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김 황백화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어업인들을 돕고, 지속가능한 김 생산을 위해 예비비 투입 등 긴급 지원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김 황백화는 세포질 내 물주머니가 커지면서 엽체가 황백색으로 변하고, 엽체가 탈락하거나 퇴색하는 등의 증세를 보인다.서천 지역 김 황백화 피해는 지난 2010년(2011년산)에 이어 7년 만이다. 피해 규모는 마서면과 종천면, 비인면, 서면 등 19곳 278㏊, 5만여 책으로, 서천 김 양식어장의 83%에 달한다. 충남도는 지난 봄 극심한 가뭄에 따른 양식어장 내 용존무기질소 등 영양물질 부족이 김 황백화의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양식어업인과의 3차례에 걸친 현장 간담회에서는 김 정상 상태 회복을 위해 영양물질(활성처리제) 처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서천군과 함께 김 황백화 긴급 대응 사업으로 5억 6000만 원을 투입, 질소계 영양물질을 구입해 지원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앞서 한국농어촌공사에 영양염류 공급을 위한 담수 방류를 요청, 금강하구둑 등에서 긴급 방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임민호 충남도 수산자원과장은 “김 황백화 피해 최소화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 긴급 지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서천 해역에 담수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17-12-19 14:13:30황백 제일모직 사장은 3일 “첨단소재, 중국투자 등 미래사업 등을 조기에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황 사장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10년의 키워드를 ‘미래 도전’으로 정하고 “창의적인 조직역량을 바탕으로 변화를 선도해 미래사업에 과감히 도전하자”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 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멤브레인(Membrane·수처리필터), 고강도 탄소나노튜브(CNT),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 첨단소재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황 사장은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 △미래사업에 가속 △창의가 앞서는 조직문화를 3대 실천과제로 꼽고 “직접 현장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는 강조했다. 황 사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신기술의 수명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도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인식으로 남다른 1%의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장환경에서 미래사업을 조기에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일류기업들의 앞서가는 빠른 속도에 기준 시간을 맞춰 줄 것”을 당부했다. 제일모직은 지난 해 사업부문별로 미래사업을 구체화하고 고부가 제품 확대와 글로벌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연말 주가가 11만원을 기록해 연초대비 96% 상승했다. 첨단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인력도 지난 2009년 458명에서 2010년 582명으로 증가하는 등 미래가치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skjung@fnnews.com정상균기자
2011-01-03 10:57:44황백 제일모직 사장(57)의 ‘공감 편지’가 화제다. 황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매월 첫번째 날 빠뜨리지 않고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고 있다. 사회, 문화적 이슈와 연계한 메시지는 물론 경영 비전을 담아 전하기도 한다. 2일에는 ‘동계올림픽에서 배우는 소중한 지혜’라는 제목의 편지를 띄웠다. 이번에는 겨울스포츠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나라가 여러 악조건을 극복하고 역대 최고성적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이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요소와 닮은 점이 많다는 내용이었다. 황 사장은 “이상화 선수는 허벅지 근력을 높이려고 한 여름에 170㎏의 바벨 훈련을 반복했는데 보통 외국 선수들이 140㎏에 머문다고 하니 그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고 했다. 황 사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R&D) 투자, 품질 관리와 환경 안전, 그리고 창의가 넘치는 조직문화는 당장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했다. 또 △치밀한 연구분석으로 현지 적응력을 높이면서 다른 종목의 강점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접목한 점 △쇼트트랙 링크를 돌며 반복된 코너링 훈련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도 기업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꼽았다. 