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양자물리학이 허용하는 한계 수준의 정밀도를 갖는 길이 측정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갖추면서 야외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해, 차세대 길이 측정의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4일 표준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가장 정확한 길이 측정 장비는 1미터(m)의 기준이 되는 ‘길이측정표준기’이다. 표준연구원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측정표준 대표기관이 운용하고 있는 길이측정표준기는 단파장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해 길이를 측정한다. 간섭계(Interferometer)는 두 빛이 만날 때 발생하는 간섭 패턴, 즉 두 빛 경로의 상대적인 변화를 분석해 목표 대상의 거리나 변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다. 단파장 레이저는 눈금이 촘촘한 자처럼 파장이 매우 고르게 분포돼있어 1~10나노미터(㎚, 10억 분의 1 m) 수준의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길이측정표준기는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길이가 매우 제한적이다. 단파장 레이저의 파장 범위(스펙트럼)가 좁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은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긴 거리를 한 번에 측정하는 장비다. 주로 기준점에서 측정 대상을 향해 빛(펄스)을 쏘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산출해 길이를 측정한다. KRISS 길이형상측정그룹은 ‘광 주파수 빗(Optical Frequency Comb) 간섭계’를 이용해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의 정밀도를 길이측정표준기 수준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기존 간섭계의 광원들과 달리 광 주파수 빗은 파장 범위가 넓으면서도 파장의 배열은 매우 일정한 간격으로 정돈되어있어 긴 거리도 한 번에,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 주파수 빗 분광 간섭계 기반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은 길이측정표준기의 정밀도와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의 간편함을 고루 갖췄다. 시스템의 정밀도는 0. 34나노미터로, 현존 장비 중 최고 수준이자 양자물리학에서 도달 가능한 한계 수준이다. 측정 속도는 25마이크로초(μs, 100만 분의 1초)로 야외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을 만큼 빠르고 간편해 국내 첨단 산업 현장의 길이 측정 정밀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차세대 길이측정표준기로 등재할 수 있도록 장비의 측정 불확도를 평가하고 성능을 지속 개선하는 등 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KRISS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광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Laser&Photonics Review(IF: 10.0)에 6월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7-04 08:57:35[파이낸셜뉴스] 한양대 기계공학부 김학성 교수팀이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고 온도를 낮추기 위해 고강도 펄스광(IPL)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반도체 부품을 '납땜'할 때, 순간적으로 강렬한 빛을 쪼이는 새로운 기술을 써서 기존 방식보다 무려 1596배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다. 김학성 교수는 17일 "이번에 개발한 접합 기술은 반도체 부품 간의 물리적 결합 신뢰도를 크게 높이는 동시에 공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큰 진전을 이룬 결과"라며, "향후에는 2.5D·3D 통합 패키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다양한 반도체 패키징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고성능 스마트폰, 서버, 자율주행차 등 첨단 전자기기에 적용되는 반도체 패키징의 성능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고집적 메모리, 고성능 프로세서, 복합 기능 시스템온칩(SoC) 등 미래 반도체가 요구하는 고속·저전력·소형화 요건에 부응할 수 있는 핵심 공정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술은 반도체 부품을 '납땜'하듯 붙일 때, 순간적으로 강렬한 빛을 쪼이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방식으로는 90초나 걸리던 작업을 눈 깜짝할 사이인 56.4밀리초 만에 끝낼 수 있다. 또한, 접합 시 최고 온도도 250도에서 221.7도로 낮아져 반도체 부품이 받는 열 부담을 줄여 더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납땜 과정에서 생겨 접합부를 약하게 만드는 '금속 간 화합물(IMC)'이라는 층의 두께를 기존 방식의 6마이크로미터(μm)에서 아주 얇은 약 800나노미터(nm)로 크게 줄였다. IMC 층이 얇아지면 접합부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이처럼 공정 시간과 온도를 줄이고 IMC 층을 얇게 만든 결과, 반도체 칩이 기판에 얼마나 단단하게 붙어있는지를 나타내는 '다이 전단 강도'가 기존 방식보다 30%나 강해졌다. 한편, 연구진은 이 기술을 재료 및 나노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ACS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해 표지논문으로 채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6-17 11:02:25【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초과학연구원(IBS)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Center for Relativistic Laser Science, CoReLS)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GIST는 28일 대학 국제교류동에서 IBS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단장 김경택 물리·광과학과 교수)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IBS 노도영 원장, 포항가속기연구소(PAL) 강흥식 소장, 한국광기술원 신용진 원장, 포항공대 물리학과 남궁원 명예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이기태 책임연구원 등을 참석했다. 