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을 직접 만나 안보 공급망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브르통 집행위원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를 찾아 손 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이날 대화에서는 EU의 국방 산업 강화를 위한 공급망 다양화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한국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손 대표와 정보를 교환했다"며 "EU는 새로운 안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국방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U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화약과 폭발물에 대한 공급망 다양화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브르통 집행위원은 EU 집행위에서 성장총국(DG Grow), 연결총국(DG Connect), 방산·우주총국(DG Defis)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한국과 유럽연합 간 디지털 파트너십 논의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 인사와 만났다. 당초 브르통 집행위원은 이번 방한 일정에서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와 만남을 가지는 것으로 일정이 공개됐지만, EU와 방산 분야 논의의 중요성을 고려해 손 대표가 직접 만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yon@fnnews.com 홍요은 김준석 기자
2023-06-30 21:13:43망 이용대가를 비롯해 중국산 장비 사용중단 촉구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책 중심에 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사진)이 이달 말 방한해 한국과의 정책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민감한 망 이용대가, 인공지능(AI) 규제, 통신장비 보안 등에 관해 공조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브르통 위원은 오는 29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 중에 우리 정부와 정책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브르통 위원은 EC에서 ICT 분야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는 주요 인물이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키노트에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투자비용 분담 필요성을 언급, 법안 초안 작성에 돌입한 이후에도 분담 필요성을 강경하게 전하면서 기가비트연결법(가칭) 통과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 디지털시장법(DMA)·디지털서비스법(DSA)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상 이용자 보호, 빅테크 갑질 방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DSA와 DMA는 국내에서 추진 중인 온플법과 비슷한 법안으로 유럽에선 하반기 중 시행된다. 최근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에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중국 통신장비 배제를 촉구하며 "EU는 화웨이, ZTE 통신장비에 의존하는 연결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EU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AI 규제법 도입을 위한 최종협상에 돌입하는 등 해결해야 할 ICT 현안이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브르통 위원이 방한 중 ICT 정책 공조 강화를 언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브르통 위원은 지난해 11월 영상회의를 통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을 서명한 바 있다.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반도체, 초고성능컴퓨팅(HPC) 및 양자기술, 사이버 보안, 5G·6G, AI, 디지털 플랫폼, 데이터 관련 법·체계 등 11대 협력과제 추진에 뜻을 모았다. 이후 양측은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등 기술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브르통 위원의 세부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회는 최근 KBS 수신료 폐지, 방송법 개정안 등 정쟁으로 망 이용대가와 같은 정책적 현안에 힘을 못 쓰고 있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현재 EC에서 가장 관심 있어하는 건 5G 확산과 5G 생태계 구축, 빅테크 규제 등"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과방위 전체가 방송 이슈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최근 5G 논란 등 정책과제를 다룰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브르통 위원의 이번 방한으로 ICT를 비롯해 반도체 분야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3-06-18 19:06:57【파리(프랑스)=김준혁 기자】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불균형적인 협상력을 고려한다면 네트워크 사용료 문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법·제도적인 장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프랑스통신사업자연맹(FFT) 사무실에서 만난 보냉 보넨판르 FFT 회장은 빅테크를 비롯한 CP의 네트워크 인프라 발전 기여를 의무화 할 수 있는 제도적 프레임워크(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넨판르 회장은 "프랑스에선 CP 5개사가 전체 트래픽 중 50% 이상, 피크 시간대엔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집중돼 있어 네트워크 기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네트워크 비용 분담을 논의할 수 있는 정책적 틀이 있다면 사례별로 사법·행정적 판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조차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아시아권 대비 5세대(5G)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발전 수준·속도가 더딘 유럽은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CP의 고통 분담이 동반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4·4분기 기준 프랑스 내 5G 상용화율은 17%에 불과하다.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는 유럽 내 통신사들이 연간 550억 유로(약 78조7044억원)를 투자 중인 반면, 빅테크는 전 세계적으로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에 170억유로(약 24조3268억원), 네트워크 인프라에는 10억유로(약 1조4309억원)를 투자하는 데 그치고 있다. 