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상 수상자인 토니 크랙(74·사진)은 현존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조각가다. 그는 안소니 곰리나 아니시 카푸어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영국 조각'의 흐름을 선도해왔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독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그는 헨리 무어로부터 시작된 영국 모더니스트 조각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지난 30여년간 미술사의 흐름에 발맞춰 자신만의 독립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반된 조각의 흐름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왔다. 그는 개념적으로는 전통적인 조각과 차용한 오브제의 영역 사이에서, 목재나 청동의 전통적인 재료와 유리나 유리 섬유 등의 공예적인 재료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왔다. 오브제 설치와 비조각적 조형물 사이에서 당시 미술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북쪽에서 본 영국'(1981)과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스펙트럼'(1983)은 리처드 롱의 유명한 '걸어서 만들어진 선(A Line Made by Walking)'(1967)에 대한 젊은 조각가의 도전장이었다. 롱의 조각은 1970년대 초 '어스 아트'의 부분으로서 주어진 재료의 물질성과 상징적인 의미에 최대한 충실히 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조각에서의 모더니즘을 계승한다. 이에 반하여 벽면이나 바닥에 놓인 크랙의 설치는 일상적인 공구나 장난감으로 이뤄져 있다. 색상이 덧입혀진 플라스틱은 물건의 고유 재료나 물질을 부정한다. 게다가 물건의 표면에 칠해진 화려한 색상은 조각과 회화의 경계도 허문다. 벽에 밀착하거나 전시장 바닥에 흩어져 있는 '북쪽에서 본 영국'과 '스펙트럼'은 공간을 점유하고 직립하는 전통적인 조각의 전시 방식에 반한다. 실제로 1980년대 초 설치 작업에서 작가는 컵, 접시, 삽의 물건을 접합하거나 변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시했다. '물건'들은 전체 설치의 부분으로서 독립해서 존재한다. 석고, 청동, 나무, 돌과 같은 소조(틀로 짜서 부어 형태를 만드는)나 조각(재료를 깎는)의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이를 계기로 공산품으로 된 거대 설치가 등장하게 됐다. 재료의 측면에서도 크랙은 1960년대 후반에 예술가로 전향하기 이전 유기화학 실험 연구실에서 근무했었고 이를 바탕으로 유리와 유리 섬유의 재료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왔다. 이때 작가는 유리병 자체를 오브제처럼 사용하기도 했고 유리 재료로 물건을 새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는 재료에 관한 작가의 탐구 정신과 일상적인 물건이나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서 전통적인 조각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작가의 이중적인 목표를 보여준다. 구상과 추상 조각 사이에서 2010년부터 크랙은 인물 조각으로 회귀했다. 그런데 움직이는 신체를 표현한 '불특정한 존재들' 시리즈는 추상적이면서도 구상적이다. 재료의 측면에서도 크랙의 조각은 복합적이다. 청동과 나무 등의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한 복고적인 작업이지만 합판을 켜켜이 쌓아 올렸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목조 조각의 제작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얼핏 보기에는 나무나 청동으로 만든 것과 같이 보이지만 실은 유리 섬유를 사용해서 모방 효과를 낸 것이다. '달리는 사람'에서 넘실거리는 곡선은 인간이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순간적인 움직임을 표현한다. 이때 인간의 신체적인 움직임이 조각의 윤곽선을 통해서도 암시되지만 두 개의 조각이 겹치게 되면서 사이 빈 공간이 만들어내는 외곽선도 신체의 곡선을 연상시킨다. 멀리서 보면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각각의 조각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얼굴의 옆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관람객의 시점에 따라 다양한 신체의 부분이 암시되고 이에 따라 관객의 입장에서는 구상적이면서도 추상적으로 보인다. 게다가 얼핏 보기에 재료는 부드럽고 따듯한 나무를 연상시키지만 유리 섬유의 매끈한 표면 효과는 기계적인 인상을 준다. 이처럼 1980년대 조각의 모더니즘과 반모더니즘의 이분법에 대항해 벽과 바닥에 일상적인 물건을 나열하면서 당시 조각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크랙은 모더니즘 조각과 설치, 추상과 구상, 유기적인 형태와 기계적인 효과 등의 전혀 다른 특징과 영역 사이에 다리를 놓아왔다. 이를 통해 크랙은 지난 40여년간 그야말로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김구림 작가가 자신의 개인전에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왜 한 작가가 같은 스타일을 평생 고수해야 하는가?" 고동연 미술평론가·이화여대 겸임교수
2023-11-09 18:14:04네팔 히말라야산맥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의 행방이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플라스틱 조각만이 발견됐다. 히말라야타임스 등 현지매체는 20일(현지시간) 네팔 당국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종 추정 지역에는 눈이 많이 쌓여 접근이 어렵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는 플라스틱 조각만 발견됐다. 매체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한국인 4명과 네팔인 가이드 3명 등 실종자 7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수색에는 경찰뿐 아니라 현지주민과 관계기관 인력도 투입됐다. 