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76년) 당시 교사 구타 등 폭력을 주도한 홍위병의 상징인 쑹빈빈(宋彬彬)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7세. 쑹빈빈은 문화대혁명 초기인 1966년 8월 18일 천안문 성루에 올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팔에 직접 홍위병을 상징하는 붉은 완장을 채워준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마오 주석은 쑹에게 이름이 ‘논어’에 실린 겉과 속이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인 “문질빈빈(文質彬彬)의 빈인가?”라고 물었다. 쑹이 “그렇다”고 말하자 마오는 “무력이 필요하지 않나(要武嘛)?”라고 말했고, 이때부터 쑹은 ‘야오우(要武)’로 이름을 바꿨다. 쑹은 마오 주석에게 이름을 새로 받은 직후 "내가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라며 "위대한 뜻의 이름을 얻었으며, 마오 주석은 우리에게 방향을 밝혀줬다. 우리는 폭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쑹은 학생이 교사를 구타하고, 자식이 부모를 고발하는 등 전국적인 무장투쟁을 선동하며 폭력 시위를 주도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당시 고등학생이던 쑹이 모교의 볜중윈(卞仲耘) 교감 등 7~8명을 직접 구타해 숨지게 했다는 말도 돌았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최근 제작해 세계적으로 흥행한 드라마 '삼체(三體)' 도입부에서 홍위병이 교사를 구타해 숨지게 하는 장면을 본 많은 중국인은 쑹빈빈을 떠올렸다고 한다. 문학이 끝난 뒤 쑹은 1980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가 세월이 지나 2014년에야 모교를 찾아 잘못을 빌었다. 쑹은 교정의 볜중윈 교감 흉상에 머리 숙여 사과한 뒤 "학교 질서를 앞장서 파괴하고 선생님들을 괴롭혔다"며 ‘나의 사죄와 감사’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이어 “문화대혁명은 한바탕의 대재앙이었다”며 “평생 괴로웠고 후회했다”고 했다. 하지만 볜 교감의 유가족은 사과를 거부했다. 벤 교감의 남편인 왕징야오 전 중국과학원 역사 연구원은 “볜 교감이 죽은 지 48년이 지났지만, 당시 일을 계획하고 사람을 죽인 이들은 여전히 법을 어기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자유롭게 살고 있다"라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홍위병의 거짓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문화대혁명 기간 중국의 상당수 중고생과 대학생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으로 마오쩌둥이 만든 정치적 대중운동조직에 동원됐다. 당시 이들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박해를 받아 사망한 사람은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쑹빈빈은 보스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시민권까지 얻어 영국계 회사의 오너 겸 CTO로 재직했다. 베이징부속사범대의 명예동문 9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9 08:12:48[파이낸셜뉴스] 여야가 10일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석하는 것과 관련해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에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들이 대거 동행한 것을 비판했고 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계된 것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법의 문제이고 팩트의 문제이지 다수가 위세를 부려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히려 정성호 이상민 의원, 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개인 문제는 개인이 방어해야지 왜 당 전체가 나서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법의 문제는 사법으로만 봐야지 이것이 진영의 문제나 숫자의 문제로 볼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오늘 뒤늦게 출석하게 됐지만, 이 대표가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고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민주당은 거대의석을 가지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를 위해 임시국회를 일방적으로 소집하더니 이제는 아예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까지 함께하며 대놓고 당이 당 대표 개인의 들러리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그리고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숱한 민생과 행정을 제쳐두고 당 대표의 홍위병 자처할만큼 한가한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제1야당 현직 대표를 검찰로 소환한 정권은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이라면서 "윤석열 정권은 