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학문제의 정답을 다수결로 정할 수는 없지 않느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전 국민 온라인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겠느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원장이 13일 이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포퓰리즘을 좇는 정책결정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더플랫폼'의 자유시장경제 특별세미나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의 자유 시장경제'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서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의 최근 70~80년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경제자유화 다시 말해 자유 시장경제와 민주화는 상호간에 시너지를 내면서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는 중요한 공통 분모가 있다고 했다. 소수 권력자가 아닌 다수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익명의 유권자 선택에 기초하듯, 시장경제는 익명의 소비자 선택에 기반을 둔다는 것도 같다고 했다. 다만 조 원장은 두 제도는 오늘날 공공정책을 논의함에 있어서 갈등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원장은 "한편에서는 다수가 원하는 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주장을 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그러한 정책들이 '포퓰리즘', 다시 말해 다수가 원하는 공공정책이 그 다수의 이익을 향상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고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조 원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실례로 들었다. 조 원장은 "수십 년에 걸친 경제학계의 연구는 통화정책이 대중의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는지 생생하게 입증해 왔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다수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해도, 수학 문제의 정답을 다수결로 결정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조 원장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으며 추진된 연금 2배 인상 등의 선심성 정책이 결국 아르헨티나의 재정과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한 과잉기대 분위기도 걱정했다. 조 원장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불행을 막을 책임이 정부에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이상 기후로 급등한 신선식품 가격의 정부 책임론을 지켜보면서, 흉년이 들면 왕을 처형했었다는 고대문명이 연상되기도 했다는 멘트도 했다. 조 원장은 이른바 '개발연대'에 권위주의 정부가 세세한 산업정책, 외환통제 등 과도한 시장개입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역동성 회복이 당면 과제인 현재는 '권위주의 시대의 회귀가 정답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조 원장은 "정부가 어떤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할지, 어떤 주식의 수익률이 더 좋을지, 이러한 판단을 해당 분야 전문가보다 정부가 더 잘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한참 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위주의적 정부의 통제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정치 민주화를 이뤘다는 자긍심의 한구석에, 나의 불행이나 불안을 대신 책임져 줄 강력한 정부가 있기를 바라는 모순된 기대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이러한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규제 강화로 이어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조원장은 결론적으로 "다수가 원하는 공공정책이 그들의 이익을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으므로 포퓰리즘으로부터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보호하려면 지식인,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6-13 12:10:19부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준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부자증세는 포퓰리즘의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누가 부자일까. 버는 것은 없으면서 부동산이나 예금과 주식 같은 금융자산만 많이 가진 자도 부자인가. 아니면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없이 소득만 높으면 부자인가. 과연 소득이나 자산이 얼마 이상이면 부자라고 할 수 있나.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우리는 그동안 부자라면 무조건 세금을 더 내게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소득에 대해서는 누진구조 소득세제하에서 더 높은 세율을 통해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 부동산은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금융자산은 금융소득종합과세, 주식양도차익과세와 금융투자소득세(도입 예정)가 부자증세 대상이다. 상속세 또한 부자증세의 주요 수단이다. 오랜 기간 부자증세의 수단이 되어 온 소득세는 이제 그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밝혀졌다. 최고세율이 너무 높으면 부자들은 지금보다 더 벌어도 얻는 소득의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나간다는 점에서 아예 더 버는 걸 포기한다. 더 벌더라도 더 버는 걸 되도록 속이거나 줄이고자 한다. 추가로 더 버는 것에 대해 더 내야 하는 세금 비율인 한계세율(marginal tax rate)이 지나치게 높으면 소득활동 자체를 중단하거나 자제한다는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이는 최고세율을 높여도 세수입은 기대 이하였다는 여러 국가의 경험을 통해 실증적으로도 밝혀졌다. 그래서 미국은 1940년대 91%였다가 지금은 37%로, 영국은 1941년 99.25%였다가 45%로, 스웨덴은 1970년대 87%에서 57%(지방소득세 평균 32% 포함)로 떨어졌다. 우리도 1970년대 89%였다가 이제는 45%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부자증세의 전형이다. 2005년 노무현 정부가 도입할 때 '부동산 부자를 힘들게 해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반대하기 힘든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그동안 학계에서는 종부세의 가격안정화 효과는 물론 부자증세의 목적인 부의 불균형 해소 기능도 미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부동산 가진 자들은 자신들의 종부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통해 전가했다. 또 여러 채 부동산 가진 자들은 강남 같은 지역 집은 지키고 값이 덜 오를 지역 집을 팔았다. 결국 투기 막으려는 강남 집값을 더 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는 대기업도 부자로 간주한다. 대기업도 사람처럼 부자로 인식하고서 기업에 법인세를 거둘 때 누진구조를 갖고 많이 버는 기업에 높은 세율을 매기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법인세율을 1968년에 52.8%까지 올렸다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1987년 34%로 그리고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로 낮췄다. 영국 또한 1970년대 52%였다가 2017년에는 25%로 낮추었다. 우리는 낮추는 추세가 박근혜 정부 때까지 이어져서 최고세율이 24.2%까지 갔다가 문재인 정부가 27.5%로 다시 인상했다. 