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와 민주화 탄압,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약 4년 동안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홍콩 증시가 약 70년에 걸친 관례를 깨고, 태풍 및 악천후 상황에서도 증시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조치가 홍콩 증시의 흥행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존 리 행정장관은 18일 주간 기자회견에서 악천후에 따른 홍콩증권거래소(HKEX) 휴장 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오는 9월 2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 남부에 위치한 홍콩은 매년 8~9월에 강력한 계절성 태풍을 겪고 있다. 홍콩에서는 1,3,8,9,10까지 5단계에 걸쳐 태풍 경보를 발령하며 8호 경보의 경우 시속 63~117km의 강풍이 부는 상황이다. HKEX를 포함한 홍콩의 금융기관 및 관공서들은 8, 9, 10호 경보가 발령되면 문을 닫으며 대부분의 대중교통도 운행을 중단한다. 한 해 평균 6개의 태풍을 경험하는 홍콩에서는 지난해에만 4차례나 태풍 때문에 증시가 멈췄다. 2018~2023년 사이 태풍에 따른 휴장은 11회에 달한다. 존 리는 18일 발표에서 홍콩 증시가 홍콩에 8호 이상의 태풍 경보가 발령되거나 흑색 호우경보가 발령되어도 평소처럼 운영된다고 확인했다. 흑색 호우경보는 시간당 강우량이 70mm 이상으로 3단계 호우 경보 중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홍콩 시가지에 8호 태풍 경보와 비슷한 영향을 끼친다. SCMP는 HKEX가 약 70년 동안 유지했던 악천후 휴장 관례를 버렸다고 지적했다. 존 리는 "현재 중국 선전과 상하이는 악천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며 "국제 금융 중심지인 홍콩이 이를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증시에서 거래하는 증권사의 약 90%가 악천후 휴장 폐지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거래가 전자식으로 진행되는 현대 증시에서 날씨가 나쁘다고 증시를 멈추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증권협회의 캐서린 코우 회장은 홍콩이 "중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잇는 슈퍼 커넥터"라며 악천후 휴장 폐지 논의가 이미 1년 동안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홍콩 기상 당국에 따르면 1961~2020년 사이 홍콩이 겪은 태풍은 매년 평균 15개였다. 2023년의 태풍 건수는 기후 변화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줄어들었다. 프랑스 AFP통신은 기후 변화로 인해 폭풍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자연 재해 보다는 시장 부양 차원에서 나왔다고 본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홍콩 증시는 엄청난 규모의 외국 자본 이탈을 경험했다. 홍콩 항셍 지수는 2020~2023년까지 4년 연속으로 연초 대비 떨어진 수준으로 연말 장을 마무리했다. 항셍 지수는 올해 4월 들어 겨우 반등했지만 중국 본토 증시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동반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인도 증시가 시가 총액으로 홍콩 증시를 꺾고 세계 4위 증시로 거듭났다. 홍콩 킹스턴 증권의 디키 웡 전무이사는 “이번 조치가 홍콩 증시 투자 심리나 거래량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 증시와 중국 본토 증시의 교차 거래 프로그램을 언급하고 "시장에서는 교차 거래 종목 확장에 더욱 관심이 있다"며 홍콩에서도 알리바바같은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항셍 지수는 악천후 거래 발표 직후 1만7879 선을 유지하며 전일보다 0.21% 하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6-18 14:31:52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중 갈등이나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투자자의 ‘CHINAAMC CSI 300 인덱스(HKD)’ 매도금액(29일 기준)은 1억156만달러로 집계됐다. 매수금액(9193만달러)보다 1000만달러가량 많다.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USD)’도 377만달러를 순매도했고, '항셍 중국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HKD)'에 대해서도 각각 1114만달러, 854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CSOP 항셍테크 인덱스(HKD)' '글로벌 X 중국 소비재 브랜드(USD)' 역시 20만달러, 675만달러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계열사 Global X는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ETF 11종을 다음달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수요 미달로 인한 소규모 펀드 전락 등이 이유로 파악된다. 홍콩증시 약세의 근본적 요인은 부실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이다.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정부가 2조위안(약 371조원) 규모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금액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부동산이나 소비경기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힘을 빼는 대목이다. 신한투자증권 신승웅 연구원은 “현지 투자은행(IB)들도 대체로 증안기금 투입 시기와 규모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2015년 본토 증시 대폭락 당시에도 ‘국가대표펀드’ 부양 규모는 1200억위안에 그쳤다”고 전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도 봉합될 조짐이 없다. 이에 따른 반도체 불황, 제조업 및 무역 역량 약화는 또 다른 악재다. 여기에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고등법원이 중국 보당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에 대해 청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에 이어 또 다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청산 결정의 단기적 파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약 2조4000억위안의 부채를 안고 있는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입힐 것”이라며 “심각한 고용시장 악화, 내부 불황 심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1-30 18:18:56홍콩 증시 급락 여파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확산되고 있다. 