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김 황백화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어업인들을 돕고, 지속가능한 김 생산을 위해 예비비 투입 등 긴급 지원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김 황백화는 세포질 내 물주머니가 커지면서 엽체가 황백색으로 변하고, 엽체가 탈락하거나 퇴색하는 등의 증세를 보인다.서천 지역 김 황백화 피해는 지난 2010년(2011년산)에 이어 7년 만이다. 피해 규모는 마서면과 종천면, 비인면, 서면 등 19곳 278㏊, 5만여 책으로, 서천 김 양식어장의 83%에 달한다. 충남도는 지난 봄 극심한 가뭄에 따른 양식어장 내 용존무기질소 등 영양물질 부족이 김 황백화의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양식어업인과의 3차례에 걸친 현장 간담회에서는 김 정상 상태 회복을 위해 영양물질(활성처리제) 처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서천군과 함께 김 황백화 긴급 대응 사업으로 5억 6000만 원을 투입, 질소계 영양물질을 구입해 지원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앞서 한국농어촌공사에 영양염류 공급을 위한 담수 방류를 요청, 금강하구둑 등에서 긴급 방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임민호 충남도 수산자원과장은 “김 황백화 피해 최소화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 긴급 지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서천 해역에 담수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17-12-19 14:13:30황백 제일모직 사장은 3일 “첨단소재, 중국투자 등 미래사업 등을 조기에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황 사장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10년의 키워드를 ‘미래 도전’으로 정하고 “창의적인 조직역량을 바탕으로 변화를 선도해 미래사업에 과감히 도전하자”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 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멤브레인(Membrane·수처리필터), 고강도 탄소나노튜브(CNT),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 첨단소재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황 사장은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 △미래사업에 가속 △창의가 앞서는 조직문화를 3대 실천과제로 꼽고 “직접 현장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는 강조했다. 황 사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신기술의 수명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도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인식으로 남다른 1%의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장환경에서 미래사업을 조기에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일류기업들의 앞서가는 빠른 속도에 기준 시간을 맞춰 줄 것”을 당부했다. 제일모직은 지난 해 사업부문별로 미래사업을 구체화하고 고부가 제품 확대와 글로벌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연말 주가가 11만원을 기록해 연초대비 96% 상승했다. 첨단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인력도 지난 2009년 458명에서 2010년 582명으로 증가하는 등 미래가치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skjung@fnnews.com정상균기자
2011-01-03 10:57:44황백 제일모직 사장(57)의 ‘공감 편지’가 화제다. 황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매월 첫번째 날 빠뜨리지 않고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고 있다. 사회, 문화적 이슈와 연계한 메시지는 물론 경영 비전을 담아 전하기도 한다. 2일에는 ‘동계올림픽에서 배우는 소중한 지혜’라는 제목의 편지를 띄웠다. 이번에는 겨울스포츠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나라가 여러 악조건을 극복하고 역대 최고성적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이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요소와 닮은 점이 많다는 내용이었다. 황 사장은 “이상화 선수는 허벅지 근력을 높이려고 한 여름에 170㎏의 바벨 훈련을 반복했는데 보통 외국 선수들이 140㎏에 머문다고 하니 그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고 했다. 황 사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R&D) 투자, 품질 관리와 환경 안전, 그리고 창의가 넘치는 조직문화는 당장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했다. 