제일모직의 글로벌 목표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 황 사장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트렌드 분석으로 현지 적응에 성공해야 한다”며 “사업성과에 미치는 핵심 요인을 파악해 제품과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경쟁사보다 특화된 장점을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문제가 생기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각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내부역량 중 잘하고 있는 분야의 장점을 더욱 확장시키려는 시도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황 사장이 ‘공감편지’에 각별한 정성을 쏟는데는 이유가 있다. 제일모직이라면 떠오르는 패션 부문과 케미컬, 전자재료 등 전혀 다른 분야의 사업 특성 때문. 사업장도 패션부문은 서울 수송동 사무소, 전자재료·케미컬 사업분야는 경기 의왕에, 생산공장은 경북 구미, 전남 여수에 흩어져 있어서다. 황 사장이 조직내 커뮤니케이션을 더 챙기는 이유다. 제일모직은 올해 매출을 사상 최고인 5조원으로 높여잡았다. 신소재를 개발해 종합소재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2010-03-02 18:35:42황백 제일모직 부사장(사진)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1953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황 신임사장은 지난 1976년 삼성물산에 입사, 회장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93년 삼성SDS 경영관리실장(이사)에 올랐다. 이어 회장비서실 전략2팀장, 삼성물산 의류경영지원실장과 건설부문 개발지원담당 이사를 지내고 삼성영상사업단 경영지원실장(상무)을 지냈다. 지난 2000년 삼성테크윈으로 옮겨 전무와 부사장(2004년)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2006년 제일모직 부사장으로 전보, 패션부문장을 맡아 왔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2009-01-16 18:56:15제일모직 신임사장에 이 회사 패션부문 부사장인 황백씨(56·사진)가 선임됐다고 회사측이 16일 밝혔다. 황 신임사장은 1953년생으로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물산에서 샐러리맨생활을 시작했으며 1978년 삼성 회장비서실 재무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3년 삼성회장 비서실 전략2팀장 이사로 승진했으며 2000년에는 삼성테크윈 경영지원실장 상무이사를 거쳤다. 이후 2006년 제일모직으로 옮겨 패션부문장 부사장을 맡아오다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제진훈 제일모직 전 사장은 회사 상담역으로 남을 예정이다. /yscho@fnnews.com조용성기자
2009-01-16 11:04:12[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한 마을에 범천래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의 부인이 병에 걸렸다. 부인은 평소에 비위(脾胃)가 약해 소화기 증상이 있었는데, 어느 날 크게 놀란 이후로 때때로 번조, 흉중의 답답함, 대변불통이 생겼다. 그러다가 기운이 울체되어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증상이 크게 일어났다. 무엇보다 속이 느글거리면서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 부인은 남편에게 “아랫배와 손발은 찬데, 머리에서는 열감이 오르며 깨질 것처럼 아픕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범천래는 “지난번 놀란 일로 인해 부인에게 속열이 생긴 듯하오.”라며 인근 약방에서 소풍환(疏風丸)을 처방받아 왔다. 부인은 힘이 들어 거동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편만이 약방에 가서 부인의 증상을 말로 설명하고서는 처방을 받은 것이다. 소풍환(疏風丸)은 당귀, 생지황, 황금, 황백, 황련, 숙지황, 황기로 구성된 처방으로, 음허로 인해 열이 나고 식은땀, 얼굴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변비가 있으면서 소변이 붉은 증상을 치료하는 약이다. 하지만 부인은 비위가 약한 체질인데, 이 처방은 주로 냉한 성질의 약들로 구성되어 있어 소화가 잘 안될 가능성이 있었다. 부인이 소풍환 40환을 복용하자 대변은 바로 나왔다. 그러나 다른 병세는 전혀 줄지 않았다. 남편은 “복용량이 부족한 것 같소이다.”라며 다시 70~80환을 더 복용하게 했다. 그러자 설사를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래의 증상은 전혀 낫지 않았다. 심지어 부작용이 나타났다. 부인은 설사 후 구토하며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게 되었다. 가래는 걸쭉하고 끈적한 것이 끊임없이 올라왔으며, 눈이 어두워지고, 어지럼증과 오심, 번민이 나타났고, 숨은 짧아지고 기운도 없었다. 기침할 힘조차 없고, 말하자면 심신이 혼란스러우며, 눈을 뜰 수도 없고, 마치 바람과 구름 속에 있는 듯했으며, 머리는 찢어질 듯 아프고, 몸은 산처럼 무겁고, 사지는 차가워 눕는 것도 편치 않았다. 범천래는 급히 부인을 데리고 약방을 찾았다. 이번에는 소풍환을 처방받았던 곳이 아니라, 명의로 소문난 다른 약방이었다. 그곳엔 장개빈이라는 명의가 있었다. 범천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소풍환을 먹였던 일도 이야기했다. 장개빈이 진찰을 마친 뒤 말했다. “부인은 위기가 이미 손상된 상태에서 소풍환으로 설사를 시켜 위기를 더 손상시켰소. 결국 담궐(痰厥)로 인한 심한 두통이 발작한 것이오. 