항셍테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조기에 청산되면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이날 지표가치가 986원까지 내려가면서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 거래정지됐다. 이날 홍콩항셍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한 영향이다. 주가도 22일 하루에만 6.62% 내리며 987원까지 떨어졌다. 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에 대해 종가 기준으로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조기청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ETN은 홍콩증시에 상장한 대형 테크기업 30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테크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2021년 7월 상장해 올해 7월 만기 예정이었으나 홍콩증시 급락으로 조기청산 대상이 됐다.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지난해(2642원) 대비 62% 넘게 급락했다. 증권사 측은 이 상품에 대해 지난해 9월 8일부터 매일 '조기청산 유의 안내' 공시를 낸 바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2배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도 조기청산 위기다. 해당 ETN의 지표가치는 이날 1701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15일까지 2000원대에 머물렀으나 일주일 새 15.7%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장 개시 전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것을 공시했다. 홍콩H지수는 연초 이후 10% 넘게 떨어지면서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도 중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2.5% 이상 내렸다. 홍콩증시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관련 상장지수 상품들의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ETN 시장에서 홍콩 관련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총 7개다. 최근 한 달 간 수익률은 최소 -11%에서 -35%에 이른다.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 -35.1%,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34.9%,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 -22.2%,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 -20.7% 등이다. 다만,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급락한 홍콩지수 관련 상품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급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는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를 18억원 순매수했다.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B'(6억원),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3억원) 등도 사들였다. 증권가는 저가 매수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에셋증권 박수진 연구원은 "홍콩증시는 미국의 금리 환경,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하락 베팅이 줄지 않고 있다. 가격이 싸도 저가 매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1-22 18:22:02[파이낸셜뉴스] 홍콩 증시 급락 여파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확산되고 있다. 항셍테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조기에 청산되면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이날 지표가치가 986원까지 내려가면서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 거래정지됐다. 이날 홍콩항셍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한 영향이다. 주가도 22일 하루에만 6.62% 내리며 987원까지 떨어졌다. 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에 대해 종가 기준으로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조기청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ETN은 홍콩증시에 상장한 대형 테크기업 30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테크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2021년 7월 상장해 올해 7월 만기 예정이었으나 홍콩증시 급락으로 조기청산 대상이 됐다.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지난해(2642원) 대비 62% 넘게 급락했다. 증권사 측은 이 상품에 대해 지난해 9월 8일부터 매일 ‘조기청산 유의 안내’ 공시를 낸 바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2배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도 조기청산 위기다. 해당 ETN의 지표가치는 이날 1701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15일까지 2000원대에 머물렀으나 일주일 새 15.7%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장 개시 전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것을 공시했다. 홍콩H지수는 연초 이후 10% 넘게 떨어지면서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도 중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2.5% 이상 내렸다. 홍콩증시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관련 상장지수 상품들의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ETN 시장에서 홍콩 관련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총 7개다. 최근 한 달 간 수익률은 최소 -11%에서 -35%에 이른다.