또 GIST 임기철 총장, 정성호 연구부총장, 김상돈 교학부총장, 정용화 대외부총장, 김근영 물리·광과학과장, 물리·광과학과 남창희 초빙석학 등 주요 관계자와 교직원·학생 등 70여명이 함께 했다. 개소식은 임기철 총장의 축사로 시작돼 노도영 IBS 원장, 강흥식 PAL 소장,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의 축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이후 김경택 단장이 연구단의 연구 방향과 최종 목표에 대해 소개한 뒤 현판 제막식과 연구단 실험실 투어가 진행됐다. GIST는 이날 IBS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 개소로 지난해 9월 출범한 IBS 양자변환연구단(단장 김유수 화학과 교수)에 이어 두 번째 IBS 캠퍼스연구단을 유치·운영하게 됐다.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을 이끄는 김경택 단장은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극한의 물리 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로, 새로운 극자외선 발견과 레이저 펄스 측정 방법 개발 등의 성과를 이뤘으며, 이를 통해 초강력 레이저 물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레이저 기술을 개발·이용해 강력장 양자전기역학 현상과 같은 극한 물리 현상을 구현하고 이에 대한 해석을 제시해 극한 자연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를 찾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국제적인 레이저 연구 시설로서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레이저 기술과 광원 및 입자 가속 기술을 개발해 기초과학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지역 경제와 산업 혁신에도 기여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임기철 총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오늘 출범하는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이 마치 화성을 향해 이륙하는 탐사선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화성 탐사선이 미지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인류의 지식을 확장하듯, 연구단도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극한의 환경을 구현하고, 미지의 자연 현상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연구를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노도영 IBS 원장은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은 3월 출범하는 IBS 광과학 연구클러스터의 핵심축"이라며 "IBS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새로운 발견'을 이루고, 초고출력 레이저 응용 등 미래에 국가에서 요구될 수 있는 광과학 역량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단장은 "GIST가 보유한 세계 최고 세기의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과 같은 극한의 자연환경에서만 발견되는 물리 현상을 구현하고 연구함으로써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울러 새로운 광원과 입자 가속 기술을 개발해 지역 경제와 산업 혁신을 이루는 데 힘쓰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2-28 13:42:58[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김경택 교수가 기초과학연구원(IBS) 상대론적 레이저과학 연구단의 신규 연구단장으로 선임됐다. 15일 IBS에 따르면, GIST 캠퍼스에 위치한 IBS 연구단은 16일부터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 주변에서 관측되는 양자전기역학적 플라즈마 생성을 실험으로 구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연구를 시작한다. 김경택 신임 단장은 "아토초 과학은 물질의 초고속 성질 변화를 관측하는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빛의 세기를 극단적으로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며, "강력한 아토초 펄스를 이용해 양자전기역학 현상 연구를 필두로 빛과 물질의 극한 상호작용을 규명해 천체물리학·화학·생명·양자과학을 아우르는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와 캐나다 국립연구회(NRC)·오타와대를 거쳐 2014년부터 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2023년까지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의 그룹리더, 부연구단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새로운 극자외선 아토초(100경분의 1초) 펄스 압축 기술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강력한 레이저를 이용해 나노 구조 이미징 및 반도체 기술 응용에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극자외선 아토초 펄스 생성 방법을 실험으로 구현하는 등의 뛰어난 성과를 냈다. 