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여행 유튜버가 여행 중 한인 가이드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유튜브 '세계일주 용진캠프' 운영자는 지난달 27일, 28일에 걸쳐 해당 내용이 담긴 영상 두 편을 게시했다. 영상에 따르면, 유튜버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한 여행사의 협찬으로 서아시아의 아르메니아로 여행을 떠났다. 비행기표는 자비로 부담했으며 여행사에서 2000달러(약 260만원)를 한국계 아르메니아인인 현지 가이드 A씨에게 지불해 줬다. 그는 아르메니아 공항에서 A씨를 만났다. A씨는 유튜버에게 음식과 숙박 등을 무료로 협찬해 주겠다며 현지의 한 호텔로 안내했다. 호텔에서 A씨와 유튜버는 현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술을 한두 잔 마신 A씨가 유튜버에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A씨는 유튜버를 향해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 갖고 왔냐?"라며 "무슨 120개국을 여행해 놓고 그것도 모르냐"라고 노골적으로 선물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뭐든 갖고 와 뭐든. 한국 걸로. 그건 정말 큰 실수야. 넌 헛 살았어. 가정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야"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유튜버가 애써 웃음을 지으며 분위기를 맞춰줬지만, A씨는 "XX하네" 등 비속어와 욕설을 더하며 폭언 수위를 높여갔다. 유튜브 콘텐츠가 재미없다고 지적하거나 가이드비를 못 받았다며 엉뚱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A씨는 급기야 폭행·살해 협박까지 했다. 그는 유튜버에 "큰 실수한 거야 오늘. 내가 너 안 때려. 저기 현지인들 데려와서 때리지"라고 협박했다. 결국 함께 있던 아르메니아인이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유튜버를 일으켜 세워 자리를 피하게 했다. 유튜버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A씨는 "현지인 시켜서 여기서 없앨 수 있다"라고 겁을 줬다. 가까스로 방에 들어와 문을 걸어 잠근 유튜버는 "A씨가 아르메니아 마피아를 언급하거나 범죄 조회를 피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라며 불안을 호소했다. A씨는 유튜버 방까지 찾아와 약 1시간 동안 방문을 두드리며 욕설을 퍼부었다. 호텔 관계자를 불러와 '문을 열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관계자가 이를 거절하면서 일단락됐다. 현재 유튜버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가이드가 없는 틈을 타 호텔에서 빠져나와 피신한 뒤 대사관에 도움을 청한 상태다. 그는 지난달 29일 영상 댓글을 통해 "현재 다른 은신처로 피신해 있고 현지 대사관과 연락을 마친 상태"라며 "아르메니아에서 생존해서 나갈 수 있도록 안전에 각별히 유념하겠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01 17:58:07[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국내 유일한 공공조달 종합박람회인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4’가 ‘기술혁신 K-조달,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로 17~1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올해 24회째로 열리는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4’는 혁신·벤처기업 제품의 국내 외 조달수요를 창출해 판로를 개척하고 우수조달기업 제품의 해외수출를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공공조달 박람회다. 이번 엑스포는 공공은 물론 국민, 대기업이 함께 참여해 중소·창업벤처·혁신기업의 우수기술제품 판로를 제공하고 해외 바이어와 상담을 통해 해외진출의 기회를 갖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중점을 뒀다. 조달기업 650여곳 참가 1100여개 부스 우선, 나라장터 엑스포 2024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50여개 우수조달기업이 참가해 1100여개의 부스에 혁신제품, 신기술·신제품을 선보인다. 엑스포 전시관은 신성장관, 벤처나라관, CES관, 우수조달물품관, MAS물품관, 서비스관, 공동관 등 제품 특색과 주제별로 전시관을 구성하고 체험 기회도 다양하게 마련해 관람객들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게 운영할 예정이다. 신성장관에서는 불가사리를 활용한 저부식성 친환경 제설제, 인공지능기반 보행자 안전시스템, 폭발물 및 마약 흔적탐지 등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혁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벤처나라관은 공공조달 납품실적이 없는 창업·벤처기업의 조달시장 진입을 쉽게 하고 판로확보 기회를 제공하는 '벤처나라' 전용몰 등록기업의 신제품을 공개한다. CES관에서는 올해 1월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가해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으로 넘어지지 않는 실내 자전거, 바다 위 오염물질 검출·제거 로봇, 녹조 현황관리 및 제거 로봇 등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신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공동관은 경기도,김해시·청주시 특별관, 창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부 공공판로육성관, 한국도로공사 기술마켓공동관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들을 전시한다. 국방부 공동관·서비스관 마련 이번 행사에서는 엑스포 최초로 국방부 공동관과 서비스관이 새로 마련된다. 국방부 공동관은 자동 초점 쌍안경, 폴리우레탄 안전장화, 진공 이불 등 K-국방의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군수 혁신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기존 물품 위주 전시에서 벗어나 커피 구독서비스, AI기반 고몰입도 영상회의, 전자태그 재물조사 서비스 등 무형의 공공서비스 발전 현황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아울러 국민이 직접 우수조달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생세일관 운영과 전시상품의 할인 판매도 최초로 시도된다. 상생세일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업체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로, 일반인과 공공기관은 상생세일관에서 가성비 있는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전시상품 판매는 관람객이 전시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면 행사 종료 후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와 함께 총 30여 개의 국내 외 조달 관련 행사가 엑스포 기간 내 진행된다. 국내 행사로는 수요기관과 참여기업은 물론 대기업 구매담당자와 엑스포 참여기업 간 1대 1 매칭이 이뤄지는 동반성장 공공구매 상담회를 운영해 제품 정보 공유 및 판로 확대 기회를 제공한다. 90개사 해외 바이어 참여 수출 상담 국제행사는 국내기업의 글로벌 조달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90개사 해외 바이어가 참여해 750여 건의 상담이 이뤄지는 수출 상담회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해외 한인 민간 네트워크(INKE) 바이어가 최초로 참가해 해외시장 설명과 상담회를 실시한다. 세계 중앙조달기관 다자간회의(MMGP)1)와 국제조달워크숍(IPPW)2)도 엑스포 행사기간 동안 열린다. MMGP는 조달분야 선진 6개국(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칠레)과의 다자간 회의와 주요 고위급 양자회담을 통해 각 국의 공공조달의 개혁과 미래에 대해서 논의한다. IPPW에는 OECD, IDB 등 국제기구와 캐나다, 칠레, 필리핀 등 20여 개국 50여명이 참석하여 공공조달 최신 동향 정보를 교환하고, K-조달의 우수성과 제도 및 시스템을 소개한다. 