또 △치밀한 연구분석으로 현지 적응력을 높이면서 다른 종목의 강점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접목한 점 △쇼트트랙 링크를 돌며 반복된 코너링 훈련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도 기업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꼽았다. 제일모직의 글로벌 목표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 황 사장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트렌드 분석으로 현지 적응에 성공해야 한다”며 “사업성과에 미치는 핵심 요인을 파악해 제품과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경쟁사보다 특화된 장점을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문제가 생기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각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내부역량 중 잘하고 있는 분야의 장점을 더욱 확장시키려는 시도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황 사장이 ‘공감편지’에 각별한 정성을 쏟는데는 이유가 있다. 제일모직이라면 떠오르는 패션 부문과 케미컬, 전자재료 등 전혀 다른 분야의 사업 특성 때문. 사업장도 패션부문은 서울 수송동 사무소, 전자재료·케미컬 사업분야는 경기 의왕에, 생산공장은 경북 구미, 전남 여수에 흩어져 있어서다. 황 사장이 조직내 커뮤니케이션을 더 챙기는 이유다. 제일모직은 올해 매출을 사상 최고인 5조원으로 높여잡았다. 신소재를 개발해 종합소재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2010-03-02 18:35:42황백 제일모직 부사장(사진)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1953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황 신임사장은 지난 1976년 삼성물산에 입사, 회장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93년 삼성SDS 경영관리실장(이사)에 올랐다. 이어 회장비서실 전략2팀장, 삼성물산 의류경영지원실장과 건설부문 개발지원담당 이사를 지내고 삼성영상사업단 경영지원실장(상무)을 지냈다. 지난 2000년 삼성테크윈으로 옮겨 전무와 부사장(2004년)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2006년 제일모직 부사장으로 전보, 패션부문장을 맡아 왔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2009-01-16 18:56:15제일모직 신임사장에 이 회사 패션부문 부사장인 황백씨(56·사진)가 선임됐다고 회사측이 16일 밝혔다. 황 신임사장은 1953년생으로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물산에서 샐러리맨생활을 시작했으며 1978년 삼성 회장비서실 재무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3년 삼성회장 비서실 전략2팀장 이사로 승진했으며 2000년에는 삼성테크윈 경영지원실장 상무이사를 거쳤다. 이후 2006년 제일모직으로 옮겨 패션부문장 부사장을 맡아오다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제진훈 제일모직 전 사장은 회사 상담역으로 남을 예정이다. /yscho@fnnews.com조용성기자
2009-01-16 11:04:12한국어촌어항공단이 생산성이 악화된 어장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단순히 어장재생을 넘어 지역 연관산업의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재생까지 유도하고 있다. 새꼬막, 미더덕 등 지역특산품을 이용한 특화상품도 개발해 지역어가 소득 증대에도 힘쓰고 있다. 23일 어촌어항공단에 따르면 청정어장은 양식생산의 원천이 되는 핵심인프라로 연안 지역경제·일자리 창출과 국내외 소비자의 건강·식품안전에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국내 주요 해역 양식 어장들의 과밀·노후 또는 빈산소수괴, 황백화 현상, 갯병 등 주변 환경변화 발생으로 인해 생산량과 크기가 감소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부터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양식 인프라 조성을 위한 주요 해역의 '청정어장재생사업' 도입을 추진했다. 정부는 어장환경을 정화하는 동시에 어장의 과밀을 조정·휴식하고 공동체 단위의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 마련을 골자로 그동안의 어장환경을 지리적·생물학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어장 생산성이 악화된 10개 해역 내에 어장재생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패류 등에 집중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주요 해역의 양식어장을 대상으로 퇴적오염원 제거, 토질 개선, 양식어장 위치 변경, 해양환경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으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20곳에 2년 간 50억원씩을 투입하는 청정어장재생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는 강진만Ⅲ, 함평만을 선정함으로써 현재까지 정부가 관리하는 어장은 남해안 10곳, 서해안 2곳이 됐다.공단은 이 사업의 위탁기관으로 선정돼 현재까지 6개 지자체 10곳 5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 중이다. 