보넨판르 회장은 "네트워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산업용 5G 등 핵심 네트워크를 현대화하는 데 새로운 기술 개발 투자도 진행돼야 한다"며 "EU 통신사들은 디지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우 높은 수준의 네트워크 구축 및 보수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유럽 집행위원회(EC)에서 인터넷 생태계 내 규칙 제정·규제를 통해 시장 권력의 비대칭 해소가 가능해진다면, 유럽 각 국가들은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며 "유럽 내 디지털 인프라 안정이 가속화된다면 국제 수준의 협력과 교류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처럼 망사용료 제도 마련을 위해선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보넨판르 회장은 "네트워크 사용과 그에 따른 대가 지불 이슈는 현재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CP가 거대 지배력을 통해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분절화된 대응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EU와 같은 국가들 간의 연대를 통해 국제적 수준에서의 대응 및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EC의 집행위원 구성에도 유럽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앞서 EC는 올해 2월 CP의 네트워크 인프라 비용에 대한 공정기여(fair share)를 강제하도록 하는 디지털네트워크법안(DNA)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공식 입법이 아닌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사전 작업으로, 추가 입법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같은 시기에 EC 선거가 겹치면서 입법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보넨판르 회장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존에 DNA를 강력하게 추진해 온 프랑스 통신사 오랑쥬(Orange) 출신의 테에리 브르통 집행위원을 지지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조기 총선에서 범여권이 패배했고, 정당별 추천 위원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만큼 티에리 브르통이 연임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07-21 13:52:58[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심각하게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새로 발효된 EU의 강력한 디지털법 위반 최초 사례가 애플이 될 전망이다. 애플 같은 이른바 온라인 '문지기(게이트키퍼)'의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EU의 신디지털법을 위반하면 벌금 규모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이른다. 올해 3월 발효된 EU의 신디지털법은 정식 명칭이 디지털시장법(DMA)으로 주로 애플을 비롯한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 '온라인 문지기들'의 사업에 경쟁사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문을 열 것을 요구하는 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24일(현지시간) 예비결론에서 애플이 개발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외부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자신들의 고객들을 유도하지 못하게 제한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애플의 새 슬로건은 '다르게 행동하라'가 돼야 할 것"이라면서 애플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오늘 EU 집행위는 애플이 DMA 규정들을 준수할 수 있도록 담보하기 위한 추가 조처를 밟는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의 예비결론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애플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수백억달러 과징금을 물 수 있다는 뜻이다. EU는 만약 제재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관행을 고치지 않고 규정을 계속 위반하면 과징금 규모가 연간 전 세계 매출의 10%가 아닌 20%로 늘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U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DMA 관련 컨퍼런스에서 "DMA가 요구하는 것은 결코 과도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이는 공정성과 개방, 서로 경쟁이 가능한 장터를 만들자는 평범한(플레인 바닐라) 요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구상에서 가장 비싸고, 존경받는 기업들 일부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것을 마치 훈장처럼 간주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 예비결론은 공식 조사가 시작된 3월부터 시작해 1년 안에 최종결론으로 이어져야 효력이 있다. 애플은 EU의 경쟁법 제약을 많이 받고 있다. 1월에는 iOS 모바일 소프트웨어와 앱스토어, 사파리 웹브라우저를 수정했다. 경쟁제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애플은 또 21일에는 EU에서 인공지능(AI) 지원이 가능한 아이폰 출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EU의 AI법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었다. 애플에 대한 EU 규제당국의 압력은 강화되고 있다. EU는 최근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 제한 혐의로 애플에 18억유로 과징금을 물렸다. 현재 애플은 이에 불복해 EU 법원에 소송을 낸 상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6-25 04:29:20[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2일 오는 21~22일 서울에서 열리는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에 주요국과 업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불참한다는 외신 보도에 반박했다. 큰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는 비난에도 지난해 첫 회의 때 채택된 블레츨리 선언보다 더 진전된 결과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AI 서울 정상회의 정상세션과 각료세션, 포럼 참석명단은 외교결례가 될 수 있어 미리 밝힐 순 없지만 대거 불참한다는 외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초청한 이들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참석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에선 AI 정상회의에 캐나다·네덜란드 대표단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마그레테 베스타게르 부위원장과 티에리 브르통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 등이 불참하고, 주요기업과 인사들도 구글 딥마인드 측과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교부는 참석명단을 공개하진 못했지만 해당 보도는 실제 현황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영국 주최 1차 정상회의 때와 참석 규모가 비슷할 것이라는 예고도 함께 내놨다. 같은 외신 보도에서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블레츨리 선언보다 더 나아가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 데 대해서도 외교부는 적극 반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AI 서울 정상회의는 안전에서 더 나아가 혁신과 포용을 함께 우선순위에 두고 논의하는 것”이라며 “안전성을 공고히 하면서도 혁신의 혜택을 공유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동주최국인 영국 정부와 정상회의 참여국들과 함께 공동선언과 같은 결과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5-02 20:01:49[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의회가 13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규제 법안을 마련했다.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법이 시행될 전망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EU 의회는 이날 찬성 523, 반대 46으로 세계 최초의 AI규제법안 'AI법'을 통과시켰다. 기권은 49표였다. 