즉각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복합 위기에 놓인 민생 경제에 국정을 집중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법치 운운하지만 그 실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무도한 철권통치에 다름없다"면서 "독일 나치와 조선총독부가 국민을 겁박할 때 내세운 것도 법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대장동 의혹을 무차별 수사해도 나오는 게 없자 무혐의 종결된 사건까지 들춰내며 야당 탄압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 대표가 조사 받는 성남FC건은 경찰이 3년 조사 끝에 최종 무혐의로 결론이 난 사건인데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해서 결론을 바꿨다"면서 "명백한 야당탄압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야당 당대표 자리가 법 앞에 성역이 될 수 없는것처럼 대통령의 배우자 자리도 성역 될 수 없다"면서 "검찰은 제1야당 당대표에게는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없는 먼지까지 주머니에 채워 넣고 털어대면서 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 데도 불구하고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해솔 정경수 기자
2023-01-10 10:46:32[파이낸셜뉴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공인회계사)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문화혁명 당시의 홍위병에 비유하며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의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깊은 사회 병리로 받아들여 처방이 내려져야 하고, 무엇으로부터 기인했는지 연구도 뒤따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과문(보고 들은 것이 적음)하지만 사고의 지향과 행태는 유사하되 지식인들과 여론 주도층에 의해서 전혀 견제나 통제가 안 이루어지는 점에서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는 극우와는 달라 보인다”며 “문혁(문화혁명) 당시의 홍위병들이 가장 유사하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말의 이면으로 대깨문들에게 ‘너희는 정신병자야’라고 지적하는 이가 없다”며 “어떡하면 편승할까 하는 기회주의적인 그룹과 저들의 눈에 안 띄어 양념질을 피하고자 하는 이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또 김 대표는 “사회적 이슈들이 이들의 행보에 좌우되니, 건강한 목소리를 듣기 힘들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지극히 상식적인 목소리가 드물고 광풍의 한가운데 똑바로 서 있는 이가 적어, 몇몇에 의해 공유되는 모습이 기쁘다기보다는 슬프다”며 “이들의 광태가 물리적인 양상을 띠기 이전 지금이 이들을 퇴치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가장 저렴한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너희는 정신병자라고 일러줘야 한다”며 “홍위병에게 완장이 스팀팩이라면 이들에게는 투표장에서 1번을 찍었다는 것이 삶에서 가장 두드러진 의미 있는 행동이라 생각하는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 대표는 일명 ‘조국흑서’(黑書)의 공동집필을 맡는 등 정부·여당에 비판적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청년정책자문특별위원회 합류설이 제기됐지만 이를 부인했다. 이후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야당 합류 가능성에 대한 조롱과 비판을 받았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2020-10-06 07:54:46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과 관련, "공수처의 진짜 얼굴은 사법 홍위병이 될 것이라 반대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 여당이 공수처를 사회지도층을 척결하는 전담기구인 것처럼 양의 탈을 씌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과 함께 선거제 개편안, 공수처법 등을 패키지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한국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비롯, 공수처법 반대로 날을 세우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안은 아시다시피 수사권과 기소권의 양날의 칼을 찬 안이다"라면서 "민변 검찰청을 청와대 하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에서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나 원내대표는 "예전 사직동팀과 다를게 없다"며 "사직동팀의 부작용으로 인해 결국 해체됐다. 그렇게 청와대 직속 수사기구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고위공직자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첩보수집을 해오던 사직동팀은 공식적으로는 경찰청 소속이지만 종로 사직동 안가에서 청와대 지시에 움직인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권력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건 딱 하나"라며 "국민의 검경이 아니라 청와대 검경이라 그런 것이다. 