닥스골프'는 고급 소재와 절제된 디자인을 강조하는 '인헤리턴스 라인'을 출시했다. 이탈리아 최고급 원단과 모노톤 컬러를 주력으로 고기능성을 갖췄고, 군더더기를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영국 왕실에서 수여받은 로열 워런트 문장을 사용해 클래식함을 강조했고, 메인 라벨은 봉제선 대신 열로 접착시키는 핫멜트(hot-melt) 기법을 적용했다. 르꼬끄골프의 '르 탠다드 스웨터'는 실용성을 강조한 단정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드뮤어' 룩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핑크, 레드, 라이트블루 등 밝은 컬러로 젊은 골퍼 취향을 겨냥했다. 가을 신제품은 계절감을 반영해 일교차 심한 간절기에 적합하도록 스웨터, 가디건, 후드 티셔츠, 베스트 등 기온에 따라 입고 벗기 편한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섬유간 마찰음 줄인 고기능성 제품 퍼포먼스에 진심인 골퍼들을 위한 고기능성 제품도 눈에 띈다. 데상트골프는 스윙을 업그레이드하는 '사일런스 자켓'을 출시했다. 사일런스 자켓은 섬유간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최소화에 주력한 제품이다. 우븐 소재 표면을 최대한 편평한 플랫 형태로 직조해 옷의 마찰음을 줄인 기술을 접목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사소한 변수도 방지했다. 덕분에 스윙 모션 중 몸 판, 옆구리, 팔꿈치 등을 스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했다. 촉감도 부드러워 착용감이 우수하다. 이외에 스윙 몰입도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능성도 갖췄다. 고기능성 옥타 원단 안감을 사용해 보온성을 극대화했다. 한성에프아이의 감각적인 퍼포먼스 골프웨어 '레노마골프'는 간절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 위주의 가을 컬렉션을 준비했다. 특히 팀 레노마 선수들도 필드 위에서 플레이 할 때나 운동, 훈련 시에도 다양하게 착용하며 만족한 것으로 알려져 기능성을 입증했다. '디오픈 기모 우븐 배색 후드 티셔츠'는 등판의 로고 프린팅과 밑단 우븐 배색의 셔링 디테일로 포인트를 더했다. 보온성이 좋고 신축성이 우수해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부터 겨울까지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로고 반집업 티셔츠'는 가슴 부분 가로 절개에 로고로 포인트를 준 반집업 티셔츠로 스트레치 기능이 뛰어나 필드나 야외활동 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세련美 살린 개성 넘치는 스트리트 감성필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골프웨어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말본골프는 글로벌 브랜드 코카-콜라와 협업한 '말본골프X코카-콜라' 컬렉션을 한정 출시했다. 말본골프 고유의 위트와 코카-콜라 한 모금의 짜릿함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스트리트 감성의 파격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화려하고 과감한 아트워크, 양사 브랜드 핵심 컬러와 레터링 로고를 다양하게 변주해 개성을 더했다. 특히 선선한 가을에 활용도 높은 '말본X코카-콜라 도산 프린트 자켓'은 양사의 로고 레터링이 단박에 시선을 끌고 블랙과 레드, 화이트 등 컬러를 대비했다. 뒷면은 코카-콜라 대표 카피 중 하나인 '그 언제나 상쾌한 맛' 여덟 글자로 레트로한 감성과 키치함을 더했고, 코카-콜라 고유의 컨투어 보틀 실루엣을 상징하는 라인과 팝아트 감성의 인물화를 조합해 힙하게 연출했다. 허리와 소매 부분에 고무 밴딩 설계로 착용시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선사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스트리트 골프 브랜드 '골든베어'는 필드와 일상을 아우르는 '빅토리베어' 캡슐 컬렉션(사진)으로 MZ골퍼들을 공략한다. 기존 골든베어의 메인 심볼이 버킷햇을 쓴 곰 캐릭터였다면 빅토리베어는 승리의 포효를 하는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표정의 새로운 심볼이다. 골든베어 만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반영했다. 그린, 옐로우, 블루와 같은 산뜻한 색상을 필두로, 캐주얼한 디자인을 제안한다. 