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명 의사가 운영하는 경기 부천에 위치한 한 정신병원에서 1시간 동안 결박됐던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경찰과 SBS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서 여성 A(33)씨가 복통을 호소하다 숨졌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한 지 17일 만에 사건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A씨가 입원한 1인실 CCTV 영상 속에는 사망 전날 오후 7시께 A씨는 배를 움켜쥐고 문을 두드리며 나가게 해달라고 하는 장면이 담겼다. 27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A씨의 호소가 이어지자 간호 조무사와 보호사 등은 약을 먹이고 A씨의 손발을 침대에 결박했다. 이후 여성이 코피를 흘리고 숨을 헐떡이자 결박은 1시간 만에 풀렸다. 그러나 정신병원 관계자가 타과 진료를 받게 하거나 타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A씨가 의식을 잃자 병원 측은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20분 정도가 지난 시점에 제세동기를 사용했지만 결국 A씨는 숨졌다. 사인은 '가성 장 폐색'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씨의 복부는 입원 당시와 사망일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유족들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고 중독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왔다"며 "누가 봐도 그 배가 이상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하는데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SBS에 전했다. 병원 측은 "A씨가 변비 환자였고, 복통 또한 일시적이라 장 폐색임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당일 당직 의사가 호출 대기 중이었으며, 평소 CPR 등 사고 대응 교육도 진행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병원 관계자는 SBS에 "성실히 조사받을 것이며 본의 아니게 저희도 이런 사고가 나서 전 직원이 참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유가족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받아 의료법 위반 등으로 해당 정신병원 대표원장과 직원들을 입건 및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해졌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7-27 15:48:48[파이낸셜뉴스] 봄 환절기에 급증하는 소아비염은 연령이 낮을수록 미세먼지, 동물의 털 등 사소한 자극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콧물, 코막힘, 재채기 증상 외에 △잦은 코감기 △코피 △눈 밑의 다크서클 △코골이 △이갈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소아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함소아한의원 산본점 김아롬 원장은 "소아비염은 어른과 달리 더 복합적인 증상을 보일 수 있고, 감기가 되기 쉽기 때문에 증상들이 오래가기도 한다"며 “비염에 동반되는 여러 증상을 세심하게 살펴서 관리 및 치료를 해야 성장 중인 아이들의 생활의 질이 향상되고 새 학기 단체생활에도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28일 조언했다. 소아 비염은 만성인 성인 비염과 달리 진행성이다. 성인에 비해 코 점막이 약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염증이 잘 생기고 쉽게 호전되지 않으며 반복되는 특징을 보인다. 평소 증상이 없다가도 아침, 저녁 혹은 찬바람을 맞으면 맑은 콧물을 흘리거나, 발열이 없고 컨디션도 좋은데 킁킁거리거나 코막힘으로 답답해하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환절기마다 코를 자주 비비거나 코피가 잦은 것도 비염 증상에 해당된다. 건조한 공기로 예민해진 콧속의 소양감으로 코를 자꾸 비비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코딱지도 많이 생겨 코를 파게 되는데, 성인보다 코 점막 혈관이 얕은 위치에 있어 상처가 생기면서 코피가 더 잘 난다. 또 알러지 샤이너라고 하는 눈 밑 다크서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비염 때문에 코의 점막이 약해지고 혈관이 충혈되면서 코와 연결된 눈 쪽의 점막 혈관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생긴다. 코와 눈 주변으로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 눈 밑 피부가 어두워지고 눈, 코를 자주 비비면 더 심해진다. 비염 때문에 심한 코막힘으로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개호흡을 자주 하고 특히 수면 중에 코골이나 이갈이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구개호흡을 지속하면 입안이 마르면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체력이나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의 건강상태에 따라 눈 결막염 증상, 기침, 목의 가래 증상도 동반할 수 있다. 다른 특이점은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소화기(비위)나 비뇨기(신)의 기능이 떨어져 복통이나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 비염은 이처럼 아이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므로 한의학에서는 체질과 상태에 맞춰 치료한다. 