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권과 인천, 부천 등을 중심으로 빌라 수십채를 보유한 20대 임대인이 전세사기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피해자들 일부는 그가 명의만 빌려준 '바지 임대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전세사기 피해 규모는 크게 확대될 수도 있다. 3일 경찰과 피해자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임대인 김모씨(28)를 사기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다. 김씨는 본인 명의로 서울 금천, 경기 부천, 인천 미추홀구 등 수도권 일대 빌라 수십채를 소유하며 전세계약이 끝난 임차인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는 20여명으로 미반환 보증금 규모는 5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빌라당 전세보증금은 1억9000만~3억원으로 다양하다. 피해 규모는 향후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고, 피해자의 전세계약이 대부분 지난 2020~2021년에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계약 만료 시점에 추가 피해자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피해자는 김씨를 '바지 임대인'이라며 의심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김씨의 지인이라는 사람이 '김씨는 명의만 빌려줬을 뿐, 돈을 갚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사는 집이) 건축주가 김씨에게 소유권을 아직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와 전세 계약을 같은 가격에 동시에 체결한 매물이었다"며 "보통 바지 임대인을 이용해 쓰는 수법이라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현재 김씨는 인천과 경기 광명 등으로 주거지를 옮겨다니며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바지 임대인이라고 예단하고 수사하지는 않지만 공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대위변제금(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금액) 13억1150만원을 청구받은 상태다. 김씨 소유의 일부 빌라들은 국세 체납 등을 이유로 가압류·압류 등이 설정됐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5-03 18:23:40[파이낸셜뉴스] 빌라 및 오피스텔 1139채를 보유하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빌라왕'과 유사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 빌라와 오피스텔 수십 채를 보유하던 송모씨(27)가 지난 12일 숨지면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씨는 빌라왕과 동일한 수법인 '갭투자'를 통해 수십 채의 집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갭투자는 임대인이 자본 하나 없이 임차인에게서 매매가보다 많은 전세보증금을 받고 돌려막기식으로 빌라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특히 송씨는 등록임대사업자이지만 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가 보유한 주택 중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된 주택은 50여채에 달했다. 보험에 가입된 임차인들이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 규모는 약 1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중 반환보험에 가입한 임차인 일부는 상속 대위등기 절차를 거쳐 보증금을 반환받았지만, 아직 40여채가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아 돌려받기 힘든 실정이다. HUG의 대위변제(보증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를 위해서는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를 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사망했기 때문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빌라왕' 사건의 피해자들 또한 보증보험에 가입한 614명에 달했지만, 집주인 김모 씨가 사망하면서 대위변제를 통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은 사람은 139명에 불과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은 주택 경매를 거쳐 보증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김씨와 송씨 등 임대인이 사망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는 임차인들은 27일 세종시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피해 상황과 요청사항을 발표하고,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 기자회견에서 송씨를 비롯해 다른 사망 임대인 사례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27 09:55:06[파이낸셜뉴스] 범죄 혐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가 약 4년 만에 재등장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교도소는 최근 여자친구를 강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살해한 20대 의대생 신상으로 추정하는 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사이트 접속차단을 의결할 방침이다. 방심위는 이르면 9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접속차단 조치를 의결할 예정이다. 방심위는 지난 2020년 ‘사적 제재’ 논란으로 폐쇄된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쳐 통신소위에 상정 및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 교도소에는 복역 중인 범죄자를 비롯한 일반인과 전·현직 판사 등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실명과 사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개인정보가 올라와 있다. 지난 8일 해당 사이트는 ‘여친 살해 수능만점 의대생 최00’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최근 서울 서초구 한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의대생 최씨의 신상과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20대 최모씨 뿐만 아니라 부산 서면 돌려차기 강간미수 이모씨, 전세사기 빌라왕 김모씨 등의 신상이 올라와 있다. 현재 누구나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앞서 디지털교도소는 2020년 처음 등장 당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낱낱이 공개해 화제가 됐지만, 범죄 유무가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의 신상까지 공개해 기존 운영진이 징역형 처벌을 받고 같은 해 폐쇄했다. 하지만 지난달 새로운 운영진이 등장하며 사이트가 다시 복구됐다. 운영진은 “지금이 디지털교도소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며 “앞으로 성범죄자, 살인자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폭력, 전세사기, 코인 사기, 리딩방 사기 등등 각종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경우에만 수감하니 제보 전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교도소를 두고 여러 말이 오가는 가운데, 방심위도 디지털 교도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디지털 교도소 존재를 인지하고 있고, 담당 부서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 및 검토 중”이라면서 “정해진 절차대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9 09:20:58[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빌라왕', '건축왕' 등 전세사기 사건과 정유정 살인 사건을 면밀하게 수사한 검사들이 우수 검사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송윤상(39·변호사시험 2회) 인천지검 검사, 박인우(45·사법연수원 37기) 부산지검 검사, 장준혁(43·변시 1회) 서울서부지검 검사를 올해 상반기 형사부 우수 검사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송 검사는 피해자 533명으로부터 보증금 430억원을 편취한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 건물주와 공인중개사 등 35명을 기소했다. 