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은 늘봄학교와 유보통합 등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했으나 의정 갈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의대생들의 휴학을 허용했는데 예년의 2∼2.5배에 달하는 의대생을 내년에 한꺼번에 교육해야 하는 난제에 부딪혔다. 교육부의 국가책임 교육·돌봄 정책은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늘봄학교와 유보통합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의대생 교육 문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당초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올 2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전면 도입했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 1학년생의 방과 후 돌봄 대기 문제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보통합도 보건복지부에서 어린이집 업무를 이관받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유보통합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1997년 김영삼 정부에서부터 추진됐지만 교사 양성체계 일원화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며 무산됐던 정책이다. 다만 교사 통합을 둘러싼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 자격 일원화 방안, 안정적 재원 확보 등 핵심 과제에 대한 청사진도 여전히 미완성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역점을 둔 AI 디지털교과서는 내년 3월 학교 현장에 도입된다. 교육부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효과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2026년 이후 AI디지털교과서 도입 교과목은 전문가 검토와 시도교육청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당초 2026년에 국어와 사회, 과학, 기술·가정을 시작으로 2027년 역사, 2028년에는 고등학교 공통 국어와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에 AI디지털교과서를 순차 도입할 계획이었다. 이 같은 교육당국의 속도조절로 AI디지털교과서 도입 시기와 범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현장의 준비시간 부족과 교사 연수 문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교육비 절감정책은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총사교육비는 27조1143억원으로 2021년 대비 3조6985억원(15.8%) 늘었다. 같은 기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만7200원(18.3%) 올랐다. 올해도 의대정원 확대, 무전공 학과 모집 등으로 대입 불안이 커지며 사교육 시장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몰리고 있다. 교육재정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정부의 세수 부족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교육개혁 과제들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면 교육자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계는 정부가 교육개혁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안정적 재원 마련방안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1-07 18:39:08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거주지 이전으로 주민 불안이 고조되면서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인데, 안전한 삶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재차 발의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안산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난 2020년 12월 출소 이후 거주해 온 기존 안산시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2㎞ 떨어진 다른 다가구 주택으로 지난달 25일 이사했다. 조두순은 기존 주거지의 월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두순 집 앞에 경찰관 2명을 상시 배치하고, 기동순찰대의 인근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전담 요원에 의한 상시 관리 체계를 가동했으며, 안산시는 CCTV 및 시민안전지킴이 초소를 조두순 새 주거지 근처로 옮겨 설치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두순의 새 주거지 인근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거주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290m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가 있고, 반경 1.5km 내에는 10여개의 어린이집과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이날 인근 학교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세워달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또 일부 학생들은 호신용품을 가지고 다니며, 당분간 자녀와 함께 등교하는 학부모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안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조두순의 이사로 학생과 학부모 모두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 B씨는 "아이를 놀이터에도 못 보낼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성범죄자가 이사할 때마다 주민 불안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연쇄 성범죄자 박병화가 경기 화성시에서 수원시 한 오피스텔로 생활 터전을 옮기면서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불안감을 하소연했다. 박병화의 새 거주지도 초등학교, 상가 밀집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반경 1km 이내 신상정보공개 성범죄자 거주 학교 현황'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59%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비율은 유치원 51%, 초등학교 45%, 중학교 48%, 고등학교 53% 등도 비슷했다. 이처럼 매년 성범죄자 주거지 이전 때마다 논란이 반복되며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형 제시카법이란 미국 플로리다주가 성범죄자를 학교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 거주하지 못하도록 한 법을 한국 실정에 맞게 바꾼 것이다. 고위험 성범죄자가 정부 등이 운영하는 시설에 의무 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입법 예고했으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7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이름의 법안을 다시 대표 발의한 상태다. 김 의원은 "박병화·조두순과 같은 고위험 성폭력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각 지역에서는 극심한 갈등과 불안을 겪고 있다"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복 아동안전위원회 이사장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아동 성범죄자나 흉악범이 아이들이 많은 학교 근처에 거주하는 건 당연히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학교와 거주지 사이 거리 제한을 두거나 범죄자의 통행금지 시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범죄자 주거지와 학교 사이의 접근 금지 범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11-04 18:16:23[파이낸셜뉴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거주지 이전으로 주민 불안이 고조되면서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인데, 안전한 삶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재차 발의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안산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난 2020년 12월 출소 이후 거주해 온 기존 안산시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2㎞ 떨어진 다른 다가구 주택으로 지난달 25일 이사했다. 