코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장부의 균형을 맞추고 허약한 부분을 보완해 비염의 여러 증상을 개선한다. 아침에 재채기와 맑고 끈끈한 콧물이 흐르는 한랭성 비염은 코 점막이 창백하고 부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올려주는 치료를 해야 좋아진다. 열성 비염이라면 코 점막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목이 잘 붓고 가래 기침을 동반하므로, 폐의 열을 내리고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비염을 진단받았거나 비염에 동반되는 증상이 의심되는 아이라면 생활관리가 필수적이다. 코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식염수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콧물 배출을 돕고 코 점막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도움될 수 있다. 아침, 저녁 하루에 2번 또는 증상이 심할 때 사용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특히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비염 증상이 심해지니 만 3~5세인 경우 오후 9시 이전에 잠드는 습관을 들이고, 하루 10~13시간 정도의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해 숙면할 수 있게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28 10:51:1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23일 4박 6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47개국 정상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치고 귀국해 별도의 휴식 없이 민생 행보를 이어가는 등 강행군을 펼친 가운데, 윤 대통령이 25일 비공개 국무회의 도중 코피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생중계로 진행된 모두 발언을 통해 4박 6일간의 미국 뉴욕 순방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모두 발언 후 이어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코피를 쏟아 곧바로 지혈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 과로하신 건 다 알지 않나. 귀국해서도 지방 일정 등을 수행하셨고 해서 과로로 코피가 난 것으로 보고 바로 조치가 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혈 후 곧바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이어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주 각국 정상들에게 부산 엑스포 개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부산이 6·25전쟁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어머니 탯줄 역할을 수행한 상징성 있는 도시라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대충 노력하면 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목표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교류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언급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이 무력 침공을 감행해 전쟁을 일으키고, 안보리 결의를 버젓이 위반해 핵 개발에 몰두하는 정권을 방치하고 도와주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현 유엔 안보리의 자기모순에 대한 비판과 개혁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지적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명절 기간에도 민생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26 06:55:40[파이낸셜뉴스] 태국 동물원에서 지난달 돌연사한 중국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양국 공동부검 결과 고령으로 죽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25일 방콕 포스트와 타이P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과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달 19일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돌연사한 ‘란후이’를 부검한 결과 고령으로 혈관이 약해지고 여러 장기에 혈전이 생겼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동물원의 관리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치앙마이 동물원 측은 란후이의 죽음에 대해 중국에 1500만밧(약 5억7000만원)을 보상해야 한다. 린후이는 2003년 중국에서 건너와 치앙마의 동물원에서 살던 21살 암컷으로, 죽기 직전 코피를 흘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대왕판다는 보통 야생에서는 수명은 약 15∼20년이지만, 동물원에서는 30년까지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에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던 린후이가 갑자기 죽자 중국에서는 태국 동물원 측이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린후이의 죽음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린후이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고, 양국 전문가들이 사인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에 나섰다. 