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 -35.1%,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34.9%,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 -22.2%,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 -20.7% 등이다. 다만,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급락한 홍콩지수 관련 상품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급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는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를 18억원 순매수했다.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B'(6억원),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3억원) 등도 사들였다. 증권가는 저가 매수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에셋증권 박수진 연구원은 “홍콩증시는 미국의 금리 환경,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하락 베팅이 줄지 않고 있다. 공매도 매매 비중이 30% 이상 차지하는 종목도 부지기수여서 가격이 싸도 저가 매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1-22 15:59:59홍콩증시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홍콩주식에 직접 투자한 '홍학개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들이 대부분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기록하면서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콩증시의 회복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워 투자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홍콩주식을 모두 1억2111만4446달러(약 1605억7353만원·5일 기준)어치 내다팔았다. 홍콩증시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홍콩항셍지수는 1만9781.41에서 1만6327.86로 17.56%(5일 기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한국 코스피지수가 각각 25.60%, 11.5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 홍콩증시가 오랫동안 고전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도 클 것으로 보인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홍콩증시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지신(ZHIXIN)그룹으로, 5226만1383달러(약 692억6201만원)어치 사들였다. 하지만 지신그룹의 주가는 연초 2.600홍콩달러에서 지금은 1.320홍콩달러로 무려 50.77% 가라앉았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 한 알리바바그룹(1276만8619달러)도 마찬가지다. 올해 알리바바그룹 주가는 86.250홍콩달러에서 70.500홍콩달러로 18.26% 하락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클라우드부문 분사 계획을 철회하면서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다섯 번째로 많이 사들인 바이두(989만8855달러)는 111.700홍콩달러에서 108.900홍콩달러로 2.51% 하락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경기 불안, 미국 규제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홍콩증시가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국제신용평가사도 홍콩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홍콩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6일 중국에 이어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 정부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중국 본토와의 정치, 제도, 경제·금융에서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어 중국의 부진이 홍콩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메리츠증권 최설화 연구원은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은 해외자금 비중이 높은 홍콩증시의 충격이 본토보다 더 클 수 있다"며 "특히 최근 미국 하원에서 '홍콩사무소 폐쇄법'이 통과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이동연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지표 회복세가 저조하고, 무디스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홍콩 등 중화권 증시의 반등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며 "11월 실물 지표 등 경제지표를 확인하려는 관망심리가 강해지면서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3-12-07 18:09:11【베이징=정지우 특파원】홍콩에 139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홍콩증권거래소가 휴장하는 등 도시 가능이 마비됐다. 홍콩 천문대는 전날 밤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동안 158.1㎜의 폭우가 쏟아졌다며 흑색 폭풍우 경보를 2년 만에 발령했다. 천문대는 이 같은 강우량은 기록이 남아있는 1884년 이후 최대라고 밝혔다.단시간에 쏟아진 엄청난 비로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해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많은 차가 길에서 멈춰 섰으며, 오도가도 못한 행인들에 대한 구조 작업이 펼쳐졌다. 도로 곳곳이 침수돼 버스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도 일부 구간이 침수되는 등 운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 도로와 지하철에는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다. 홍콩 증시는 오전에 휴장했고 흑색 폭풍우 경보가 정오까지 이어지면 오후에도 문을 닫을 것이라고 홍콩증권거래소는 밝혔다. 홍콩과 맞닿은 중국 선전시에도 폭우에 따른 홍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홍콩과 선전 간 육로 검문소 두 곳도 운영을 중단했다. 또 홍콩 카오룽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지하 터널 중 하나인 크로스 하버 터널도 침수됐고, 차이완구의 대형 쇼핑센터에도 물이 들어찼다. 홍콩 정부는 태풍 하이쿠이의 여파에 따른 저기압이 몰고 온 폭우로 광범위한 홍수와 심각한 교통 혼란이 발생했다면서 이날 오전 6시 10분께 긴급 휴교령을 내렸다. 