골든베어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자 베스트셀러인 스셔츠는 이번 시즌 크롭부터 스윙이 편안한 레글런, 여유로운 오버사이즈 타입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03 18:34:43[파이낸셜뉴스] 역대급 폭염이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골퍼들 마음에 불을 지피는 계절이 돌아왔다. 골프웨어 브랜드의 가을·겨울(FW) 시즌 채비도 분주하다. 일찌감치 가을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라운드 채비에 나선 골퍼 공략에 나선 가운데 기록에 영향을 주는 사소한 변수까지 고려한 고기능성의 제품이 인기다. 코로나19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영골퍼'들이 빠져나가고 진정성 높은 '찐골퍼'들이 남은 시장에서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의 정체성을 살린 브랜드가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급소재 위주 '올드머니 룩' 주목 3일 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 골프웨어는 진성골퍼를 겨냥해 라운드의 격을 한층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컨셉트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최근 진성골퍼 위주로 골프웨어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골프 본질에 집중해 고급 소재로 차별화하거나, 퍼포먼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고기능성 의류를 선보이는 추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드머니 룩의 열풍은 골프웨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올 가을에는 '얌전한', '조용한' 뜻의 프랑스어에서 파생된 단어이자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드뮤어(Demeur)'룩까지 합세하며 차분하고 절제 있는 디자인이 대세다. 군더더기를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에 고급 소재를 사용해 본연의 질감과 컬러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먼싱웨어의 가을 신제품 '에어 컬렉션'은 핵심은 최고급 소재이다. 신제품 스웨터는 150여년 역사를 지닌 스코틀랜드의 '토드앤던컨' 캐시미어 100%를 사용했다. 최고급 품질의 원사를 촘촘히 직조해,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다. 청정수로 가공, 염색을 거쳐 선명한 컬러감을 오래 유지하며 고급스럽다. LF의 '닥스골프'는 고급 소재와 절제된 디자인을 강조하는 '인헤리턴스 라인'을 출시했다. 이탈리아 최고급 원단과 모노톤 컬러를 주력으로 고기능성을 갖췄고, 군더더기를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영국 왕실에서 수여받은 로열 워런트 문장을 사용해 클래식함을 강조했고, 메인 라벨은 봉제선 대신 열로 접착시키는 핫멜트(hot-melt) 기법을 적용했다. 르꼬끄골프의 '르 탠다드 스웨터'는 실용성을 강조한 단정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드뮤어' 룩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핑크, 레드, 라이트블루 등 밝은 컬러로 젊은 골퍼 취향을 겨냥했다. 가을 신제품은 계절감을 반영해 일교차 심한 간절기에 적합하도록 스웨터, 가디건, 후드 티셔츠, 베스트 등 기온에 따라 입고 벗기 편한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두께감이 적당해 아우터가 두꺼워졌을 때 이너웨어로 입더라도 퍼포먼스에 제약이 없다. ■옷 마찰음 차단하는 '고기능성' 퍼포먼스에 진심인 골퍼들을 위한 고기능성 제품도 눈에 띈다. 데상트골프는 스윙을 업그레이드하는 '사일런스 자켓'을 출시했다. 사일런스 자켓은 섬유간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최소화에 주력한 제품이다. 우븐 소재 표면을 최대한 편평한 플랫 형태로 직조해 옷의 마찰음을 줄인 기술을 접목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사소한 변수도 방지했다. 덕분에 스윙 모션 중 몸 판, 옆구리, 팔꿈치 등을 스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했다. 촉감도 부드러워 착용감이 우수하다. 