치앙마이 동물원의 명물이었던 린후이는 20년 대여를 마치고 오는 10월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동물원 측은 “린후이의 죽음 이후 방문객이 줄었다”며 양국 정부가 협의할 문제지만 중국이 다시 자이언트 판다를 대여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25 18:50:23[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중국이 미국 동물원에 임대한 판다 ‘러러’가 돌연사한 데 이어 태국에서도 중국의 암컷 판다가 갑작스럽게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0일 방콕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북부 치앙마이 동물원에 있던 21살 암컷 대왕판다 ‘린후이’가 숨졌다. 린후이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죽기 하루 전인 지난 18일 오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동물원 측은 “린후이가 먹이를 먹은 후 누워있을 때 코피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태국과 중국 수의사팀이 공동으로 린후이 치료에 나섰지만 린후이는 상태가 악화하면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담당 수의사는 기자회견에서 “고령인 린후이의 건강을 매일 확인해왔으나 질병 등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린후이는 2003년 수컷 대왕판다 촹촹과 함께 중국에서 태국으로 건너와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살았다. 2009년에는 촹촹과 린후이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나기도 했다. 태국은 중국에서 10년간 두 마리 판다를 장기 대여 형식으로 대여했고 이후 기간이 10년 더 연장됐다. 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린후이는 오는 10월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앞서 촹촹은 2019년 19살에 돌연사했다. 촹촹 역시 숨지기 전 건강에 이상 징후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당시 태국에서 촹촹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 부검결과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대왕판다 수명은 야생에선 약 15년이지만 동물원에서는 25~35년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장 38살까지 산 대왕판다도 있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대왕판다 린후이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졌다”며 “판다의 상태에 대해 알게 된 후 즉시 전문가 영상 연결을 통해 태국 측을 도왔지만 불행히도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치앙마이 중국영사관은 중국과 태국 전문가들이 공동 조사를 벌여 린후이의 사인을 최대한 빨리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4-20 21:32:12[파이낸셜뉴스] 배우 겸 방송인 박재민(40)이 생방송 중 코피를 흘린 채 방송을 이어가 화제가 됐다. 박재민은 30일 오전 KBS 2TV ‘해 볼만한 아침 M&W’ 생방송 중 갑작스럽게 코피를 흘렸다.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지연 아나운서가 “괜찮으세요? 아이고 아이고…”라고 묻고 이어 “다음 코너를 만나보기 전 일단 광고를 보고 돌아오겠다”고 상황을 수습했다. 광고가 끝난 뒤 이 아나운서가 “괜찮냐”고 다시 묻자, 박재민은 “나 괜찮다. 어디 아파 보이냐”고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박재민은 코피를 닦은 후 방송을 이어갔지만, 또다시 코피가 흘러 결국 솜으로 코를 막고 방송을 진행했다. 또 출연진 이대호 기자가 라디오를 진행하게 됐다고 알리자, 박재민은 축하하며 “내 위치가 위협을 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이지연 아나운서는 박재민에게 “컨디션 관리 잘하셔야 이 자리를 보전하실 수 있다”라고 말했고, 박재민은 “정신 바짝 차리겠습니다”고 말했다. 박재민은 안 좋은 몸 상태에도 유쾌한 농담을 던지며 진행을 이어갔다. 그는 마침 영양제 광고가 나오자 “지금이 그게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재민 소속사 에스팀엔터테인먼트 측은 방송 직후 “건강에 문제는 없으며 피로 누적으로 인한 코피였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재민은 배우, 비보이, KBS 스노보드 해설위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3-31 16:52:14[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약초의 치험례를 바탕으로 이것을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먼 옛날 노령의 관리가 한 고을의 수령으로 부임할 것을 명하는 교지(敎旨)를 받았다. 그런데 자신의 고향에서 너무 먼 고을이라 망설임이 있었다. 부임 날짜는 만 하루 후였는데, 보통 그곳까지 간다면 넉넉잡고 이틀이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관리는 청렴하게 살아 말이 없었고, 말을 빌린 만한 돈도 없었다. 그러나 이미 교지를 받은 터라 어떻게든지 발길을 재촉해야 했다. 관리는 젊은 하인 한 명과 함께 바로 채비를 해서 길을 떠났다. 가능한 빨리 가야해서 짐은 봇짐 하나로 줄였고, 먹을 것은 각자 주먹밥과 호리병에 담긴 물만 준비했다. 계절은 늦가을로 날씨는 그렇게 덥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문제였다. 관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편한 길보다는 산길을 첩경(捷徑)으로 삼았다. 