연구단은 상대론적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 생성 및 측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입자 가속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이용해 상대론적 영역으로 가속된 입자와 빛 입자의 충돌과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강력장 양자전기역학현상(Strong Field Quantum Electrodynamics)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특히,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 주변에서 관측되는 양자전기역학적 플라즈마 생성을 실험으로 구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노도영 IBS 원장은 "김경택 신임 단장은 국내 아토초 과학 분야를 개척하고, 고부가가치 초강력 레이저의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며, "김 단장과 더불어 광기술 연구에 특화된 GIST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새로운 레이저 과학 기술 시대를 열어갈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2-15 13:23:05[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팀이 레이저를 이용해 반도체 칩 내에서 초저잡음 클럭(clock) 신호를 1천조 분의 1까지 정확하게 생성하고 분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클럭 분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칩 내에서의 발열을 기존 1.2도에서 0.1도로 낮췄다. 기존에는 클럭 신호의 정확성이 통상적으로 1조 분의 1초(피코초) 수준이었으나, 이를 1천배 빠르게 해 3차원 적층칩을 비롯한 반도체 칩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김정원 교수는 9일 "현재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와 같은 고속 회로에 매우 낮은 지터의 샘플링 클럭 신호를 공급해 성능을 향상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3차원 적층 칩과 같은 구조에서 발열을 줄일 수 있을 지에 대한 후속 연구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칩의 성능이 급격하게 향상돼 보다 정확한 타이밍으로 칩 내의 다양한 회로 블록들의 동작을 동기화시키는 클럭 신호를 공급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고성능의 반도체 칩 내에서 클럭 신호를 분배하기 위해서는 클럭 분배 네트워크(CDN)에 많은 수의 클럭 드라이버들을 사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발열과 전력 소모가 커질 뿐 아니라 클럭 타이밍도 나빠지게 된다. 칩 내의 클럭 타이밍은 무작위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지터'와 칩 내의 서로 다른 지점 간의 클럭 도달 시간 차이에 해당하는 '스큐'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클럭 드라이버들의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지터와 스큐 모두 통상 수 피코초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펨토초 이하의 지터를 가지는 광주파수빗 레이저를 마스터 클럭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의 클럭 분배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광주파수빗 레이저에서 발생하는 광 펄스들을 고속 광다이오드를 이용해 광전류 펄스로 바꾼 뒤 반도체 칩 내의 금속 구조 형태로 된 클럭 분배 네트워크를 충전 및 방전하는 과정을 통해 구형파 형태의 클럭 신호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기술로 클럭 분배 네트워크의 클럭 드라이버들을 제거한 금속 구조만을 통해 칩 내에서 클럭을 분배할 수 있어, 타이밍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칩 내 발열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 결과 지터와 스큐를 기존 대비 100분의 1 수준인 20펨토초 이하로 낮춘 뛰어난 타이밍 성능을 보였다. 또한 칩내 클럭 분산 과정에서의 전력소모 및 발열 역시 기존 방식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5-09 09:03:57[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장진호·황재윤 교수팀이 기존 공초점 현미경보다 최대 6배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초음파 조직 투명화 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9일 말했다. 이 기술은 보고자 하는 생체조직에 초음파를 쬐었을때 일시적으로 공기방울이 생기면서 빛이 조직내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진이 실험쥐의 뇌조직과 피부암을 들여다 본 결과,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공초점 현미경보다 더 깊이, 더 선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장진호 교수는 "이번에 확보한 기술은 향후 다양한 광영상과 광치료 기술에 적용해 보다 깊은 곳까지 치료하거나 관찰할는 등 활용분야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빛을 이용해 생체조직의 내부를 들여다 보거나 빛으로 치료하는 기술은 많은 생명과학 연구와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생체조직에 빛을 쬐더라도 그 빛이 투과할 수 있는 깊이는 매우 낮다. 생체조직 깊은 곳까지 빛이 제대로 모이지 않고 흩어져 들여다 볼 수 없다. 또한 깊은 부위를 빛으로 치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장진호 교수팀은 지난 2017년 초음파로 만든 공기방울을 활용해 빛이 더 깊이 들어가는 기술을 개발했었다. 초음파를 생체조직에 쬐었을 때 일시적으로 매우 작은 공기방울들이 생겨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기방울들은 빛이 흩어지지 않고 원하는 곳까지 들어갈 수 있게 한다. 이번엔 장진호·황재윤 교수팀이 공기방울로 광 영상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했다. 공초점 형광 현미경은 쬔 빛의 초점면에서 발생하는 형광 신호를 선택적으로 검출해 암세포와 같은 미세조직 구조정보를 고해상도 영상으로 제공해주는 기기다. 