이외에 스윙 몰입도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능성도 갖췄다. 고기능성 옥타 원단 안감을 사용해 보온성을 극대화했다. 한성에프아이의 감각적인 퍼포먼스 골프웨어 '레노마골프'는 간절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 위주의 가을 컬렉션을 준비했다. 특히 팀 레노마 선수들도 필드 위에서 플레이 할 때나 운동, 훈련 시에도 다양하게 착용하며 만족한 것으로 알려져 기능성을 입증했다. '디오픈 기모 우븐 배색 후드 티셔츠'는 등판의 로고 프린팅과 밑단 우븐 배색의 셔링 디테일로 포인트를 더했다. 보온성이 좋고 신축성이 우수해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부터 겨울까지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로고 반집업 티셔츠'는 가슴 부분 가로 절개에 로고로 포인트를 준 반집업 티셔츠로 스트레치 기능이 뛰어나 필드나 야외활동 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일상에서도 세련된 스타일 필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골프웨어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말본골프는 글로벌 브랜드 코카-콜라와 협업한 '말본골프X코카-콜라' 컬렉션을 한정 출시했다. 말본골프 고유의 위트와 코카-콜라 한 모금의 짜릿함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스트리트 감성의 파격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화려하고 과감한 아트워크, 양사 브랜드 핵심 컬러와 레터링 로고를 다양하게 변주해 개성을 더했다. 특히 선선한 가을에 활용도 높은 '말본X코카-콜라 도산 프린트 자켓'은 양사의 로고 레터링이 단박에 시선을 끌고 블랙과 레드, 화이트 등 컬러를 대비했다. 뒷면은 코카-콜라 대표 카피 중 하나인 '그 언제나 상쾌한 맛' 여덟 글자로 레트로한 감성과 키치함을 더했고, 코카-콜라 고유의 컨투어 보틀 실루엣을 상징하는 라인과 팝아트 감성의 인물화를 조합해 힙하게 연출했다. 허리와 소매 부분에 고무 밴딩 설계로 착용시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선사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스트리트 골프 브랜드 '골든베어'는 필드와 일상을 아우르는 '빅토리베어' 캡슐 컬렉션으로 MZ골퍼들을 공략한다. 기존 골든베어의 메인 심볼이 버킷햇을 쓴 곰 캐릭터였다면 빅토리베어는 승리의 포효를 하는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표정의 새로운 심볼이다. 골든베어 만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반영했다. 그린, 옐로우, 블루와 같은 산뜻한 색상을 필두로, 캐주얼한 디자인을 제안한다. 골든베어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자 베스트셀러인 스셔츠는 이번 시즌 크롭부터 스윙이 편안한 레글런, 여유로운 오버사이즈 타입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03 13:18:57국립한글박물관은 소장 희귀자료인 신상옥 감독의 1963년도 영화 '강화도령' 홍보전단지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전단지에는 시나리오와 홍보 문구, 카피라이트 방식, 외래어 표기 등 60년대 우리말과 광고언어의 모습이 담겼다. 홍보전단지는 신 감독이 설립한 영화사 신필름에서 제작됐으며, 안양박물관의 기획전시 '안양각색: 안양에 이르다'에서 먼저 공개된다. 신필름의 로고 및 삽화와 함께 '촬영소 뉴스'를 제목으로 총 3장 분량인 국한문혼용 인쇄지로 구성됐다. 첫 장에는 철종을 조명한 영화 '강화도령'에 대한 간략한 해설이 나와있다. 제작진을 '스탶(스테프)', 출연진을 '캬스(캐스팅)'로 지칭해 소개한 내용도 포함됐다. 두 번째 장에서는 전체 줄거리를 자세히 소개했고, 세 번째 장에는 영화 홍보 문구가 쓰였다. 국립한글박물관 측은 "앞으로도 귀한 한글 문화유산을 적극 수집·발굴해 전시·교육·행사 등을 통해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7-18 10:34:49[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한국조폐공사는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공식 기념메달 2차’를 국내외 동시 출시했다. 국내는 이달 1~15일 해외는 10월 2일까지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이번에 출시하는 기념메달에는 방탄소년단 초상이 담겼다.