비위가 이렇게 약한 환자에게 어찌 소풍환을 먹였단 말이오?” 당황한 범천래가 “담궐이라니요?”라고 묻자 장개빈은 설명했다. “부인은 지금 비위허로 인한 담증(痰症)이 있소. 눈 주위가 묵을 바른 듯 어두운 색을 띠고, 얼굴이 때 낀 듯 지저분한 것이 바로 담증의 징조요. 담궐은 담으로 인해 생긴 궐증으로, 기혈이 돌지 못하고 담과 타액이 가득 차 머리로 치솟는 것이오. 그러니 머리가 싸맨 듯 무겁고, 눈이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숨이 가쁘고, 트림이 나고, 말을 제대로 못 하며, 어지러워 쓰러질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외다.” 범천래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장개빈은 이렇게 말했다. “이럴 때는 담궐두통에 탁월한 반하백출천마탕이 특효일 것이오.” 범천래는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약을 달이기 전 약포지를 열어보니, 안에는 귤껍질(진피), 보리길금(맥아), 인삼, 황기, 천마, 생강을 말린 건강 외에도 처음 보는 약재들이 있었다. 반하, 백출, 신국, 창출, 백복령, 택사, 황백 등이 그것이었다. 그는 장개빈의 말대로 생강 5쪽을 넣어 정성껏 달여 아내에게 복용하게 했다. 부인은 반하백출천마탕을 복용한 후 평소 불편하던 위장장애는 물론 가슴이 답답하며 나타났던 두통까지 모두 사라졌다.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은 비위가 허약하여 생긴 담궐두통(痰厥頭痛)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머리가 터질 듯 아프고 몸이 산처럼 무겁고, 사지는 싸늘하며, 구토와 어지럼이 있고, 바람이나 구름 속에 있는 듯 눈조차 뜰 수 없는 증상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그날 오후, 어떤 임신부가 약방을 찾았다. 번열이 나고 가래를 토하며 음식을 먹기 싫어하고, 메스껍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호소했다. 장개빈은 진찰을 마치고 말했다. “부인의 증상은 비허(脾虛)와 풍담(風痰)으로 인한 것이오. 속이 느글거리며 토할 듯하고 어지러움이 동반되는 건 그 때문이오.” 그는 이 부인에게도 반하백출천마탕을 처방했다. 임신부가 몇 첩을 복용하자 기운이 나기 시작했고, 이후 제반 증상이 차츰 호전되었다. 다만 머리 어지러운 증상만은 남아 있어, 장개빈은 보중익기탕에 만형자(蔓荊子)를 가미해 양기(陽氣)를 끌어올리고 보하자 증상이 모두 나았다. 이처럼 반하백출천마탕은 제반 담증(痰症)과 함께 담궐두통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관련 병증은 현대의학적으로 전정 편두통, 메니에르병, 자율신경 실조증 같은 기능성 어지럼 및 두통 증후군과 유사하며, 특히 오심·구토를 동반한 위장장애와 함께 어지럼증, 두통이 복합된 증상군에 매우 효과적이다. 담궐두통이란 위장기능 저하나 담열로 인한 두통으로 속이 더부룩하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유형이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위장형 두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만약 집에서 소화불량과 함께 체기가 있으면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면 단순히 진통제보다 손에 있는 합곡, 내관과 발등의 함곡, 태충 같은 혈자리를 지압하면 좋다. 또한 백출차나 생강차, 무즙 등으로 위장을 편안하게 하면 두통이 완화된다. 반하백출천마탕은 명나라 명의 장개빈이 창방한 것으로, 그의 저서 <난실비장>에 처음 수록되어 있다. 이후 <경악전서>의 두통 및 현훈 편에서도 대표적 처방으로 다시 소개되며, 현재까지도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 제목의 ○○○○○○○은 ‘반하백출천마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출처 <난실비장(蘭室祕藏)> 半夏白朮天麻湯. 范天騋之內, 有脾胃證, 時顯煩燥, 胸中不利, 大便不通, 而又爲寒氣怫鬱, 悶亂大作, 火不伸故也. 疑其有熱, 服疎風丸, 大便行, 其病不減 恐其藥少, 再服七八十丸, 大便復見兩行, 元證不瘳. 增以吐逆, 食不能. 停痰唾稠粘, 湧出不止, 眼黑頭旋, 惡心煩悶, 氣短促, 上喘無力, 以言心神顚倒, 目不敢開, 如在風雲中, 頭苦痛如裂, 身重如山, 四肢厥冷, 不得安臥. 余料前證, 是胃氣已損, 復下兩次, 則重虛其胃, 而痰厥頭痛, 作矣. 與此藥而治之. (반하백출천마탕. 범천래의 부인의 병례이다. 이 환자는 원래 비위 쪽에 증상이 있었는데, 때때로 번조, 흉중의 답답함, 대변불통이 있었으며, 또 한기가 울체되어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증상이 크게 일어났다. 화(火)가 제대로 퍼지지 못한 탓이었다. 열이 있다고 의심해 소풍환을 복용하게 했더니 대변은 나오게 되었지만 병세는 전혀 줄지 않았다. 약이 부족한가 싶어 다시 70~80환을 더 복용하게 했더니 대변은 다시 나왔지만, 원래의 증상은 전혀 낫지 않았다. 이후 구토가 생기고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게 되었다. 가래는 걸쭉하고 끈적한 것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으며, 눈이 어두워지고 어지럼증, 오심과 번민, 호흡이 짧고 기운이 없고, 기침할 힘도 없었다. 말하자면 심신이 혼란되어 눈은 감지도 못하고, 마치 바람과 구름 속에 있는 듯했으며, 머리는 찢어질 듯 아프고, 몸은 산처럼 무겁고, 사지는 차가워 눕는 것도 편치 않았다. 내가 이 증상을 살펴보니 위기가 이미 손상되었고, 거듭된 하법으로 인해 위기를 더욱 손상시켜 결국 담궐로 인한 심한 두통이 발작한 것이었다. 그래서 반하백출천마탕을 처방해 치료하였다.) <동의보감> 半夏白朮天麻湯. 治脾胃虛弱, 痰厥頭痛. 其證, 頭苦痛如裂, 身重如山, 四肢厥冷, 嘔吐, 眩暈, 目不敢開, 如在風雲中. 半夏(製), 陳皮, 麥芽(炒) 各一錢半, 白朮, 神麴(炒) 各一錢, 蒼朮, 人參, 黃芪, 天麻, 白茯苓, 澤瀉 各五分, 乾薑 三分, 黃柏(酒洗) 二分. 