이밖에도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관람객과 해외바이어 등 모든 참가자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볼거리도 준비했다. 관람객이 전시관을 불편 없이 둘러볼 수 있도록 휴게공간과 카페테리아를 충분하게 배치하여 운영하고, 행사장 가이드와 함께 제품 설명을 듣는 ‘가이드 투어’, 전시관 방문 시 스탬프를 모아오면 상품을 증정하는 ‘스탬프 투어’를 비롯해 전문 쇼호스트가 우수조달기업의 신기술.신제품을 현장에서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대형 LED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또한 엑스포 기념 소장 사진 ‘인생네컷’, 엑스포 현장 사진 공모전인 ‘KOPPEX 베스트 한컷’, 전통문화상품 DIY*키트 만들기 체험 등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한다. 아울러 조달청 SNS 기자단 팸투어를 진행해 엑스포 현장 구석구석을 기사, 웹툰, 영상 등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해 홍보할 예정이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올해에는 국내 외 대·중견·중소기업이 우수한 공공조달물품을 접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대폭 넓혀 다양한 조달기업·국내 외 바이어·관심 있는 국민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면서 "나라장터 엑스포를 통해 조달기업이 국내 조달시장은 물론 해외 조달시장에서도 판로를 개척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4-16 13:17:14[파이낸셜뉴스] 아르메니아를 방문한 여행 유튜버 '세계일주 용진캠프'가 현지 한인 가이드에게 살해 협박을 받았다. 지난 11일 유튜브 '사건반장' 채널에는 여행 유튜버 '용진캠프'의 사연이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유튜버는 여행사의 협찬을 받아 아르메니아 여행을 갔다고 밝혔다. 항공권은 본인이 부담, 여행사 2000달러(약 260만원)를 현지 가이드 A씨에게 지급해 이 비용으로 유튜버와 여행하도록 돼 있었다. 용진캠프는 현지에서 만난 A씨와 함께 '식사 투어'를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한 A씨는 돌연 "가이드에게 줄 선물도 안 가져왔냐"며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 용진캠프가 공개한 영상에는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 갖고 왔어? 넌 X아치야. 무슨 120개국을 여행해 놓고 그걸 몰라. 가정 환경적으로 너는 문제가 있어. 큰 실수한 거야"라고 콘소리 치는 A씨의 모습이 담겼다. 또 갑자기 가이드 비용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용진캠프는 즉시 여행사에 확인했고, 약속됐던 2000달러는 이미 A씨에게 지급된 상태였다. 갈등이 고조되자 A씨는 "너 맞을래?"라고 위협했고, 용진캠프는 "때려봐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A씨는 "내가 너 안 때려. 저기 현지인 데려와서 때리지"라고 말했다. 화가난 용진캠프가 자리를 뜨자, A씨는 "나 쟤(용진캠프) 지금 여기 아르메니아에서 없앨 수도 있어"라고 협박했다. A씨는 용진캠프의 방까지 찾아와 문을 열라며 밤새 난동을 부렸다. 동틀 때쯤 돼서야 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용진캠프는 짐을 싸 들고 국경을 넘어 피신했다. 사연이 공개된 후 여행사는 용진캠프에게 사과했다. A씨는 여행사 측에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린 것이다.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이후 A씨 관련 시청자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용진캠프는 "(A씨가) 여자들한테도 어떻게 했고, 사기 행각이 있었다는 옛 지인들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방송의 유튜브 댓글에는 A씨가 아르메니아 국적 취득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용진캠프는 "(이번 사건은) 트라우마가 됐다. 나중에 이 사람이 말한 것처럼 제 신상의 위협을 받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세계 여행을 하고 세상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담는 건 저의 생업이자 꿈인데 이걸 계속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3-12 10:02:00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아름답게 쏟아지던 별, 안전했던 블라디보스톡의 밤 블라디보스톡은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인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작이자 종착역이 있는 도시이다. 모스크바의 거리이름을 딴 아르바트 거리는 낮에는 버스커들이 공연을 하고 밤에는 수많은 반짝이는 조명이 별처럼 아름답게 하늘을 수놓는 블라디보스톡의 유명한 명소이다. 늦게까지 걸어다녀도 매우 안전한 곳이었다. 우리가 차의 세관 통과를 기다리며 머물 숙소인 슈퍼스타 게스트하우스는 이곳에 있었는데 터널같은 골목을 지나 안쪽이라서 시끄럽지 않았다. 근처 마트며 공원, 관공서등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최적의 위치라고 할 수 있었다. 인테리어도 감각적으로 멋있고 주방 및 공용공간도 잘 갖추어져 있다. 도미토리형 방은 좁지만 이케아 침대, 에어컨, 그리고 침대마다 등과 콘센트가 있을 정도로 손님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세심하게 신경 쓴 좋은 숙소였다. 우리 방은 6인용 도미토리였지만 다른 손님이 없어서 둘이 방을 독차지해 쓸 수 있었다. 한참 블라디보스톡이 한국관광객으로 가득차던 시절이 있었다. 해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왔고 장사장님은 이곳 게스트하우스 말고도 호텔과 식당에 많은 투자를 했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못한 팬데믹으로 말미암은 여행업의 몰락에 다른 게하들이 하나 둘 다 문을 닫고 떠나고 이제 이 곳 하나 남았는데 버티고 버티다 마음을 접고 다음달엔 다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던 중 2년만에 우리에게 예약문의가 온거였다. 받을까말까 고민하다 접기 전 마지막 손님으로 받기로 한거라고 했다. ★정많고 덩치 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힘내세요" 장 사장님은 덩치 크고 정 많은, 아이디어 넘치고 감각있는, 재능있는 친구였다. 타이밍이 안좋아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젊고 넘치는 끼로 실패를 발판삼아 얼마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하지만 자꾸 웃으며 비관적 자책을 농담삼아 하곤 했다. "곧 없어질 슈스게하에 마지막 손님이시네요." 같은... 그때마다 우리는 “우리가 시작이에요. 이제 팬데믹 끝나고 한국에서 오토바이며 캠핑카들이 구름처럼 몰려올텐데 여기마저 사라지면 안되요!'하고 열심히 설득했다. 보통 우리는 여행에서 현지 친구들집이나 저렴한 숙소를 선호하는데 블라디보스톡에서는 유독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고집했었다. 러시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었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꽤나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6.25전쟁때 북한편을 든 공산국가, 보드카를 마시는 거친 형님들의 나라, 차이콥스키와 볼쇼이 발레단이 있는 나라 라는 정도가 다였다. 