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와 신기술도 적용했다. 제작 수량도 금메달 2000장, 은메달 4만9000장 글로벌 한정판으로 희소하게 제작된다. 금메달은 전 멤버의 전신을 표현하기 위해 A5사이즈 포스터 형태를 최초로 적용했다. 앞면은 멤버의 전신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10 마이크로미터(μm, 1/100㎜)의 미세한 선으로 조각했다. 방탄소년단 로고와 ‘10th Anniversary’, 민트마크를 새겼으며 배경에는 화폐에 적용하는 보안패턴과 미세문자를 넣었다. 미세문자로는 방탄소년단을 대표하는 10곡(No More Dream·상남자 (Boy In Luv), I NEED U, 피 땀 눈물, 봄날, FAKE LOVE, ON, Dynamite, Butter, Yet To Come (The Most Beautiful Moment)를 각인했다. 뒷면에는 보안패턴과 방탄소년단 로고, 한국조폐공사 기업이미지(CI)와 카피 라이트(Copy right)를 배치했다. 은메달은 세계적 아티스트가 된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에 헌정하기 위해 CD사이즈의 음반형태를 최초로 적용했다. 메달 앞면에는 개별 멤버의 얼굴을 화폐보안기술인 선화기법을 적용해 새겼고, 얼굴형, 표정, 눈매와 머리카락까지 모든 디테일을 사실적이면서 아름답게 조각했다. 테두리에는 '10th Anniversary'와 일곱 멤버의 활동명을 새겼다. 은메달 배경에는 금메달에 적용한 대표곡 10곡에 더해 초상의 옷 깃 부분에 'BTS', 각 멤버 활동명('RM', 'Jin', 'SUGA', 'j-hope', 'jimin', 'V', 'Jung Kook')을 추가로 각인해 숨겨진 미세문자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제공했다. 뒷면에는 보안패턴과 방탄소년단 로고, 한국조폐공사 CI와 카피 라이트를 배치했다.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은 금메달(Au999, 33g, 210×148㎜) 490만원, 은메달(Ag999, 12.6g, 120㎜) 22만원이다. 국내에서는 이달 1일 오전 11시부터 15일 오후 5시까지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위버스샵, 더현대닷컴, 현대H몰, 풍산화동양행, 신한은행에서 판매된다. 해외에서는 위버스샵(일본), G마켓 글로벌 사이트(42개국) 및 주요 국가별 딜러(미국 Panda America, 싱가폴 Singapore Mint, 일본 Taisei, 유럽 Power Coins)를 통해서 10월 2일 오후 5시까지 판매된다. 특히 이번 판매기간 동안에는 지난해 12월 출시, 역대 기념메달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한 1차 기념메달도 한정수량 범위 내에서 한국조폐공사 쇼핑몰과 위버스 샵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별한 디자인과 신기술이 적용된 이번 기념메달 메이킹 영상은 한국조폐공사 SNS 및 HYBE Merch SNS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기념메달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공간도 마련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GATE2)과 한국조폐공사 오롯디윰관에서는 예약판매 기간 동안 기념메달을 전시할 예정이다. 조폐공사는 2차례에 걸쳐 판매하는 기념메달 수익금 일부를 유니세프에 후원할 계획이다. 반장식 조폐공사 사장은 “이번 기념메달은 데뷔 10주년을 맞는 방탄소년단의 초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디자인했다”며 “아티스트의 위상에 걸맞는 신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10주년의 의미와 가치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3-09-01 14:21:00【파이낸셜뉴스 동해=김기섭 기자】 가을이 시작되는 9월 강원 동해시 곳곳에서 다채로운 가을 축제가 열린다. 28일 동해시에 따르면 9월 시작과 함께 1일 오후 7시30분 동해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가을밤 낭만 콘서트가 개최된다. 이 행사에는 국내 최정상급 인기 트로트가수 김연자를 비롯한 바리톤 고성현 등이 출현한다. 2일 오전 10시부터는 동해 부곡동 수원지 일대에서 120여 종의 전통주를 전시하는 아리울 전통주 갤러리, 막걸리(낙천, 더담, 송정) 광장 운영, 국가무형문화재 144호로 지정된 막걸리 빚기 체험과 이벤트가 진행된다.