右剉, 作一貼, 薑 五片, 水煎服. (비위가 허약하여 생긴 담궐두통을 치료한다. 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몸이 산처럼 무거우며, 사지가 싸늘하고 토하며 어지럽고, 바람이나 구름 속에 있는 것처럼 눈을 뜰 수 없다. 반하(법제한 것), 진피, 맥아(볶은 것) 각 1.5돈, 백출, 신국(볶은 것) 각 1돈, 창출, 인삼, 황기, 천마, 백복령, 택사 각 5푼, 건강 3푼, 황백(술로 씻은 것) 2푼. 이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을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3-26 16:29:16[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당나라 때 하수오(何首烏)라는 남자가 있었다. 하수오는 밭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전아(田兒)라고 불렀다. 그런데 전아는 태어날 때부터 남성 성기능에 문제가 있었다. 전아는 나이가 들어서 술을 매우 좋아했는데, 걸핏하면 술에 취해서 길에서 잠들고는 했다. 그가 58세가 되었을 때, 어느 날 저녁 술에 취해 들판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깨어보니 밭에 덩굴이 두 그루 있었는데, 서로 3척(약 1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면서도 덩굴이 서로 얽히고 풀리며 합쳐졌다가 다시 떨어지곤 하였다. 전아가 이를 보니 마치 남녀가 교합하는 것과 같아 마음이 야릇했다. 전아는 이를 신기하게 여겨 덩굴의 뿌리를 캐내어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그 누구도 이것이 어떤 약초인지 몰랐다. 그는 덩굴과 함께 뿌리를 햇볕에 말려두었는데, 어떤 마을 사람이 이것을 보고는 물었다. “이 덩굴은 어디서 난 것인가?”라고 하자, 전아는 “내가 며칠 전에 산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때 곁에 있던 두 덩굴이 서로 교합을 하는 모습이 하도 기이해서 뿌리와 함께 캐온 것이요.”라고 했다. 마을 사람은 농담하면서 “자네는 태어나면서부터 거세된 몸이고 늙어서도 결혼도 못하고 자식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이 덩굴은 서로 합쳐지고 얽힌다니 이것은 신묘한 약일 것이네. 자네가 한번 먹어보면 어떻겠는가? 혹시 양기가 되살아날지도 모를 일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전아는 그 남자의 농담을 진심으로 알아듣고서는 말려 두었던 뿌리를 갈아서 가루를 만들어 술과 함께 복용하였다. 그런데 7일 정도 지나자 성적 욕구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며칠 후부터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성욕을 억누를 수 없게 되어 옆 마을의 한 과부와 혼인까지 하게 되었다. 어느 날 마을에 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 노인은 모든 약초에 능통했는데, 전아의 소문을 듣고서는 전아를 찾아 말하기를 “이것은 두 덩굴이 서로 교차해서 난다고 해서 교등(交藤)이라고 한다. 이것을 복용하면 160세까지 살 수 있다. 하지만 옛날 약초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나 또한 스승으로부터 이 약을 전해 받았고, 스승 역시 남하(南河)에서 얻었다. 나도 원래 자식이 없었는데 이 약을 복용하여 자식을 얻었다. 그러나 나는 본래 고요함을 좋아했는데, 이 약이 그 고요함을 방해하여 양기를 부추기는 바람에 복용을 완전히 끊을 수밖에 없었다. 너는 우연히 이 약을 복용하게 되었으니 이는 하늘의 행운이다. 너의 경험을 잘 기록해 놓거라.”라고 했다. 노인의 말을 듣고서는 전아는 이 약초 뿌리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다. 전아는 계속해서 덩굴의 뿌리를 가루내서 복용하였다. 양은 조금씩 늘려서 식사 때마다 2돈 정도씩을 더 먹었다. 한 2년 정도 지나자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모든 병이 낫고 젊은 얼굴을 되찾았으며 결국 아들까지 낳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매우 신기하게 여겼다. 전아는 10년 동안 여러 아들을 낳았다. 전아는 이름을 능사(能嗣)로 바꾸었다. ‘능히 후사를 이을 수 있는 자’라는 의미였다. 능사는 160세까지 살았으며, 아들딸을 19명 두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덩굴 뿌리 가루의 효능 덕분이라 여겼고 그 뿌리를 약(藥)으로 칭했다. 후세사람들은 이 약초를 하수오(何首烏)가 먹어서 효과를 봤다고 해서 하수오(何首烏)라고 불렀다. 누군가는 어떤 사람[하(何)]의 머리[수(首)]를 검게[오(烏)] 하는 약초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헌에 하수오에는 붉은 색을 띠는 적하수오(赤何首烏)와 흰색을 띠는 백하수오(白何首烏)가 있는데, 이 두 가지를 쌀뜨물에 담그거나 검정콩 달인 물에 데쳐내서 말린 후 가루내서 약으로 복용해야 하고, 붉은 것은 수컷이고 흰 것을 암컷이라고 해서 함께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 적하수오와 백하수오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식물이다. 적하수오는 메꽃과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하수오로 널리 알려진 약재이고. 반면에 백하수오는 박주가리과에 속한다. 한의서 문헌의 하수오는 일반적으로 적하수오의 효능이다. 조선 중기 <동의보감>의 하수오 편에 적하수오의 효능을 적어 놓으면서 당시 조선에서는 주로 백하수오를 약용하고 있었다. 당시 하수오의 향약명으로 기록된 은조롱이나 새박불휘(새박뿌리)라고 불렀던 약초 이름은 바로 백하수오였다. 요즘은 백하수오를 백수오라고 부른다. 