지금은 다시 내려 최고세율 25%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법인세를 4단계 누진구조로 운영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기업은 세금 더 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법인세 누진구조를 심화시켜서 기형적인 법인세 제도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런데 기업은 '사람' 부자보다 더 쉽게 세금을 전가하고 회피한다. 자신에게 부과된 법인세를 판매하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그리고 고용하는 근로자의 임금삭감으로 전가할 수 있다. 그리고 법인세 부담이 크면 그만큼 투자를 줄이고, 고용을 줄이면서 경제 전반의 비효율을 증대시킨다. 이를 세금의 초과부담(excess burden)이라고 한다. 22대 국회부터는 부자증세라는 포퓰리즘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전문성을 갖고 부자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이들에 대한 세금의 적정 수준을 찾고, 기업에 부과되는 세금의 초과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상식과 과학이 통하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
2024-05-26 19:15:14[파이낸셜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더불어민주당의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추진에 대해 "민주노총마저도 초유의 고물가 시대에 후과를 고려치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질책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윤 권한대행은 23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 각계에서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환영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에 대해서만큼은 일제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지금 무리하게 재정을 풀면 우리 경제에 인플레이션 탈출을 늦춰 국민 물가 고통을 연장시키게 될 것이라는 데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도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전국민 지원금 정책에 동의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권한대행은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판인데,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나라빚에 13조원을 더 얹어야 한다"며 "이 돈을 갚을 책임은 결국 청년과 미래 세대가 지게 된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정치권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권한대행은 "대통령께서는 영수회담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따라서 민주당 대표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을 고집한다면 이 또한 논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들께서 더 생산적인 의제에 대한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권한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장바구니 물가 대책 등 시급하면서도 국민 피부에 와닿는 현안에 집중한다면 첫 영수회담의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며 "온 국민이 영수회담을 통해 여야 협치와 민생 고통이 해결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4-04-23 09:25:07[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의사들은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에 의료계와 원점 재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15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정원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국민 건강을 위해 전념할 의료인들이 앞으로 닥칠 암울한 의료 현실을 걱정해 모였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는 "준비 안된 의대 교육, 의학 교육 훼손한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 국민 건강 위협한다", "무계획적 의대 증원, 건보(건강보험) 재정 파탄난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 넘는 인원이 모였다. 서울시의사회를 포함해 서울 9개 의과대학 대표와 학생, 67곳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와 전공의들도 집회에 참석했다. 의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 철회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철회 △의료계와 원점 재논의 △국가적 혼란 야기한 정책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아울러 의사회는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교육, 의료, 이공계 붕괴와 국민 건강권 침해를 야기하는 잘못된 정책을 강행한 정부가 잘못했다"며 "총선 겨냥 포퓰리즘 정책인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두 달 후 심판할 것"고 주장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발표된) 2월 6일은 대한민국 의료가 사망선고 받은 날"이라며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월급이 떨어지면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지 않을 거라는 망언을 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의 말은 더 가관"이라며 "월급이 많은 전문직 카르텔을 파괴해야 한다는 망언을 일삼았다. 보건복지 정책을 책임지는 장치관이 의사 수입을 낮춰 필수의료를 살리겠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들은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살려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와 28차례 협의에서 한 번도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얘기한 적 없다"며 "그럼에도 돌아오는 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썩은 당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거부권 행사한 것처럼 이번에도 꼭 막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윤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의장은 "왜곡된 의료 체계와 사법 리스크,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장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 지방 의료 부족의 해결바안이 고작 정원을 늘려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냐"며 "비정상적 현상의 원인은 의사 숫자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학생, 전공의까지 문제가 있다고 하는 주장을 왜 듣지 않는지, 보건의료 관료의 능력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 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은 "의대생들은 학교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동맹 휴학을 선언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집행부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선언하고 전공의는 개별 사직서를 내거나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직서를 내고 궐기대회에 참석한 1년차 내과 전공의도 발언대에 올랐다. 원광대 전공의 A씨는 "중요한 본질은 밥그릇을 위해 사직했다. 