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필뮤지엄에서는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토크콘서트, 상상의 집 전시, 체험행사, 미션게임, 로컬크리에이터 플리마켓 등으로 구성된 별별이야기 문화덕장이 운영된다. 이어 오후 3시부터는 동해 망상농악 강원전수관에서 ‘서낭당 콘서트, 달빛풍류’가 열리며 보름재 서낭당과 약천사 탐방, 민속놀이 체험, 강원도 무형문화재 동해 망상농악 시연 등이 진행된다. 1주일 후인 8일부터 9일까지 제3회 송정막걸리축제가 동해역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동해지역과 전국 유명 막걸리를 시음해 볼 수 있고 먹거리와 체험, 공연마당 등도 함께 마련된다. 제26회 동해 예술제 페스타(FESTA)가 동해예총 주최로 8일 오후 7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막식이 열리며 제14회 정기회원전, 제15회 청년학춤제, 제28회 무릉서예대전, 1950년대 영화 포스터 전시회 등 8개의 다양하고 알찬 행사가 25일까지 개최된다. 8일부터 10일까지는 묵호지역 대표 행사로 음악과 감성이 있는 제5회 묵호등대 논골담길 축제가 묵호 수변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행사에서는 동해안 홍게, 러시아 대게 등 지역 먹거리 판매와 마술공연, 무꼬양 난타팀, 묵호 지역 어르신 노래자랑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게 된다. 22일부터 24일까지는 동해시 대표 축제인 제36회 동해무릉제가 동해웰빙레포츠타운 일원에서 진행된다. 행사에는 인기가수 축하공연, 댄스 페스티벌, 불빛 퍼레이드, 드론라이트쇼 등 전통문화에 DMF(Dance Music Festival)가 결합, 대폭 젊어진 축제로 변화되어 가을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심재희 동해시 행정복지국장은 “장기간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에 지역 곳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하고 풍성한 가을 행사에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시민과 상인들에게 활력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8-28 09:41:56[파이낸셜뉴스] 가수 임영웅의 전국 투어 앵콜 공연 ‘IM HERO(2022년 12월 10~11일, 고척스카이돔)’를 담은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 드디어 개봉하면서 실시간 누적 관객수가 수직 상승세를 보였다. 1일 물고기뮤직, CJ ENM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사전 예매가 시작된 이후 개봉 당일까지 압도적으로 예매율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11만명 이상의 사전 예매 관객과 함께 개봉했다. 2월 28일 오후 5시 25분 현재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11만8666명이었다. 예매 관객수는 이날 첫 상영이 시작되면서 ‘누적 관객수’로 빠르게 이어져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국민 가수’ 임영웅의 위상을 제대로 입증했다. 극장에서 국내 개봉했던 역대 공연 실황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흥행 성적이 기대되는 가운데, 임영웅은 가요계를 넘어 극장가 히어로 등극까지 예고했다. 한편, 개봉 1주차 포토카드 2종에 이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개봉 2주차 현장 특전도 공개됐다. 앞면에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임영웅의 모습과 상단에 영화를 기념할 수 있는 타이틀이 담긴 ‘렌티큘러 티켓’이 2주차 특전으로 준비됐다. 렌티큘러 티켓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2D 일반관, 스크린X관 등 상영관 구분 없이 8일부터 14일까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을 관람한 전원에게 1좌석당 1매씩 선착순 증정된다. 폭발적인 사전 예매 호응에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측은 스페셜 포스터도 공개했다. 