청정어장 재생사업은 사업 추진 해역 어업인들의 절대적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지자체, 어업인, 해양엔지니어 등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와의 사전 간담회와 현장 탐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해역의 특성 파악을 위해 SSS(사이드 스캔 소나), 인양틀, 잠수 등 조사를 통해 마련한 설계 결과를 보고하고 승인된 이후 어장정화정비업, 해양폐기물수거업 등 전문 수거업체를 선정해 어장 환경을 정화했다. 정화된 환경에 수산종자 입식비를 지원함으로써 사업의 효율성도 더욱 높였다. 아울러 득량만과 여자만(보성, 고흥)의 지역특산품인 새꼬막을 이용한 특화상품 개발, 진동만(창원) 광암해역의 특산물인 미더덕을 활용한 수산물 밀키트 개발 등 지역 발전 모델을 발굴해 어업인 자생력 향상과 지역 발전 촉진, 지역어가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역량강화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과학적인 해양관측 자료 수집 및 빈산소, 고·저수온 등 이상해황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양식생물의 폐사 등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 어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진동만(3등급→2등급)과 강진만(2등급→1등급) 등의 어장환경평가지수가 평균 2등급에서 1.5등급으로 상향됐다. 창원 미더덕영어조합법인에 따르면 미더덕 생산량은 청정어장 재생사업 전에 비해 3~4배 증가했다. 홍종욱 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해수부 어촌양식정책에 발맞춰 과밀·노후화된 어장에 대해 청정어장으로의 대전환을 선도해 왔다"며 "앞으로도 청정어장 재생사업을 통한 수산업 생태계 조성 및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위한 수산·어촌 분야 전문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23 18:13:18[파이낸셜뉴스] 최근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김’이 슈퍼 푸드 선정과 함께 감칠맛을 인정받아 매년 수요 오름세를 보이나 수온 상승에 따른 생산성 저하 이슈로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가 해양수산 연구기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최근 김 수출 증대 등의 영향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있음을 인지해 고품질 품종 개발과 차세대 양식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29일 발표했다. 수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등으로 김 생산 안전성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다양한 형태와 형질을 지닌 우수 종자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수과원은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을 위해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고 성장하는 고수온 내성 종자 개발에 나섰다. 현재 계통주를 선발해 배양 단계에 있다고 연구진 관계자는 전했다. 선발된 품종은 자연환경 조건에서 현장 검증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양식 어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또 지역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품종 개발을 위해 지자체 연구소와 협업을 거쳐 ‘지역 적합 품종’ 개발과 ‘차세대 양식기술’ 연구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수과원은 김 산업의 성장 기반 연구로 △자연재해 대응 연구(김 황백화 발생 원인과 피해 저감 등) △김 활성처리제 효율적 사용기준 마련 △국내 토종 참김 양식 복원 연구 △김 양식어장 적정 수용력 산정 연구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김 품종을 지속 개발, 보급해 생산 증대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나아가 수출을 촉진하는 데 최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04-29 14:00:4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먼 옛날 어떤 젊은 남성이 4~5일 동안 열병을 앓더니 갑자기 윗옷을 벗어 버린 채 온 동네를 이리저리 달리며 다녔다. 그러다가 담벼락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알 수 없는 소리를 쉴 새 없이 지껄여댔다. 그러고는 길거리에서는 신분이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맞닥뜨리는 무작정 손가락질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대뜸 욕설을 퍼부었다. 집에서는 집안 살림을 몽둥이로 두드려서 조각조각 부숴버렸다. 그 사내의 이러한 미친 듯한 행동은 밤이 되면 더욱 심했다. 사내의 가족은 한 명의에게 진료를 부탁했다. 명의는 진찰을 해 보더니 “내가 생각건대, 이것은 광증(狂症)이오. 원인을 보아하니 며칠동안 열병을 앓으면서 열독(熱毒)이 위(胃)에 쌓여 모조리 심(心)에 들어가 양기가 지나치게 극심해져 음기가 갑자기 허해진 탓입니다.”