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좌충우돌,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가 펼쳐진다. 26일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5월29일부터 6월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뮤지컬단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를 초연한다고 밝혔다.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 그려 이 작품은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상력과 유머로 풀어낸 코미디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대, 오합지졸 프로덕션의 좌충우돌 뮤지컬 제작기를 유쾌하게 담을 예정이다.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의 정체성과 맞닿은 작품으로, '2025 세종시즌' 유일한 뮤지컬 작품이기도 하다.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국가의 명령으로 북한의 공연에 맞설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내야 하는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의 유덕한 실장과 그의 실수로 연출가로 등극한 배우 지망생 김영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유명한 연출가와 동명이인이었던 김영웅은 뜻밖의 착오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알려진 적 없는’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그는 무대 경험은 있지만 연출 경험은 전무한 상태에서 극단의 경리를 작가로 삼는다. 고위 관료이지만 존재감이 없는 유덕한 실장은 오페라 가수부터 무속인, 트로트 가수까지 전국의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빠른 템포의 대사와 개성 강한 캐릭터 간의 충돌이 웃음 포인트다. 이처럼 우연한 착오로 시작된 여정은 결국 모두를 성장시키고, 한 편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코미디와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모리스' 박해림 작가, '마리퀴리' 최종윤 작곡, '일테노레' 김동연 연출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극작가 박해림, 작곡가 최종윤, 연출가 김동연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작품이다. 2023년 창작개발을 시작으로 2024년 낭독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난 뒤 수정 작업을 거쳐 2025년 본 공연까지 3년간의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 완성도를 높였다. 박해림 작가는 ‘모리스’ ‘미생’ ‘부치하난’ ‘사랑의 불시착’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선보였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곡 부문 음악상을 수상한 최종윤 작곡가는 ‘마리퀴리’ ‘미생’ ‘곤 투모로우’ ‘셜록홈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감각을 뽐내왔다. 김동연 연출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시라노’ ‘데스노트’ ‘일테노레’ ‘그레이트 코멧’ 등 다양한 작품을 작업했다. 뮤지컬계 배우 이창용, 조형균과 서울시뮤지컬단의 박성훈, 이승재가 고위 관료와 초보 연출가로 분한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지금의 한국 뮤지컬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선배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단순한 웃음을 넘어,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선배들의 고민과 열정에 공감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창작 배경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시, 봄’과 ‘맥베스’를 성공적으로 레퍼토리화했다”며 “이번 작품 또한 서울시뮤지컬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 캐스팅 발표에 맞춰 4월1일에 추가좌석을 오픈한다. 또 공연 개막일인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에 한해 프리뷰 할인 25%를 제공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3-26 09:19:19서울시뮤지컬단이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대 위에 '처음'을 만들던 시절, 그 용감한 해프닝을 오늘날 무대로 되살린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한국 뮤지컬 태동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상의 이야기다. 1960년대 후반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엄청난 공연을 만들라'는 지시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제작에 나선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김덕희 단장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살짝 옵서예'를 모티프로 삼았지만, 고증 위주의 접근은 지양했다"며 "사실 재현보다는 그 시대 열정, 시행착오 그리고 용기를 허구적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허구지만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는 곳곳에 녹아있다. 박해림 작가는 "무대에 마이크를 어디에 둘지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없던 시대, 무작정 부딪혔던 선배들의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녹였다"고 부연했다. '한국 최초 뮤지컬 탄생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뮤지컬이란 장르의 본질과 의미를 되짚는 메타 뮤지컬의 특성을 띤다. 극 중 인물들은 "왜 갑자기 말하다가 노래를 하지?" "왜 공연은 항상 해피엔딩이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 단장은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으로'다"며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등 말이 안 되는 것도 말이 되게 하면서 관객을 믿게 하는 게 공연의 마술적 순간이고 그게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김동연 연출 역시 "뮤지컬은 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대사를 통해 뮤지컬이 가진 힘과 가치에 대해 말한다"고 부연했다. 