이날 오전 8시, 메인 포스터 외에 임영웅의 새로운 모습을 담아 선보인 이 스페셜 포스터는 무대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임영웅과 그의 뒤편, 끝없이 늘어선 콘서트장의 불빛을 보여준다. ‘영웅시대와 함께한 기적의 순간들, 찬란한 순간이여 영원하라’라는 카피가 팬들의 사랑 속에 대스타가 된 임영웅의 벅찬 심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스페셜 포스터는 CGV 스크린X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공개되어 있다. ‘아임 더 히어로 더 파이널’ 스크린X는 전면을 포함해 좌우 벽면까지 확장된 3면 스크린이 선사하는 와이드한 시야로 실제 콘서트장과 같은 새로운 극장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총 14대의 스크린X 전용 카메라로 촬영돼, 압도적으로 큰 화면에 꽉 찬 영상으로 이제껏 본 적 없는 앵글의 임영웅을 가득 담았다. 마치 콘서트 현장의 한가운데 서있는듯 정면과 좌우 양 옆까지 가득 펼쳐진 스크린X 상영관의 영상과 웅장한 사운드가 영웅시대와 임영웅이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을 생생한 현장감있게 제공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3-01 12:38:45[파이낸셜뉴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을 운영 중인 크몽은 방송인 박명수를 내세워 총 14편 ‘N행시’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크몽은 ‘크몽 전문가한테 맡겨!’라는 카피라이트로 옥외광고와 디지털 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를 갖춘 크몽을 알릴 예정이다. 앞서 크몽은 ‘크몽까지 내 능력’이라는 카피라이트를 내세우며 서비스 이용자 자긍심 고취를 위한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목표로 인기 연예인 박명수를 모델로 채택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은 디자인, IT 및 프로그래밍, 영상 및 사진, 마케팅, 레슨 및 실무교육, 주문제작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입점해 활동하고 있다. 또 △크몽에서 검증한 상위 2% 전문가 서비스 ‘크몽 프라임’ △기업과 프리랜서들을 연결해 주는 ‘크몽 엔터프라이즈’ △전문가가 만드는 전자책과 VOD 등을 서비스 중이다. 크몽 박현호 대표는 “평소 활동적이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박명수씨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전문가 동의어가 명수인 만큼 크몽을 널리 알리고 프리랜서 시장 인식 제고와 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크몽은 ‘2022년 신년 운세’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전체 비용 22%를 복채로 지원하는 쿠폰 이벤트를 비롯해 신규 가입 회원 모두에게 ‘비즈니스 능력 후원금’으로 10만원 쿠폰팩을 즉시 제공하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2-01-03 20:55:20[파이낸셜뉴스] 한국인이면 모두 아는 회사 이야기다. 체신부 산하기관으로 출발해 공기업으로 독립 후 2002년 민영화돼 굴지의 통신사로 자리 잡은 회사다. 전국 방방곡곡에 통신망을 구축했고, 2G부터 5G까지 온라인 통신과 사물인터넷 시대에 발맞춘 각종 서비스를 선도하며 정보통신 강국 한국의 오늘에 상당히 기여했다. 물론 빛만 있는 건 아니다. 누구보다 개인정보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통신사임에도 소홀한 관리로 수천 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논란을 빚었다. 자유한국당 전 의원 등 유력인사 자녀를 부정채용해 대표가 실형을 받기도 했다. 민영화 이후 반인권적으로 직원들을 강제퇴출시켜온 사실도 문제가 됐다. 관련돼 언론에 보도된 사실만 추려도 다음과 같다. 민영화 직후부터 2003년까지 5505명을 퇴출시켰다. 2009년 12월엔 5992명이 퇴출됐다. 그때마다 단일기업 국내 직원 퇴출기록을 다시 썼다. 형식은 명예퇴직이고 징계해고였으나 사실상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리해고였다. 보는 내내 이 회사가 떠올랐다 문제는 본사 차원에서 직원을 해고시켰다는 의혹이 있다는 점이다. 2011년 공개된 ‘부진인력(C-Player·CP) 관리 프로그램’ 대상자 1002명 명단엔 사번과 직무, 명퇴요건 대상여부, 노조활동 가담정도 등이 기록돼 있었다. 2005년 작성된 문서로, 당시 공익제보자는 그때까지도 본사 차원에서 이를 관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됐다. 