전세사기 조직을 '범죄 집단'으로 법률적용해 최초로 기소하고, '건축왕' 전세사기 주범인 건물주가 회사 자금 117억원을 횡령한 범행을 추가로 밝혀내기도 했다. 박 검사는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 살인 사건'에서 계획 살인 범행의 전모를 규명한 점을 인정받았다. 또 '부산 스쿨존 초등생 사망 사건' 수사에서는 사고 발생 경위 및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등의 성과도 올렸다. 의학박사 출신 의학 분야 공인전문검사인 장 검사는 전문 역량을 발휘해 4세 아동의 의료 사망 사건 등을 직접 규명하고 전국 검찰청의 의료자문 요청에 회신하는 등 전문성을 발휘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와 함께 대검은 6월 전국 형사사건 중 5건을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한문혁 부장검사)는 서울·경기·인천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피해자 928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2434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사건을 수사해 우수 사례로 뽑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권현유 부장검사)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이별통보 연인 보복살인 사건으로, 수원지검 형사5부(장윤영 부장검사)도 2조원대 가상화폐 투자 사기업체 브이글로벌의 범죄수익 63억여원을 횡령한 전 회장 등을 기소해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7-27 15:10:15"이 집 날아가면 이제 남은 자금은 거의 없다고 봐야 돼요."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나선 30대 장모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버지가 물려준 자금으로 계약한 전셋집에 보증보험 가입 사기가 의심돼 센터에서 법률상담을 받고 나오던 참이었다. 장씨는 "생애 첫 전세계약이라 부동산만 믿고 한 거였는데 어안이 벙벙하다"며 "집주인에게 연락하니 '문제를 몰랐다' '어머님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서 어렵다' 등의 말로만 회피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하고서야 집주인 '1000채 빌라왕'인걸 알아" 최근 전국 각곳에서 상습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세사기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는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23일 HUG에 따르면 이른바 '빌라왕' 사건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막심했던 화곡동에는 지난해 9월부터 전세피해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개소 이후 이달 12일까지 4160명이 센터를 이용했고, 법률상담·피해접수·긴급주거 지원상담 등 8524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지난 21일 피해를 증명할 각종 서류를 한아름 안고 센터를 방문한 A씨(50) 역시 보증보험 사기 피해자다. A씨는 지난 2020년 9월 '신축빌라에 당장에 보증보험 드는 게 어려우니 1년 뒤 가입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전세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뒤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새 집주인 B씨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임차인들의 연락을 피한 채 잠적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집주인 B씨가 임대사업자 등록 뒤 단 석달 만에 빌라 1000개를 사들였다는 것을 이번 사건으로 알게 됐다"며 "같은 빌라에 거주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은 마음에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세사기 피해는 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가 주로 거주하는 서울 서남권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HUG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강서구가 9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금천구 32건, 관악구 27건, 은평구 27건, 구로구 2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일대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대 사회초년생 C씨는 이번 피해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꿈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C씨는 세들어 살던 원룸 집주인에게 퇴실 통보를 했지만 집주인은 "돈이 없어 새 세입자를 구해야 보증금을 내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C씨는 HUG에 전세사기 피해를 접수하려 했지만 '자체 법률상담을 받은 이들만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는 또 한 번 좌절했다. 그는 "이미 연차휴가를 수차례 써서 시청 법률상담을 받고 왔는데, 지자체 법률 지원과는 연계가 안되더라"며 "마땅한 신고기관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세에 매매까지 냉각" 전세사기 피해 지역 중개업소는 들어서는 곳마다 썰렁했다. '전세사기 지역'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전세 거래가 뚝 끊기면서 매매물량까지 줄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화곡동에서 15년 가까이 영업한 태양공인중개사무소 민복기 대표는 "(전세사기가 터진 이후에는) 전세 거래가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전세에 발이 묶이다 보니 나올 사람도 없고, 이사 갈 물량도 없는 데다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사람조차 없어 전세에 매매 시장까지 함께 침체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 대표는 "세입자 전세 만기일이 가까워지면서 '보증금을 못 돌려줘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그야말로 '멘붕' 상태인 집주인들의 문의가 들어온다"며 "정부 정책으로 갭투자를 부추겨놓고는, 이제는 공시가격 하락과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강화되면서 엉켜버린 실타래가 곧바로 풀리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4-23 18:19:25[파이낸셜뉴스] “이 집 날아가면 이제 남은 자금은 거의 없다고 봐야 돼요”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나선 30대 장모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버지가 물려준 자금으로 계약한 전셋집에 보증보험 가입 사기가 의심돼 센터에서 법률 상담을 받고 나오던 참이었다. 장씨는 "생애 첫 전세 계약이라 부동산만 믿고 한 거였는데 어안이 벙벙하다"며 "집 주인에게 연락하니 '문제를 몰랐다', '어머님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서 어렵다' 등의 말로만 회피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하고서야 집주인 '1000채 빌라왕'인걸 알아" 최근 전국 각곳에서 상습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세사기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는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23일 HUG에 따르면 이른바 '빌라왕' 사건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막심했던 강서구 화곡동에는 지난해 9월부터 전세피해지원센터가 운영 중이다. 