청와대 눈치를 봐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 원내대표는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목표로 가장 먼저 해야할 것으로 '검경 인사권 독립'을 강조했다. 그는 "검경의 인사가 제일 먼저라고 본다"라면서 "내일(26일) 발표하지만 검찰총장 경찰청장 인사독립을 위한 인사추천과 인사제도개선에 관한 법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정부 여당이 내놓은 것은 특수부 수사 조정 없이 검경 수사권을 애매하게 조정하는 형식"이라며 "저희는 검찰에 기소권을,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원칙적인 조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검찰의 특수수사는 최소한 하는 형식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낼 것"이라며 "저희가 낸 안을 중심으로 해서 사개특위에서 논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9-03-25 10:53:51【남원(전북)=김은희 기자 권승현 수습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3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극성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과 관련, "참 부지런하다. 나중에 완장 차겠지 뭐. (문 후보가 당선되면) 5년 동안 홍위병이 날뛰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북 남원의 한 식당에서 기자단과 저녁을 함께하며 악성 댓글이 많다고 지적하자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그래서 유세 때 얘기한 것처럼 만약 문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이 5년 내내 반으로 갈라져 싸우는 것"이라며 "이번이 악순환을 끊을 계기다. 양축 중에 한 축이 무너졌기 때문에 고칠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팠던 네거티브 공세가 있느냐는 질문엔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네거티브"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딸 설희씨의 재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었다. 바보들만 정치하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용돈을 주면 몰라도 자기가 자기 생활을 꾸리는데 어떻게 공개하라고 할 수 있냐"며 "재산 공개하라고 날뛰다가 (공개하니) 왜 조용한지. 그때부터 숨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또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 대한 비판수위가 높아졌다고 하자 '인공기 선거홍보물' 논란을 직접 언급, "3번 뒤에다가 북한 깃발을 해놓은 게 뭐냐"면서 "그건 인류 선거 역사상 처음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하락세와 관련해선 "원래 (신경) 안 쓴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때 썼던 여론조사 방법을 하나도 개선 안 하고 지금 똑같이 쓰고 있지 않느냐"면서 "신경 안 써도 된다. 어차피 역사의 흐름과 집단지성을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날 바른정당 의원의 집단탈당에 대해선 "친박(친박근혜)이 다시 기세등등하게 됐다. 골라서 받겠다는 태도로 나온다"면서 "완전히 시대 역행이자 역사 역행"이라고 일갈했다. 이번 탈당으로 개혁공동정부의 범위가 좁아진 게 아니냐는 질문엔 "원칙은 말한대로다. 그 과정 중에 또 걸러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되면 5월 10일 즉시 조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직을 맡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총선 때 많이 싸우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당 대표로서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한 것 아니냐"고 되물으며 "자기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은 사실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와의 합류가 새정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2008년 북경 올림픽 당시 야구팀을 예로 들며 "감독도 감독이지만 홈런타자에 좋은 투수, 주루코치, 타격코치 등이 다 있어서 우승한 것이다. 국가 운영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도 "40~50대가 나라를 이끌 때가 됐다"고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다른 캠프에서 영입하겠다는 인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문재인 캠프에도 있고 유승민 캠프, 심상정 캠프에도 있다. 진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홍준표 캠프에 대해선 "거기는 아예 들여다보지 않아서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권승현 수습기자