당시 노조는 본사가 직원들을 아웃소싱해 자회사로 퇴출시키고 이에 따르지 않는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중에선 서울에서 충청북도로 발령이 나 전신주를 오르다 추락해 반신불수가 된 사례, 콜센터 여성노동자가 대구에서 경북 각지와 울릉도까지 전전하며 전신주 오르기, 풀매기를 강요받은 사례도 있었다. 울릉도까지 가서 전봇대를 올라야 했던 콜센터 노동자는 법원에서 부당해고 판정까지 받았다고 한다. 전임자에 이어 취임한 다음 회장도 8304명 구조조정과 명퇴 거부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로 논란을 빚었다. 더 적을 수 있는 문제도 많지만 이 글에 꼭 필요한 내용은 여기까지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보는 내내 실재하는 회사가 떠오른다. 영화 시작과 함께 ‘본 영화는 사실을 모티프로 창작하였으나 공간, 배경, 소재, 인물, 지명, 회사 및 일체 명칭은 허구임을 밝힌다’는 자막이 뜸에도 곳곳에선 이 회사가 떠오르는 설정이 가득하다. 오해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다. 그리하여 여기 영화 내용을 좀 적어본다. 하청업체 파견돼 송전탑 오른 본청 여직원 본사 대리 박정은(유다인 분)이 지역 하청업체로 파견된다. 하청업체에서 1년을 버티면 다시 본사로 발령내주겠다는 조건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도착하고 보니 누가 봐도 낙후된 시설에 제가 할 일도 마땅치 않다. 하청업체가 하는 일은 송전탑 보수관리다. 장비를 차고 30m가 넘는 송전탑에 올라야 하니 여자 몸으로 해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정은은 사무직으로 입사한 본청 정직원이다. 영화는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본사 정은의 책상은 벽을 마주하고 있다. 권고사직을 거부하던 친한 언니는 영정사진으로 등장한다. 정은이 떠난 자리는 정은의 여자 동기가 이어받는다. 하청업체 사장은 난처하다. 본사 직원이 전화해 “그거 하나 쫓아내기가 그렇게 어렵냐”고 윽박지른다. “다른 곳은 잘만 하던데”라며 “못하면 내년 계약도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없는 자들끼리 물고 뜯는 세상 하청업체엔 당장 날벼락이 떨어진다. 내년부턴 파견직원 임금도 하청업체가 부담하란 지시다. 박 대리 월급까지 지급하려면 빠듯한 사정에 직원 하나를 해고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 소식에 당장 위협받는 건 막내(오정세 분)다. 다른 두 직원보다 늦게 들어왔고 편의점이다 대리운전이다 바쁘게 살다보니 근무평정도 좋지 않다. 직원 해고를 하청업체에 떠넘긴 본사방침에 막내와 박 대리의 불편한 공존이 시작된다. 박 대리는 천덕꾸러기일 수밖에 없다. 혼자 여자인데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으니까. 무거운 장비를 들지도 못하고 기본적인 지식도 전무하다. 제풀에 꺾여 나가떨어질 만도 한데, 박 대리는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틴다. 두려움을 딛고 저 높은 송전탑에 오르고, 할 줄 몰랐던 수리도 조금씩 배워나간다. 제가 나가주길 바라는 막내에게 “해고나 죽는 거나 뭐가 다르냐”고 말하는 박 대리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울릉도까지 가서 전봇대에 올랐던 콜센터 여직원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실이지만 '사실' 아니라는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끝끝내 어느 실화를 배경으로 했는지, 누구를 비판하고자 하는지를 밝히지 않는다. 신랄한 비판과 집요한 책임추궁 대신, 실재하는 여러 문제를 건드리고 예고된 결말로 나아가 끝을 맺는다. 다소 신파적이고 조금은 감동적인, 다분히 현실성 없는 그런 결말이 이 영화의 무력한 도착지다. 못잖게 아쉬운 건 여러모로 단순한 모티프를 넘어서 있는 배경이 짐작됨에도 이를 드러내지 않은 영화의 선택이다. 분명 처음이 아니다. 차라리 전통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누가 봐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약속>은 기업명은커녕 대표 광고카피인 ‘또 하나의 가족’조차 그대로 쓰지 않았다. 2007년 이랜드 홈에버 사태를 다룬 <카트>도 마찬가지다. 극중 마트 이름은 ‘더 마트’로 사실상 익명 처리된다. 