현지 경찰은 실종된 한국인 4명이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인 데우랄리 산장(해발 3230m)과 히말라야 산장(해발 2920m) 중간 지점에 있는 힝크 동굴에 고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눈 때문에 현장에 접근하기 힘들지만, 경찰이 그곳에 도달해 수색 작업에 돌입했다"며 "플라스틱 조각 몇개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실종 사고는 지난 17일 오전 발생했다. 실종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0-01-20 17:03:23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 사용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27일 김모씨(45)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집회 이후인 16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플라스틱 조각과 손등에 상처가 난 사진을 올리고 "캡사이신 농축액이 아니라 물대포 최루액에 교묘히 섞어 넣은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진에 찍힌 플라스틱 조각에 대해 "이걸 물대포와 함께 맞으니 코뼈가 나가고 안구가 다치고 손등이 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게시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만4000여명에게 공유됐다. 김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이날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자신이 SNS에 떠도는 글과 사진을 짜깁기해 게시물을 만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당일 집회와 관련해 주변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말을 들었고, 그런 의혹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떠도는 사진들을 본 뒤 둘을 짜깁기했다고 한다"며 "경찰은 물포에 플라스틱 조각을 섞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 게시물을 올린 사이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올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15-11-27 21:36:58▲ (왼쪽부터)2011년 대구남구청 흰색플라스틱 조각, 2011년 수지구청 담배꽁초, 2010년 광진구청 애벌레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시중 체인 및 유명 음식점의 음식에서 반창고, 나사못, 담배꽁초 등의 이물질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전국 일반음식점들의 식품위생법 위반 적발건수는 모두 2만 7600건에 달했다. 위반사유로는 위생모 미착용, 위생검사 미필 등의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된 가운데 유명 체인 음식점들에서 이물질이 검출, 적발된 사례가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경기도 안양시의 CJ 빕스 레스토랑에서는 손가락 반창고 ▲강원도 춘천시의 CJ 빕스에서는 딸기요거트에 비닐 조각 ▲성남시의 아웃백스테이크에서는 플라스틱 조각 ▲서울시의 쏘렌토에서는 해물라이스에서 나사못 ▲서울과 포항의 채선당에서는 날파리 ▲인천의 피자헛에서는 집게 ▲수원시의 피자헛에서는 피자에서 닭 뼈 ▲인천의 미스터피자에서는 피자에서 스태플러 심 ▲용인시의 스시앤스시에서는 담배꽁초가 나왔다. 해당 사유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체들은 각 지자체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 의원은 “유명 음식점의 위생관리 부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깨는 중요한 문제”라며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을 다룬다는 책임의식을 가진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기자
2011-08-19 12:39:29[파이낸셜뉴스] 인공눈물을 첫 방울부터 눈에 투입할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안구를 통해 인체로 흡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고대안암병원 김동현 안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시판 중인 히알루론산 성분의 인공눈물 5개 제품(다회용 2개, 일회용 3개)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대부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대 의과대학과 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 연구진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히알루론산 함유 인공눈물 5종을 개봉한 후 처음 나오는 한 방울의 액체와 나머지 남은 액체의 미세플라스틱 수준을 측정했다. 그 결과 5종의 인공눈물 첫 방울 8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대부분 투명한 섬유질 플라스틱 조각으로 크기는 10~20㎛(마이크로미터ㆍ0.001㎜)가 가장 많았다. 첫 방울에 나타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30mL당 평균 0.5개(오차 범위 ±0.65)였다. 첫 방울을 뺀 나머지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0.75개(±0.72)로 나타났다. 두 번째 방울까지 버리면 남은 인공눈물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30mL당 0.14개(±0.35)다. 