최종윤 작곡가는 뮤지컬 역사와 문법에 대한 오마주를 곳곳에 녹여냈다. 그는 "국내외 뮤지컬 유명 넘버 100여곡이 차용된다"며 "무대 위에서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릴 것이다. 특히 세 번째 넘버 '뮤지컬이란 이런 거야!'는 가장 공들인 노래"라고 말했다. 작품은 전통적인 쇼 코미디 양식을 따른다. 김 연출가는 "진지한 뮤지컬이 인기인 한국과 달리 뮤지컬의 본래 출발점은 쇼와 코미디"라고 짚었다. 김 단장은 "소극장 창작 코미디는 그동안 꽤 있었지만, 중대극장에서 코미디로 웃기겠다는 시도는 드물다"며 "공공극단으로서의 도전이고, 실험"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이 단체의 정체성을 되짚는 자기 성찰의 결과물로 뮤지컬 선배 및 관객에 대한 경의와 애정을 담았다. 김 단장은 "2000년대 이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연간 46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의 중심이 됐다"며 "그 기반은 1960~70년대 선배들의 실패와 고난의 덕분이자 역사 축적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이 그 시대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건 아니지만, 그 정신만큼은 오늘의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이 작품도 훗날 사진 한 장의 역사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연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다. 신진아 기자
2025-05-19 18:36:20[파이낸셜뉴스] 서울시뮤지컬단이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대 위에 ‘처음’을 만들던 시절, 그 용감한 해프닝을 오늘날 무대로 되살린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한국 뮤지컬 태동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상의 이야기다. 1960년대 후반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엄청난 공연을 만들라'는 지시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제작에 나선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김덕희 단장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살짝 옵서예’를 모티프로 삼았지만, 고증 위주의 접근은 지양했다”며 “사실 재현보다는 그 시대 열정, 시행착오 그리고 용기를 허구적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허구지만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는 곳곳에 녹아있다. 박해림 작가는 “무대에 마이크를 어디에 둘지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없던 시대, 무작정 부딪혔던 선배들의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녹였다”고 부연했다. '한국 최초 뮤지컬 탄생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뮤지컬이란 장르의 본질과 의미를 되짚는 메타 뮤지컬의 특성을 띤다. 극 중 인물들은 “왜 갑자기 말하다가 노래를 하지?” “왜 공연은 항상 해피엔딩이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 단장은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으로’다”며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등 말이 안 되는 것도 말이 되게 하면서 관객을 믿게 하는 게 공연의 마술적 순간이고 그게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김동연 연출 역시 “뮤지컬은 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대사를 통해 뮤지컬이 가진 힘과 가치에 대해 말한다”고 부연했다. 최종윤 작곡가는 뮤지컬 역사와 문법에 대한 오마주를 곳곳에 녹여냈다. 그는 “국내외 뮤지컬 유명 넘버 100여곡이 차용된다”며 “무대 위에서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릴 것이다. 특히 세 번째 넘버 '뮤지컬이란 이런 거야!'는 가장 공들인 노래”라고 말했다. 작품은 전통적인 쇼 코미디 양식을 따른다. 김 연출가는 “진지한 뮤지컬이 인기인 한국과 달리 뮤지컬의 본래 출발점은 쇼와 코미디”라고 짚었다. 김 단장은 “소극장 창작 코미디는 그동안 꽤 있었지만, 중대극장에서 코미디로 웃기겠다는 시도는 드물다"며 "공공극단으로서의 도전이고, 실험”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이 단체의 정체성을 되짚는 자기 성찰의 결과물로 뮤지컬 선배 및 관객에 대한 경의와 애정을 담았다. 김 단장은 “2000년대 이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연간 46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의 중심이 됐다”며 “그 기반은 1960~70년대 선배들의 실패와 고난의 덕분이자 역사 축적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이 그 시대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건 아니지만, 그 정신만큼은 오늘의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이 작품도 훗날 사진 한 장의 역사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연은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5-19 10:44:17뮤지컬 '알라딘'은 익숙한 이야기, 유명한 넘버들, 환상적인 무대, 화려한 의상, 최고의 배우들, 눈과 귀가 호강하는 춤과 노래들 그리고 유쾌한 유머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뮤지컬이다. 아마도 일반 관객들이 뮤지컬을 생각할 때 바로 떠오르는 전형적인 요소들을 모두 모아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뮤지컬의 한 속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 뮤지컬은 관객의 요구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장르인데 여기에서 관객의 요구란 일상적이지 않은 환상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익숙한 이야기들이 멋진 배우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덧입혀지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서울시뮤지컬단에서도 5월에 신작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초연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드는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 뮤지컬인데 '알라딘'의 규모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사뭇 다른 한국적 코미디의 미덕을 갖추고 있다. 