누구도 이랜드그룹과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 노동자들의 이야기라고 입밖에 꺼내어 말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실화를 단순 모티프 삼은 <베테랑> 같은 영화가 실명을 쓰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SK그룹 창업주 최종현 전 회장의 조카로 물류업체 M&M을 경영한 최철원 대표가 SK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탱크로리 기사 유모씨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사건은 그저 영화 밖에서만 언급될 뿐이다. 폭행 후 한 대 당 100만원씩 맷값 2000만원을 줬다는 최 대표와 <베테랑> 속 인물은 얼마나 닮아있나.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변호인>, MBC PD수첩의 줄기세포 조작사건 보도를 다룬 <제보자>도 마찬가지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자막 뒤에 숨어서야 조용히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할리우드가 위대한 건 기술만이 아니다 할리우드는 그저 기술만 앞서있는 게 아니다. 불행히도 영화인의 정신과 그를 뒷받침하는 시민의식, 나아가 문화까지 모두가 훨씬 더 앞서있다. 지난해 개봉한 <다크 워터스>는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DuPont)의 독성 폐기물질 유출실화를 다뤘다. 듀폰은 영화 속에서도 듀폰이다. 언론영화 <스포트라이트> <트루스> 속 언론은 부정적으로 다뤄질 때 조차도 사명 그대로 등장한다. <빅쇼트>는 금융기관과 신용평가기관은 물론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실명으로 등장시킨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되는 <캡틴 필립스> 속 세계최대 컨테이너 선사 머스크, <에린 브로코비치> 속 중금속 유출 대기업 PG&E도 모두 실명 그대로 나온다. 이달 개봉한 스웨덴 영화 <438일> 속 룬딘(Lundin Petroleum) 역시 실제 글로벌 석유회사다. 영화는 이 업체가 에티오피아 정부의 독재와 폭력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리란 강한 의심과 그 뒤에 스웨덴 권력자가 있다는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의혹을 당당히 제기한다. 기업 이름 썼다면 어떤 문제 생길까 영화계 사건을 주로 맡는다는 곽호성 변호사(법무법인 신원)는 “영화제작 관행상 사전에 회사 동의를 받는 편이 일반적이지만 설령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이를 두고 상표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 불법행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단순히 짧게 노출되는 정도를 넘어서 등장인물 또는 장면의 내용과 결부돼 관객에게 부정적 인상을 갖게 할 정도라면 회사의 동의가 없는 이상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변호사는 “‘법인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에는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는 판례가 있다”며 “('사실과 관련 없다'는 자막을 넣는 건) 영화의 특정 장면이 사람이나 법인의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했는지를 판단할 때 일반 관객이나 시청자의 인식도 기준이 되므로, 영화의 내용이 허구란 걸 주지시키려는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한국에선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한국 영화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인들이 해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는 나에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법이 아닌 문화가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건 안타까움을 넘어 치욕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더 당당해져야 한다. ■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영화가난다'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2-12 15:2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