회사 다닐적에 모스크바로 출장을 가본적은 있었지만 고작 일주일 남짓이었고 블라디보스톡은 모스크바로부터 동쪽으로 수천킬로나 떨어져 있어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모르는 러시아, 그들의 문화가 궁금했다 이 나라를 우리끼리 여행하자니 어떠한 문화가 있는지, 언어가 통할지, 등등 걱정이 되고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러시아에 대해 무지렁이 같았던 우리에게 사장님은 나의 바람 대로 큰 도움이 되었다. 러시아어가 가장 문제여서 속성과정의 생존 러시아어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러시아 알파벳은 영어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막 뒤집혀있거나 발음이 완전 다르다. 아예 처음 보는 모르는 글자면 그냥 포기를 할텐데 웬지 뭔지 알 것도 같은데 모르겠는 것이 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이다. 몇 시간의 열띤 강의 덕분에 러시아 글자를 읽는 법과 생존에 필요한 필수 단어들을 대충은 익힐 수 있었다. 또, 심카드를 구입할 때에도 함께 가주어서 우리에게 알맞는 상품으로 잘 구입할 수 있었고, 자동차등록증과 면허증을 러시아어로 공증받은 서류를 만들 수 있었다. 이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러시아와 러시아어를 쓰는 주변국들의 국경통과나 경찰을 만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여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사용하기 편한 Tinkoff 직불카드를 추천해주셔서 현지에서 발급받았는데 필요한 만큼 충전하고 웬만한 곳에선 다 카드로 지불할 수 있어서 잔돈관리에서 해방되고 앱으로 사용현황과 잔액을 바로 알수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 외에도 마트에서 장보는 법, 식당에서 주문하는 법 등 각종 러시아 생존기술도 배울 수 있었다. 사장님과 함께 우리는 여러 맛집들을 다녔다. 북한식당에 가보았고 블라디보스톡 제일 맛집에서 킹크랩을 먹었고 현지인 핫플 수프라라는 조지아식당에도 갔고 샤슬릭을 먹으러 가기도 했다. 한국 떠난지 몇일밖에 안됐는데도 북한식당의 한식이 너무 맛있고 좋았다. 한국에서 탈북하신 분들을 만나본 적은 있었지만 북쪽 국적을 가진 사람을 실제로 만나본 것은 처음이었다. 기분이 참 묘했다. 조지아음식도 처음 먹어봤는데 주문한 모든 음식들이 무척 맛있었고 특히 하차푸리(조지아어: ხაჭაპური)라는 계란노른자와 치즈를 섞어먹는 빵이 최고였다. 덕분에 조지아는 반드시 가야될 곳으로 꼽게 되었다. ★비행기 두 시간이면 만나는 유럽, 블라디보스톡 사장님은 요리솜씨도 좋아서 저녁엔 라면과 짜장면. 탕수육 등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먹어본 중 가장 맛있는 라면이다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하루는 사장님의 제안으로 블라디보스톡을 함께 걸으며 뚜벅이 시내투어를 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한두시간밖에 안걸리는 블라디보스톡은 건물이며 사람들이 완전 유럽같다. 이국적인 거리 풍경에 그저 걷기만 해도 여행 온 것이 실감났다. 특히 구한말과 일제시대에 이곳 블라디보스톡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의 장소와 기념비를 보았는데 이곳에 이주해 살았던 한인들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거의 3시간을 걸어다녔는데 그렇게 길 줄 모르고 슬리퍼를 신고 나와서 발이 온통 까졌다. 살은 안 빠졌다. 우리끼리였다면 모르고 지나칠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알게되어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사장님은 이 무료가이드가 슈퍼스타 손님들을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며 오래간만에 다시 하게 된 것을 정말 즐거워하였다. 긴 시간 지치지도 않는다. 이야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친구이다. 돈 만을 쫓는 사람과 함께 무엇을 하기는 참 힘든데, 어떤 일이든 그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너무도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우리를 손님이 아닌 친구처럼 가족같이 대해주었다. 출국 당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막 발발할 때여서 한국에서 루블화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현금은 달러를 준비해서 현지에서 환전하고 유니온페이가 되는 카드를 가져가서 ATM기에서 뽑아쓰기로 했다.(Visa와 Master카드는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로 사용이 불가하다) 그런데 각 은행마다 ATM기 인출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가능한 곳을 찾아다니느라 초반에 꽤 힘이 들었다. 처음엔 수수료가 어디가 더 싸니 더 많이 뽑을 수 있니 하며 따지다가 나중에는 그저 돈이 인출이 되면 감사한 지경이었다. 옛날처럼 각 나라별 현금을 종류별로 준비하고 다녀야하는 시대가 아니라 편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가져온 카드로 인출이 가능한 ATM기 찾기도 복불복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이 기사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om/@user-hb5up3dh1o?si=4LHlTLkQKDiU4cLz>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9 16:40:58[파이낸셜뉴스] 당초 끄라비 3박, 방콕 3박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렇지만 태풍으로 인한 첫날 비행기 연착으로 1박은 경유지인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끄라비에서는 결국 이틀 밖에 시간이 없었다.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었던 에메랄드 풀, 라일레이 비치 섬 투어는 세 번째 끄라비를 찾게 될 미래의 나에게 맡겨두기로 했다. 여행 4일째 새벽, 오전 8시 방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타고 끄라비 공항으로 향했다. 작은 공항, 작은 비행기라 걸어서 직접 비행기에 올라탔다. 1시간이 조금 더 걸려 돈무앙 공항에 도착했다. 몇 천원 정도를 아끼기 위해 전처럼 시내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탈 수도 있었지만 시간도 아낄 겸 택시를 타기로 했다. 공항에서 공식적으로 잡아주는 택시 승강장에 도달하기 전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이 다가왔다. 보통 낯선 공항에 떨어지면 불안한 마음에 따라가기 쉽다. 돈무앙 공항에서 방콕 시내 중심부까지는 비싸도 500밧(2만원) 정도면 충분한데도 그는 800밧(3만2000원)을 불렀다. 무시하고 지나가자 "600밧"을 외치는 소리가 뒤통수 너머로 들려왔다. 돈무앙 공항에서 그랩을 불러도 보통 요금 250~300밧 정도에 고속도로 이용료와 톨비 요금을 합치면 400~500밧이 나온다. 공항에서 잡아준 택시 기사님은 친절했고, 영어도 잘 하셨는데 미터기에 찍힌 그대로 요금을 청구했다. 400밧 중반 정도였는데 500밧을 내고 거스름돈은 받지 않았다. 방콕에서 잡은 첫 호텔은 BTS(지하철) 나나역과 아속역 사이에 있는 '앰배서더 호텔 방콕'으로 1박 숙박료는 5만원 선이었다. ■8000원에 배터지는 푸드코트 '티어21' 숙소에 짐을 풀고 헬스장과 수영장을 둘러 본 뒤에 혼밥을 하기 위해 아속역 근처에 있는 쇼핑몰인 '터미널21'로 발검음을 옮겼다. 파타야에도 있는 터미널21에는 '티어21'이라는 푸드 코트가 있는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장소다. 카드에 200밧(8000원) 정도를 충전하고 태국식 돼지고기 덮밥과 국물이 있는 면 요리를 하나씩 시켰다. 가격은 각각 2000원, 1500원 정도였다. 두 그릇을 해치우고 800원짜리(20밧) 생망고 주스를 마셨다. 욕심 같아서는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때려넣고 싶었으나 배가 불러 포기하기로 했다. 호텔로 돌아와서 잠시 쉬며 방콕에서의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유튜브 등을 검색해봤다. 한국에서 다 끝내지 못한 외부 업무도 있어 침대에서 노트북을 켜고 시간을 보내다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잠에서 깬 뒤에는 구글맵에 검색해 평점이 좋은 마사지 샾으로 향했다. 