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초미세 반도체의 전극 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2차원 텔루륨화 화합물(Transition Metal Ditelluride)’을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길이 빨라질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부의 권순용 교수팀이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의 소자 구현에 걸림돌이던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4인치(inch) 직경의 실리콘 기판에 원하는 형태로 합성(patterning)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반도체 소자는 ‘전자가 원하는 때에 특정한 위치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제대로 작동한다. 그런데 칩 하나에 더 많은 소자를 넣겠다고 개별 소자를 작게 만들면 전자가 원치 않는 데로 흐르는 현상(터널링 효과)이 발생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매우 얇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사용하려는 논의가 있지만, 이에 걸맞은 전극은 개발되지 않았다. 반도체 소자에는 금속이나 절연체 등도 함께 들어가는데, 반도체 물질만 바꾸면 높은 ‘에너지 장벽이 나타나 전자 이동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차원 전극 물질도 새로 합성해야 한다.권순용 교수팀은 초미세 반도체의 전극 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2차원 텔루륨화 화합물(Transition Metal Ditelluride)’을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텔루륨화 화합물은 2차원 반도체 소자에 적용 가능한 전극 물질로 알려졌지만, 텔루륨(Te) 자체가 불안정한 물질이라 화합물을 만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금속합금 원료에서 증발한 텔루륨 기체를 가두는 공법’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제1저자인 송승욱 UN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구리(Cu)나 니켈(Ni) 같은 특정 금속에 텔루륨을 적당량 첨가하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액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런 액체에서 방출되는 텔루륨 원자들을 가두어 반응시키는 성장기법을 써서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대면적으로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합성된 2차원 전극 물질은 합성 중 결함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기계적으로 떼어낸 2차원 물질과 견줘도 좋을 정도로 우수한 물리적·전기적 물성을 나타냈다. 또 전체 공정이 500℃ 미만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몇 분 만에 진행돼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연구팀은 새로운 2차원 전극 위에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올리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금속과 반도체 경계면의 에너지 장벽이 이론치에 가깝게 아주 낮았고, 그만큼 전자 이동이 쉬워졌다. 기존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는 이온을 주입해 에너지 장벽을 넘는 전자수를 늘렸는데, 이 방법은 소자가 작아지면서 회로 선폭이 줄어들어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전극 물질은 이러한 공정없이 반도체 접합 면에서 전자 이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권순용 교수는 “새로 합성한 금속 전극과 반도체 접합의 결함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상적인 ‘쇼트키-모트 법칙(Schottky-Mott condition)’을 따르게 된다”며 “특히 상용 금속 배선 기술로는 구현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에너지 장벽 제어가 가능해 추가연구를 통해 N형과 P형 양쪽성을 가진 차세대 반도체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번 연구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4월 20일자로 출판됐으며, 기술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뉴스 앤 뷰스(News & Views)에 소개됐다.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0-05-07 14:57:26[파이낸셜뉴스]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에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희토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4일 국가 안보·이익 보호와 확산 방지 국제의무 이행하는 차원이라면서 7종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7종은 코발트 자석에 쓰이는 사마륨, 조영제로 쓰이는 가돌리늄, 형광체 원료인 테르븀, 모터나 전기차용 자석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 알루미늄 합금용으로 항공기 부품 등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에 쓰이는 이트륨 등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대한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체 공급망을 물색하기 위한 행보를 이미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편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는 상당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이후 중국 당국의 주요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는 5차례 이뤄졌다. 중국이 보유한 광물을 틀어쥐고 무기로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첨단기술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수출 통제 조치는 서방 정부와 기업들에 광범위한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정제(가공) 희토류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원자재 생산의 점유율은 약 60%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를 보면 2019∼2022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약 4분의 3이 중국산이다. 