중소 병원이고 개인 사직이라 영향이 없지만 수련이 의미 없다고 생각해 바로 나왔다"며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고 당장 저를 지키는 것도 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보름만 채우면 수료인데 아쉽다.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보다는 나을 것 같아 나왔다. 정책 전면 백지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동우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가 단순히 밥그릇을 지키거나 직역 이기주의만을 위해 모인 게 아니라 앞으로 닥칠 암울한 의료 현실을 걱정해서 모였다"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며 희생한 의료계에 무한한 희생을 더 이상 강요하지 말라. 저수가 체제 수정 없이 젊은 의사들이 요구하는 상시적 근무 여건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 부위원장은 "늘어난 정원 현장에 나올 때 여기 모인 선생님들은 대부분 은퇴하는데 왜 이 추위에 나와 있는지 생각하라"며 "의사 늘어나면 안 된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어느 과가 부족한지 얘기하자고 했지만 한 번도 안하다가 마지막에 2000명을 발표하는 게 무슨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국 의대생과 인턴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들이 떠나면 저희도 2주 이상 버틸 수 없다. 대한민국 의료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대통령실을 향해 비추고 '아웃'이 새겨진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며 "무분별한 의대 증원 아웃"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2-15 20:59:46[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라고 밝혔다.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 등이 이념적 기반에서 추진돼 민생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한총리 "정책평가연구원 새 지평 열 것으로 기대" 한 총리는 이날 정책평가연구원(원장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원 1주년을 맞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정책평가, 새 지평을 열다' 심포지엄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 몇년간 (문재인정부에서)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등 이념과 포퓰리즘에 기반한 잘못된 정책들이 추진됐다"며 "지금도 정치적인 힘으로 포퓰리즘 정책들이 만들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다수당의 입법 권력으로 양곡관리법, 등을 강행 처리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이로 인해 엄청난 재정부담을 겪으며 지속가능한 성장마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며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따라서 올바른 정책의 수립과 올바르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책평가연구원은 국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과학적인 평가를 통해 좋은 정책을 살리는데 기여해 주기 바란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정책평가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등단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정책의 수립, 진행 및 사후 평가 과정에서 국민들이 충분히 참여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인한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정책 평가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정책수행 기관들의 전문성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정책이 정치에 포박되어선 안된다. 정책은 교체가 아니라 진화되어야 한다"며 "정책적 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평가이다"라고 밝혔다. 또 "평가를 통해 성과를 확대하고, 한계가 있는 건 혁신해야 한다"며 "평가를 통해 근거에 기반한 정책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정책평가연구원의 발전과정과 미래(세션1)'에선 관련 전문가 등이 대거 패널로 참석해 다양한 정책 평가와 제언을 내놔 주목을 끌었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 "국고보조금 혈세 누수 막을 것" 조동철 KDI원장은 "정책평가는 전문성, 중립성, 데이터 접근성 등 3가지 측면에서 강조하고 싶다. 전문성 부분에 있어 공무원들은 순환보직 등으로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하는 환경이 어렵다"며 "이러안 환경으로 KDI 같은 싱크탱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에 따르면, KDI의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중립적인 예비타당성 조사와 평가를 통해 수십조원의 예산 낭비 및 혈세 누수를 방지했고, 이는 외국에서도 우수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데이터 접근성과 관련해선 정책연구자들이 개인정보 문제 등을 보완해 정책개발 및 정책평가를 전제로 데이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해 눈길을 모았다. 토론자로 나선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정책평가와 재정평가의 관계와 관련 "예산은 정책이 숫자로 환산된 것이며 정책을 평가함에 있어 재정평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며 "예를들어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간 불균형인데 이는 교육재정의 칸막이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짚었다. 이어 재정평가제도에 대해선 "재정 효율성을 위한 예비타당성 제도가 있지만 이미 20년이 지나 경제사회 여건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예타 면제가 되는 것도 많았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중이고, 재정준칙과 함께 통과되어야 하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국고보조금 부당집행 근절 지시와 관련해서도 "현재 100조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국고보조금 중 5분의 1은 민간 보조금인데 부정수급이나 비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어 이런 정책의 사전사후 관리체계에 대한 전면재정비를 통해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여권이 추진중인 재정준칙 법제화에 대해선 "재정준칙 법제화가 추진중인데 시급하고 합리적이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잘못된 오해, 의도적인 오해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한 뒤 "특히 (문재인정부에서)소득주도성장 정책하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여러가지 경제적 측면이나 정책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았음에도 시행돼 오히려 고용에 부정적 영향과 과도한 재정지출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06-20 19:26:04"금융은 복지와는 다르게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영역이며, 그 지속가능성은 시장 원리에서 나온다."