처음 찾은 곳은 아속역과 나나역 사이 한인 타운에 있는 곳이었지만 대기가 너무 길어 인근에 있는 다른 가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두 번째 찾은 곳에서도 40분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너무 더웠기 때문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350밧(1만4000원)에 타이마사지 1시간 코스를 받기로 했다. 방콕의 마사지 요금은 저렴한 곳은 150밧에서 200밧, 비싼 곳은 1000밧이 넘어 가기도 한다. 마사지사 분은 20대 초반의 작은 여성분이셨는데 손 힘이 약해서 그리 시원하지는 않았다. 보통 마사지를 받으면 마사지 비용의 10~20% 정도를 팁으로 주는데 한동안 고민을 하다 100밧(4000원)을 팁으로 따로 건넸다. 별로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여행자로서 내게 100밧은 있으나 없으나 큰 차이가 없지만 그에게는 나름 쓸모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계산을 치루고 내가 가게를 나갈 때까지 여러번 두 손을 모으고 "컵쿤카(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년 전 베트남 나트랑의 허름한 호텔에서 공항으로 가기 위한 택시를 기다리는데 직원 한 명이 우리 가족에게 베트남식 떡을 선물로 줬던 기억이 있다.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택시비를 제외하고 남은 베트남 돈(한국 돈 몇만원 정도)을 그 직원에게 건넸는데 그 직원의 표정이 너무나 밝게 변하며 고마워했었다. '위선' 혹은 '오지랖' 일수도 있지만 그 직원의 하루도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공항으로 가는 우리 가족의 기분 역시 좋았다. 점심에 이어 저녁도 혼밥을 하러 터미널21의 티어21로 향했다. 점심에 먹은 메뉴와 겹치지 않게 2종류를 시키고, 과일 주스를 디저트로 먹었다. 배를 채우고 호텔 근처에 있는 펍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방콕 일정에 돌입하기 위해 한국에서 싸가지고 온 업무를 마무리 하고 잠에 들었다. ■끄라비에서 방콕까지 이어진 인연 끄라비에서 정글뷰 카페(쿠언놈싸우)를 함께 가고, 카야킹을 즐겼던 현지 친구 보우와 우연의 일치로 방콕 일정이 겹쳐 둘 째날부터 동행을 하기로 했다. 즐겨보는 여행 유튜버 채널에서 현지에서 친구를 사귀고, 여행 일정을 함께 하는 것을 여러번 보면서 대리만족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엄격한 무신론자이지만 '끄라비'의 신이 있다면 발가락에라도 뽀뽀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점심 전에 보우와 접선해, 첫 목적지인 '아이콘시암'이라는 초대형 쇼핑몰(아시아 최대)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아속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크룽 톤부리역까지 간 뒤에 신설 노선인 골드라인으로 환승했다. 골드라인을 타고 한 정거장 뒤인 짜른나컨 역에 내리자 아이콘시암으로 바로 연결됐다. 골드라인 신설 전에는 지하철 사판탁신역 1번 출구에서 무료 보트를 이용해야 했는데 옵션이 하나 추가된 것이다. 골드라인은 몇 백원의 추가 요금이 있다. 시간은 무료보트를 타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아이콘시암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쇼핑몰 지하에 있는 '숙시암'으로 향했다. 숙시암은 방콕에 있는 여러 야시장의 맛집들을 쇼핑몰 안으로 통째로 옮긴 공간이다. 길거리 음식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대형 쇼핑몰에서 훨씬 더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이 가득한 숙시암 가게들을 지나쳐가며 한 바퀴 돈 뒤에 메뉴를 정하기로 했는데, 한 바퀴 둘러보는데도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닭꼬치와 돼지고기 꼬치를 하나씩 먹고 족발덮밥, 태국식 볶음면 등을 골라 자리에 앉았다. 밥을 먹는 동안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의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첫날 갔던 터미널21의 푸드코트 티어21이 그냥 커피라면 아이콘시암의 숙시암은 TOP에 시럽과 휘핑크림 가득 올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듯 싶다. 디저트는 태국식 빙수 전문점 '팡차'에서 타이티 빙수를 먹기로 했다. 팡차는 미쉐린 가이드에 여러번 등재된 곳으로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도 자주 찾는다고 한다. 밀크티 맛이 나는 타이티에 버블티에 들어가는 펄과 개구리 알 모양의 젤리, 그리고 빙수 밑에 빵이 들어가 있어 다양한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좀 나갔지만, 혼자라면 절대 오지 않았을 디저트 가게를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었다. 디저트를 먹고 아이콘시암 꼭대기 층에 있는 야외 테라스에서 방콕의 리버뷰를 감상했다. 보통 꼭대기 층에 연결된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마시며 보기도 한다는데, 스타벅스를 가지 않아도 외부로 연결된 야외 테라스에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쇼핑몰 한 곳에서는 방콕의 지하철과 이름이 같은 한국 최고의 그룹, BTS의 특별 전시도 진행되고 있었다. ■초대형 좌불상, 왓 빡남 파씨 짜런 아이콘시암에서 그랩을 불러 초대형 좌불상을 볼 수 있다는 '왓 빡남 파씨 짜런'으로 향했다. 왓 빡남은 대불탑과 아름다운 녹색 하늘 정원이 유명한 불교 사찰로 코로나19 이후에 유명해졌다고 한다. 사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높이 69미터의 초대형 금빛 좌불상이다. 초대형 좌불상을 스마트폰의 액정에 담기 위해 아무리 뒤로 걸어가도 부족할 정도로 거대했다. 렌즈를 광각으로 설정하고서야 초대형 좌불상과 함께 인증샷을 찍을 수 있었다. 좌불상을 한참 밑에서 고개를 들고 올려다 보면 인자한 부처의 눈이 정면을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좌불상을 정면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부처는 아래에 있는 중생들을 인자하게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이다. 불상을 지나 불상 뒤에 있는 흰 첨탑으로 올라갔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계단을 올랐다. 겉에서 볼 때는 평범한 흰색 탑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자 웬만한 박물관보다 많은 소장품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금빛 불상, 도자기, 수많은 문화재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탑의 정상부에 있는 녹색 하늘 정원이었다. 흰색 탑을 축소해 조형해 놓은 옥색 탑이 중앙에 놓여 있고, 탑 위의 천장에는 영롱한 초록빛의 우주가 펼쳐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하늘 정원의 영롱한 초록빛을 오랜 동안 감상했다. ■야경 맛집 '왓아룬', 번잡한 '차이나타운' 해가 지기 전 방콕에서 최고의 야경 뷰를 볼 수 있는 짜오프라야 강 인근으로 향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가게들이 여럿 이름을 바꾼것처럼 보였다. 구글맵에서 검색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우리가 찾은 바는 '아모로사 바(Amorosa Bar)'라는 곳으로 와이파이의 패스워드가 "wehaverooftopbar(루프탑 바가 있음)"였다. 바의 정면, 강 건너에는 새벽 사원이라고도 불리는 '왓 아룬'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바는 지붕이 있는 실내석과 야외석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야외석에 자리를 잡았으나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서 모두 실내로 대피해야 했다. 