개소 이후 이달 12일까지 4160명이 센터를 이용했고, 법률상담·피해접수·긴급주거 지원상담 등 8524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지난 21일 피해를 증명할 각종 서류를 한아름 안고 센터를 방문한 A씨(50) 역시 보증보험 사기 피해자다. A씨는 지난 2020년 9월 '신축빌라에 당장에 보증보험 드는 게 어려우니 1년 뒤 가입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뒤 '집 주인이 바뀌었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새 집주인 B씨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임차인들의 연락을 피한 채 잠적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집주인 B씨가 임대사업자 등록 뒤 단 3달 만에 빌라 1000개를 사들였다는 것을 이번 사건으로 알게 됐다"며 "(센터에) 왔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알지만 왔다는 증거라도 남기기 위해서 왔다. 같은 빌라에 거주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은 마음에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세사기 피해는 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가 주로 거주하는 서울 서남권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HUG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강서구가 9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금천구 32건, 관악구 27건, 은평구 27건, 구로구 2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일대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대 사회초년생 C씨는 이번 피해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꿈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C씨는 세들어 살던 원름 집주인에게 퇴실 통보를 했지만 집주인은 "돈이 없어 새 세입자를 구해야 보증금을 내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C씨는 "부랴부랴 등기부 등본을 떼 보니 이미 엉망이었다"며 "임대인이 소위 말하는 '사짜' 전문직이라 그것만 믿고 계약했는데, 뉴스에서만 보던 전세사기가 제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C씨는 HUG에 전세사기 피해를 접수하려 했지만 '자체 법률 상담을 받은 이들만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는 또 한 번 좌절했다. 그는 "이미 연차 휴가를 수 차례 써서 시청 법률 상담을 받고 왔는데, 지자체 법률 지원과는 연계가 안되더라"며 "마땅찮은 신고 기관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세에 매매까지 냉각" 전세사기 피해 지역 중개업소는 들어서는 곳마다 썰렁했다. '전세사기 지역'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전세 거래가 뚝 끊기면서 매매 물량까지 줄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화곡동에서 15년 가까이 영업한 태양공인중개사무소의 민복기 대표는 "(전세사기가 터진 이후에는) 전세 거래가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전세에 발이 묶이다보니 나올 사람도 없고, 이사 갈 물량도 없는 데다,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사람조차 없어 전세에 매매 시장까지 함께 침체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 대표는 "세입자 전세 만기일이 가까워지면서 '보증금을 못 돌려줘 어떻게 해야 하냐'며 그야말로 '멘붕' 상태인 집주인들의 문의가 들어온다"며 "정부 정책으로 갭투자를 부추겨놓고는, 이제는 공시가격 하락과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강화되면서 엉켜버린 실타래가 곧바로 풀리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4-23 12:16:31[파이낸셜뉴스] 일명 '인천 건축왕'이 벌인 전세사기로 2명의 피해자가 목숨을 끊은 가운데 17일 또 한 명의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2분경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발견된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발견될 당시 그의 집에는 유서가 함께 놓여 있었다. A씨는 지인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지인은 퇴근 후 그의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A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인천 건축왕'으로 불리는 B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였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인지한 후 경찰에 신고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씨는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공범과 함께 지난해 1~7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B씨의 전세사기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들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B씨로 인해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보증금 7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30대 남성이 '정부 대책이 실망스럽다'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연립주택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품이 나왔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연립주택은 임의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간 상태로, 보증금 9000만원 중 당장 최우선변제금 3400만원 외 나머지는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4-17 13:52:58[파이낸셜뉴스] 일명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숨진 20대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망하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수도 요금 6만원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았다. A씨는 125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오피스텔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다. B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인천시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A(26)씨의 발인식이 전날 인천시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A씨는 올해 초에 대책위 활동을 했지만, 생업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못했다.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2019년 68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했다가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8000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갔다.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A씨가 돌려받는 최우선변제금은 3400만원뿐이었고, 나머지 5600만원은 고스란히 날릴 상황이었다.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도 보증금 7000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사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4-17 10:50:38[파이낸셜뉴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또다시 숨진 채 발견됐다. 