공연이 뮤지컬 제작기를 다루다보니 뮤지컬 자체에 대한 이야기들도 꽤 담겨 있다. 살짝 일부 대사를 인용하자면 뮤지컬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이며 "말하다가 갑자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인데 "현실에서 갑자기 이런다면 미친 사람 같지만 뮤지컬에선" 괜찮다. 그리고 "불가능해 보여도 결국 무조건 해피 엔딩"으로 끝나며 "지루한 현실은 잊어 눈앞에 펼쳐지는 판타지"가 바로 뮤지컬이다. 뮤지컬 '알라딘'은 150분 내내 한순간도 관객이 지루할 틈 없이 꽉 채워져 있다.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비롯한 멋진 넘버들, 18명의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화려한 쇼 퍼포먼스, 국내 탑 배우들의 출연, 마술적 요소들을 활용한 장면들과 더불어 양탄자가 하늘을 나는 무대 장면의 구현 등 볼거리, 들을 거리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쇼맨의 역할을 하는 지니의 연기가 무엇보다 압권이며, 중간에 깨알같이 디즈니 뮤지컬 넘버들을 끼워 넣는 재미들도 선사한다. 디즈니 작품들의 장점인 도입부를 통해 극장의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끌고들어오는 설계도 치밀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이렇듯 브로드웨이 메가 히트작은 오랜 개발 과정과 엄청난 투자를 통해 완성된다. 그래서인지 8년 전에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처음으로 '알라딘'을 관람했을 때에는 이런 뮤지컬을 우리가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버전의 '알라딘'을 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다. 우리도 조만간에 '알라딘' 정도의 한국적 쇼 뮤지컬을 만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뮤지컬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5-04-21 18:17:25[파이낸셜뉴스] 웰컴 투 아그라바!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그곳 잠실 롯데월드 바로 옆 샤롯데 극장에서는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뮤지컬 '알라딘'을 공연하고 있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넘버들, 환상적인 무대, 화려한 의상 그리고 최고의 배우들, 눈과 귀가 호강하는 춤과 노래들. 거기에 유쾌한 유머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뮤지컬이다. 아마도 일반 관객들이 뮤지컬을 생각할 때 바로 떠오르는 전형적인 요소들을 모두 모아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뮤지컬의 한 속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 뮤지컬은 관객의 요구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장르인데 여기에서 관객의 요구란 일상적이지 않은 환상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사랑과 우정 등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악과 맞서 싸우고, 험난한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며, 결국 주인공이 승리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관객들은 새로운 이야기보다 익숙한 이야기들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이 익숙한 이야기들이 멋진 배우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덧입혀지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서울시뮤지컬단에서도 5월에 신작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초연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드는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 뮤지컬인데 '알라딘'의 규모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사뭇 다른 한국적 코미디의 미덕을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공연이 한국 최초의 뮤지컬 제작기를 다루다보니 뮤지컬 자체에 대한 이야기들도 꽤 담겨 있다. 살짝 일부 대사를 인용하자면 뮤지컬은 “예술적이지 않게 예술적”이며 “말하다가 갑자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인데 “현실에서 갑자기 이런다면 미친 사람 같지만 뮤지컬에선” 괜찮다. 그리고 “불가능해 보여도 결국 무조건 해피 엔딩”으로 끝나며 “지루한 현실은 잊어 눈앞에 펼쳐지는 판타지”가 바로 뮤지컬이다. 뮤지컬 '알라딘'은 150분 내내 한 순간도 관객이 지루할 틈 없이 꽉 채워져 있다.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비롯한 멋진 넘버들, 18명의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화려한 쇼 퍼포먼스, 국내 탑 배우들의 출연, 마술적 요소들을 활용한 장면들과 더불어 양탄자가 하늘을 나는 무대 장면의 구현 등 볼 거리, 들을 거리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쇼맨의 역할을 하고 있는 지니의 연기가 무엇보다 압권이며 중간에 깨알같이 디즈니 뮤지컬 넘버들을 끼워 넣는 재미들도 선사하고 있다. 디즈니 작품들의 장점인 도입부를 통해 극장의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끌고들어오는 설계도 치밀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바로 이런 요소들이 작년 11월에 개봉해서 지금까지 매진으로 채워가며 독보적인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성공의 요인일 것이다. 이러한 성공은 물론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성공한 원작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2011년 시애틀에서 초연을 올리고 나서도 여러 지역 공연과 여러 번의 프리뷰를 거쳐 2014년에서야 브로드웨이 뉴 암스테르담 극장에 입성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공연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렇듯 브로드웨이 메가 히트작은 오랜 개발과정과 엄청난 투자를 통해 완성된다. 