라고 했다. 그러고서는 즉시 삼황석고탕(三黃石膏湯) 2첩을 처방해서 복용하게 했다. 그랬더니 병 기운이 이내 없어지고 열이 내리고 제반 증상이 가라지는 듯했다. 삼황석고탕은 화열(火熱)이나 심한 열로 번조(煩燥)가 있는 것이나 삼초(三焦)의 화를 두루 치료하는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기본방으로 하고 있다. 황연해독탕은 황련, 황금, 황백, 치자로 구성된 처방으로 제반 염증성 질환, 염증성 장질환, 피부질환, 광증, 분노조절장애 등에도 활용된다. 삼황석고탕은 여기에 담두시, 석고, 마황을 가한 처방이다. 명의는 사내에게 말하기를 “자네의 증상은 지금 완화가 되었지만 조리를 잘못하면 반드시 재발할 것이니 이어서 양격산(凉膈散) 2~3첩을 써서 육경(六經)에 남아 있는 열을 물리쳐야 재발하는 폐단이 없을 것이네.”라고 당부했다. 양격산은 흉격에 쌓인 열을 제거하는 처방으로 열독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그러나 그 사내는 명의의 말을 듣지 않고 처방을 이어서 복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음식을 조절하지 않고 이것저것 먹어대고 멋대로 지내더니 과연 3~4일이 지나자 다시 심한 열감을 호소하면서 답답해하고 가슴이 그득하고 변이 나오지 않는 등 이전의 증세가 다시 나타났다. 사내는 명의에게 다시 와서 “저를 구해주십시오. 의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아 다시 재발한 것 같습니다. 양격산인가 뭔가 하는 처방을 다시 해 주시면 이제 잘 복용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명의는 다시 진맥을 해 보고서는 자못 심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자네가 내 말을 따르지 않아 이런 흉악한 병증이 다시 재발하였으니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의 잘못이겠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사내는 “아니 처방을 못해 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저를 한번 살려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명의는 “내가 언제 처방을 못하겠다고 했는가? 다만 양격산 증이 아니라는 것 뿐이거늘, 지금 병증은 그 때의 상황과는 다르니 어떻게 그 당시의 약을 동일하게 쓸 수 있겠는가? 좀더 약성이 강한 처방을 해야하겠네.”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즉시 대승기탕(大承氣湯)에 황련 1돈을 더한 것을 몇첩 지어 주었다. 대승기탕은 이열증(裏熱症)으로 열이 심하고 아주 실하며 배가 아주 더부룩한 경우를 치료할 때는 급하게 설사를 시켜서 치료할 때 쓰는 처방으로 하법(下法) 처방 중에 가장 센 처방이다. 대승기탕은 대황, 후박, 지실, 망초로 구성되어 있는데, 약성이 강해서 자칫 적응증이 아닌 환자에게 잘못 처방하면 복통, 설사로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임상에서는 대승기탕보다 약성이 부드럽고 위장에 부담이 적은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을 사용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내는 대승기탕 처방을 먹고 나더니 하루 이틀 심하게 설사를 했다. 그러고 나서는 땀이 많이 나면서 열이 내리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광증(狂症)도 풀렸다. 명의가 사내의 광증을 치료해서 완치했다는 소문이 났다. 그러자 한 의원이 명의를 찾아와 물었다. “그 환자의 광증은 어떤 이치로 치료하신 겁니까?”라고 했다. 그러나 명의는 “의원님은 그 이치를 알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체로 위(胃)로 옮겨간 열독이 심장으로 타고 올라가 양이 왕성해져 음을 막게 된 경우에는 삼황석고탕(三黃石膏湯)이 아니면 없앨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서 “끝에 다시 재발한 경우는 진액(津液)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기혈이 여전히 공허한 상태에서 급하게 음식을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그 빈틈을 타고 사열(邪熱)이 들어와 위(胃)가 말라 변이 건조하고 소갈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그득해진 것이니, 이때는 양격산으로 병을 치기에는 약합니다. 이 경우는 대승기탕(大承氣湯)이 아니면 씻어 없앨 수 없고, 또 황련이 아니면 심흉(心胸)에 틀어막힌 화를 쓸어내리지 못합니다.”라고 했다. 그 의원이 다시 묻기를 “대승기탕은 재발한 증세에 너무 센 것이 아닙니까?”하고 물었다. 이미 한차례 병세가 잡혀서 수그러들었을텐데 어찌 약성이 강한 대승기탕을 처방하느냐는 질문이다. 그러나 명의는 “병을 치료하는 약석(藥石)은 각각 두드러진 특징이 있고 또한 병은 정해진 곳이 있으니 약을 쓸 때는 처방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증상에 맞으면 언제라도 쓸 수 있소이다. 마치 약은 쓰는 것은 전쟁에서 병사를 부리는 것과 같으니, 당신은 한나라 때 장수인 한신(韓信)이 홀로 배수진(背水陣)을 펼친 것을 알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의원은 당황해하면서 물었다. “한신의 배수진이라니요? 그것이 처방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입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명의는 “진법(陣法)에는 강을 앞에 두고 산을 뒤로 해서 진지를 구축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신은 그 반대로 강을 뒤로한 채 배수진을 치고 전투에 임해서 전투에서 승리했습니다. 