암, 뇌 조직검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생명과학 연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생체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광의 산란에 의해 백 마이크로미터를 초과하는 깊이에서는 광 초점이 흐려져 활용분야와 효용성에 있어 극히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초음파를 이용해 생체조직 내부에 공기방울들이 촘촘하게 밀도 90%이상 채워져 있는 공기방울층을 원하는 영역에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만들어진 공기방울을 영상을 얻는 동안 유지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실험쥐의 뇌조직과 피부암 조직을 이용해 이 기술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즉, 초음파 영상에 쓰이는 수준의 낮은 에너지를 갖는 고강도 펄스 초음파를 쬐었을 때 생기는 공기방울층에서는 빛의 진행방향에 왜곡이 없어 더 깊은 생체조직 내에도 빛이 한곳에 모을 수 있었다. 또한, 이 기술을 공초점 형광 현미경에 적용해 기존 대비 6배 이상의 깊숙한 조직의 영상까지 얻을 수 있는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적용한 현미경(US-OC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뿐만아니라 초음파 조직 투명화 현미경이 초음파를 멈추면 생성됐던 공기방울들이 사라지고, 생체조직에 어떠한 손상도 일어나지 않아 생체에 무해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한편, 장진호·황재윤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광학 분야의 가장 저명한 글로벌 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지난 5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9-18 23:26:42[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정원·이한석 교수팀이 광학 칩과 광섬유를 이용해 매우 안정적인 마이크로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신호발생기보다 시간오차를 6분의 1이하로 줄일 수 있으며, 주파수 안정도를 2조 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26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술은 5G·6G 통신, 군용 레이더, 휴대용 양자 센서 등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전파망원경에 활용하면 기존에는 관측할 수 없었던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같은 새로운 천체 현상들을 탐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 길이의 광섬유는 열 기계적 잡음 한계에 의한 이론적인 길이 안정도가 1000조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우수하면서도, 부피가 작고 매우 가벼우면서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 광섬유로 주파수 안정화 장치를 손바닥 정도 크기인 108㎜ × 73㎜ × 54㎜로 만들었다. 그 결과 생성된 22㎓ 마이크로파의 시간 오차를 상용 고성능 신호 발생기보다 6배 이상 향상된 1000조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으며, 주파수 안정도는 2조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었다. 김정원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초안정 기술을 통신, 레이더, 데이터 변환기와 전파망원경 등 다양한 분야들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한석 교수는 "향후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고자, 실리콘 칩 상에 구현된 핵심 소자인 마이크로공진기의 광학적 특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초소형 마이크로공진기를 이용해 광 펄스를 생성하는 마이크로콤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광 펄스가 나오는 속도를 수십 ㎓에서 THz까지 높일 수 있어 고주파 마이크로파나 밀리미터파 생성이 쉽고 시스템의 소형화가 가능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의 대역폭 향상과 성능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이론적으로 1000조분의 1초 수준의 펄스 간 시간 오차를 가지지만, 소형 소자의 특성상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변해 장시간 그 성능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콤을 기계적으로 안정한 장치에 주파수 잠금해 안정도를 향상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안정화 장치가 매우 복잡하고 진동에 민감하며 부피가 커서 초소형 마이크로콤이 가지는 장점을 살릴 수 없고 실험실 밖 응용에 활용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1-26 11:22:24[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조병익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금속이 녹아 고체에서 액체로 바뀌는 10조분의 1초 순간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초고온으로 가열된 구리는 수백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동안 더 단단해졌다가 서서히 약해지면서 액체로 변했다. 조병익 교수는 11일 "이번 연구과정에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핵융합 에너지 연구 등 세계 과학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극한의 시공간 영역에서 물질의 새로운 성질을 발견하고 핵융합 연구 등 미래 에너지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강력한 레이저로 1만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구리를 가열했다. 이때 원자간 결합에 관여하는 전자들 중 약 10% 정도가 들뜬 상태로 진입했다. 남은 전자들은 원자핵의 강력한 인력에 더욱 많이 노출돼 더욱 단단히 결속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즉, 연구진이 초고속 엑스선 분광법을 이용해 금속의 원자간 결합이 바뀌면서 녹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낸 것이다. 