2017-05-03 21:32:14홍위병(紅衛兵) 소녀들이 점령한 중국 소도시의 한 산부인과 병원은 아수라장이다. 의사들은 모두 묶인 채 인민재판을 받고 있다. 한 노부부의 임신한 딸은 응급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조금전까지 만 해도 붉은 완장을 차고 거들먹거리며 환자들을 통제하던 홍위병 소녀들은 죽어가는 사람 앞에선 발만 동동 구르면서 속수무책이다. 중국의 문화혁명 시절을 배경으로 한 공리 주연의 중국영화 ‘인생(人生)’의 한 장면이다. 정부가 부동산 후속 정책을 발표한 얼마 전 어느날, 한 인터넷게시판에는 네티즌이 이 영화를 빗대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잘못을 질타하는 글을 올렸다. 마오쩌둥은 문화혁명을 통해 홍위병 소녀들조차 산부인과 병원을 점령하는 큰 변화를 보여줬다. 하지만 의술이 요구되는 치료까진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숨져가는 딸과 이를 지켜보는 노부부라는게 이 영화의 시사점이다. 새 정권이 과거 정권의 수많은 법적 제도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가 아닌 기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선 피해자는 여전히 사회의 하위층인 서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분배를 외치며 변혁을 주도하는 지도자, 변혁이라는 이름 아래 영문도 모르면서 완장을 찬 채 병원을 장악한 홍위병 소녀, 제도의 변화로 수모를 당하는 기득권 의사, 그 와중에 고통을 호소하며 죽어가는 환자들. 혼돈스런 한국 부동산시장에서 열연하는 관료, 서울 강남권 거주자, 일반서민들과 완벽하게 대비된다. 지난 7일 정부는 급기야 강남 지역에 중대형을 공급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긴급처방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8일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다시 으름장을 놓았다. 네티즌은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정책자들은 영화 속에 나오는 홍위병 소녀들 수준보다도 못하다”고 혹평했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개혁목표도 잃고 의술도 없이 완장만 찬 홍위병에 다름아니다. 영문도 모른 홍위병들이 다시 병원 장악에 나선 꼴이다. 의사의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의 대기 줄은 길어지고 고통의 신음소리는 커지는데도.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2005-07-08 13:29:28▲홍위병(션판 지음)=개인적인 기록이지만 어린 홍위병이 겪어야 했던 기나긴 여정을 통해 현대 중국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황소자리·1만8700원 ▲한계를 넘어서(엘리 골드랫 지음)=GM, MS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의 업무개선에 공헌해온 제약이론에 근거한 차세대 프로젝트 관리기법. 동양문고·1만2000원 ▲프리즘-문화비평과 사회(테오도어 W. 아도르노 지음)=20세기 비판이론의 정초를 마련한 아도르노의 문화비평 에세이집. 문학동네·1만5000원 ▲스크랩(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지난 80년대의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그의 솔직한 프라이버시를 공개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상읽기. 문학사상사·7500원 ▲관치 청산-시장경제만이 살 길이다(유정호 지음)=한국 경제의 문제는 시장경제가 관치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데 있다고 진단하며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한다. 책세상·5900원 ▲피아노 이야기(러셀 셔먼 지음)=세계적으로 저명한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이 오랜 연주생활과 교단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과 날카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이레·1만5000원 ▲티나 모도티(마거릿 훅스 지음)=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 ‘장미’와 ‘릴리’를 찍은 20세기 최고의 여성 사진작가 티나 모도티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 평전. 해냄·2만7000원 ▲내 몸을 지키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안보국 지음)=체질의학 전문 한의사인 저자가 난치병의 임상사례를 그의 체질이론으로 설명. 황금물고기·1만3800원 ▲부자아빠의 비밀노트(김대환 지음)=매일 수입과 지출의 관리를 비롯한 개인의 총체적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꾸민 재테크 지침서. 더난출판·1만원 ▲일본 현대정치사(김현우 지음)=일본의 정치우경화와 군사대국화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헌정사적 측면에서 일본정치 현황을 분석. 아카넷·2만5000원 ▲지도로 만나는 세계친구들(김세원 글·조경규 그림)=세계를 지리적으로 나누지 않고 10개의 문화권별로 분류하여 재미있는 만화지도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 산업, 자연, 환경, 역사 등을 소개. 뜨인돌·1만2000원 ▲새끼 고양이들이 어디서 왔을까?(이자벨 푸제르 지음)=남녀의 신체 차이를 인지하고 임신과 출산 등 생리적인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질 나이인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성교육 동화집. 다섯수레·9000원 ▲엄마가 주는 선물(이향안 글·원유미 그림)=인생을 먼저 산 부모의 입장에서 어린 자녀들에게 삶의 지혜와 가치, 아이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고민이나 희망과 꿈에 대해 들려준다. 대일출판사·8000원