달도 점차 오르고 있어서 밤길도 무난했기에 관리와 하인은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 관리는 죽을힘을 다해 길을 왔기에 다행스럽게 임명된 날짜에 맞춰서 고을에 도착했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었고, 팔다리는 후들거렸지만 그래도 부임식을 그럭저럭 마쳤다. 관리는 부임식 후 저녁도 마다하고 골아 떨어졌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사단이 벌어졌다. 관리가 아침에 코가 답답하고 숨을 쉬기 힘들어 눈을 떴는데, 누었던 침소에 머리맡에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던 것이다. 바로 '코피'였다. 코피는 좀 그치는 듯하다가 다시 나기를 반복했다. 곧바로 관청의 의원이 약방문을 처방했으나 코피는 멈추지 않았다. 시간은 흘러 3일째 코피가 났다. 이 소식은 하인을 통해서 관리의 고향에 전해졌다. 하인은 부랴부랴 관리의 고향으로 달려 가족에서 병고(病告)를 전했다. 관리에게는 형이 한 명 있었는데, 이 형은 당시 명망이 있는 학자로 사서삼경에서부터 의서까지 현존하는 모든 서적만을 읽으면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이었다. 형은 하인에게 급히 서찰을 보냈다. “아우님, 병고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네. 급히 연근을 즙을 내서 마셔보시게. 의서에 보면 생연근즙을 우즙(藕汁)이라고 했는데, 우즙은 토혈(吐血)을 멎게 하고 어혈(瘀血)을 삭힌다고 했네. 아마도 늦가을, 노령의 나이에 이틀 길을 하루 만에 이동하면서 혈열망동(血熱妄動)한 결과로 생각되네. 생지황을 즙을 내서 고를 내서 먹어도 좋지만, 지황고는 만드는데, 3일 밤낮으로 뽕나무 장작으로 다려서 다시 하루를 차가운 우물물에 담궈서 식힌 다음 먹어야 해서 만드는데,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라 지황고는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일세. 내 곧바로 하인에게 마을 연못에서 바로 채취한 실한 연근 10근을 보내니 받자마자 절구에 찧어 즙을 내 마시도록 하시게.”라는 내용이었다. 하인은 연근을 등에 짊어지고 서찰과 함께 바로 전달을 했다. 관리는 그 서찰을 읽어보고 고마운 형님을 떠올리면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데 사실 형님은 의원이 아니였고 관청에는 담당 주치의 의원이 있던 터라 의원에게 먼저 서찰을 보여준 후 연근즙을 먹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의원의 대답은 달랐다. “형님이 알려준 내용은 약방문이라 하기에는 떠도는 가정요법에 불과한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저 또한 익히 의서를 통해서 알고 있지만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고 부작용 또한 생길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합니다. 그 서찰은 접어 두시고 다시 제가 저만이 알고 있는 비방(祕方)을 하나 올린 터이니 복용해 보시지요.”라고 답한 것이다. 의원의 말은 그 자체로 들어보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의원은 목적은 다른데 있었다. 의원은 이렇게라도 자신이 처방을 많이 해야 그 댓가로 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원방(原方)의 선택은 적중했을지라도 여기에 쓸데없는 돈 될만한 갖가지 약재를 넣은 터라 결국 잡방(雜方)이 되었고, 약효는 송곳처럼 예리하지 못하고 목검처럼 무뎠다. 의원의 처방을 복용한 관리의 코피는 멈추는 듯하다가 다시 나기 일쑤였다. 관리는 자신의 코피가 여전하자 의원의 처방에만 의존할 수 없던 터라 결국 형님이 알려준 방법대로 해 보고자 결심했다. 어느 날 밤 몰래 함께 기거하고 있는 하인에게 연근의 즙을 내서 가려오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연근즙을 한번에 한사발씩 하루 3차례 마셨다. 그런데 코피가 나는 횟수가 조금씩 잦아들더니 양도 줄기 시작했다. 그렇게 3일째 되는 날에는 코피가 전혀 나지 않고 코피와 함께 지속되던 상열감과 갈증도 사라졌다. 희한하게도 몸도 가벼워지고 머리도 맑아졌다. 관리는 자신의 코피가 멎었다는 기쁨이 있었지만 동시에 서글픔 또한 있었다. 관리는 형님에게 서찰을 적었다. ‘형님의 방법대로 해서 제 코피가 나았습니다. 관청의 의원에게 물어본바 경계하라고 했기에 잠시 머뭇거렸는데, 이제야 복용하고 낫게 됨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세간의 의사들을 보면 매번 묘한 처방이라는 식으로 현혹하고 혹은 원방의 처방 내용을 고쳐서 자신의 처방인 것처럼 환자를 속이고 상술에만 관심이 있으니 애석합니다. 이제 저는 건강이 회복되었으니 걱정마시고, 형님도 너무 독서에만 열중하지 마시고 건강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관리는 관청의 의원을 불렀다. 의원은 관리의 코피가 멎었다는 소식을 익히 들어서 자신에게 포상을 내리려나 보다 하고 들뜬 마음으로 입청했다. 그러나 관리로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듣고 나니 얼굴이 벌게졌다. 그러더니 사죄를 올리며 “나으리~ 제가 너무 자만하고 돈 욕심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더욱 환자의 편에서 더욱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처방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은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물러났다. 그날 밤 의원은 하릴없이 의서를 한 권 꺼내어 펼쳤다. 그런데 우연히 한 페이지가 펼쳐져 눈에 들어왔다. ‘지금 의사를 빙자하는 자들은 대개 이름만 믿고 값을 올리며 마음을 쏟아 연구하고 익히지 않는다. 헛된 명성에다 목숨을 맡기니 참으로 안타깝구나! 무릇 의사란 어질고 자애로운 사람이 아니면 부탁할 수 없고 총명하고 노련한 사람이 아니면 맡길 수 없으며 청렴하고 순수한 사람이 아니면 믿을 수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눈은 글을 읽고 있는데, 마치 하늘이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귀에도 들려 왔다. 