빗줄기가 줄어들자 사람들이 다시 야외석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비가 내리자 바에서는 야외석에 있는 손님에게 우산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아모로사 바'에서 해가 떨어질 때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왓 아룬 사원의 풍경을 감상했다. 해가 지자 왓아룬 사원을 밝히는 조명이 환하게 들어오면서 말 그대로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인생 사진'들을 여러장 건질 수 있었다. 왓 아룬의 야경을 뒤로 하고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인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차이나타운은 방콕의 어느 곳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사람과,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안 그래도 더운 방콕의 날씨가 사람들의 체온으로 인해 1도 정도는 상승 되는 것 같았다. 사람의 파도를 뚫고 보우가 추천해준 로컬 맛집에서 간장 소스를 넣은 비빔국수를 먹고, 길거리에서 몇몇 간식과 음료를 먹었다. 늦은 밤이었음에도 사람들의 열기로 땀이 흐를 정도였다. 바퀴벌레와 전갈 튀김을 파는 가게를 보고 차이나타운을 구경한 뒤에 숙소로 돌아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9-05 21:25:54“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 유한양행을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신념이다. 그는 1926년 일제강점기, 변변한 약이 없어 죽어가는 동포들을 위해 제약회사를 만든 사회사업가이자 독립운동가다. 그가 세운 기업 '유한양행'은 창립자의 정신을 잊지않고, 2023년 또한번 획을 긋는다. 환자 1명마다 연간 7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약값을 포기하고, 무상제공하겠다고 선언한다.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국민건강과 직결된 의료계와 제약·바이오 업계 소식을 심층 취재하는 [메디노트]가 독립운동기업 유한양행의 행보를 2회에 걸쳐 조명한다.[파이낸셜뉴스] 식약처가 최근 유한양행이 개발한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한 가운데, 유한양행의 렉라자 개발 과정과 국내 폐암환자들에 대한 렉라자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를 실시한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제 78주년 광복절을 맞아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을 신조로 삼은 ‘독립운동 기업’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산업의 선두주자로 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국민에 대한 헌신' 유한양행이 걸어온 100년 유한양행을 창립한 고(故) 유일한 박사는 교육자이자 사회사업가, 독립운동가이다. 생전에는 독립 운동에 헌신하고, 사후에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인물인 그는 1895년 평양에서 출생해 9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었다. 그러나 유일한 박사는 고국에 단순한 약조차 없어 동포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1세가 된 1926년 고국으로 돌아와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을 창립했다.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을 세운 것이다. 유일한 박사는 유한양행을 세운 이후에도 미국에서 광복군인 ‘한인 국방경위대’를 창설하는 등 독립운동을 이어갔고, 광복 이후에도 기업 활동을 통한 사회환원에 전념했다. 그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동포에게 봉사하고 양심적으로 세금을 납부하여 정부를 돕는다”는 신조로 기업을 운영했다. 이와 같이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고자 하는 유일한 박사의 신념에 따라 세워진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렉라자 개발에 성공했다. 유한양행은 단순 렉라자 개발에 그치지 않고 EAP를 통해 렉라자를 환자들에게 보험급여가 적용될 때까지 무상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유한양행 R&D 김열홍 사장은 “표적 폐암 치료제의 한 달 투여에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경우 6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 환자들에게 보험급여가 될 때까지 국산 신약을 지원하는 것은 제약사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하여야 한다”라는 말을 남긴 유일한 박사의 신념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AZ '타그리소'가 선점한 시장서.. '렉라자' 개발 성공하기까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타그리소의 점유율은 70% 이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출발이 늦은 토끼’로 시작했다. 렉라자 임상 시작단계에서 타그리소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시작 당시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에서 타그리소가 이미 1차치료제 표준요법으로 자리가 잡혀 있는 상태였다. 이에 유한양행은 글로벌 3상 임상을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 외에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세르비아, 그리스, 헝가리, 호주 등으로 향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튀르키예 지진 등 외부 변수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모든 임상 시험을 주관하며 렉라자 개발을 담당했던 유한양행 임효영 부사장은 “임상시험 개시가 본격화할 2020년 초부터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병원 방문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모니터링 방문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환자들도 직간접적인 격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며 “폐암환자들은 코로나 감염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감염 시 사망 및 이환율이 높아서 이로 인해 연구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원격 모니터링 등 필요한 절차를 수립하고 면밀하게 추적 관찰하였다”고 밝혔다. 또 임 부사장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에 그로 인한 물리적 피해가 급증하였을 때는 거의 매일 전세를 확인하면서 연구 기관과 피험자 상황을 확인하며 대책을 논의했다”고 떠올렸다. 출발 늦었지만 '전력질주'...한국인 환자군으로 임상 3상 그러나 ‘출발이 늦은 토끼’는 ‘전력질주’를 했다. 임 부사장은 “출발은 늦었지만,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고 확신했다”며 “비록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서 허가 받고 실제 임상 진료 상황에서 널리 쓰여지고 있으나, 개별 국가의 인허가 규제의 다양성 및 높은 약가로 인해 허가 및 급여가 늦어지는 등 접근성이 낮은 국가들 중심으로 임상을 운영하자는 전략이 적중하여 원래 계획보다 모집기간을 수 개월 단축할 수 있었다” 떠올렸다. 