(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정책금융 상품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정치권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긴급생계비대출 금리(15.9%)가 지나치게 높다며 연일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에 조성목 원장 같은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하게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금융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금리만 낮추려는 것은 또 다른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어서 시장 실패를 가져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12일 금융 및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저소득 취약차주에게 최대 100만원을 신속 지원하는 긴급생계비대출 금리가 15.9%에 달해 '고금리'라고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 실제 김병욱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긴급생계비대출의 금리가 높다며 "생색내기·구색맞추기용 대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역시 지난 10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대출 한도나 금리가 실제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실효적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성실상환자에 대해 추가 대출 시 우대금리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다수의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정책금융의 금리를 낮추라는 정치권의 주문이 '금융과 복지를 혼동하는 처사'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조 원장은 "우유 값을 떨어뜨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젖소를 키우지 않는 것처럼, 금리가 낮아지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 또한 없어진다"며 "정책금융 금리가 높다고 무작정 비판만 하는 것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책금융 상품 금리 논란이 포퓰리즘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염려의 시각도 있다.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정책금융을 보편적 복지로 혼동하게 되면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정말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자원이 갈 수 있도록, 긴급생계비대출의 본 취지를 잘 상기해야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박신영 기자
2023-02-12 18:36:42[파이낸셜뉴스] "금융은 복지와는 다르게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영역이며, 그 지속 가능성은 시장 원리에서 나온다."(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정책금융상품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정치권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긴급생계비대출 금리(15.9%)가 지나치게 높다며 연일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에 조성목 원장 같은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금융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금리만 낮추려는 것은 또다른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어서 시장실패를 가져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12일 금융 및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저소득 취약차주에게 최대 100만원을 신속 지원하는 긴급생계비대출 금리가 15.9%에 달해 '고금리'라고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 실제 김병욱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긴급생계비대출의 금리가 높다며 "생색내기·구색맞추기용 대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역시 지난 10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대출 한도나 금리가 실제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실효적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성실 상환자에 대해 추가 대출 시 우대금리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다수의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정책금융의 금리를 낮추라는 정치권의 주문이 '금융과 복지를 혼동하는 처사'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조 원장은 "우유값을 떨어뜨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젖소를 키우지 않는 것처럼, 금리가 낮아지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 또한 없어진다"며 "정책금융 금리가 높다고 무작정 비판만 하는 것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번 지원금을 제공하면 상환 여부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복지와 달리, 정책금융은 수혜자들의 상환 가능성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도 "현재 15.9%로 책정된 긴급생계비대출 금리는 저신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불법사금융 대출금리에 비하면 높지 않다"며 "정책금융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격기준을 완화하고, 저렴하게 제공하면 정부가 재원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남재현 국민대 교수는 "신용도가 안 좋은 계층을 대상으로 긴급하게 대출해주는 긴급생계비대출의 경우, 더욱 이자율을 높이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대출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행위는 대출자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고, 국가 재정도 악화시켜 악순환을 불러온다는 이야기다. 남 교수는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적합한 형태의 다른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더 낫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책금융상품 금리 논란이 포퓰리즘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염려의 시각도 있다.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정책금융을 보편적 복지로 혼동하게 되면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정말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자원이 갈 수 있도록, 긴급생계비대출의 본 취지를 잘 상기해야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박신영 기자