어느 날 서당에서 글공부에 전념하는 와중에 코피가 난다는 아들을 데리고 의원을 방문한 부인이 있었다. 부인은 소문대로 아들에게 연근을 쪄서 간장에 졸여 장아찌처럼 늘 먹였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의원이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연근이 코피에 효과를 내려면 생연근이여야 합니다. 만약 연근을 익히게 되면 코피나 출혈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생연근은 성질이 서늘하면서 지혈(止血)하는 효능이 있다면, 익힌 연근은 성질이 따뜻해지면서 보하는 효능으로 바뀌게 됩니다. 만약 아들이 평소 열감을 많이 느끼면서 과로를 할 때면 코피가 난다면 다시 한번 생연근의 즙을 내서 먹여 보도록 하시오. 이 아들에게는 내 약방문이 필요치 않을 것 같소. 연근즙이 오늘 내 약방문이요.” 다행스럽게 부인의 아들의 코피도 수일내로 진정이 되었다. 연근즙이 코피에 좋다는 소문에 연근즙을 마셔봤지만 그래도 코피가 멎지 않은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의원은 이들에게만은 별도로 약방문을 처방했다. 그 경우 코피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었다. 의원은 항상 환자 편에서 어떤 치료방법이 가장 효율적일까 만을 궁리했다. 군신좌사(君臣佐使)를 어우르는 제아무리 복잡한 대방(大方)이라 할지라도 적중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고, 흔한 약재 몇 개로만 구성된 하찮아 보이는 소방(小方)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명(命)을 되살리는 효과가 있음을 깨달았다. 약방문을 처방할 때에는 과거와 달리 비싼 약을 처방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약재만을 활용하니 환자들은 부담이 적어졌고 효과 또한 날카로운 칼로 베는 것 같았다. 때때로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가정요법만을 제시하게도 했다. 의원의 약방은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관리의 코피 사건으로 인해 결국 인술(仁術)을 베푸는 명의(名醫)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 것이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외과정요> 昔趙公宣教字季修, 來宰龍泉, 兼程而進, 患鼻衄, 日出數升. 時家兄教以服藕汁, 地黃膏. 趙叩諸醫, 云 此爲戒服之劑. 乃數易醫無效. 家兄陰餽前汁, 服三日而疾愈. 兄曰 此印前所獻之方. 趙驚嘆曰 向非醫者譎計以惑我. 早信此方, 豈久受此困耶. 今以屢試屢驗, 不可易者.(예전에 이름은 선교요 자는 계수인 조공이 용천에 수령으로 부임할 때, 이틀 갈 거리를 하루에 나아가느라 코피가 나서 하루에 코피가 몇 되나 나왔다. 당시 집안의 형이 연근즙과 지황고를 먹어보라고 알려 줬다. 조공이 여러 의사들에게 물어보자 복용을 경계해야 할 약이라고 했다. 마침내 여러 번 의사들을 바꾸었으나 효험이 없었다. 그러다가 형이 앞서 말한 즙을 몰래 보냈더니 3일간 복용하고 병이 나았다. 형이 ‘이는 바로 전에 바쳤던 그 처방이다’하자, 조공은 놀라서 탄식하며 ‘지난번에는 의사같지도 아닌 자들이 속임수로 나를 미혹시켰구나. 진작 이 처방을 믿었더라면 어찌 오랫동안 이 괴로움을 받았겠는가’ 하였다. 이제 여러 번 시험해서 효과를 보았으니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동의보감> 生藕汁. 消瘀血, 能止一切出血. 取汁飮之.(생연근즙은 어혈을 없애고 모든 출혈을 멎게 한다. 즙을 내어 마신다.) <식품집> 藕節, 搗汁, 主吐血衂血.(연뿌리를 찧은 즙은 토혈과 코피에 주로 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2-07-08 23:25:45【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전기차 제조 선두주자 비야디(BYD) 창사 공장이 결국 잠정 폐쇄됐다. 인근 주민들이 공장에서 배출하는 오염 물질 때문에 어린이들이 코피를 흘리는 등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반발하자, 창사시 당국은 이 같이 결정했다고 펑파이 등 중국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후난성 창사시 위화구의 주민 다수는 거주지 인근 비야디 공장에서 매캐한 냄새의 배기가스가 나온다는 항의 글을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올렸다. 주민들은 이로 인해 어린이들이 코피를 쏟았으며 성인들도 메스꺼움, 구토, 지속적인 기침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100여명은 지난 4일 밤에는 비야디 창사 공장 앞에서 오염물질 배출 중단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창사시 당위원회와 시정부는 제3차 테스트기관,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비야디 창사 공장으로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 주민들도 이들 조사기관에 대해 인정했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비야디 주가는 관련 보도 이후 전 거래일 대비 3.86% 급락했다. 이로써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야디는 올해 1·4분기에 작년동기대비 422% 증가한 28만6000여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2위인 광치아이안의 6배 이상이다. 4월에는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여파로 중국의 대부분 자동차 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313% 늘어난 10만6042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창사 공장은 비야디가 107억 위안(약 2조268억원)을 투자, 2012년 첫 생산에 나선 중국 중부권 핵심 생산기지로 직원이 1만7000여 명에 달한다. 