진법의 내용이 의서에 적인 처방대로만 치료하는 것이라면 한신의 배수진은 처방에 얽매이지 않고서 치료에 임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의원은 “선생님은 약을 쓰는 것도 잘할 뿐 아니라 또한 병법에도 능통하시군요!”라고 했다. 그러나 명의는 “아~ 이 무슨 과분한 말씀이십니까! 나는 재질이 우둔하고 배움에도 어리석어 대략 내경에 있는 뜻을 들어 말한 것일 뿐입니다. 실로 갈고 닦아 궁구했던 것이 아니어서 부끄럽습니다.”라고 하면서 겸손해했다. 명의는 이어서 “말씀드렸다시피 처방에 있어서 이처럼 융통성이 중요합니다. 무릇 치료를 함에 있어서 기존의 의서에 기록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처방만을 고집하면 안되겠습니다. 한 처방만을 떠올린다면 교주고슬(膠柱鼓瑟)과 다를 바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교주고슬(膠柱鼓瑟) 이야기는 사기(史記)에 나온다. 옛날에 조나라와 진나라가 전쟁을 하는데, 진나라 간첩이 ‘진나라에서 조괄을 장수로 쓸까봐서 두렵다.’라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그런데 사실 조괄은 그의 아버지가 전해준 병서만 읽었지 전쟁의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시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을 할 줄 몰랐다. 사실 진나라 입장에서는 조괄이 장수로 나온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안 조나라 신하가 왕에게 “왕께서 조괄의 명성만 듣고서 그를 장수로 쓰신다면 이것은 마치 안족(雁足)을 아교로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상소했다. 거문고 줄을 받치는 안족을 아교로 붙여 놓으면 안족을 움직일 수 없어서 음을 조절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왕은 결국 조괄을 장수로 불러내 전쟁에서 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융통성이 없는 경우에 교주고슬(膠柱鼓瑟)이라고 한다. 안족을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처럼 융통성이 없다면 전쟁에서는 지는 것이고 환자를 치료할 때라면 치료에 실패할 것이다. * 제목의 〇〇〇는 거문고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우잠잡저(愚岑雜著)> 熱毒狂症. 男子熱病四五日, 棄衣而走, 登高而歌, 言語不避, 尊卑逢着, 輒摳罵詈, 而家庄房撻, 片片破毁, 夜尤甚劇. 余意熱毒傳胃, 幷入於心, 陽氣亢極, 陰氣暴虛所致也, 卽投三黃石羔湯二貼, 病氣乃已, 熱退身凉. 余曰, "若不善將息, 必復作起, 須用凉膈天水散二三貼, 以退六經之餘熱, 俾無再復之蔽." 彼不信不用. 果越三四日, 食飮不節之致, 壯熱胸滿便閉, 前症更作, 來訢求濟, 余曰, "汝不信吾言, 致此凶証再復, 孰怨誰尤乎? 今則異於向者, 安得用其時藥乎?" 卽製大承氣湯, 加黃連一戔, 則大便通泄, 大汗解矣. (열독으로 생긴 광증. 어떤 남성이 4~5일 동안 열병을 앓아 옷을 벗어 버린 채 달리기도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쉴 새 없이 지껄여대고 신분이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맞닥뜨리는 사람에게 대뜸 욕설을 퍼붓고 집안 살림을 몽둥이로 두드려서 조각조각 부수고 하였는데 밤이 되면 더욱 심하였다. 나는 열독이 위에 옮겨가 모조리 심에 들어가 양기가 지나치게 극심해져 음기가 갑자기 허해진 탓이라고 생각하여 즉시 삼황석고탕 2첩을 투약하였더니 병 기운이 이내 없어지고 열이 내리고 몸이 시원해졌다. 내가 말하기를 “조리를 잘못하면 반드시 재발할 것이니 양격천수산 2~3첩을 써서 육경에 남아 있는 열을 물리쳐야 재발하는 폐단이 없을 것이요.”하였는데 그 사람이 내 말을 따르지 않고 쓰지 않았다. 과연 3~4일 지나 음식을 조절하여 먹지 않은 탓에 심한 열이 나고 가슴이 그득하고 변이 나오지 않는 등 앞전의 증세가 다시 일어났다. 내게 와서 구제해 주십사하기에 “당신이 내 말을 따르지 않아 이런 흉악한 병증이 다시 재발하였으니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의 잘못인가? 지금 상황은 그 때의 상황과는 다르니 어떻게 그 당시의 약을 쓸 수 있겠는가?” 하고는 즉시 대승기탕에 황련 1돈을 더한 것을 지어 주었더니 설사가 나고 땀이 많이 나면서 풀렸다.) <사기(史記)> 廉頗藺相如列傳. 後四年, 趙惠文王卒, 子孝成王立. 七年, 秦與趙兵相距長平, 時趙奢已死, 而藺相如病甐, 趙使廉頗將攻秦, 秦數敗趙軍, 趙軍固壁不戰. 秦數挑戰, 廉頗不肯. 趙王信秦之閒. 秦之閒言曰:秦之所惡, 獨畏馬服君趙奢之子趙括為將耳. 趙王因以括為將, 代廉頗. 藺相如曰:王以名使括, 若膠柱而鼓瑟耳. 括徒能讀其父書傳, 不知合變也. 趙王不聽, 遂將之. (염파인상여열전. 사년 후 조나라 혜문왕이 죽고 그 아들 효성왕이 즉위하였다. 효성왕 7년, 진나라와 조나라의 군사가 장평에서 대치하였는데, 이 때 조사는 이미 죽었고 인상여는 병이 위독하였다. 조나라는 염파를 장수로 삼아 진군을 치게 하였는데, 진군이 조군을 여러번 격파하였으나 조군은 보루의 벽을 견고하게 쌓고 싸우려 하지 않았으며 진군이 자주 도전하였지만 염파는 응하지 않았다. 조나라 효성황이 진나라 간첩의 말을 들었는데, 진나라 간첩이 수문을 퍼뜨리기를 ‘진나라가 꺼리는 바가 있으니 오로지 마복군 조사의 아들 조괄을 장수로 삼을까봐 두려워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오왕이 이 때문에 조괄을 장수로 삼아 염파를 대신하게 하려고 하였다. 