2023-02-10 16:07:57기업들은 올해 규제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 이후 포퓰리즘 규제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10인 이상 111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규제 전망지수(RSI)는 93.3으로 기준치(100)를 하회,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RSI는 0에 가까울수록 기업규제 환경 악화, 100을 초과해 200에 가까울수록 기업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대선 전후 포퓰리즘 정책 남발'(31.5%), '정부 규제개혁 의지 부족'(29.2%)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규제 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업종은 건설(73.4)과 철강(77.5)이었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87.2)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89.4)도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신산업 분야인 제약·바이오, 플랫폼서비스는 RSI가 100을 초과해 올해 기업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규제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지역은 광주(62.5)로 나타났다. 이어 전북(70.0), 대전(77.8) 순이었다. 반면 세종(110.7)과 경북(106.8), 인천(106.7) 등은 평균치를 웃돌아 규제환경을 긍정적으로 봤다. 12개의 규제 이슈 중 2022년 기업 부담지수가 가장 높은 규제는 중대재해처벌법(3.48)으로 나타났다. 이어 △주52시간제 △최저임금 △환경규제 △법인세 △상속세 등의 순이었다. 해당 규제로 인한 업종별 기업부담지수는 건설(3.90), 자동차·자동차부품(3.82), 기계(3.71), 조선·해운(3.70) 순으로 높게 분석됐다. 기업들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규제개혁 정책 과제로는 총괄 컨트롤타워 신설(52.0%)을 꼽았다. 또 원인 스리아웃 룰(규제 1개 신설 시 기존 규제 3개를 폐지하는 제도) 도입(17.2%), 전체 규제 일몰제 적용(15.5%), 의원 입법 발의 시 규제심사 절차 도입(13.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규제 이슈별로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장 높게 예상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2-02-17 18:35:24[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은 올해 규제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 이후 포퓰리즘 규제 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10인 이상 111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규제 전망지수(RSI)는 93.3으로 기준치(100)를 하회해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RSI는 0에 가까울수록 기업규제 환경 악화, 100을 초과해 200에 가까울수록 기업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대선 전후 포퓰리즘 정책 남발’(31.5%), ‘정부 규제개혁 의지 부족’(29.2%)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규제 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업종은 ‘건설’(73.4)과 ‘철강(77.5)’이었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87.2)’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89.4)도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신산업 분야인 ‘제약·바이오’, ‘플랫폼서비스’는 RSI가 100을 초과해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규제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지역은 ‘광주’(62.5)로 나타났다. 이어 ‘전북’(70.0), ‘대전’(77.8) 순이었다. 반면, ‘세종’(110.7)과 ‘경북’(106.8), ‘인천’(106.7) 등은 평균치를 웃돌아 규제환경을 긍정적으로 봤다. 12개의 규제 이슈 중 2022년 기업 부담지수가 가장 높은 규제는 ‘중대재해처벌법’(3.48)으로 나타났다. 이어 △주52시간제 △최저임금 △환경규제 △법인세 △상속세 등의 순이었다. 해당 규제로 인한 업종별 기업 부담지수는 ‘건설’(3.90), ‘자동차·자동차부품’(3.82), ‘기계’(3.71), ‘조선·해운’(3.70) 순으로 높게 분석됐다. 기업들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규제개혁 정책 과제로는 ‘총괄 컨트롤타워 신설’(52.0%)을 꼽았다. 또 '원인 쓰리아웃 룰(규제 1개 신설시 기존 규제 3개를 폐지하는 제도) 도입’(17.2%), ‘전체 규제 일몰제 적용’(15.5%), ‘의원 입법 발의시 규제심사 절차 도입’(13.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규제환경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기업 규모별 RSI는 ‘300인 이상’(97.7), ‘50~299인’(91.9), ‘10~49인’(90.2) 등의 순이었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규제 이슈별로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장 높게 예상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2-02-17 14:22:13"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세대별 대표성 강화와 양원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한국 사회의 '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정치 의사결정이 일부 세대에 집중되고 이에 따른 정책적 부작용 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는 6월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구조가 변하면 정치 권력도 변화된다"며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고령인구가 늘면서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고령층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정치 진영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도 고령층에 점점 집중되면서 기초연금 등 복지 포퓰리즘 정책이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총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처음으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이런 정책들이 단기적으로는 해당 세대로부터 표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 특히 미래세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복지정책 남발은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대별 대표성을 강화해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생각이다.그는 "20대 국회를 보면 20~30대 젊은 국회의원이 3명밖에 안된다"며 "세대별 대표성이 현재 국회에서는 전혀 반영이 안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에서는 세대별 선거구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세대별로 의석 배분을 나누자는 것"이라며 "20대를 뽑는 청년구를 비롯해 장년구, 노년구로 나눠 뽑도록 하면 세대별 대표성이 조화를 이루고 정책 결정에도 미래세대의 이익이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기본적인 틀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현실적으로 세대별 선거구보다는 비례대표에 여성과 더불어 청년 대표들 비중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여성과 청년 대표들의 대표성이 높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과정에 반영되는 기본적인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 교수는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세대별 문제와 함께 '지역별 불균형 심화'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수도권의 국토 면적은 전체의 11.8%인데 인구는 49.8%가 몰려 있다. 국회의원도 49.8%가 서울·경기·인천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그렇다보니 정치적 결정이 '팔이 안으로 굽듯' 이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의 지속가능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 마련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이 교수는 '양원제 도입'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그는 "통일 이후의 북한 문제를 생각해서라도 양원제를 채택해 인구 비례로 하원을 구성하고, 지역 대표로 상원을 구성하면 지속가능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양원에서 한번 더 숙의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19-06-30 18:4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