앞서 EU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AI법 마련에 찬성한 바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집행위원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유럽은 이제 AI의 국제기준을 만드는 곳이 됐다"고 자평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이번 AI법이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기본권을 안전하게 지키는 세이프가드로 작동하는 한편 혁신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법규정이 마련돼 AI 연구에서 금지되는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면 이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연구는 허용되기 때문에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메촐라 의장은 "이미 AI는 일상생활에서 매우 큰 부분이 됐다"면서 "이제 입법에서도 주요 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럽의회를 통과한 AI법은 다음달 EU 27개국 장관들이 최종 승인하면 관보 게재를 거쳐 발효된다. 일부 금지 조항은 발효 6개월뒤부터 적용되고 2026년에는 전면 시행된다. EU는 AI 활용분야를 4단계 위험등급으로 나눠 차등적으로 규제하게 된다. 의료·교육 등 공공서비스, 선거, 핵심 인프라, 자율주행 등은 고위험등급으로 분류됐다. 고위험등급에서는 AI 기술을 사용할 때 사람이 반드시 감독해야 한다. 또 위험관리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범용AI(AGI)를 개발할 때에는 '투명성의무'을 지켜야 한다. AGI란 사람과 유사한,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갖춘 AI를 말한다. AGI 투명성의무는 2021년 법안 초안이 발의됐던 때에는 없던 조항이다. 그러나 2022년 오픈AI가 챗GPT-3를 공개하면서 생성형AI의 영향력이 입증된 뒤 법안에 추가됐다. AI 오남용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투명성의무가 더해졌다. AI기업들은 아울러 EU가 시스템위험이라고 규정한 사고 발생을 방지해아 한다. EU는 사이버공격, 유해한 선입견 전파 등을 시스템위험으로 규정했다. 또 개인의 특성·행동 데이터에 점수를 매기는 이른바 '사회적 점수매기기(소셜스코어링·social scoring)'도 금지된다. 아울러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CCTV 등을 통해 개인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 강간, 테러 등 중대 범죄 용의자 수색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 이때에도 법원에서 영장을 받도록 했다. AI규제법은 또 딥페이크 영상이나 이미지에는 AI로 조작된 콘텐츠라는 것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했다. AI규제법을 위반하면 전세계 매출의 1.5~7%를 과징금으로 물어야 할 수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14 01:25:51【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애플을 겨냥한 유럽연합(EU)의 규제도 애플의 위기를 더 커지게 하는 이유다. 지난 7일(현지시간) 부터 새롭게 시행된 EU의 디지털 시장법(DMA)이 애플의 유럽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DMA 시행 시기가 애플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점이다. DMA법이 시행되자 마자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성명을 내고 애플 앱스토어와 경쟁하기 위해 iOS용 대체 앱 마켓을 개발·설치하려고 했으나 애플이 이를 거부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에픽게임즈 주장과 관련, "담당 부서에 이를 먼저 살펴볼 것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DMA에 따라 애플 측에 이번 사안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EU의 DMA에 따라 애플은 외부 앱 및 대체 앱스토어 설치 등 애플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의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한다.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서는 안 된다는 DMA 규정에 따라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업체를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 아이폰에서도 앱스토어가 아닌 외부에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가능해진다. 시장 조사업체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애플의 앱스토어의 연간 매출은 26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 DMA 시행으로 앱스토어 매출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 올해 1월 모건스탠리의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아이폰 소유자 27%가 애플의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앱에서 모바일 앱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앱스토어가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애플에게 EU의 DMA는 아주 큰 위험 요인이다. 지난해 4·4분기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애플 서비스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3분의 1이었다. 애플의 서비스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 애플의 하드웨어 부문 매출 증가세보다 컸다. EU는 이에 앞서 지난 4일 애플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일삼았다는 이유에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애플의 전 세계 매출 0.5%에 해당하는 18억4000만유로(약 2조7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EU가 반독점법을 근거로 애플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EU 규제 등 여러 악재에 직면한 애플 주가는 연초 대비 12%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 지수가 11% 상승하는 등 대형 기술주 전반의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애플의 향후 주가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짐 크래머는 애플 목표주가를 160달러로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경우에도 애플의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20달러로 하향제시했다. 반대로 애플 주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 JP모건은 애플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에버코어ISI도 애플 주가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멜리우스 리서치는 애플의 목표 주가를 220달러로 잡았다. 8일 애플 종가가 170.73달러 인점을 고려하면 28.85%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2024-03-10 18:39:56[파이낸셜뉴스]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발언으로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나이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러시아에 침공 독려" 발언에 후폭풍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안 내면 러시아에 해당국 침공을 독려하겠다고 말한 후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 유세에서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거듭 압박하며 나토 정상회의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돈을 내지 않아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냐'고 질문을 들었고 이에 절대로 보호해 주지 않겠다고 답했다"면서 "오히려 그들(러시아)이 원하는대로 하라고 독려하겠다. 