2004-11-10 12:05:31[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선과 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악이 승리하는 유일한 조건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세상은 흑백이 아닌 수십억 개의 다양한 색으로 이뤄져 있다"며 "흑백의 필터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크게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선과 악을 나누고 여론재판으로 역사를 후퇴시킨 것은 홍위병들이 했던 일이었고, 단결을 위해 '공동의 적'을 찾았던 것은 나치의 수법이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선과 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면서 "이려측해(以?測海), 즉 표주박으로 바다를 측량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1-03 10:20:32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듣거나 직접 하며 속이 후련해지는 때가 있다. 특히 그의 반대편 진영이 더 나은 대안으로 생각될 때 그렇다. 반면, 반대편도 비슷하게 형편없거나 더 못한다고 느껴지면 비판자나 그 동조자는 공허함을 느끼고 속이 갑갑해진다. 대안 세력이 마땅치 않은데 특정 정치인만 비판하려니 공허하다. 양쪽 다 만족스럽지 않은데 한쪽을 비판하면 마치 다른 쪽을 편드는 듯이 비칠 수 있어 불안하고, 실제 그런 오해를 받기도 해 억울해진다. 정치인 비판하기가 카타르시스는커녕 심적 번민만 가져오니 힘이 실릴 리 없다. 이 점은 여야가 양쪽 극단으로 치우쳐 추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요즘 절절히 다가온다. 윤석열 대통령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는 국가원수이자 최고 지도자로서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 도발적인 야권을 품는 포용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여권 내의 이견을 수용하고 불만을 다독이려는 의지와 노력도 미흡해 보인다. 영부인을 둘러싼 구설수가 블랙홀처럼 다른 사안들마저 빨아들여 국정을 망치고 있는데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체계적 국정철학이 명료히 드러나지 않으며, 국정이 각종 돌발성 추문과 의혹으로 흔들리는 현 상태는 뱃사공 없는 배가 격랑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국정 수행의 원동력인 국민의 지지를 포기한 듯 정부의 공과는 역사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다. 이 지경이니 윤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은 다각도의 비판을 받아야 하고, 그에 맞춰 이모저모 변화하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그들이 비판에 얼마나 겸허하고 변화에 얼마나 진심일지는 차치하자. 별개의 문제로, 야권이 믿음직한 대안 세력으로 비치지 않고 또 다른 병폐 집단처럼 행동하는 탓에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공허해지고 힘이 실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야권은 실질적 정책 의제로 국정의 균형을 기하며 건강한 대안 세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방기하고 있다. 정책보다 대통령 주변인들의 일탈에 집중하며 극단적 수단인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 심지어 "일을 못하면 선거 전이라도 끌어내려야"라며 체제 부정의 극언을 퍼붓는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부담을 덮어 대권을 잡는 게 유일한 목적인 듯 극한의 대결적 정치공세만 취하는 가운데 국정을 책임질 듬직한 대안 세력이 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다. 야권이 이러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공허해지고 힘이 빠진다. 역으로, 야권과 이 대표에 대한 비판도 반대편의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공허해지고 동력을 잃는다. 정치 양극화 시대, 여야가 각기 반대쪽 극단에 똬리를 틀며 국민 전체를 위한 대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쪽에 대한 비판도 공허한 소리로 들리며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양극단의 정치인과 세력이 비판을 통해 변화·정화되지 않으면 체제 전반에 향상과 발전의 희망이 생길 수 없다. 