결합이 더욱 강화된 초고온의 단단한 구리는 수백 펨토초에 걸쳐 유지되다가 이후 서서히 약해진다. 이는 가열된 물질이 녹을 때 원자간 결합이 바로 약해져 액체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다. 10여년전 해외 연구진이 발표한 이론에 따르면, 금속은 강력한 레이저에 의해 초고온으로 가열하면 액체로 변화할 때 순간적으로 원자간 결합이 강화돼 더욱 단단한 상태를 거쳐 액체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현상을 직접 관측한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 기존 엑스선 측정기법은 시간분해능이 약 10 피코초(1000억 분의 1초)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원자결합의 변화가 일어나는 1 피코초 미만의 시간영역을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기존 시간 한계를 넘기 위해 엑스선 자유전자레이저에서 방출되는 펨토초(1천조분의 1초) 엑스선 펄스를 이용한 초고속 엑스선 분광법을 사용했다. 실제로 레이저 핵융합, 지구 내부 등 극한의 온도, 압력 환경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특별한 물질의 성질들이 많이 나타난다. 초고속 엑스선 연구로 물질이 초고온에서 순간적이나마 더욱 단단해 질수도 있다는 것은 극한의 특별한 성질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 조병익 교수는 "펨토초 엑스선 분광법을 이용하면 초고속 영역에서 원자 결합을 관찰하는 것 외에도 극한의 시공간 영역에서 다양한 특이현상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10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11-11 10:52:40【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는 행정안전부 주관 '2021년도 지역맞춤형 재난안전 문제해결 연구개발 사업' 공모에 선정돼 '다중이용시설 감염병 확산 방지용 고효율 지능형 살균 시스템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행안부가 지역별 재난·안전분야 현안 이슈와 해결방안을 기획, 자유 제안하는 방식으로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광주시는 '교육·복지시설 감염병 확산방지용 펄스 UV(자외선) 대면적 공간 방역시스템 개발·실증사업'을 제안해 선정됐으며, 오는 2023년까지 총 사업비 21억원 가운데 국비 16억원을 지원받는다. 먼저 내년에는 대면적에 사용할 수 있는 고에너지 펄스 UV(자외선) 광원과 모듈, 3D공간 맵핑과 사물인식·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이어 오는 2022년부터 2년간 교육·복지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실증하면서 방역 모니터링 데이터 수집과 처리를 통해 빅데이터 연계 이상 징후 발생 예측기술도 함께 개발·실증한다. 기존 인력에 의한 약품 분무방식 방역은 냄새와 얼룩, 흡입 등으로 인해 사용 장소와 횟수가 제한적이며 시간과 인력이 많이 필요해 안전과 비용에서 단점이 컸다 광주시가 제안한 살균 방역시스템은 환경·분무 오염없이 다수의 넓은 공간을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정밀하게 소독할 수 있는 '대면적 공간 살균 방역시스템'으로 행안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정민곤 시 시민안전실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안전하고 스마트한 고효율 방역시스템을 확보해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대한 시민 신뢰성을 높이고, 지역 특화산업인 광산업과 연계한 감염병 분야 그린-재난안전산업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민선7기 들어 재난안전산업 육성을 통한 4차산업 기술 중심 재난·안전관리 체계 혁신, 이를 통한 안전일자리 창출을 안전분야 핵심 공약으로 추진해 꾸준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지능형 광융합센서를 이용한 교통사고 예방시스템 개발·실증사업, 4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첫 시범사업인 5G 디지털 트윈 기반 건물안전관리 실증사업, 지난 8월에는 한국판 뉴딜 첫 사업인 사물인터넷·인공지능(IoT·AI) 기반 신데이터 댐 구축사업 등을 유치해 총 사업비 138억원 중 국비 111억원을 확보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0-11-22 11:57:54\r\r\r\r\r\r\r\r\r\r샤오미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의 최대 쇼핑이벤트인 '광군제'(光棍節) 행사에서 2268억원 어치의 상품을 팔아 3년 연속 최다 판매 업체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11일에 열려 '쌍(雙)11' 행사로도 불리는 이번 이벤트를 중국 인터넷상거래 업체 톈마오(天猫·T몰) 등을 통해 진행한 샤오미는 이날 하루 동안 온라인 매출액이 12억5400만위안(약 2268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홍미노트2, 미패드, 미밴드 펄스 등이 각 부문 판매 1위에 올랐으며 미TV도 판매량 6만6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TV부문 5위권에 등극했다. 홍미노트2는 정가보다 100위안(약 2만원) 저렴한 699위안(약 13만원)에 팔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홍미노트2 뿐만 아니라 홍미2A, 미4C도 스마트폰 부문 판매량 부문에서 각각 4위, 8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덕분에 샤오미가 스마트폰 부문 업체별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화웨이, 메이주, 애플, 키쿠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스마트폰 부문 총거래액(GMV)에서는 샤오미가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판매를 한 탓에 화웨이와 애플에 뒤졌으며 최근 상승세인 화웨이와 과거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양상을 보였다.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5-11-12 09: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