희토류는 지각에 흔하게 존재하지만 중국은 과정이 복잡하고 오염을 유발하는 정제 공정 지배를 통해 희토류 생산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쿼터(할당) 제도를 통해 채굴 및 생산량을 점점 더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중국은 지난 2월 미국의 대중국 10%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텅스텐,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몰리브덴 등 25종의 원료에 대한 수출을 통제했다. 항공우주 엔진과 철갑탄, 원자로 차폐 재료 등의 핵심 원료인 텅스텐은 중국이 주요 매장국이자 생산국이다. 그보다 한 달 전인 지난 1월 중국은 리튬과 갈륨 정제에 사용되는 일부 기술의 수출을 제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관련 수출 제한을 하자 안티몬,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미국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은 이 세 가지 광물의 채굴 또는 정제에서 전 세계 공급량의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그보다 앞서 2023년 12월에 중국은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금지한 바 있다. 2023년 10월 중국은 일부 흑연 제품에 대한 수출 허가제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4-05 06:54:33최근 법원이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고려아연 의결권 효력을 인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분이 높은 MBK연합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고려아연을 MBK가 인수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핵심광물을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고려아연 인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실패 시 파장 심각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50 민사합의부는 지난 7일 MBK·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해 일부를 인용했다.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다른 안건들에 대해선 효력을 정지하며 MBK·영풍측이 고려아연을 장악하는 데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일단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MBK·영풍 측이 이사회를 한 번에 장악하는 것은 힘들지만 1~2년 안에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로 MBK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안티모니와 인듐 등 핵심 광물을 비롯해 △반도체 황산 △아연 △연 △금 △은 △동 등 필수 산업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이자 핵심기술 및 첨단전략기술 등을 보유하는 등 국가경제에 있어 그 전략적 가치가 높다. 때문에 경영 실패로 인한 파장이 홈플러스 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MBK가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려아연이 독점 공급하는 광물이 많아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MBK가 홈플러스 지분을 인수한 방법과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한 방법이 비슷하다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MBK는 2015년 말 홈플러스를 약 7조 원에 인수했다. 이중 인수금융 차입금이 4조 원을 넘어섰고 이후 MBK는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을 위한 점포 등 자산 매각에 집중했다. 지난해 9월 MBK가 주식 공개매수와 그 이후 두 차례 장내 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7.82%를 획득한 방식도 유사하다. 지분 인수에 사용된 약 1조 5000억 원 가운데 1조 1100억 원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었다. 추후 MBK가 고려아연 계열사 매각, 핵심기술 판매, 공유 등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계속되는 이유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MBK가 고려아연에서 수익화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세계1위를 지탱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국가기간산업과 전략광물 생산의 핵심기술들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다. ■美정치권도 MBK인수 관련 우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이 우리나라와 미국 등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맺고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추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이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를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수출통제한 안티모니와 인듐, 텔루륨, 비스무트 등 주요 핵심광물을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실제 미국 연방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소속인 잭 넌 의원(공화당)은 지난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상무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한에서 그는 "중국과 연계된 기업들이 MBK파트너스가 주도하는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정제 아연 생산업체인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핵심 광물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며 미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MBK 투자자 중 중국투자공사(CIC)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말에도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이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차관에 공식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홍요은 기자