만약 인공눈물의 첫 방울을 제거하지 않고 하루 네 번 사용할 경우, 1년에 730개의 입자가 안구에 직접 노출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제품을 개봉한 뒤 두 방울을 버리고 사용하면 1년 동안 안구에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204.4개로 크게 줄어든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인공눈물을 통해 눈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안구 조직에 남아있을 뿐 아니라 결막 혈관이나 비강, 눈물샘 등의 경로로 전신에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특히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호흡기, 생식기관과 뇌를 관통해 1시간 이내에 몸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식약처는 인공눈물을 개봉한 뒤 첫 한두 방울을 버리고 사용하라고 권장하는데, 이번 연구 결과 두 방울 이상 버리는 것이 보다 안전할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동현 교수는 "치료 기간을 넘겨 인공눈물을 장기간 오용하면 미세플라스틱 노출로 인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인공눈물 속 미세플라스틱 위험성을 알리고, 오남용하지 않도록 올바른 사용 지침을 안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17 09:58:24[파이낸셜뉴스] 현대카드가 가을을 맞아 풍성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먼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는 지난 20년간 다양한 상품, 서비스 등에 적용되며 현대카드 브랜드 정체성과 디자인의 근간을 이룬 ‘유앤아이(Youandi)’ 서체의 오랜 여정을 담은 아카이브 북 ‘아워 타입페이스(Our Typeface)’ 전시를 내달 13일까지 진행한다. ‘아워 타입페이스’의 개요와 기획, 섹션 소개는 물론 유앤아이의 히스토리, 현대카드 브랜딩에 적용된 다양한 사례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에서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희귀한 요리책 속 레시피를 재현해보는 ‘셀프 쿠킹’ 프로그램 메뉴를 새롭게 선보인다.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베트남 레스토랑 ‘슬랜티드 도어(The Slanted Door)’의 오너 셰프 찰스 판(Charles Phan)의 요리책에서 선정한 베트남 인기 음식 ‘치킨 버미셀리 볼’을 오는 10월 27일까지 매주 주말 만나볼 수 있다.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에서는 ‘무빙 이미지 스크리닝(Moving Image Screening)’ 프로그램으로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다큐멘터리 ‘The Artist’s Studio: Donald Judd’가 오는 14일 상영된다. 20세기 미술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미니멀 아트의 거장 도널드 저드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미니멀리즘과 조각, 기하학적 형태를 둘러싼 개념을 탐구할 수 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에서는 9월 한 달간 전자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lectronic Dance Music·이하 EDM)’을 소개한다. EDM은 전자 음악을 팝,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와 융합한 새로운 음악의 어법으로 대중음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의 ‘No Geography’와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의 ‘Listen’, 저스티스(Justice)의 ‘Audio, Video, Disco’ 등 클럽을 넘어 뮤직 페스티벌을 장악한 EDM 명작들을 감상 할 수 있다.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는 츠타야의 서울 첫 쇼케이스 ‘츠타야 북스 서울 쇼케이스(TSUTAYA BOOKS SEOUL SHOW CASE)’가 오는 이달 7일까지 열린다. 츠타야(TSUTAYA)는 일본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츠타야가 선정한 아티스트 코헤이 나와(Kohei Nawa)와 나가이 히로시(Nagai Hiroshi)의 작품 등을 전시한다. 츠타야에서 제작한 다양한 굿즈도 판매한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9-05 11:11:46[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9시경부터 또다시 풍선을 띄우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5일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밤 12차 오물풍선 부양에 나서 이날 새벽까지 42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식별했다. 이번 대남 쓰레기 풍선 도발은 지난 5월 28일 1차 살포 이후 12번째 이자 지난달 10일 11차 살포 이후 25일만이다. 합참은 "현재까지 서울, 경기북부 지역에서 2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며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플라스틱병 등 쓰레기이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이날 오전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북한의 대남 쓰레기풍선이 서울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남 풍선의 내용물은 1·2차에 변·퇴비, 담배꽁초와 3·4차에는 종이·비닐·천 조각이 담겨 있있으며 5~11차에 걸쳐서는 종이조각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 풍선 살포에 대응해 지난 7월 21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시행 중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05 10:41:25[파이낸셜뉴스] 최근 해외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뇌에 가장 많이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수년간 시신을 해부한 결과, 뇌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양은 다른 장기와 비교해 최대 30배 많았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뉴멕시코 대학교 매튜 캠펜 제약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뉴멕시코주 엘버커키 검시소에서 채취한 인간의 간, 신장, 뇌의 전두엽 피질 부검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장기 중 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통해 공개됐으며 아직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8년간 시신 92구를 연구한 결과 모든 장기에서 미세 플라스틱 수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간에 뇌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이 5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뇌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간과 신장 등 다른 장기보다 최소 7배에서 최대 30배 많았다. 