조두순은 기존 주거지의 월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두순 집 앞에 경찰관 2명을 상시 배치하고, 기동순찰대의 인근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전담 요원에 의한 상시 관리 체계를 가동했으며, 안산시는 CCTV 및 시민안전지킴이 초소를 조두순 새 주거지 근처로 옮겨 설치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두순의 새 주거지 인근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거주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290m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가 있고, 반경 1.5km 내에는 10여개의 어린이집과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이날 인근 학교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세워달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또 일부 학생들은 호신용품을 가지고 다니며, 당분간 자녀와 함께 등교하는 학부모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안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조두순의 이사로 학생과 학부모 모두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 B씨는 "아이를 놀이터에도 못 보낼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성범죄자가 이사할 때마다 주민 불안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연쇄 성범죄자 박병화가 경기 화성시에서 수원시 한 오피스텔로 생활 터전을 옮기면서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불안감을 하소연했다. 박병화의 새 거주지도 초등학교, 상가 밀집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반경 1km 이내 신상정보공개 성범죄자 거주 학교 현황'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59%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비율은 유치원 51%, 초등학교 45%, 중학교 48%, 고등학교 53% 등도 비슷했다. 이처럼 매년 성범죄자 주거지 이전 때마다 논란이 반복되며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형 제시카법이란 미국 플로리다주가 성범죄자를 학교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 거주하지 못하도록 한 법을 한국 실정에 맞게 바꾼 것이다. 고위험 성범죄자가 정부 등이 운영하는 시설에 의무 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입법 예고했으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7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이름의 법안을 다시 대표 발의한 상태다. 김 의원은 "박병화·조두순과 같은 고위험 성폭력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각 지역에서는 극심한 갈등과 불안을 겪고 있다"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복 아동안전위원회 이사장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아동 성범죄자나 흉악범이 아이들이 많은 학교 근처에 거주하는 건 당연히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학교와 거주지 사이 거리 제한을 두거나 범죄자의 통행금지 시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범죄자 주거지와 학교 사이의 접근 금지 범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11-04 15:25:11[파이낸셜뉴스] MBC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이 ‘공교육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전북 전주 한 초등학교의 담임교사 교체 사건을 집중 다룬다. 4일 PD수첩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주 M 초등학교 5학년 학급의 여섯 번째 담임교사가 교실을 떠났다. 해당 학교 교사들은 거듭된 담임 교체가 두 학부모의 민원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올해에만 학교에 각각 113회, 61회 전화했다는 학부모 A씨와 B씨. 이들은 교사가 아이의 자세를 바로잡아 준 것이 아동학대라며 신고하겠다고 하거나, 자녀 위주의 세세한 보살핌이 이뤄지지 않으면 "학교가 아이를 방치했다"고 항의했다.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내용을 원하는 대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두 학부모가 쏟아낸 민원에 해당 학교 교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M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의 교육 파행이 악성 민원인 때문이라는 교사들의 토로가 지역 전반에 알려지며, 정규 담임은 물론이고 2~3주간 담임을 맡아줄 단기 기간제 교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학교의 모든 선생이 문제 학급에 투입되면서 다른 학년의 수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해당 학급의 담임교사,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학부모까지 학교 구성원 모두가 교육 파행으로 고통받고 있다. 교권 5법도 속수무책, 무엇이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있나 'PD수첩'은 논란 속 학부모 A씨와 B씨를 만났다. 이들과 장시간 대화를 나눈 제작진. 학부모들은 자신의 행위가 일상적인 수준이었을 뿐, 악성 민원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학부모 B씨는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말들이고 통용되는 단어인데도 선생님이 느끼기에 불편하고 부담스러우시면 그게 교권 침해 사안이라고, 악성 민원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라고 인터뷰했다. 이들은 도리어 자신들을 ‘악성 학부모’ 프레임의 희생자라고 주장한다. 이토록 갈등이 깊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두 학부모를 막아달라며 교원단체 세 곳이 목소리를 모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련된 교권 보호 5법도 A, B 학부모의 민원을 막지 못했다. 학교의 교원들은 막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황이다. 해결책은 과연 없을까. 오는 5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1-04 10:16:52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진보 교육은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조희연 전 교육감의 사퇴로 지속 여부가 불투명했던 혁신학교 등 진보 정책도 다시 동력을 얻게 됐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교육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기대와 희망의 시선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고, 교육으로 인한 차별,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육감은 전날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50.17%(93만6967표)로 당선됐다. 조전혁 후보(46.02%)보다 4.15%p 앞선 수치다. 당초 두 후보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승기는 일찍 정 교육감 쪽으로 넘어갔다.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정 교육감이 우세했다. 유권자들은 변화보다 현재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안정성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초등진단평가 도입도 유권자의 부담을 키웠다는 평이다. 