조선 후기의 이제마가 쓴 동의수세보원에는 ‘백하수오는 정(精)을 보하고 골수를 더하며 머리카락을 검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한다.’라고 했다. 이제마는 백하수오는 인삼을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인삼 만큼이나 효과가 좋은 약재로 칭찬했다. 문헌상 보면 적하수오가 건강에 더 좋은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적하수오는 간독성이 있다. 적하수오에는 안트라퀴논이 함유되어 있어서 수치하지 않고 복용할 경우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적하수오로 만들어진 탈모 치료용 건강식품을 복용하고서 홍콩, 호주, 미국 등에서 간독성이 보고된 바가 있다. 적하수오와 백수오(백하수오)는 서로 다른 식물임은 명백하다. 백수오로 적하수오를 대신할 수 없다. 그러나 백수오 또한 나름대로 보혈 작용과 면역력 강화, 혈관 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고 여성 건강,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 게다가 백수오는 다행히도 간독성이나 부작용이 적다. 백수오가 적하수오가 아님을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 제목의 ○○○○은 ‘백하수오’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전당문(全唐文)> 何首烏錄. 李翱. 唐. 僧文象好養生術, 元和七年三月十八日, 朝茅山, 遇老人於華陽洞口, 告僧曰, 汝有仙相, 吾授汝秘方. 有何首烏者, 順州南河縣人, 祖能嗣, 本名田兒, 天生閹, 嗜酒. 年五十八, 因醉夜歸, 臥野中. 及醒, 見田中有藤兩本, 相遠三尺, 苗蔓相交, 久乃解, 解合三四. 心異之, 遂掘根持問村野人, 無能名. 曝而乾之, 有鄉人良戲而曰, 汝閹也, 汝老無子, 此藤異而後以合, 其神藥, 汝盍餌之? 田兒乃篩末酒服. 經七宿, 忽思人道, 累旬力輕健, 欲不制, 遂娶寡婦曾氏. 田兒因常餌之, 加餐兩錢, 七百餘日, 舊疾皆愈, 反有少容, 遂生男. 鄉人異之. 十年生數男, 俱號為藥. 告田兒曰, 此交藤也, 服之可壽百六十歲, 而古方本草不載. 吾傳於師, 亦得之於南河, 吾服之, 遂有子. 吾本好靜, 以此藥害於靜, 因絕不服. 汝偶餌之, 乃天幸. 因為田兒盡記其功, 而改田兒名能嗣焉. 嗣年百六十歲乃卒, 男女一十九人. 子庭服, 亦年百六十歲, 男女三十人. 子首烏服之, 年百三十歲, 男女二十一人. (하수오기록. 이고 저. 당나라. 승려 문상은 양생술을 좋아했는데, 원화 7년 812년 3월 18일에 그는 모산을 찾아갔다가 화양동 입구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승려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신선이 될 상이니, 내가 비방을 전하겠소.” 이야기는 이어 한 인물의 이야기를 전해줬다. 순주 남하현에 살던 하수오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의 본명은 전아였고, 태생적으로 거세된 상태로 태어났으며 술을 매우 좋아하였다. 그가 58세가 되었을 때, 술에 취해 밤에 돌아오다 들판에서 잠들었다. 깨어보니 밭에 덩굴이 두 그루 있었는데, 서로 3척 정도 떨어져 있으면서도 덩굴이 서로 얽히고 풀리며 합쳐졌다가 다시 떨어지곤 하였다. 전아는 이를 신기하게 여겨 덩굴의 뿌리를 캐내어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그 누구도 이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다. 그는 덩굴을 햇볕에 말려두었는데, 어떤 마을 사람이 농담하며 말하였다. “너는 거세된 몸이고, 늙어서 자식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이 덩굴은 서로 합쳐지고 얽힌다니, 이것이 신묘한 약일 것이니, 너도 먹어보아라.”라고 했다. 전아는 이 말을 듣고 덩굴을 갈아서 가루를 만들어 술과 함께 복용하였다. 7일 정도 지나자 성적 욕구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며칠 후부터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졌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욕구를 억누를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과부였던 증씨와 혼인하였다. 그는 계속 덩굴 가루를 복용하였으며, 식사 때마다 2돈씩 더 먹었다. 700여 일이 지나자 이전의 모든 병이 낫고, 젊은 얼굴을 되찾았으며, 결국 아들을 낳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매우 신기하게 여겼다. 10년 동안 그는 여러 아들을 낳았으며, 그 아들들은 모두 그 덩굴 가루의 효능 덕분이라 하여 약으로 칭했다. 노인은 전아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교등이다. 이것을 복용하면 160세까지 살 수 있다. 하지만 옛날 약초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나는 스승으로부터 이 약을 전해 받았고, 스승 역시 남하에서 얻었다. 나도 이 약을 복용하여 자식을 얻었다. 나는 본래 고요함을 좋아했는데, 이 약이 그 고요함을 방해하여 복용을 완전히 끊었다. 너는 우연히 이 약을 복용하게 되었으니, 이는 하늘의 행운이다.”라고 했다. 노인은 전아를 위해 이 약의 효능을 모두 기록하게 했고, 전아의 이름을 능사로 바꾸었다. 능사는 160세까지 살았으며, 아들딸을 19명 두었다. 그의 아들 정복도 160세까지 살았고, 아들딸을 30명 두었다. 그의 아들 수오는 이 약을 복용하여 130세까지 살았으며, 아들딸을 21명 두었다.) <동의보감> 何首烏. 江原道名, 온죠롱, 黃海道名, 새박불휘, 중략. 本名夜交藤, 因何首烏, 服而得名, 此人, 生而闌弱, 年老無妻子, 一日醉臥田中, 見一藤, 兩本異生, 苗蔓相交, 釋合三四, 心異之, 遂採根暴乾, 搗末酒服七日, 而思人道, 百日久疾皆愈, 十年生數男, 壽至一百三十歲. 蔓紫, 花黃白, 葉如薯蕷而不光, 生必相對, 根大如拳, 有赤白二種, 赤者雄百者雌, 根形如烏獸山岳之狀者, 珍也. 중략. 凡修合藥, 須雌雄相合喫, 有驗. 米泔浸一宿, 切片晒乾搗碎, 如作丸則黑豆汁拌蒸, 晒乾用. (하수오. 강원도에서는 은조롱이라고 하고, 황해도에서는 새박뿌리라 한다. 