미세 플라스틱은 5㎜~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이보다 작은 1㎛ 이하는 ‘나노(Nano)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크기에 해당한다. 매튜 캠펜 교수는 “평균 연령이 45~50세인 정상인의 뇌 조직에서 확인한 미세 플라스틱의 농도는 1g 당 480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뇌 중량 기준 0.5%였다”라면서 “2016년 부검한 뇌 샘플과 비교하면 약 50% 더 높은 수치로 오늘날 우리의 뇌가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이라는 것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뇌 조직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은 다른 장기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보다 크기가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캠펜 교수는 “뇌는 길이가 100~200㎚인 아주 작은 나노구조를 끌어들이고, 길이가 1~5㎛ 정도 되는 더 큰 입자는 간과 신장으로 유입됐다”고 부연했다. 또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지방을 좋아해 우리가 먹는 지방과 함께 혈액을 통해 장기로 유입된다고 분석했다. 인간의 뇌는 무게 기준으로 약 60%가 지방으로 다른 어떤 장기보다 지방을 많이 필요로 한다. 이에 플라스틱이 더욱 많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캠펜 교수는 “알츠하이머를 포함해 치매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 샘플 12개를 살펴본 결과, 건강한 뇌보다 10배 많은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었다”며 뇌 안에 미세플라스틱 증가가 치매 질환의 발병률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1 19:39:00계절이 바뀌어가는 길목에 서면 어김없이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에 새삼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부지런함과 잊지 않고 돌아오는 한결같음이 감동을 더한다. 시선을 돌려 바라본 공간과 사물에서도 이러한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한때는 쓰임이 있어 활약했던, 그러나 점차 낙후되어 잊힌 대상들이 건축 재생(recycle)을 통해 재탄생하면서 순환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이다. 가을을 앞두고 한국관광공사는 9월에 가볼 만한 여행지로 전국의 리사이클 명소 5곳을 추천했다. 지구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는 지속 가능한 여행, 지금 바로 떠나보자. ■쓰레기 소각장의 부활, 부천아트벙커B39 부천아트벙커B39는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원래는 부천 중동신도시 개발 때 설치된 '삼정동 소각장'이었다. 1995년 문을 연 소각장은 1997년 다이옥신 파동을 겪으며 환경파괴 문제가 제기돼오다가 2010년에 폐쇄됐고, 이후 수년간의 재정비를 거쳐 2018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과거 소각장 구조를 오롯이 보존하면서도 벙커와 멀티미디어홀, 에어갤러리 등 다양한 예술 공간을 갖췄다. 쓰레기 저장조였던 벙커는 높이만 39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부천아트벙커B39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전시관에서는 융복합 예술을 추구하는 현대미술 작품들과 친환경을 주제로 한 행사와 공연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9월 6~8일에는 융복합예술축제 '벙커페스타'가 열린다. 부천의 문화예술을 더 즐기고 싶다면 초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한 레노부르크뮤지엄, 한국 만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한국만화박물관에도 들러보자. ■옛 시골학교의 낭만, 평창무이예술관 1999년 폐교한 무이초등학교가 조각가 오상욱,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천섭 등의 예술가를 만나 2001년 평창무이예술관으로 변신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겹겹의 산이 빙 둘러싼 학교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예술관은 기존의 학교 틀을 그대로 둔 채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교실은 전시실로 꾸몄다. 칠판, 풍금 등 주요 소품을 살펴보며 옛 시골학교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먼저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본 후 갤러리 카페를 통해 내부 전시관으로 입장하면 된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 자연스레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무이예술관을 꾸린 작가별 전시 공간과 기획전시실에서 서양화와 서예,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화덕 피자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기념 굿즈를 판매하는 아트숍도 운영한다. ■정크를 예술로,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 충북 충주시 앙성면에 위치한 오대호아트팩토리는 쓸모없는 물건을 뜻하는 '정크(junk)'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이 자그마한 폐교를 가득 채운 공간이다. 