2025-03-10 18:09:55[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은 중국이 인듐·비스무트·텔루륨 등 전략광물 수출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 생산기업으로서 공급망 차질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NBR)는 “중국이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핵심광물을 중심으로 수출통제가 이뤄졌다”며 향후 공급망 교란을 우려했다. 무역안보관리원(KOSTI)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조례의 역외적용 조항이 적용돼 중국산 광물을 활용한 외산 제조품도 중국의 통제를 받을 수 있다”며 과거와 비교해 핵심광물을 둘러싼 수출통제가 한층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운영하면서 아연 및 연정광에 포함된 극소량의 전략광물 12종을 추출하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연간 150t가량의 인듐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미국으로도 상당량을 수출하고 있다. 인듐은 LCD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반도체 기판, 항공기 엔진, 태양광 패널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금속이다. 차량 변속기 부품, 고온 초전도체 소재 등에 활용되는 비스무트 역시 고려아연이 연간 900~1000t 규모로 국내외에 판매해 왔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중국이 수출을 통제한 안티모니 역시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다. 매년 3500t가량을 생산해 70%를 내수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 30%를 유럽과 일본에 수출해 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계기로 세계 공급망에서의 고려아연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만큼 전략광물 생산 안정화와 우방국 공조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며 “국익을 중시하면서 산업계 기반을 뒷받침하고 자원안보를 강화하는 핵심축으로 도약하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5-02-10 17:04:08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무역전쟁을 벌였던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2차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중국은 캐나다·멕시코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부과 위협에 보복관세와 기업 조사로 받아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 세칙위원회는 4일 발표에서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석유, 농기계, 대(大)배기량 자동차와 픽업트럭에도 1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알렸다. 같은 날 상무부 등 중국 당국은 이날부터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반도체 원료 포함 특정 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동시에 미국 패션기업 PVH그룹과 생명공학 기업인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포함하고, 미국 IT 대기업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세칙위원회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를 향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 측의 일방적인 관세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행정명령을 통해 이웃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각각 25% 관세를,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중국에서 생산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캐나다·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흘러든다며 4일부터 관세 발효를 예고했다. 캐나다·멕시코 정부는 맞보복을 예고했지만 3일 트럼프와 막판 협상을 통해 관세부과 시행을 1개월 미루기로 합의했다. 캐나다·멕시코는 트럼프의 요구대로 국경 경비를 강화한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3일 중국과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관세 발효 시한인 4일까지 명령을 바꾸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4일 발표에서 미국을 WTO에 제소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가 지난 1일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10% 관세 추가 외에도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규제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2-04 18:21:50중국이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타협하지 않고 전면적 무역보복을 강행하면서 2차 미중 무역전쟁의 막이 올랐다. 다만 중국의 관세보복까지 아직 약 1주일의 시간이 남은 만큼 극적인 타협 여지는 남아 있다. ■中, 10~15% 관세 더하고 수출통제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 세칙위원회는 4일 발표에서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석유, 농기계, 대(大)배기량 자동차와 픽업트럭에도 같은 날부터 1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알렸다. 또한 이날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을 포함한 5개 광물의 수출을 통제한다고 공고했다. 이들은 반도체 원료 등으로 쓰이는 핵심산업 광물이다. 상무부 대변인은 국가안보 및 국익,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고려해 수출을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수출은 허용한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광물 통제와 함께 미국 기업 2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했다.