그래서인지 8년 전에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처음으로 '알라딘'을 관람했을 때에는 이런 뮤지컬을 우리가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버전의 '알라딘'을 보면서 조금씩 만듦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작품의 해석, 장면의 구성, 작품의 톤 설정, 쇼와 코미디의 셋팅들이 눈에 들어오니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다. 이 정도면 우리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우리도 조만간에 '알라딘' 정도의 한국적 쇼 뮤지컬을 만들 날이 멀지 않았다. 어쨌든 뮤지컬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4-21 12:44:26[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이 '새로운 예술을 선도하는 제작극장'이라는 비전 아래 세계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문화예술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세종시즌 사업발표회'에서 "경기 불황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공연계가 한동안 어려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올해는 검증된 레퍼토리, 확실한 설득력이 있는 작품들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22년 새로운 운영 전략을 발표한 이후 국악관현악과 무용, 합창,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고유의 정체성을 갖춘 콘텐츠 확보에 힘써왔다. 그 결과, 서울시무용단 '일무', 서울시극단 '퉁소소리',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기관과 예술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또 성수 팝업이나 해리포터 체험존, 스위트석 론칭, 피아노 버스킹 등 공연장 경험의 확장을 위한 시도 역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호평받았다. 안호상 사장은 "풍성한 레퍼토리 작품들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 지난해의 가장 큰 성과였다"고 되짚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국내 초연된 '일무'는 지난해 뉴욕 무대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퉁소소리'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안호상 사장은 "코로나19가 끝나면서 2023년부터 공연 시장이 정말 좋았다"며 "공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도 했고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관객들도 소비의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연 시장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확실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세종만의 차별화된 레퍼토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시즌 공연으로 29편(총 174회)을 무대에 올린다. 이중 예술단 작품은 25편(총 162회)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레퍼토리 작품은 총 11편으로, 10개 작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시 선보이고, 서울시뮤지컬단이 2022년에 초연한 '다시, 봄'은 올해 화성과 세종, 안산에서 공연한다. 분야별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Re-프로젝트'(6월 26일),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11월 21일) △서울시무용단 '일무'(8월 21~24일) △서울시합창단 '가곡시대'(6월 13~14일), '헨델, 메시아'(12월 4일) △서울시극단 '퉁소소리'(9월 5~28일), '트랩'(11월 7~30일) △서울시오페라단 '파우스트'(4월 10~13일) △서울시발레단 더블 빌 '유회웅×한스 판 마넨'(8월 22~27일), '한스 판 마넨×허용순'(10월 30일~11월 2일) 등을 공연한다. 레퍼토리 작품 외에 예술단 신작 7편과 기획공연 신작 1편도 선보인다. 아울러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5'와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결합한 문화동행프로젝트 '모든 누구나'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무용단은 한국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스피드'(4월 24~27일)와 민속무, 궁중무, 교방무 등 다양한 전통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미메시스'(11월 6~9일) 등 2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창단 60주년을 맞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김홍도의 '월하선유도'에서 영감을 받은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8월 29일)를, 서울시뮤지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탄생 과정을 그린 '더 퍼스트 그레잇 쇼'(5월 29일~6월 15일)를 새롭게 준비했다. 또 서울시극단은 고선웅 단장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유령'(5월 30일~6월 22일)과 독일 극작가 카를 발렌틴 원작의 '코믹'(3월 28일~4월 20일) 등 2편을,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은 주세페 베르디의 명작 '아이다'(11월 13~16일)를 연출가 김동연과 함께 참신한 구성과 해석으로 선보인다. 창단 2년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은 세계 컨템퍼러리 발레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올해 4편의 공연을 통해 총 7개의 작품을 준비한 발레단은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한스 판 마넨 등 세계적 안무가들의 대표작을 통해 역량과 신뢰를 쌓고, 장기적으로는 자체 신작 개발을 도모한다. 내년까지는 서울시발레단의 예술감독도 선임할 계획이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대극장과 체임버홀 등 기존 시설의 리모델링도 계획하고 있다. 안호상 사장은 "제2세종문화회관으로 이전한 후에 세종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서울시와 협의했다"며 "1970년대 세종문화회관이 누렸던 예술적 입지를 다시 찾아가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1-22 08:4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