이에 인상여가 말하기를 ‘왕께서는 명성만 듣고 조괄을 쓰려고 하시는데, 이는 안족을 아교로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조괄은 그저 아버지가 전해준 병서를 읽었을 뿐, 상황에 맞추어 임기응변을 할지 모릅니다.’하며 말렸다. 그러나 조왕은 이를 듣지 않고 기어이 조괄을 장수로 삼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1-24 16:47:14[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조선후기에 이제마라는 의원이 있었다. 이제마는 사람의 체질을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으로 구분해서 치료를 달리했다. 이제마의 치료법은 일반 의원들의 치료법과 사뭇 달라서 소위 사상의학으로 불렸다. 어느 해 봄 청명(淸明) 시기, 이제마는 소양인 상한(傷寒)에 열이 나면서 발광(發狂)하며 헛소리하는 사내를 치료한 적이 있었다. 상한(傷寒)은 감기나 발열성, 전염성 질환으로 인한 열병을 칭하는 병증이다. 소양인은 음허(陰虛)하면서 열이 많아 쉽게 화열병(火熱病)에 걸린다. 성격이 급하고 화가 많으며 욱하는 성질이 있다. 상체가 발달해서 어깨가 발달하고 골반이 좁다. 장부기능은 비대신소(脾大腎少) 해서 소화기 기능은 발달해 있으면서 비뇨생식기 기능은 약한 편이다. 평상시 병이 없을 때에도 열이 많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내가 상한에 걸린 지 4~5일이 지난 어느 날 정오경이었다. 그런데 사내는 갑자기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졌다. 이제마는 언제나 그랬듯이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1첩을 처방했다. 육미지황탕은 신수(腎水)를 보하는 처방으로 신음(腎陰)이 부족한 소양인에게 아주 흔하게 쓰이는 처방이다. 사실 당시만 해도 이제마는 소양인에게 육미지황탕이 최고로 알고 다른 약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육미지황탕을 복용한 사내는 숨찬 것이 바로 진정되었다. 그러나 며칠 후에 다시 발광을 하면서 헛소리를 하고 숨찬 증상이 도졌다. 이제마는 다시 육미지황탕 1첩을 썼다. 그러나 숨찬 것은 약간 진정되는 것 같았지만 지난번처럼 효과적이지 않았다. 사내는 3일 내내 계속해서 발광을 했고 숨찬 증상은 심해졌다. 이제마는 또다시 육미지황탕을 처방했지만 이제는 숨찬 증상은 조금도 효과가 없었다. 심지어 열이 오르고 혀가 말리며 풍(風)이 동해서 이를 악물고 말을 못하게 되는 증상까지 생겼다. 파상풍에 의한 아관긴급(牙關緊急)과 같은 증상이었다. 이제마는 급하게 백호탕(白虎湯) 1첩을 처방했다. 백호탕은 성질이 아주 차가운 석고(石膏)를 군약(君藥)으로 한 고열을 동반한 급성 전염성질환이나 염증이 심각한 중증상태에 사용하는 처방이다. 그러나 사내는 입을 벌릴 수가 없어 입으로 탕약을 마시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대나무 관을 이용해서 사내의 코 안에 넣고 약을 관 속으로 집어넣었다. 다행히 꿀꺽~ 꿀꺽~ 사레에 걸리지 않고 잘 삼켰다. 이제마는 연속해서 백호탕 3첩을 달여서 대나무 대롱을 통해 흘려 내려 보냈다. 사내는 고통스러운지 몸부림쳤다. 겨우 3첩을 모두 먹이고 나자 사내의 뱃속에서는 천둥소리가 났고 아주 큰 소리로 방귀를 뀌었다. 이제마는 백호탕을 더 달여서 먹이도록 했다. 이렇게 그날 오후 1시경부터 한 밤중까지 콧속으로 들어간 석고의 양만 해도 8냥이나 되었다. 8냥이면 거의 300그램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그날 밤 사내의 배는 팽창되어 대단하게 부풀어 올랐다. 며칠째 대변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사내는 갑자기 각궁반장(角弓反張)의 증세로 몸을 활처럼 뒤집더니 이후에 잠시 있다가 땀이 나고 잠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는 다음 날 아침이 밝자 엄청난 양의 대변을 봤다. 그랬더니 열이 떨어지고 구금(口噤)증상도 모두 회복이 되었다. 이제마는 ‘소양인 열병에는 변통(便通)이 중요하구나’하고 생각했다. 변통(便通)이 되면서 하기(下氣)가 된 것이다. 어느 날은 다른 소양인 사내가 상한병에 걸린 이후 꿩고기탕을 먹고 나서 온 몸의 피부에 양독발반(陽毒發斑)이 피어올랐다. 양독발반은 일종의 열꽃이다. 이제마는 이 증상을 열독(熱毒)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 사내에게도 백호탕 3첩을 연속해서 복용토록 했다. 그러나 그 사내는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반 첩만 복용하고서 복용을 멈췄다. 며칠 후 그 사내는 헛소리를 하면서 병이 심해졌다. 사내의 집에서는 급히 이제마에게 찾아와 살려달라고 하소연을 했다. 저녁 무렵 이제마가 급히 환자의 집에 가 보니 사내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고 귀가 잘 들이지 않았으며 풍(風)이 동할 조짐이 보였다. 혀에는 백태가 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사내도 대변을 며칠째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마는 어떻게든지 급하게 변통(便通)시키고자 했다. 당시 이제마의 약주머니에는 석고 1근과 활석 1냥이 들어 있었다. 이제마는 급하게 가지고 있는 석고 1근과 활석 1냥을 모두 한꺼번에 달여서 먹이게 했다. 그래도 대변이 안 나오자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약방에서 석고 1냥과 활석 1돈을 가져와서 달여 먹였다. 다행스럽게도 곧바로 대변이 쏟아져 나왔다. 피부에 난 열꽃도 바로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환자의 가족들이 석고를 너무 많은 양을 먹이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 해서 처방을 더 이상 하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사내의 대변이 다시 막혔다. 