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신규 투자에 관여할 수 없으며 기업 임원의 중국 출입국도 불가능하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이유로 미국의 10개 군수기업을 해당 목록에 포함시켰다. 4일 추가된 기업은 타미힐피거와 캘빈클라인 등 유명 브랜드들을 산하에 둔 패션기업 PVH그룹과 생명공학 기업 일루미나였다. 상무부는 PVH그룹의 경우 신장위구르자치구 제품과 관련해 시장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날 미국 구글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알렸으며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세칙위원회는 이날 관세 인상에 대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위협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미국의 일방적 추가 관세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미국의) 자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중미 간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의 관세조치를 WTO 분쟁해결기구에 제소했다"고 알렸다. ■추가 보복 vs 극적 타협 2018년에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렀던 트럼프는 지난해 11월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중국에서 대량생산되어 캐나다·멕시코의 허술한 국경관리 때문에 미국에 유입된다며 3개국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지난 1일 행정명령을 통해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도 관세를 10% 인상하기로 했다. 캐나다·멕시코 정상들은 곧장 트럼프에게 비슷한 수준으로 보복한다고 밝혔으나 3일 막판 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미뤘다. 트럼프는 3일 발표에서 멕시코가 국경에 1만명의 군 병력을 보내 펜타닐 유통과 불법 이민자를 막기로 했다며 관세부과를 1개월 유예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미국과 1개월 관세부과 유예에 합의했다며, 미국 국경 강화에 13억캐나다달러(약 1조3145억원)를 투입하고 인력 1만명을 배치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마도 다음 24시간 안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 결과에 따라 "1일 부과한 10%를 넘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조치가 "미중 무역관계의 균형을 추구하기 위한 일제사격"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앞으로 며칠 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실제로 중국과 대화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매체들은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4일 0시를 기해 예정대로 발효됐다고 전했다. 행정명령에는 10% 관세 추가 외에도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를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이석우 기자
2025-02-04 18:17:42[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과학부 김규 박사가 국내외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초전도 층상 물질인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를 원자 두께의 단층 평면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한 전기저항이 거의 없는 초전도 성질을 가진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가 평면화로 되면 전기 전도성이 사라져 부도체로 변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김규 박사는 3일 "반데르발스 물질의 특이한 양자역학적 성질을 활용하면 신소재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층간 상호작용을 변화시켜 물질의 성질을 바꾸고 원리를 규명한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데르발스 물질은 층층이 결합된 3차원과 단층이 비슷한 구조와 성질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는 초전도성과 특이한 구조로 전세계 연구진에게 주목받는 신소재다. 연구진은 기판 표면에 분자나 원자를 쪼여 박막 결정을 만드는 분자빔증착법(MBE)으로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를 단층화했다. 자세히 살펴본 결과, 반데르발스 구조로 느슨하게 결합된 3차원 결정과 달리, 단층으로 이뤄진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는 서로 강하게 결합된 새로운 양자 형태를 띄고 있었다. 또한, 도체 및 초전도성을 갖는 3차원 결정과 달리 단층 결정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 특성을 지녔다. 연구진은 이론계산과 여러 실험으로 단층 결정의 속성이 달라진 원인까지 밝혀냈다.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의 성질이 변한 것은 층 사이 활발한 상호작용이 그 원인이다. 기존 3차원 결정에서 텔루륨은 맞닿은 다른 층 텔루륨과 전자를 공유한다. 그러나 층 분리로 인해 상호작용이 사라지면 텔루륨은 같은 층 이리듐 원자의 전자를 흡수하고, 전자를 뺏긴 이리듐 원자들은 서로 강하게 결합한다. 구조가 바뀌면서 물질의 성질도 변하게 된 것이다. 김 박사는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황진웅·모성관 박사와 캘리포니아대(UC Berkeley) 연구팀, 경북대 김수란 교수, 군산대 김봉재 교수, 부산대 황춘규 교수와 함께 연구해 그 결과를 세계적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2월 16일자에 게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3-03 11:17:46[파이낸셜뉴스] SK네트웍스와 LS니꼬동제련은 15일 서울 강동구 길동채움에서 ‘리사이클을 통한 자원순환 및 포괄적 마케팅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ICT(정보통신기술) 영역 중심의 자원 재활용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는 중고폰을 포함한 IT(정보기술) 기기 리사이클 사업 협력을 진행하는 동시에, 3R(사용량 축소·재사용·재활용) 관련 연구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등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SK네트웍스와 