중략. 원래 이름은 야교등인데 하수오라는 사람이 먹고 큰 효과를 본 데서 하수오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이 사람은 본래 몸이 약하였고 늙어서는 아내도 자식들도 없었다. 하루는 취해서 밭에 누워 있었는데 한 덩굴에 2줄기가 따로 난 풀의 싹과 덩굴이 서너 번 서로 감겼다 풀렸다 하는 것이 보였다. 마음에 이상하게 생각되어 마침내 그 뿌리를 캐어 햇볕에 말려 짓찧은 다음 가루내어 술에 타서 7일 동안 먹었더니 그리운 사람이 있었고 백일이 지나서는 오랜 병들이 다 나았다. 10년 후에는 여러 명의 아들을 낳았고 130살까지 살았다. 덩굴은 자줏빛이고 꽃은 황백색이며 잎은 마와 비슷한데 광택은 없으며 반드시 맞대서 난다. 뿌리가 주먹 만하여 붉은빛, 흰빛의 2가지 종류가 있는데 붉은 것은 수컷이고 흰 것은 암컷이다. 뿌리의 생김새가 아름다운 산처럼 생긴 것이 아주 좋은 것이다. 중략. 법제하여 약을 쓸 때는 반드시 붉은 빛이 나는 수컷과 흰빛이 나는 암컷을 합하여 먹어야 효과가 있다. 쌀 씻은 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조각나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 짓찧어 부스러뜨린다. 환약을 지으려면 검정콩 달인 물에 버무려 찐 다음 햇볕에 말려서 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1-31 10:56:4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의서에는 다양한 처방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처방의 종류는 무척 많고 병증마다 다르고 변증(辨證)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백인백방(百人百方)’이라는 말까지도 있다. 환자가 백명이면 처방도 백개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경험이 부족한 의원들은 처방을 하는데 어려움과 함께 두려움을 느낀다. 평소 처방에 어려움을 느끼던 한 의원이 당대의 명의들은 도대체 어떤 처방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명의들의 약방문을 알아보고자 전국을 유람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라북도에 명의가 많았다. 그래서 의원은 먼저 전라북도를 찾았다. 전북 태인에는 김창호(金昌浩)라는 명의가 있었다. 김창호선생의 약방에는 환자들이 무척 많았다. 의원은 약방에서 처방을 받아서 약포지를 새끼줄로 묶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환자들을 붙들고 “혹시 약 내용을 한번 볼 수 있겠소?”라고 부탁을 했다. 환자들은 의아해하면서 “머할라고 그란디 남의 약포지를 풀어 본다요?”라고 물었다. 의원은 자신도 의원인데 명의는 어떤 처방을 하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먼 곳에 왔다고 하면서 솔직하게 말했다. 어떤 환자들은 붓글씨로 적힌 약방문만을 받아서 나오기도 했다. 처방을 받아 나오는 환자들의 약재를 보니 공통으로 들어간 것들이 있었다. 바로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이었다. 이 재료들은 바로 보혈제로 사용되는 사물탕(四物湯)이란 처방이다. 의원은 ‘아니 사물탕 하나만으로 이렇게 명의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인가?’하고 놀랐다. 그런데 며칠 동안 살펴보니 김창호 선생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서 다른 약재들이 추가된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몸이 뜨거운 혈열(血熱)한 환자에게는 사물탕에 단삼, 목단피, 익모초가 가미되었고, 다리에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우슬, 지모, 황백이 가미되었고, 몸이 차가운 혈한(血寒)한 환자에게는 육계, 우슬이 가미된 것이다. 그러나 역시 모두 사물탕이 기본방이었다. 의원은 ‘명의라고 해서 대단한 처방을 하는 줄 알았건만, 처방이 이처럼 단순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의아해했다. 사람들은 전북 태인의 김창호 명의를 사물탕(四物湯)을 잘 처방한다고 해서 김사물(金四物)이라고 불렀다. 사실 의원이 경험이 많을수록 사용하는 처방 개수가 적고 처방도 단순해진다. 처방의 개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한가지 처방으로도 많은 병증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다만, 기본처방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가감(加減)을 잘한다. 가감은 마치 무딘 칼을 예리하게 가는 것과 같다. 나무를 벨지, 가죽이나 고깃덩이를 자를지, 종이나 비단을 재단할 지에 따라서 꼭 필요한 만큼만 가감하는 것이다. 이러한 처방을 소위 명방(名方)이라고 하다. 반대로 경험이 부족한 용렬한 의원의 처방은 복잡하고 약재 가짓수만 늘어날 뿐 대체 무엇을 목적으로 처방이 되었는지 알기도 어렵다. 환자의 병증에 대해 제대로 된 변증이 안되기 때문에 어떤 처방을 할지 혹은 어떻게 가감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처방을 합방하고도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마다 도움이 될만한 약재를 마구잡이로 섞기 때문이다. 이러한 처방을 소위 잡방(雜方)이라고 한다. 전북 전주에도 최치문(崔致文)이라는 명의가 있었다. 의원이 최치문 선생의 약방을 찾아가서 보니 주로 오적산(五積散)을 처방했다. 오적산은 혈적(血積), 기적(氣積), 담적(痰積), 냉적(冷積), 식적(食積) 등 오적(五積)을 치료하기 때문에 관련 증상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한 명방이다. 혈액순환 장애, 비만, 체기, 냉증, 만성적인 요통, 좌골신경통, 저림 등 다양한 병증을 치료한다. 