당신(회원국)들은 돈을 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나토를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은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동맹국들이 서로를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미국을 포함한 우리의 안보를 모두 해치고 미국과 유럽 군인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샤를 미셸 유럽의회 상임의장은 "나토는 75년간 미국인과 캐나다인, 유럽인의 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해 왔다"며 "트럼프의 무모한 발언은 푸틴의 이익에만 도움이 되는 일이며, 이는 세계에 더 많은 안보나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프랑스 LCI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전에도 그런 말을 들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지적하며 "그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4년마다 안보에 대한 '동전 뒤집기'를 할 수 없다"며 EU가 자체적인 군비 지출과 군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에 대해서는 나이 우려 지속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에 대해서는 나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ABC뉴스와 입소스의 여론 조사 결과 86%가 현재 81세인 바이든이 두번째 대통령 임기를 하기에는 너무 나이들었다고 답했다. 86%의 응답자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임하기에는 나이가 많다는 답변이 59%에 달했지만 바이든에 비해서는 27%p 낮은 수준이다. 별도의 질문에서는 77세의 트럼프가 재임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62%가 생각했다. 나이에 대한 생각은 어느 당 지지자인가에 따라 크게 차이났다. 민주당 성향 73%가 바이든이 너무 늙었다고 생각한 반면 공화당 성향 35%만이 트럼프가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중도 성향은 바이든에 대해 91%, 트럼프에 대해 71%가 너무 나이먹었다고 각각 보았다. 대선 유력 후보들의 나이에 대한 우려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ABC뉴스·워싱턴포스트 공동 조사에서 바이든이 너무 나이가 많다는 답은 74%, 트럼프가 너무 나이가 많다는 답은 49%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12 15:17:44늦어도 올해 하반기 법안 초안을 갖출 것으로 기대됐던 유럽판 망 공정기여(fair contribution) 논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 전역에서 더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다. 내년 유럽연합(EU) 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둔 국내도 망사용료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C 내부시장은 지난달 디지털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 Act·DNA)을 제안했다. 네트워크 투자 인프라 재편, 신사업 육성, 안보 강화 등을 골자로 확장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장외전을 펼쳐 온 망 공정기여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업계는 법안 논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오는 2025년에나 법안 초안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 내 망 공정기여와 관련해 일부 국가가 '신중론'을 표명하고 있는데다 내년 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망중립성을 강조해 온 영국의 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최근 네트워크 서비스 발전·혁신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망 인프라에 대한 공정 기여·의무 분담은 아직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아돌포 우르소 이탈이아 산업부장관은 "빅테크를 비롯 디지털인프라로 혜택을 보는 모든 주체들이 공정하고 비례하게 기여해야 한다"면서도 "이탈리아는 EC가 더 깊은 조사를 진행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공정한 기여를 집행하는 방법론에 있어 신중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EU는 내년 중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EU 구성 등에 따라 법안 추진력 여부가 결정될 수 있고, 논의가 미뤄지면 기한을 내후년으로 넘길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9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으며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국회에선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법안 마련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내 망사용료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부나 국회도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9개의 관련 법안도 21대 국회 내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3-11-01 18:36:49[파이낸셜뉴스] 늦어도 올해 하반기 법안 초안을 갖출 것으로 기대됐던 유럽판 망 공정기여(fair contribution) 논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 전역에서 더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다. 내년 유럽연합(EU) 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둔 국내도 망사용료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C 내부시장은 지난달 디지털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 Act·DNA)을 제안했다. 네트워크 투자 인프라 재편, 신사업 육성, 안보 강화 등을 골자로 확장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장외전을 펼쳐 온 망 공정기여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업계는 법안 논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오는 2025년에나 법안 초안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 내 망 공정기여와 관련해 일부 국가가 '신중론'을 표명하고 있는데다 내년 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망중립성을 강조해 온 영국의 통신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최근 네트워크 서비스 발전·혁신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망 인프라에 대한 공정 기여·의무 분담은 아직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아돌포 우르소 이탈이아 산업부장관은 "빅테크를 비롯 디지털인프라로 혜택을 보는 모든 주체들이 공정하고 비례하게 기여해야 한다"면서도 "이탈리아는 EC가 더 깊은 조사를 진행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공정한 기여를 집행하는 방법론에 있어 신중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EU는 내년 중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EU 구성 등에 따라 법안 추진력 여부가 결정될 수 있고, 논의가 미뤄지면 기한을 내후년으로 넘길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9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으며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국회에선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법안 마련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내 망사용료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부나 국회도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9개의 관련 법안도 21대 국회 내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3-11-01 14:4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