올해 1·4분기 6만2500대를 생산, 비야디 전체 판매량의 22%를 차지했다. 중국 매체들은 취재결과 비야디 창사 공장의 냄새가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전했다. 또 오염의 원인이 비야디 공장인지 여부는 규제 당국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현재까지 대기업인 비야디의 태도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야디 창사공장은 2019년에도 오염물질을 배출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공장은 지역 환경보호감독 기관의 감시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비야디는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해당 공장의 배출은 국가 규정과 표준을 준수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박했다. 또 공장과 인접한 일부 주거지역에서 냄새가 날 수 있으나 회사는 관련 조치를 취했으며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야디는 어린이의 코피 등 건강 악화설에 대해선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소문의 근원을 찾아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5-10 12:01:02[파이낸셜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 한 누리꾼이 "3일째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AZ와 화이자 교차 접종은 문재인 정부가 허용했는데 최근 이런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화이자 2차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코피가 흐른 베개와 피로 흥건히 젖어 있는 휴지 뭉치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이거 왜 이러냐. 며칠째 코피가 엄청나게 나온다. 자다가도 쏟아지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코피 나기 며칠 전 건강검진에서 빈혈이라는 진단을 받긴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1차로 AZ 백신을 맞았는데 당시 5일 정도 고생했다. 열이 40도 넘어가고 호흡곤란, 두통, 발 저림, 팔 통증, 오한으로 응급실 갔었다"면서 "의사가 원래 AZ (부작용이) 이렇다고 자기는 안 맞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글쓴이는 "2차로 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하고 지난 10일부터 3일째 코피가 나고 있다"면서 "일단 지금 코피는 멎었다. 그런데 심장이 욱신거려서 병원에 가긴 해야겠다"고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혈소판 감소증'을 의심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혈전증은 AZ 또는 얀센 백신을 맞은 뒤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중 하나다. 혈소판 감소증은 혈액의 응고와 지혈 작용을 하는 혈소판 수치가 낮아지는 질환이다. 혈소판이 감소하게 되면 지혈이 되지 않아 특별히 다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멍이 생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9-16 07:37:43자기개발 끝판왕 남자친구에 맞추기 위해 코피까지 쏟아가며 연애하는 고민녀의 사연이 찾아온다. 오늘(27일)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시즌3' 69회에서는 서로에게 자극과 힘이 되어 주는 사이인 고민녀 커플 사연이 공개된다. 고민녀의 남자친구는 좋은 집안에 명문대 출신, 그리고 다정하기까지 한 완벽한 남자다. 자기관리에 열심인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현재를 즐기며 살았던 고민녀 역시 남자친구에게 어울리는 완벽한 여자친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에 이날 스튜디오에서는 일찍 일어나 자기개발을 통해 삶을 바꾼다는 일명 '미라클 모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2030 세대에서 이슈라는 말에 곽정은은 "요즘 시대에 유행하는 건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갖고, 한혜진은 "나도 6시에 일어난다. 운동하고 반신욕 해도 8시"라며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한다고 해 호기심을 높인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부지런한 성격은 좋은 점만 있지 않았다고. 결국 고민녀는 코피까지 쏟고 마는데, 이후 남자친구는 고민녀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고민녀가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며 산다는 막말까지 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다. 이에 김숙은 "이건 아니지 않냐. 요즘엔 선생님도 안 저런다"라며 황당해 했다는 후문이다. 과연 고민녀를 레벨업 시키고 싶어 하는 남자친구가 고민녀에게 요구한 것은 무엇일까.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69회는 오늘(27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가운데, 이날 '연참' 드라마에서는 어떤 결정도 스스로 하지 못하는 남자친구와 연애 중인 고민녀의 사연이 소개된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2021-04-27 09:3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