이곳에 생기를 불어넣은 주인공은 국내 정크아트 1세대로 꼽히는 오대호 작가다. 철과 플라스틱, 나무 등 버려진 재료에 기계공학적 기술과 상상력을 입혀 정크아트를 탄생시켰다. 20여년간 그의 손길을 거쳐 새 생명을 얻은 작품은 6000여점에 이른다. 오대호아트팩토리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인 엄정면에는 코치빌더(Coach builder)가 있다. 조선시대 후기 대표 하항이었던 목계나루 근처에 있던 담배 창고를 카페로 개조한 곳이다. 이곳에 전시된 올드카와 클래식카들은 주인의 취향을 반영해 개성 있는 모습으로 복원됐다. 자동차 시트가 의자로, 타이어가 탁자로 재탄생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치유와 역사 깃든 거창 근대의료박물관 경남 거창군 거창읍에 가면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지닌 거창근대의료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1954년에 지어진 옛 자생의원으로 거창 지역 최초의 근대병원이다. 2006년 의원이 문을 닫으면서 설립자인 고(故) 성수현 원장의 유족들이 시설을 기부하고 거창군청이 부지를 매입했다. 2013년에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2016년에 지금의 거창근대의료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의료 전시관이 된 병원동은 진료실과 처치실, 약제실과 수술실, X선실 등 당시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생김새가 낯선 옛 수술 기구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ㄷ'자 형태의 마당이 있는 한옥 입원동은 작은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다. 옛 입원실을 재현한 방에 걸려있는 오래된 링거병과 이불, 소소한 세간살이에서 삶의 애환이 묻어난다. 또 의사가 거주했던 주택동에는 그 시절에 사용한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눈길을 끈다. ■5·18민주화운동의 진실, 광주 전일빌딩245 광주시 동구 금남로를 지키고 있는 전일빌딩245는 5·18민주화운동의 처절했던 흔적을 품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한 현장조사에서 245개의 탄환이 확인됐고, 이는 헬리콥터 등 비행체에서 건물을 향해 발사되었을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이후 이곳은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공간으로 맥을 잇게 됐다. 건물 옥상이자 전망 데크인 전일마루에 오르면 멀리 무등산까지 바라보인다. 건물은 지상 10층, 지하 1층 구조로, 광주콘텐츠허브로 사용하는 5~7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에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중 9~10층 '19800518' 전시관에서 탄흔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29 18:13:16[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이날 오전 10시까지 북한 측이 24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다"며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며 "북한이 살포한 대남 쓰레기 풍선은 경기북부 지역에 10여 개가 낙하됐고,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플라스틱병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대규모 수해 피해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으로 최근 우리 정부의 인도적 수해지원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여기에 쓰레기 풍선 도발을 재개 함으로써 남북 관계 회복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들어 11번째로 지난 5월 28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총 3600여 개의 오물·쓰레기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대남 풍선의 내용물은 △1·2차 변·퇴비, 담배꽁초 △3·4차 종이·비닐·천 조각 △5~10차 종이조각 위주로 구성됐다. 이 때문에 차량·주택 파손 등 총 41건의 피해가 접수됐고, 민간 항공기의 이·착륙 중 위험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직전 북한의 10차 쓰레기 풍선 살포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양을 날려 보내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도 떨어져 군이 수거하기도 했다. 우리 군은 지난달 19일, 북한의 9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확성기 방송 가동을 재개하고 지난달 21일부터는 전면 가동에 돌입했다. 북한도 대남 노이즈 방송으로 대치 중이다. 이번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난 직후 이뤄졌다. 그는 지난 8~9일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 수해 지역을 찾아 대한민국 언론의 북한 수해 보도에 대해 "우리 국가(북한)에 대한 모략선전"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각급 당 조직들과 근로단체 조직들, 각 교양망들과 주민들 속에서 이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쓰레기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다"라며 "적이 어떤 적인가를 직접 알 수 있는 이런 기회를 대적관을 바로 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하겠다"고도 발언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연이은 쓰레기 풍선 살포 도발은 남남갈등 조장과 대북 풍선 부양 차단을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군은 북한 지역으로의 낙탄, 풍선 적재물 낙하에 따른 피해 등 우려에 남한으로 날아오는 북한 풍선을 요격하진 않는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8-11 10:5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