최치문 선생도 역시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오적산을 기본방으로 처방하면서 적절한 약재들을 가미를 했다. 사람들은 최치문 선생을 오적산을 잘 처방한다고 해서 최오적(催五積)이라고 불렀다. 전북 운봉에도 명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 봤다. 바로 허창수(許昌洙) 선생이었다. 허창수 선생의 처방을 보니 기본방이 바로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이었다. 육미지황탕은 신수부족(腎水不足)을 치료하는 명방으로 음허증(陰虛症)에 주로 사용된다. 요즘으로 치면 비뇨생식기 질환이나 호르몬 관련 질환 병증이다. 사람들은 허창수 선생을 육미지황탕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허육미(許六味)라고 불렀다. 전북 남원에는 김광익(金光益)이라는 명의가 있었다. 김광익 선생의 처방을 보니 바로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 기본방이었다. 보중익기탕은 중기부족과 폐기가 약해서 나타나는 피로와 식욕부진, 식은땀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에 잘 걸리는 경우에도 효과가 좋다. 환자에 따라서 가감이 달랐지만 모든 병에 기본적으로 보중익기탕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김광익 선생을 보중익기탕을 많이 처방한다고 해서 김보익(金補益)이라고 불렀다. 의원은 함경남도에도 명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북으로 향했다. 바로 함경남도 원산의 정봉조(鄭鳳祚) 선생이었다. 정봉조 선생의 처방을 보니 어느 처방에는 창출, 후박, 진피, 감초가 주로 들어가 있었고, 어느 처방에는 반하, 진피, 복령, 감초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다. 앞의 처방은 평위산(平胃散)이었고, 뒤의 처방은 바로 이진탕(二陳湯)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평위산은 비위를 튼튼하게 하면서 제반 위장장애를 치료하는 처방이고, 이진탕은 담음(痰飮)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담음은 제반 비정상적인 노폐물로 위장장애나 근육과 관절 등에 각종 기능장애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정봉조 선생은 평위산과 이진탕을 기본방으로 해서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약재들이 가미되어 처방되었다. 사람들은 정봉조 선생을 평위산(平胃散)과 이진탕(二陳湯)을 주로 처방한다고 해서 정평진(鄭平陳)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전국에는 사물탕을 잘 활용하는 김사물(金四勿), 오적산을 잘 활용하는 최오적(催五積), 평위산과 이진탕을 잘 활용하는 정평진(鄭平陳), 육미지황탕을 잘 활용하는 허육미(許六味), 보중익기탕을 잘 활용하는 김보익(金補益)이라 불리는 명의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진료를 오래하다 보면 비슷한 병증의 환자들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의안(醫眼)이 있다면 한가지 처방으로도 백가지 병을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고, 반대로 의안이 없다면 백가지 처방으로도 한가지 병도 치료하지 못할 것이다. 알고 보니 명의의 처방이라고 해서 금궤(金櫃)에 숨겨놓은 비방(祕方)이 아니었다. 명의들은 의약(醫藥)에 조금이라고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아는 흔한 처방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명의는 다만 단순한 처방이라도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았다. 명의의 비방은 바로 곁에 있었던 것이다. * 제목의 ○○○은 ‘김사물(金四物)’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출처 <논증실험의결> 論症處方學編. ○ 金四物活用方, 全北 泰仁, 故金昌浩先生方文. ○崔五積活用方, 全州府 大正町 六丁目, 故崔致文先生方文. ○ 鄭平陳活用方, 元山府 大和程 保元局, 鄭鳳祚先生方文. ○ 許六味活用方, 全北 雲峯, 故許昌洙先生方文. ○ 金補益活用方, 全北 南原郡 德果面 蓮洞, 故金光益先生方文. (논증처방학편. ○ 김사물활용방, 전북 태인 고 김창호 선생방문. ○ 최오적활용방, 전부주 대정정 6정목, 고 최치문선생 방문. ○ 정평진활용방, 원산부 대화정 보원국, 정봉조선생 방문. ○ 허육미활용방, 전북 운봉, 고 허창수선생 방문. ○ 김보익활용방, 전문 남원군 덕과면 연동, 고 김광익선생 방문.)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2-18 21:12:35한국어촌어항공단이 생산성이 악화된 어장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단순히 어장재생을 넘어 지역 연관산업의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재생까지 유도하고 있다. 새꼬막, 미더덕 등 지역특산품을 이용한 특화상품도 개발해 지역어가 소득 증대에도 힘쓰고 있다. 23일 어촌어항공단에 따르면 청정어장은 양식생산의 원천이 되는 핵심인프라로 연안 지역경제·일자리 창출과 국내외 소비자의 건강·식품안전에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국내 주요 해역 양식 어장들의 과밀·노후 또는 빈산소수괴, 황백화 현상, 갯병 등 주변 환경변화 발생으로 인해 생산량과 크기가 감소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부터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양식 인프라 조성을 위한 주요 해역의 '청정어장재생사업' 도입을 추진했다. 