이런 암담한 상황은 중간에 서서 양쪽을 비판하는 비정파적인 사람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이쪽저쪽 경종을 울리자니 대안이 없어 공허해지고, 양비론을 내면 기회주의자라거나 이상주의적 환상에 빠졌다고 공격받는다. 그때그때 특정 진영을 비판하면 상대편의 홍위병이란 누명도 쓴다. 이에 따라 양극단의 극렬 정파성을 비판하는 온건한 중도, 중용의 목소리는 점점 사그라든다. 반면 극단적 정파성에 지배돼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치꾼들만 정신무장이 돼 심적 번민 없이 상호 공방을 주고받는다. 중간지대의 국민은 양극화가 강화되는 이런 악순환의 연속을 개탄만 할 수는 없다. 공허하고 갑갑하더라도, 매도당하더라도, 또 당장은 힘이 실리지 않더라도 인내심 있게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동을 비판해야 한다. 당장 효과가 없어도 그런 노력을 꾸준히 해야만 정치인들의 막무가내 행동이 조금이라도 줄지 않을까.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2024-10-09 19:27:43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노조, 특히 민노총에 큰 빚이 있다. 민노총 주도로 판이 벌어진 촛불집회에 숟가락만 얹은 문재인 정권은 손쉽게 권력을 잡았다. 민노총은 배후 지원세력이었고, 일등공신이었다. 노조 권력은 하늘을 찔렀다. 적폐청산의 미명하에 벌어진 반대파 '숙청'에서 노조는 홍위병 역할을 했다. 방송사가 그런 곳이다. MBC 민노총 노조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경영진 몰아내기에 혈안이 됐다. 최고 권력을 등에 업고 노조는 사장부터 일선 기자까지 전체 조직을 점령했다. 노조를 앞세운 문 정권의 방송 장악이었다. 문제는 비열한 폭력성이다.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파헤쳤고, 노조원들은 이사로 있던 교수의 학교까지 찾아가 꽹과리를 치며 겁박했다. 전 KBS 이사 강규형 교수는 부당한 요구에 굴하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결국은 해고됐다. 재판 투쟁 끝에 강 교수는 승소했다. 강 교수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에 나와 7년 전에 있었던 일을 증언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의 귀에는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삿대질도 안 했는데 삿대질을 했다고 우겨댔다. 자신들의 숨기고 싶은 과거를 들춰냈기 때문이다. 노조는 괴물과 싸우다 더 큰 괴물, 울트라 괴물이 됐다. 지금 민주당도 울트라 괴물이다. 다수의석이 절대 군주라도 되는 줄 안다.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보라. 민주당 지지자들은 속이 시원할지 모르나 안하무인도 이런 안하무인이 없다. 딱 한 가지 좋아진 것은 있다. 서로 '존경하는 OOO 의원님'이라고 부르는 관행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들을 때마다 토가 나올 것 같던 국민의 속은 좀 편해졌다. 대전까지 출장을 가서 이 후보자의 카드 사용내역을 뒤질 만큼 민주당은 집요했다. 현 여당이 야당일 때도 법인카드 뒤지기를 한 적이 있다. 노조 출신인 양승동 전 KBS 사장의 청문회에서다. 양 후보자는 세월호 사고 당일 노래방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들어 내역 제출을 거부했다. 결론은 거짓이었다. 당시 야당은 카드 사용내역을 추적해 위증임을 증명했다. 민주당의 행태에서 보복심이 느껴진다. '복수 혈전'이 떠오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의 법카 유용에 대한 수사와 재판도 작용했으리라 본다. 민주당 주장대로 한때 노조에 가담했던 이진숙이 변했을 수 있다. 거기에는 노조의 폭력성, 정치적 편향성도 원인이 됐다고 봐야 한다. 한국의 노조는 정치집단이나 마찬가지다. 노동자의 권익을 정치를 흔들어 쟁취하려 한다. 그런 노조와 좌파에 환멸을 느끼고 반대쪽으로 돌아선 이들이 적지 않다. 이진숙도 일종의 전향을 한 셈이다. 방송 장악은 옹호받을 수 없다. 언론자유도 보장돼야 한다. 군부정권, 우파정권도 방송 장악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다면 좌파정권은 전혀 문제가 없는가. 그렇지 않다. 방송 장악과 언론자유 침해는 좌파정권이 더 심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공생 관계인 노조 출신으로 방송사를 도배한 문 정권만 봐도 그렇다. 누가 누구를 나무라는가. 현 정권을 비난하기에 앞서 민주당은 자신들 잘못부터 인정해야 한다. 과거는 까맣게 잊고 도덕의 화신인 양 설쳐댄다. 위선적이고 비겁하다. 악랄하고 졸렬하다. 권력욕과 복수심에 불타 이성을 잃은 듯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공정성이 확보될 수 없다. 방송 4법은 과연 공영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가. 아니다. 사장 선임권을 시민단체에도 주겠다고 한다. 시민단체가 그들의 대리인임을 삼척동자도 안다. 언론노조의 2중대, 3중대라는 주장이 틀린 말이 아니다. 민주당은 영구적인 방송 장악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여도 야가 될 수 있고, 야도 여가 될 수 있다. 방송의 진정한 독립을 원한다면 여야가 숙의를 거쳐 합리적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민주당이 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닌 것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위원
2024-07-31 18: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