진보 진영은 2014·2018·2022년 지방선거에 이어 4번 연속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정 교육감이 앞으로 채울 임기 1년 8개월을 합하면 12년 동안 서울 교육을 이끌게 되는 셈이다. 정 교육감은 "지난 10년의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정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생명력을 얻게 됐다. 정 교육감은 교권과 학생 인권이 함께 보장되는 교실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학생인권조례로 교권 침해가 많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경우 재발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 교육감은 "아직 폐지 결론이 나오지 않은 사안인 만큼 더 생각해보겠다"면서도 "학생인권이 본 궤도에 올라서면 학부모·교사 등 권리와의 균형도 맞출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 서울시의회와의 경직된 관계는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교육감은 "교육 문제에 관한 한 시의회와 (교육청은) 동반자 관계"라며 "서로 대립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상호 협력 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게 옳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임기 시작과 함께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자신의 취임 1호 결재 건으로 삼았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역사 교육 강화도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역사사회학자인 그는 현 정부가 이념에 따라 역사 교육을 왜곡했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정 교육감은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으로 역사 왜곡, 친일 교육 등과 같은 퇴행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역사위원회와 역사 자료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이창훈 기자
2024-10-17 18:24:23[파이낸셜뉴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진보 교육은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조희연 전 교육감의 사퇴로 지속 여부가 불투명했던 혁신학교 등 진보 정책도 다시 동력을 얻게 됐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교육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기대와 희망의 시선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고, 교육으로 인한 차별,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육감은 전날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50.17%(93만6967표)로 당선됐다. 조전혁 후보(46.02%)보다 4.15%p 앞선 수치다. 당초 두 후보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승기는 일찍 정 교육감 쪽으로 넘어갔다.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정 교육감이 우세했다. 유권자들은 변화보다 현재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안정성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초등진단평가 도입도 유권자의 부담을 키웠다는 평이다. 진보 진영은 2014·2018·2022년 지방선거에 이어 4번 연속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정 교육감이 앞으로 채울 임기 1년 8개월을 합하면 12년 동안 서울 교육을 이끌게 되는 셈이다. 정 교육감은 "지난 10년의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정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생명력을 얻게 됐다. 정 교육감은 교권과 학생 인권이 함께 보장되는 교실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학생인권조례로 교권 침해가 많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경우 재발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 교육감은 "아직 폐지 결론이 나오지 않은 사안인 만큼 더 생각해보겠다"면서도 "학생인권이 본 궤도에 올라서면 학부모·교사 등 권리와의 균형도 맞출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 서울시의회와의 경직된 관계는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교육감은 "교육 문제에 관한 한 시의회와 (교육청은) 동반자 관계"라며 "서로 대립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상호 협력 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게 옳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임기 시작과 함께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자신의 취임 1호 결재 건으로 삼았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역사 교육 강화도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역사사회학자인 그는 현 정부가 이념에 따라 역사 교육을 왜곡했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정 교육감은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으로 역사 왜곡, 친일 교육 등과 같은 퇴행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역사위원회와 역사 자료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이창훈 기자
2024-10-17 15:57:07[파이낸셜뉴스] 학생에게 칠판에 문제를 풀라고 했다는 이유로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가 고소까지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26일 전교조 전북지부(위원장 송욱진)에 따르면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지난 3월, 학부모 B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칠판에 풀게 해 망신을 줬다’, ‘특정 학생에게만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라며 교사가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이유였다. 학부모 B씨는 이번 고소 건 이전에도 A교사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학폭사건과 관련해 B씨는 학폭 신고를 하지 않고 A교사에게 분리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현행 규정 상 학폭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교사가 임의로 강제분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A교사는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A교사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B씨는 이후 ‘교사가 학생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면서 A교사의 전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신고 내용이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권한 내의 재량행위라고 판단, A교사의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이에 A교사에 대한 법률지원에 나서왔던 전교조 전북지부는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하는 한편,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고소·고발을 당한 교사는 최소 몇 달, 몇 년 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이미 교사의 마음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무너진다”라면서 “아니면 말고식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 정서적 아동학대의 개정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7 07:58:04[파이낸셜뉴스] 경북 칠곡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23명과 학부모들이 담임 교사의 복귀를 요구하며 나흘간 등교를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칠곡군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23명은 담임교사 A씨의 출근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1학기 방학식인 19일까지 등교하지 않았다. A교사는 한 학생의 학부모 B씨와 자녀의 지도·교육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이에 B씨는 학교에 담임교사 A씨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A교사는 지난 8일 병가를 냈으며, 19일 방학 때까지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다른 학부모 23명은 "담임교사 교체를 원치 않는다"며 지난 16일부터 가족체험 학습 신청을 낸 뒤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았다. 