정부는 어장환경을 정화하는 동시에 어장의 과밀을 조정·휴식하고 공동체 단위의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 마련을 골자로 그동안의 어장환경을 지리적·생물학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어장 생산성이 악화된 10개 해역 내에 어장재생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패류 등에 집중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주요 해역의 양식어장을 대상으로 퇴적오염원 제거, 토질 개선, 양식어장 위치 변경, 해양환경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으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20곳에 2년 간 50억원씩을 투입하는 청정어장재생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는 강진만Ⅲ, 함평만을 선정함으로써 현재까지 정부가 관리하는 어장은 남해안 10곳, 서해안 2곳이 됐다.공단은 이 사업의 위탁기관으로 선정돼 현재까지 6개 지자체 10곳 5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 중이다. 청정어장 재생사업은 사업 추진 해역 어업인들의 절대적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지자체, 어업인, 해양엔지니어 등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와의 사전 간담회와 현장 탐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해역의 특성 파악을 위해 SSS(사이드 스캔 소나), 인양틀, 잠수 등 조사를 통해 마련한 설계 결과를 보고하고 승인된 이후 어장정화정비업, 해양폐기물수거업 등 전문 수거업체를 선정해 어장 환경을 정화했다. 정화된 환경에 수산종자 입식비를 지원함으로써 사업의 효율성도 더욱 높였다. 아울러 득량만과 여자만(보성, 고흥)의 지역특산품인 새꼬막을 이용한 특화상품 개발, 진동만(창원) 광암해역의 특산물인 미더덕을 활용한 수산물 밀키트 개발 등 지역 발전 모델을 발굴해 어업인 자생력 향상과 지역 발전 촉진, 지역어가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역량강화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과학적인 해양관측 자료 수집 및 빈산소, 고·저수온 등 이상해황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양식생물의 폐사 등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 어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진동만(3등급→2등급)과 강진만(2등급→1등급) 등의 어장환경평가지수가 평균 2등급에서 1.5등급으로 상향됐다. 창원 미더덕영어조합법인에 따르면 미더덕 생산량은 청정어장 재생사업 전에 비해 3~4배 증가했다. 홍종욱 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해수부 어촌양식정책에 발맞춰 과밀·노후화된 어장에 대해 청정어장으로의 대전환을 선도해 왔다"며 "앞으로도 청정어장 재생사업을 통한 수산업 생태계 조성 및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위한 수산·어촌 분야 전문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23 18:13:18[파이낸셜뉴스] 최근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김’이 슈퍼 푸드 선정과 함께 감칠맛을 인정받아 매년 수요 오름세를 보이나 수온 상승에 따른 생산성 저하 이슈로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가 해양수산 연구기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최근 김 수출 증대 등의 영향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있음을 인지해 고품질 품종 개발과 차세대 양식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29일 발표했다. 수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등으로 김 생산 안전성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다양한 형태와 형질을 지닌 우수 종자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수과원은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을 위해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고 성장하는 고수온 내성 종자 개발에 나섰다. 현재 계통주를 선발해 배양 단계에 있다고 연구진 관계자는 전했다. 선발된 품종은 자연환경 조건에서 현장 검증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양식 어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또 지역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품종 개발을 위해 지자체 연구소와 협업을 거쳐 ‘지역 적합 품종’ 개발과 ‘차세대 양식기술’ 연구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수과원은 김 산업의 성장 기반 연구로 △자연재해 대응 연구(김 황백화 발생 원인과 피해 저감 등) △김 활성처리제 효율적 사용기준 마련 △국내 토종 참김 양식 복원 연구 △김 양식어장 적정 수용력 산정 연구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김 품종을 지속 개발, 보급해 생산 증대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나아가 수출을 촉진하는 데 최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04-29 14: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