유한양행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한국인 환자 그룹 데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설계하였고, 국내 다수의 의료기관의 협조에 힘입어 172명의 환자를 임상 시험에 참여시켜 한국인에 대한 렉라자의 유효성 또한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 렉라자의 한국인 환자군 임상 3상 시험에 참여했던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이경희 교수는 “국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의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한국인 환자 그룹 데이터가 확보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의료진과 향후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국산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는데 있어 토대가 되어줄 값진 경험을 얻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임상 시험을 주도했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임선민 교수 역시 “타그리소는 1차 치료에서 무진행생존기간 18.9개월, 전체생존기간 38.6개월을 달성한 약으로 1차 치료에서 효능과 안정성을 모두 인정 받고 쓰이고 있었지만 아시아인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다”며 “렉라자는 아시아인 및 한국인 하위 집단에서도 우수한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글로벌시장 50% 차지할 것” 자신감 유한양행의 자체 글로벌 임상 시험은 현재 완료된 상태이며, 해외 판권 라이선스를 계약한 얀센사의 글로벌 3상 임상 데이터도 10월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 오세웅 중앙연구소장은 “여러 회사들과 논의하던 중 얀센사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며 “마지막까지 경합하던 중국계 다국적 제약사는 실제 계약금 규모 등 재무적 측면에서 더 좋은 제안을 하였으나, 렉라자를 진정한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해 줄수 있는 의지와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얀센사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김열홍 사장은 “현재 미국 폐암가이드(NCCN) 표준치료제가 타그리소인데, 얀센의 글로벌 임상 시험 결과가 좋으면 렉라자 단독 사용 또는 렉라자와 얀센의 항체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렉라자와 타그리소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유한양행 관계자들은 임상 결과에 따라 렉라자가 향후 보수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의료계 전문가들은 렉라자와 타그리소가 제약계의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처럼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임 부사장은 “일상 진료보다 자주 병원을 방문하여 시험계획서에 지정된 여러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시험에 참여해 주신 환자분들과 보호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8-14 12:35:34[파이낸셜뉴스] 김호중·송가인의 특급 역조공 프로젝트 ‘복덩이들고(GO)’가 '미스터트롯2'의 열기를 방불케하는 태국 방콕 한인타운발(發) '내일은 방콕트롯'의 뜨거운 현장과 태국 교민들을 울린 김호중과 송가인의 역대급 감동 무대로 안방에 훈훈함을 선사했다. 지난 7일 방송된 TV CHOSUN ‘복덩이들고(GO)’는 시청률 4.2%, 분당 최고 시청률 5.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송가인, 김호중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주, 첫 해외 역조공을 떠난 복덩이 남매의 본격적인 ‘글로벌 복 배달’ 모습이 그려졌다. 교민들과 흥겨운 시간을 보내기에 앞서 송가인, 김호중은 교민들에게 들려드릴 선곡 고민으로 각자 바쁜 시간을 보냈다. 복덩이 남매의 현지 가이드이자 일일 매니저로 나선 허경환은 태국 유명 관광지 '왓 포'에 들러 '방콕트롯'의 성공을 기원했다. 근사한 수트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김호중은 먼저 떠나간 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교민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짚었다. 최진희의 '천상재회'를 '트바로티'다운 강렬한 성악 발성과 괴물 같은 가창력으로 소화해 교민들에게 든든한 위로를 건넨 김호중은 "이 노래를 부르면 우리 할머니도 하늘에서 잘 지켜봐 주실 거라는 생각으로 미안할 때 부르는 노래"라고 선곡에 숨겨진 절절한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조용필의 '꿈'을 열창한 뒤 "여러분에게 복을 드리러 왔지만, 저희에게도 복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며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교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2-08 08:20:07[파이낸셜뉴스] 김호중·송가인의 특급 역조공 프로젝트 ‘복덩이들고(GO)’가 첫 해외 역조공을 떠난 복덩이 남매의 '가슴 뭉클' 복 전달 현장을 그려내 감동을 선사했다. 11월 30일 방송된 TV CHOSUN ‘복덩이들고(GO)’에서는 지난 주 '백년의 약속'에 이어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열창한 김호중의 감성 충전 무대와 '가인이어라'를 통해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몰아 '당돌한 여자', '너는 내 남자' 등으로 객석을 들썩이게 한 송가인의 흥 폭발 무대가 '여주 한글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해외 애청자들의 성원과 수많은 사연에 힘입어 하늘길까지 건너간 복남매표 글로벌 역조공이 성사됐다. 이들의 첫 행선지는 바로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라 태국이었다. 송가인의 공연 스케줄로 하루 먼저 방콕행 비행기에 오른 김호중은 고소공포증을 호소하며 시름시름 앓다가도 기내식으로 나온 불고기 쌈밥을 폭풍 흡입한 뒤 행복한 단잠을 청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송가인은 어떤 화폐를 원하는지 묻는 환전소 직원의 질문에 동공지진을 일으키는 등 공항의 모든 것이 어리둥절한 '여행 신생아'의 면모로 재미를 이끌어냈다. '여행 초보' 누나를 위해 든든한 동생 김호중은 "송가인을 모셔와라"라는 특명과 함께 깜짝 가이드 허경환을 파견해 송가인의 어설픈 셀프 출국을 도우며 '남매 케미'를 자랑했다. 태국의 아침을 맞이한 김호중은 '최애템' 후추를 비롯해 컵라면, 과자, 통조림 반찬 등 한국 편의점을 방불케 하는 먹거리들로 가득한 캐리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호중이 챙겨온 특식들을 뿌듯한 듯 자랑하자 카메라 감독은 "이거 다 태국에도 파는 건데?"라고 말해 김호중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지만 곧 "한국이 좀 더 싸겠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웃픈' 장면을 연출했다. 잠시 후 유튜버로 변신한 김호중은 카메라를 들고 방콕 거리를 누비며 브이로그를 찍는가 하면, 가는 곳마다 미리 외워온 태국 필수 단어 '헝남(화장실)'을 외쳐 폭소를 자아냈다. 둘째 날 드디어 '완전체'를 이룬 복덩이 남매 송가인, 김호중과 자칭 '동남아 전문' 가이드 허경환은 태국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사연자들을 만나 복 전달에 나섰다. 복남매의 노래를 들으며 어려운 시기를 버텼다는 교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도착한 곳은 방콕 한인타운이었다. 코로나 이후 무너진 상권에도 이 악물고 일궈놓은 터전을 지켜낸 상인들, 타국에서 생활하느라 어머니의 임종조차 보지 못한 딸 등 여러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복남매는 '태국 교민 대축제'를 열어 타국에서 생활하는 교민들에게 기운을 북돋았다. 김호중은 "한국에 있는 저희도 힘든데, 타국에 계신 여러분의 마음은 얼마나 더 안좋으실지 느낀 시간이었다"라고 교민들을 만난 소감을 밝히며 나훈아의 '고향역'으로 교민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자신의 곡 '서울의 달'을 부른 송가인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애절한 가사에 따뜻한 목소리를 더해 훈훈한 온기를 전했다. 