또한 모든 고용주는 태풍 경보 8호에 따른 업무 규칙을 준수하고 직원들의 안전과 출근의 가능성 여부를 고려해 업무를 유연히 조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홍콩 정부는 현재의 극심한 날씨가 정오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08 15:15:39【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주식을 거래할 때 부과하는 일종의 유통세인 인지세 내려달라는 목소리가 중국에서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도 부진한 중국 증시를 살리기 위해 인지세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인지세를 0.1%p만 낮춰도 증시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세수가 줄어드는 고통도 감수해야 때문에 정부가 실제 인하할지는 미지수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국무원의 지침에 따라 재정부 등 관련 규제 당국이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 초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인하 시기와 그 폭에 관한 세부 사항은 미정이며, 인하안을 고위 정부 관계자들이 승인한다는 보장도 아직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은 앞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9월 침체일로를 겪던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식거래 인지세를 일시 폐지한 적 있다. 현재 중국 본토의 주식 거래 인지세 세율은 0.1%다. 이를 0%로 내리면 9조9000억달러(약 1경3200조원) 규모로 중국 증시의 상승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외신은 이를 통해 중국 주식시장에 즉각적인 랠리가 발생할 수 있고, 소비자와 기업 신뢰도까지 높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홍콩 증권 및 선물 전문 총회는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에 주식 거래 인지세 철회를 지난 9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증권시보와 21세기 경제보도 등 중국 매체가 16일 전했다. 이 소식은 중국 증권업계 전반에 퍼졌다. 증권업계는 인지세를 낮춰 유동성을 회복하고 역내 시장의 매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홍콩 주식거래 인지세가 지난 2021년 0.3%로 오른 뒤 홍콩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비슷한 요청을 반복해왔다. 존 리 홍콩특구 행정장관은 오는 10월 25일 임기 중 두 번째 ‘정책 시정연설’을 한다. 이를 위해 대중 의견을 받고 있다. 2022~2023년 주식 거래 인지세 데이터를 토대로 계산하면 홍콩 증시에서 인지세를 0.1%로 내릴 경우 거래자는 123억홍콩달러(약 2조원)를 아낄 수 있다. 0%가 되면 531억홍콩달러(약 9조원)가 된다. 그러나 인지세 인하는 정부 입장에선 반대로 세수 감소가 된다. 중국 정부와 홍콩행정부는 제로코로나 봉쇄 3년을 거치는 동안 재정 수익이 악화돼 왔다. 여기다 경기부양을 위해 특별 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했고, 각종 세금도 줄줄이 내리면서 정부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궁핍해졌다. 아울러 소비 감소, 수출 부진, 생산 둔화, 부동산 시장 냉각 등 세금이 들어오는 길까지 대부분 막힌 상태다. 아시아증권업금융시장협회의 자오인런 증권부 주임은 21세기경제보도에 “현재 홍콩 정부는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며 “무조건 주식거래 인지세를 철회하면 정부 수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세 인하만으로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기도 어렵다.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유동성이 약해진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반적 경기둔화 흐름 등과 관련이 깊다.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의미다. 다만 말레이시아가 지난 7월부터 주식 인지세 세율을 기존 0.15%에서 0.1%로 0.05%p 낮추겠다고 발표하고 미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은 모두 인지세를 폐지했다는 점은 고려해 볼 만한 요소라고 중국 매체는 설명했다. 단양투자의 캉수이웨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식 인지세는 오래된 증권 과세 시스템이고, 최근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전자 거래 및 결제 기술이 확립되면서 많은 국가에서 더 이상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며 “국제 경쟁 차원에서 인지세를 없애는 것이 더 많은 글로벌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8-16 10:39:2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오는 6월 19일부터 홍콩증시에서도 위안화로 직접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위안화를 홍콩 달러로 바꿔야만 가능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위안화 보유 의지를 유도하려는 위안화 국제화 전략의 일환이다. 23일 21세기 경제보도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는 내달 19일 홍콩달러-위안화 이중 통화 거래 창구 운영을 공식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홍콩 주식 증권 품목에 홍콩 달러와 위안화 등 2개의 거래 창구가 모두 설치된다. 중국 밖의 투자자들은 각각 홍콩 달러와 위안화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이중 통화 거래는 초기 단계에서 거래 메이커(시장 조성자)와 홍콩 투자자, 해외 투자자들만 허용한 뒤 향후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게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21세기 경제보도에 “더 많은 해외 기업과 투자 기관이 역외 위안화 직접 투자를 사용해 홍콩 주식을 거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역외 위안화의 새로운 투자 채널 확장뿐 아니라 해외 기업의 위안화 보유 의지를 높여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중 통화 거래 시장 조성자로 신청한 증권사는 20여곳에 이른다고 21세기 경제보도는 전했다. 시장 조성자는 매수·매도자에게 호가를 제공하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 상대방 역할을 해 시장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한다. 