이제마는 가족들을 안심시키고서는 다시 석고 1냥을 연이어서 달여 먹였다. 이렇게 5~6일 동안 처방된 석고는 무려 14냥이나 되었다. 사내는 일시적으로 발광(發狂)을 한 차례 했지만 날마다 변통(便通)이 되면서 말소리가 웅장해졌고 병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결국 사내는 건강을 회복해서 대문 밖을 나다니게 되었다. 이제마는 많은 임상경험을 하면서 소양인 열병에는 대변을 통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열병(火熱病)에 걸린 광증 환자들에게 엄청난 양의 석고를 처방해서 치료했다는 소문에 일반 의원들이 이제마를 찾았다. 일반 의원들도 석고가 들어간 백호탕을 간혹 처방하기도 했지만, 하루 2~3첩도 조심스러웠다. 사실 일반 의원들은 사상체질을 잘 몰라서 그냥 ‘열병에 걸린 광증환자를 석고로 치료했구나’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한 의원이 “백호탕을 그렇게 많은 양을 쓰면 복통이 있고 심하게 설사를 할까 봐 두렵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제마는 “소양인이라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소양인의 속병에 변비(便祕)가 생겼다면 이미 중병입니다. 이때 용렬한 의원이 온열(溫熱)한 약이나 조열(燥熱)한 약을 쓰면 사람을 죽일 것이고, 백호탕과 같은 적방이라도 겁이 많아서 과감하게 처방하지 못해도 변통이 안되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니 과감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이제마는 소양인이라면 평상시라도 변비를 없도록 해야 하고, 특히 어떤 병증이나 질환이라 할지라도 소양인에게 변비가 있다면 가장 먼저 변비를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명을 듣던 한 의원은 “체질에 대한 대강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이제마는 “동의보감 첫 장에 ‘살찐 사람은 습(濕)이 많고, 여윈 사람은 화가 많으며, 흰 사람은 폐기가 허하고, 검은 사람은 신기(腎氣)가 족하다. 사람마다 형색이 다르고 장부도 또한 다르니, 비록 외증(外症)이 같을지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체질로 발전시켜 치료할 뿐입니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마는 이어서 “소음인은 특히 비위가 약하고 허냉증(虛冷症)이 많고, 소양인은 비뇨생식기가 약하고 화열증(火熱症)이 많고, 태음인은 심폐기능이 약하고 습증(濕熱症)이 많고, 태양인은 간기능이 약하고 기역증(氣逆症)이 많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사용되는 약재들도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또 다른 의원이 “그렇다면 체질별 치료에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제마는 “이미 설명드렸다시피 소양인은 대변을 편하게 보고 화를 억제해야 하고, 소음인은 소화가 잘 되고 몸이 따뜻해야 하고, 태음인은 땀이 잘 나고 비만해지지 않아야 하고, 태양인은 소변을 시원스럽게 보고 하체가 튼튼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로써 사상체질에 관심을 갖는 의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의원들은 이로써 처방을 복용하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는 변증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체질을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소양인이나 태음인이 인삼이나 홍삼을 복용하면 두통이나 안구충혈이 생기기도 하고, 소음인이 숙지황이나 구기자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 또한 태음인의 습열(濕熱)을 제거하는 율무를 소음인이 먹으면 수분이 빠지면서 기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인삼이나 황기, 부자와 같은 온열한 약은 소음인이 아니면 함부로 처방하지 않았다. 그리고 숙지황이나 석고, 산수유는 소양인에게만 처방했다. 아무리 순한 약이라도 체질과 병증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되고, 아무리 독한 약이라도 체질과 병증에 맞으면 생명을 살리는 약이 된다. 만약 자신의 체질을 안다면 평상시 음식도 약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제목의 〇〇은 ‘변비(便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동의수세보원> 嘗治, 少陽人, 傷寒發狂譫語證, 時, 則乙亥年, 淸明節候也. 少陽人, 一人, 得傷寒, 寒多熱少之病, 四五日後, 午未辰刻, 喘促短氣, 伊時, 經驗未熟, 但知少陽人應用藥, 六味湯, 最好之理, 故不敢用他藥, 而紙用六味湯一貼, 病人喘促, 卽時頓定, 又數日後, 病人, 發狂譫語, 喘促, 又發, 又用六味湯一貼, 則喘促, 雖少定, 而不如前日之頓定矣. 病人, 發狂連三日, 午後喘促, 又發, 又用六味湯, 喘促, 略不少定, 有頃, 舌卷動風, 口噤不語, 於是, 而始知六味湯之無能爲也. 急煎白虎湯, 一貼, 以竹管, 吹入病人鼻中下咽, 而察其動靜, 則舌卷口噤之證, 不觧, 而病人腹中, 微鳴. 仍以兩爐煎藥, 荏苒灌鼻, 數三貼後, 病人腹中, 大鳴, 放氣出焉. 三人扶持病人, 竹管吹鼻灌藥, 而病人氣力, 益屈强, 三人扶持之力, 幾不能支當矣. 