방콕 시내 한가운데 울려 퍼진 복남매의 '위로송'으로 객석 곳곳에는 교민들이 눈시울을 붉히거나 휴지를 들어 눈물을 닦기도 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2-01 08:46:55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표적인 취약계층인 장애인·노약자·결식아동의 삶이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위기에 따른 대형 산불, 집중호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취약계층에게는 더욱 힘든 한해가 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선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구호활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민간 비영리 단체(Non-Profit Organization·NPO)들은 빈곤·질병·소외로 인해 고통받는 이웃을 지원하는 사업을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나눔과 기부, 고통받는 이웃 돕는 정성어린 손길'을 주제로 NPO들의 활동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지난 추석 연휴 동안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분주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을 찾아 명절 직전 터전을 잃은 시민들에게 추석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등 구호 활동을 펼쳐 나갔기 때문이다. 식당과 도시락 가게가 대부분 연휴로 문을 닫은 상황에서 서울과 포항의 업체 정보를 뒤진 끝에 가까스로 식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 불과 40여 직원들이 연휴를 반납하고 서울에서, 포항에서 땀을 흘린 결과였다. 현장을 지휘한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이재민들께서 갑작스러운 태풍으로 집을 잃은 것도 황망할 텐데 민족의 명절 추석 당일에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하는 일만큼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원 배경을 밝혔다. 포항의 한 교회에서는 지난 7일부터 희망브리지의 세탁구호차 3대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세탁 구호 활동은 희망브리지 직원들이 대피소에서 수거해 온 빨랫감을 특수차량에 3~4개씩 설치된 대용량 세탁기와 건조기로 빨고 말린 뒤 곱게 접어 본래 주인들에게 맞춤형으로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하루에 최대 60가구의 빨랫감 2500㎏까지 세탁하고 있다. 세탁기 용량이 통상 18㎏임을 감안하면 140번 정도 돌아가는 셈이다. 세탁이 완료된 옷을 다시 받은 이재민 A씨는 "빨래가 너무 잘됐다. 세탁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인데 직접 가져가고 이렇게나 잘 개서 돌려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식사와 세탁 구호 활동 외에도 희망브리지는 태풍 발생 직후 22만5000여점(13일 기준)의 구호 물품을 포항 등 피해 지역에 지원했다. 피해 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도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포항에서 신사업을 펼치고 있는 에코프로가 7개 계열사와 함께 100억원을 희망브리지에 맡겼다. KB금융그룹이 10억원을 전해왔고, 래퍼 사이먼 도미닉(정기석)이 1억원을, 배우 겸 가수 김세정, 방송인 유병재가 각각 1000만원을 기부했다. 방송인 박지윤도 바자회 수익금 1000만원을 희망브리지에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많은 분이 성금을 맡겨주셨지만, 피해가 너무 커서 이재민들에게 국민 성금을 제대로 전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모금 동참을 호소했다. 지난 3월 동해안산불 이재민들은 많게는 1억원 이상(주택 전소 경우)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태풍이나 호우로 집이 침수된 이재민들은 법이 정한 의연금 지급 상한인 100만원마저도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우와 태풍으로 집이 침수된 가구가 4만세대가 넘어 이들에게 전할 의연금만 400억원이 넘고, 이 밖에도 인명피해, 집의 전파, 반파 등 피해에도 의연금이 전해져야 하는 상황이다. 희망브리지를 비롯한 모금단체들이 모은 국민 성금은 13일 기준 400억원이 채 안 된다. 김 사무총장은 "이재민들과 자원봉사자, 군 장병들이 도로에 쌓인 물건들을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추석 연휴 동안 포항에 지내면서 본 모습은 참혹함 그 자체"라며 "그간 많은 재난에서 도와주신 기업,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지만, 포항을 비롯해 태풍과 호우로 일상이 파괴된 이웃들이 일상을 되찾는 여정에 한 번 더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번 역대급 태풍 외에도 올해는 유독 대형 재난이 많이 발생한 해였다. 지난 3월 경북 울진과 강원·삼척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213시간 동안 지속되며 최장 기간·최대 피해 산불이라는 기록을 남겼고, 8월 서울과 경기에 내린 폭우는 기상 관측 이래 최다 일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올해 이 모든 재난에 대응해 온 구호 모금 전문기관이 바로 희망브리지다. 지난 1961년 태풍 '사라'의 피해 이웃돕기 모금 운동을 계기로 발족한 '전국수해대책위원회' 이후 '전국재해대책위원회' '전국재해대책협의회'를 거쳐 '전국재해구호협회'로 개칭됐다.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두 세대가 지나는 동안 희망브리지는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재난의 순간에 있었다. 태풍과 홍수와 같은 자연 재난 외에도 희망브리지는 이리역 폭발 사고(1977년), 대구 지하철 참사(2003년), 연평도 포격(2010년), 세월호 참사(2014년) 등의 사회적 재난에서도 앞장서 피해 이웃을 돌봐왔다. 전 세계를 혼돈에 빠트린 코로나19 초기, 수개월 만에 1000억원 넘는 기부를 받은 희망브리지는 대구·경북 지역 시민들에게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했고, 격무로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의료진에게도 간식을 제공하는 등 최전방에서 활약하고 있다. 희망브리지가 다른 구호 모금단체와 차별화되는 점은 모금 이후 피해자와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와 지원의 폭이 넓고 다층적이라는 것이다. 재난이 발생한 직후에는 경기 파주시와 경남 함양군에 위치한 재해구호물류센터에서 대피소 칸막이, 생활필수품으로 구성된 키트, 재난에 트고하된 자원봉사자용 물품 키트 등을 빠르게 출고하고 세탁, 방역, 심리지원 등 특수차량을 현장에 투입해 이재민의 크고 작은 불편을 덜어준다. 모금으로 거둔 성금은 피해를 입은 지자체가 조사·제공한 피해 현황을 기준으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폭우, 태풍과 같은 자연 재난은 재해구호법으로 정해진 배분위원회를 통해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돕는다. 산불, 감염병 등 사회재난은 중복, 편중,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피해 지자체, 다른 모금 단체들이 참여하는 기부금협의체를 통해 배분하기도 한다. 희망브리지가 모집한 성금은 기획재정부가 고시하는 회계기준에 따라 결산 서류가 공개되며, 각 모집 성금의 용처에 따라 '재해구호법'과 '기부금품법'에 따라 관리된다. 연간 결산서류는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시스템을 통해 자세히 공개된다.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희망브리지의 철학이다. 