건축왕의 피해자가 사망한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 14일 저녁 8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연립주택에서 2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A씨와 해당 연립주택에서 함께 사는 친구는 외출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주택 내 방 안에서 숨진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평소 친구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괴롭다고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A씨의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A씨는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A씨가 살던 연립주택은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간 상태로 그는 최근까지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그는 2019년 준공된 해당 주택에 같은 해 8월 입주할 당시에는 전세금 6800만원에 계약했으나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에 따르면 A씨는 주택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우선변제금 3400만원 외 나머지 5600만원은 받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A씨는 재계약 때 전세금을 대폭 올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해 많이 힘들어했다"며 "2021년에 해당 전세금으로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재계약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금 9000만원이 하루 아침에 3400만원 돼 버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전세 사기 피해가 원인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보증금 7000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휴대전화에 메모 형태로 남긴 유서에서 "(전세 사기 관련)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라며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건축업자 B씨와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등 공범은 지난해 1월부터 7월 사이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들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B씨의 실 보유 주택을 총 359차례에 걸쳐 세입자들에게 직접 임대하기도 했다. B씨는 지난 5일 열린 첫 공판에서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지만, 법리상으로는 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기 등의 혐의는 검찰 측의 법조 적용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4-17 06:59:38[파이낸셜뉴스] 올해 치안 이슈로 이태원 참사, 신당역 스토킹 살인, 가평계곡 살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 내년도 치안 관련 이슈로는 전세사기 범죄 기승이 예측됐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28일 발간한 '치안전망 2023'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10대 치안 이슈는 보고서는 올해 10대 치안 이슈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고모의 5살 조카 학대치사 △가평계곡 살인사건 △광주 클럽 귀가 중 마약 사망 사건 △인하대 성폭행 추락 사망사건 △원주 촉법소년 편의점 종업원 폭행 사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돈 스파이크 필로폰 투약 사건 △5개월 영아 모텔 상습 방치 사망 사건 △이태원 핼러윈 행사 압사 참사 사건이 제시됐다.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경우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좁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다. 사고로 총 158명이 사망해 사회 전반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더구나 피해자 대부분이 10~20대의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안겼다. 관련해 현재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며 국회에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운영 중이다. '스토킹 처벌법' 시행 1년이 될 무렵인 지난 9월에 발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피의자 전주환이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여성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전주환은 A씨를 스토킹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9년을 구형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졌다. '가평계곡 살인사건'은 지난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북면 도대리 조무락계곡의 용소폭포에서 이은해와 조현수가 같이 놀러온 이은해의 남편 윤모씨를 물놀이 도중 죽게 만든 사건이다. 당시에는 내사종결됐지만 검찰과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피의자들은 지난 4월께 검거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0월 27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조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빌라왕' 유사 사건 늘어날 듯 내년에 '빌라왕'과 '건축왕' 등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로 대표되는 전세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릴 거라는 예측이 나왔다. 보고서는 "최근에는 금리인상, 부동산가격 하락 등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틈타 전세사기가 더욱 횡행하고 있다"며 "브로커 등 조직적 사기에 대한 사회적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 2020년 6월부터 10월까지 총 97건,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총 187건,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163건을 적발했다. 보고서는 "2023년에도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을 틈탄 조직적 전세 사기, 지능화·조직화되는 보험사기, 비대면·온라인 중심의 피싱 사기 등 악성 사기가 증가하면서 민생 생활 안전을 침해할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5대 범죄를 비롯한 전체적인 범죄 건수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범죄 발생건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체범죄 발생건수는 109만1427건으로 전년 동월(103만8691건) 대비 약 5%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정책 해제에 따라 시민들의 외부활동과 함께 전체 범죄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마약류 범죄, 사이버범죄, 성폭력, 아동학대 범죄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또 내년도 치안화두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등을 계기로 대형재난에 대한 경찰의 위기관리 체계 재정비, 디지털 성범죄와 다크웹(Dark Web)을 통해 유통되는 마약류 범죄 대응 강화 필요성이 제시됐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2-12-28 14:2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