LS니꼬동제련은 버려지는 자원을 회수하고 재가공함으로써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환경 보호 실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 민팃이 운영하는 인공지능 기반 ATM(민팃ATM)을 통해 중고폰 유통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또한 SK네트웍스 서비스의 경우 불용 IT 장비를 관리∙처리하는 ITAD(IT자산처분서비스) 서비스를 수행하며, 여러 파트너사의 폐가전 제품을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센터를 운영하는 등 자원순환, 환경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기업인 LS니꼬동제련은 국내 귀금속 및 희소금속 리사이클 산업을 이끌며, 금, 은, 백금, 팔라듐, 텔루륨 등을 재활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동광석 함유 귀금속 회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동생산 국가 칠레에 귀금속 회수 플랜트를 수출하고 있다. 양사는 공동 사업의 첫 활동으로 민팃이 수거한 5만대의 폐휴대폰을 단순 폐기하지 않고 재자원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S니꼬동제련에서 폐휴대폰 속 인쇄회로기판(PCB)을 제련해 구리∙팔라듐∙금∙은 등 유가금속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밟고 있다. 향후 SK네트웍스와 LS니꼬동제련은 폐휴대폰 및 ICT 장비의 수거량을 증대하고 재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조할 예정이다. 점진적으로 협력 사업 범위를 IT 기기,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자회사를 포함한 모든 사업 영역을 활용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김윤의 SK네트웍스 정보통신사업부장은 “폐휴대폰 자원 재순환으로 양사간 리사이클 시너지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의 성장과 함께 환경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과 범주에 제한 없이 미래지향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진하기 위한 포괄적 협력 방안을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태선 LS니꼬동제련 원료부문장은 “서로의 사업분야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는 두 회사가 리사이클 사업과 순환경제 발전에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1-11-15 10:10:55[파이낸셜뉴스] 차세대 에너지 변환소자로 주목받고 있는 고성능 2차원 열전박막을 반도체 기판(웨이퍼)은 물론 플라스틱이나 유리에 전사(transfer)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 부경대 황재열 교수(물리학과)는 성균관대학교 김성웅 교수(에너지과학과)와 함께 고성능 2차원 열전박막을 기판에서 분리해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과학기술 분야 세계적 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IF 23.101)'에 최근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열전박막이란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열전소재로 만든 박막이다. 웨어러블기기, 사물인터넷, 스마트센서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자로, 최근 2차원 구조 박막에서 우수한 물성들이 발견돼 관련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황 교수 연구팀은 에피탁시(epitaxy) 공정(기판 위에 고순도의 단결정 박막을 성장시키는 공정)으로 박막을 성장(형성)시킨 뒤, 이 박막을 기판에서 손상없이 분리해 평면은 물론 곡면에 붙여 우수한 열전에너지 변환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연구팀은 텔루륨 단원자층을 사파이어 기판 표면에 형성한 후 2차원 열전박막(BST)으로 성장시켰다. 이때 원자 간의 상호작용인 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한 에피탁시 공정으로 기판과 박막이 약하게 결합하도록 하고, 용매를 이용해 이 결합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결정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물성손실을 최소화해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로 지금까지 제한적인 기판에서만 성장시킬 수 있었던 고성능 2차원 열전박막을 기판은 물론 플라스틱이나 유리 등 다양한 형태의 물질에 전사해 활용할 수 있게 돼 신개념의 소자 개발 및 2차원 박막의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반도체와 전자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사파이어 기판의 표면물성에 기반을 두고 있어 다양한 응용기술을 적용할 수 있고,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박막형 에너지소자 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1-07-19 09:28:49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의 소재로 쓰일 수 있는 철과 게르마늄, 텔루륨으로 이뤄진 반데르발스 자성체(FGT)의 안정성을 발견했다. 이 소재가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연구개발(R&D)중인 스핀 메모리(STT-M램)의 소재보다도 정보저장 안정성이 10배 이상 뛰어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스핀융합연구단 최준우 박사팀이 정보저장 안정성 면에서 FGT가 다른 물질보다도 10배 이상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반도체 기업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형 메모리로 STT-M램을 주목하고 있다. D램과 구조는 유사하지만 커패시터(축전기) 대신 복잡한 구조의 자성층을 쓰는 메모리다. 이 자성체가 회전(Spin)하면서 빠른 속도로 전자를 이동시키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구진은 FGT를 물리적 박리법을 이용해 100㎚ 이하로 만들어 특성을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철과 코발트를 기반으로 한 소재는 두께가 두꺼워지면 교환바이어스가 줄어들어 정보를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이에 반해 FGT는 두께와 상관없이 정보저장 안정성이 10배 이상 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4-04 17: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