又荏苒灌鼻, 自未申時, 至亥子時, 凡用石膏八兩. 末境, 病人腹中, 大脹, 角弓反張之證, 出焉, 角弓反張後, 少頃, 得汗, 而睡, 翌日平明, 病人, 又服白虎湯, 一貼, 日出後, 滑便一次, 而病快愈. 愈後, 有眼病, 用石膏ㆍ黃栢末各一錢, 日再服, 七八日後, 眼病, 亦愈. 伊時, 未知大便驗法, 故不察大便之秘閉幾日, 然, 想必此病人, 先自表寒病, 得病後, 有大便秘閉, 而發此證矣. (일찍이 소양인 상한에 발광을 하고 헛소리하는 것은 치료한 적이 있는데 때는 을해년 청명 시기였다. 소양인 한 사람이 상한에 한이 많고 열이 적은 병에 걸려 4~5일 후 오미시에 숨이 차고 호흡이 급한데 이 때에 경험이 부족하여 단지 소양인의 약을 씀에 육미탕이 최고로 좋은 줄만 알아서 감히 다른 약은 쓸 생각을 못하여 다만 육미탕 1첩을 썼더니 병인이 숨이 찬 것이 즉시 진정되었다. 또 수일 후에 병인이 발광하고 헛소리하며 숨이 찬 것이 다시 발생하여 또 육미탕 1첩을 썼는데 숨이 찬 것이 비록 조금 안정되었으나 전일과 같이 진정되지는 않았다. 병인이 3일을 이어서 발광하더니 오후에 숨이 찬 것이 다시 발생하여 다시 육미탕을 쓰니 숨이 찬 것이 조금도 안정되지 못하고 잠시 있다가 혀가 말리고 풍이 동하며 이를 악물고 말을 못하게 되니 여기에 비로소 육미탕으로 될 수 없는 것을 알고 급히 백호탕 1첩을 달여 대나무 관으로 병인의 코에 불어넣어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하고 그 동정을 살피니 혀가 말리고 이를 악문 증상은 풀리지 않고 환자의 뱃속에서 약간 소리가 났다. 그래서 2개의 화로로 약을 달여 계속해서 코에 3첩을 부어넣었더니 환자의 뱃속에서 큰 소리가 나고 방귀가 나왔다. 세 사람이 도와서 환자를 붙들고 대나무 관으로 코에 약을 불어넣으니 환자의 기력이 더욱 강하여 세 사람이 도와서 붙드는 힘으로는 거의 당하지 못하였다. 다시 콧속으로 약을 부어 미신시로부터 해자시에 이르기까지 석고를 8냥을 썼는데 마지막에 환자의 뱃속이 대단히 부르고 각궁반장의 증세가 나더니 각궁반장한 후에 잠시 있다가 땀이 나고 잠이 들었다. 이튿날 동이 틀 때 환자에게 또 백호탕 1첩을 먹고 해가 돋은 후에 활변을 한 번 보고서 병이 나았다. 병이 나은 후에 눈병이 나서 석고와 황백 가루 각각 1돈을 하루에 2번씩 먹이니 7,8일 후에 눈병이 역시 나았다. 그때는 아직 대변으로 징험하는 법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대변을 며칠이나 보지 못하였는지를 살피지 못하였으나, 생각컨대 그 환자는 먼저 표한병을 얻은 후에 대변이 막혀서 이러한 증이 발생하였을 것이다.) <동의보감> 朱丹溪曰, 凡人之形, 長不及短, 大不及小, 肥不及瘦, 人之色, 白不及黑, 嫩不及蒼, 薄不及厚, 而况肥人濕多瘦人火多, 白者肺氣虛, 黑者腎氣足, 形色旣殊, 藏府亦異, 外證雖同, 治法逈別. (무릇 사람의 형체는 긴 것이 짧은 것만 못하고, 큰 것이 작은 것만 못하고, 살찐 것이 여윈 것만 못하고, 흰편이 검은편만 못하고, 연약한 것이 창한 것만 못하고, 엷은 편이 두터운 편만 못하다. 더군다나 살찐 사람은 습이 많고, 여윈 사람은 화가 많으며, 흰 사람은 폐기가 허하고, 검은 사람은 신기가 족하다. 사람마다 형색이 다르고 장부도 또한 다르니, 비록 외증이 같을지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2-06 10:59:22【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올해 물김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은 감소했으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소득은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2023년산 물김 생산액은 39만t, 위판액은 44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생산량은 4만t(10%) 줄어든 반면 생산액은 360억원(9%)이 늘어난 규모다. 생산액이 늘어난 주원인은 일본·중국 등의 김 양식 작황 부진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K-푸드 열풍으로 우리나라 김 수출이 증가한데다, 고품질 김 생산을 위한 김 육상채묘 시설 및 냉동망 보관시설, 우량 김 종자 보급사업 등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남도는 분석했다. 우리나라 역시 김 생산 초기 영양염류 부족, 황백화 발생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지난해보다 생산량은 다소 줄었으나 재고 소진, 수출 증가 등으로 물김 가격이 높게 형성돼 김 양식어가는 지난해보다 평균 9% 증가한 1억53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최정기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올해 적정량의 물김 생산이 이뤄져 양식 어업인이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었다"면서 "고품질 김 생산을 위해 양식어장 정비 등 양식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서울대 연구진이 추진 중인 효과 좋은 신규 활성처리제 개발을 조속히 마무리해 김 양식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토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은 전국 물김 생산량의 80% 이상을 생산해 지역 마른김 가공업체에서 1차 가공 후 바로 수출하거나 조미김, 스낵김 등 2차 가공을 거쳐 전 세계 114개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김 양식 규모는 2901가구 5만9081ha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05-25 09: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