이들 학부모들은 담임 교사가 돌아오지 않으면 2학기에도 등교 거부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교육 당국은 A씨가 병가를 낸 지 일주일이 지난 15일에야 학교장의 보고를 받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칠곡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집단 상담 프로그램도 실시하는 등 갈등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4 08:15:16[파이낸셜뉴스] 한 어린이집 교사가 요즘 학부모들의 문해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려했다. 교사 A씨는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9년 전에 비해 학부모들이 너무 멍청해졌다"며 "저도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그런 데다 고집은 세지고 말은 더 안 통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를 금합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가장 좋다'는 뜻으로 알아들으신다"고 했다. 이어 "우천 시 ○○로 장소 변경이라고 공지하면,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묻는 분도 있다"면서 "섭취, 급여, 일괄 이런 말조차 뜻을 모르고 연락해서 묻는 분들이 전에 비해 꽤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 한다. ○○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해도 되냐 하면 안 되냐'로 문의한 학부모가 네 명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204회에 국어교육과 조병영 교수가 출연해 최근 젊은 층의 심각한 문해력에 대해 언급하며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화를 소개했다. 조 교수는 "'심심한 사과'는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뜻인데 '사과하는데 왜 심심하냐', '성의 없이 그렇게 사과해도 되는 거냐'고 SNS에서 갈등, 싸움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을 보고 '왜 중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하더라. '교과서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라는 글을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에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알림장에 준비물로 '국·수·사·과(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를 가져오라는 뜻)'를 적어줬더니 다음 날 한 아이가 소면 국수와 과일 사과를 가지고 등교한 일도 있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문해력은 수학(修學)능력, 학업 성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독해 능력을 충분히 습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읽기에 능숙하지 않은 아동은 이후 문해력 발달과 학업 성취 측면에서 또래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 2020년 EBS가 중학생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해력 테스트에서 전체의 27.0%가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기초 미달 비율은 2019년 4.0%에서 2022년 8.0%로 2배가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1 19:31:10【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를 통합해 만든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이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 상정이 보류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23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달 임시회에 해당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 조례는 기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 관련 조례를 통합해 학생·교사·학부모 모두의 권리와 책임을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입법원칙에 따라 새로운 조례와 기존 조례의 법적 충돌방지를 위해 기존 조례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갈등을 빚으며 도의회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를 두고 도의회 민주당은 조례안이 교원,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다며 상정에 반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례안 상정을 약속한 민주당이 당론을 이유로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며 의사일정을 보이콧했다. 특히 안건 상정이 보류된 것은 상정 권한을 갖는 교육기획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가, 여야 동수(민주당 7명, 국민의힘 7명)인 관계로 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6개월 동안 같은 조례안의 상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결 보다는 상정 보류를 통해 처리 가능성을 남겨 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교육 현안은 오직 학생과 학교 입장에서 풀어야 합니다"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임 도교육감은 "지난번 경기도의회와 협의 과정에서 조례들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정하고 실무작업을 교육청이 하기로 의견 정리를 함에 따라 교육청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제출한 조례 개정안이기에 이번 의회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과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조례안 상정 보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교육감은 특히 "1400건의 의견을 검토·반영하며 도 교육청과 도의회, 교육 3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통합조례안을 만들었다"며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번 조례안으로 학생 인권과 교권 모두 축소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한편, 민주당이 조례안 보완을 요구하는 만큼 입법예고 절차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9월 임시회는 돼야 안건 제출과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 때까지 해당 조례안을 둘러싼 갈등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6-22 21:2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