그 결과 희망브리지는 국내 유일 민간 공익법인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로부터 회계 투명성과 신뢰성 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김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와 연관해 올해는 유달리 큰 재난이 많이, 자주 발생했고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되고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희망브리지는 기후재난에 면밀히 대응하는 한편,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피해 이웃들과 그들의 일상 회복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9-18 18:33:03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자연재난은 이미 그 위력이나 빈도가 과거를 웃돌고 있다. 불볕 더위와 게릴라성 폭우는 일상이 됐고, 태풍도 전에 없던 바람과 비를 동반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은 2년 이상 이어지면서 삶의 양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봄이면 큰 산불이 나면서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사라지기도 한다. 태풍, 호우, 폭설, 가뭄,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으로 여러 단체가 모은 국민성금(의연금)을 한데 모아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가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사회재난으로 분류되는 코로나19와 산불에서도 모금액과 이재민 지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 희망브리지 사무실에서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을 만나 일상화된 재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19로 1000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은 데 이어 동해안 산불로도 500억원 넘는 성금이 희망브리지로 답지했다. 국내 모금단체 중 가장 많은 액수다. 국민이 희망브리지를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산불이 발생한 지난 3월 4일부터 4월 30일까지 58일 동안 국민과 기업, 단체 등 64만9130명(곳)이 535억5988만9353원의 성금을 희망브리지에 건네주셨다. 성금을 투명하게 배분하고 집행한 점을 높이 사주신 것 같다. 희망브리지는 한국가이드스타의 공익법인 회계 투명성과 신뢰성 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점을 받았다. TV에 모금광고를 할 돈을 아끼고, 불필요한 지출도 최소화했다. 많은 분들이 희망브리지를 통해 기부에 참여해주신 건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봐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61년부터 국내 재난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온 점 역시 높이 사주신 것 같다. 희망브리지는 태풍, 호우, 폭설, 지진 등 자연재난을 비롯해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연평도 포격, 2014년 세월호 참사, 2018년 강원산불 등 사회재난에서도 구호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이처럼 미지의 감염병이 얼마나 이어질지, 어떤 피해를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2020년 4월까지 900억원 가까운 큰돈을 모금했음에도 신중하게 지원 방법을 논의했다. 그 결과 당장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물품을 지원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지원도 지금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전문성이 국민과 기업, 단체의 신뢰를 얻은 것 같다. ―산불 이재민에게 어떤 지원을 했나. ▲산불이 발생한 당일 이재민들이 몸을 피한 울진국민체육센터로 옷가지와 모포, 생수, 생필품 6만여점을 보냈다. 8일 동안 이재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들을 선별해 총 27만5000여점을 울진을 비롯해 산불 피해지역으로 전달했다. 산불이 진화된 이후에는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2년까지 지낼 수 있는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했고, 행정안전부, 다른 모금단체들과 협의해 이분들에게 국민성금을 1차로 전달했다. 민간에서 전소, 반소, 부분소, 세입자 등 피해 유형에 따라 182억여원이 지원됐는데 이 중 102억원가량이 희망브리지를 통해 전달됐다. 남은 성금을 지원할 방법도 행정안전부, 경상북도, 강원도 등 정부 및 다른 모금단체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도 돕고 있는데. ▲21세기에 일어나리라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는 3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으로 일상이 완전히 파괴됐다. 희망브리지는 지난 3월 말 우크라이나인들이 가장 많이 피난한 폴란드에서 의약품 꾸러미와 응급구호세트 1000여개, 생필품 500여점을 현지 단체와 한인 선교사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보냈다. 한국으로 입국한 우크라이나인들(고려인 포함)의 상황도 살피고 있고, 조만간 우크라이나로 더 많은 구호물품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끝으로 성금을 건넨 기업과 단체 관계자,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모든 기부자분들께 오직 감사할 뿐이다.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고 본다. 자가격리, 집합 제한과 같은 어려운 제약 속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뜻과 힘을 모았다. 이로 인해 어려움에 빠진 이웃들을 돕는 일에도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다. 올 3월 동해안 산불을 극복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내 곁의 어려운 이웃을 먼저 살피는 마음이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그래서 단순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항상 세심하게 계획한다. 재난 현장에서 빨래와 건조가 가능한 세탁구호차, 이재민들의 심리 상태를 돌볼 수 있는 심리지원차, 코로나19를 비롯해 여러 감염병 방역에 활용할 수 있는 통합방역차 등 수억원에 이르는 특수 구호차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긴 호흡으로 구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2년간 경제적, 신체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취약계층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분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되찾는 날이 바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일 거라고 본다. 아울러 21세기 최고의 경제사학자로 꼽히는 니얼 퍼거슨이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 시스템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드러났으니, 그러한 부분들을 없앤다면 코로나19는 오히려 우리를 더욱 건강하고 강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에 닥칠 미지의 재난에 대처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난 2년을 잘 되새길 필요가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5-24 18:3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