낮은 호가의 홍콩 달러로 주식을 매수하고 높은 호가의 위안화로 매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홍콩의 한 증권사는 “해외 기업이 위안화를 가지고 있어도 투자 기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중 통화 거래 이후 역외 위안화를 사용해 특정 홍콩 주식에 직접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증권업자는 “이중 통화 거래로 대규모 본토 자금이 홍콩 증시에 사용하거나 위안화를 직접 주식거래에 투입하면 홍콩달러-위안화 환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아울러 해외 자본이 역외 위안화로 홍콩 주식거래에 참여하도록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위안화 국제화 과정의 ‘속도’를 조용히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5-23 15:26:2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아직 이렇다 할 수입과 성과를 내지 못한 과학기술 기업도 자본조달을 위해 홍콩 증시 상장이 허용된다. 과학기술 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정부 기조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27일 지에미엔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쒸정위 홍콩 금융서비스 및 재무국장은 한 방송에 나와 "홍콩증권거래소가 '무수입·무이익' 과학기술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해 다음 달 중으로 메인보드 상장 규칙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상장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중국 본토 A주와 미국 증시에 비해 홍콩 증시의 과학기술 기업 수와 시장 가치가 현저히 뒤처진다는 상황을 고려했다. 의료 및 정보과학기술 업종은 홍콩 증시에서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넘을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무수입·무이익 과학기술 기업의 증시 진입에는 한계가 있었다. 홍콩 증시는 대신, 바이오테크 기업의 경우 수입이 없어도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 반대로 A주와 미국 증시에선 차세대 정보기술, 첨단 하드웨어, 첨단 재료, 신에너지,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 신식품·농업식품 등 분야의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통신기술, 전기 및 자율주행차, 우주과학기술, 양자과학기술, 메타버스, 바이오, 나노소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증시의 과학기술 종목은 738개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85조4000억홍콩달러(약 1경4359조원) 수준이다. A주의 경우 종목 451개, 시총은 15조3000억홍콩달러에 이른다. 이와 달리 홍콩 증시는 종목이 99개, 시총은 3조홍콩달러(약 504조원)에 불과하다. 지에미엔신문은 "이번 개혁은 홍콩거래소가 더 많은 유망 과학기술 기업들에 문을 열어 자금조달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증시에 과학기술 기업 수가 부족한 것은 수익과 현금흐름 등 메인보드 상장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지에미엔신문은 지적했다. 통상 초기 단계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하는 과학기술 기업은 잠재력 만으로는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또 이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감독·관리할 부서가 마땅치 않다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홍콩거래소는 과학기술 기업에 대해 제품이 유의미한 상용화(수익이 최소한의 특정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증명)를 거둔 기업과 주로 연구개발에 주력해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콩거래소 측은 "새로운 규정이 첨단산업 5개 분야에서 인재와 투자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각 방면에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며 차세대 선도기업의 자금 수요를 맞추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제3차 집단학습에서 "재정 투입을 확대하고 세수 혜택, 과학기금 설립 등 다양한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jjw@fnnews.com
2023-02-27 18:10:49【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증시가 춘제(음력 설) 이후 개장 첫날 소비 회복 등에 힘입어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관광 형태의 소비 부문은 하락했다. 30일 중국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 모두 상승했다. CSI300지수는 장중 2% 넘게 오르는 등 지난해 10월 바닥을 찍은 후 20%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섹터별로는 완성차와 자동차부품·방산·IT가 급등했다. 가전과 주류도 강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 데이터서비스 제공업체 하이톈루이성, 빅테이터 제공업체 TRS(토우얼쓰)는 장 초반 상한가를 쳤다. 바이두도 한때 5% 넘게 올랐다. 소비부문은 가전, 식품·음료가 올랐지만 관광 관련주는 급격히 떨어졌다. 서더양조는 장중 상한가를, 금종자주는 7% 이상, 시총 1위 구이저우마오타이는 2% 이상 상승했다. 백색가전과 소형가전도 대부분 선전했다. 그러나 긴 황금연휴가 끝난 영향을 받아 관광지수는 1.31% 하락했다. 중국청년여행사는 5% 가까이 떨어졌다. 리장주식과 링난지주 등은 2% 내려갔다. 중국 문화관광부 등에 따르면 춘제 연휴 기관 국내 관광객은 3억800만명(연인원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국내 관광 수익은 3758억4300만위안으로 30% 늘었다. 중국 영화 흥행 수입은 12% 늘어난 67억6200만위안으로 2021년에 이어 춘제 박스오피스 역대 2위를 찍었다. 포사이스 바 아시아의 수석 애널리스트 윌러 천은 “중국 본토 증시가 연휴 기간 상승한 미국과 홍콩 증시를 따라잡고 있다”면서 “시장은 연휴 기간 나온 데이터에 매우 들떠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소비 데이터를 보는 관점은 엇갈린다. 중신증권은 “선방했다”며 비교적 낙관적으로 해석했다. 반대로 중타이증권은 “여행자 수에 비해 관광수입의 회복 정도는 약하다”며 “일정 기간 시장이 데이터를 검증할 공백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소비 부문의 주가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1-30 1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