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세균전을 수행했으며, 이는 '마루타'로 유명한 옛 일본 관동군 731부대의 성과를 기반으로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21일 모바일 메신저 위챗 공식 계정에 한국전쟁 당시 중국공산당의 정보수집 조직인 '은폐전선'의 성과를 선전한 '북위 38도선에서의 숨겨진 대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국가안전부는 "1951년 적(미군)은 조선 전장과 우리 동북 경내(국경 안)에서 세균전을 진행했다"면서 "적이 악명 높은 일본 731부대를 인수·관할해 그 기술로 세균전 무기를 개발했다는 내부 사정도 파악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은폐전선은 적의 세균전 실시 음모를 제때 파악해 신화통신을 통해 국제 사회에 적의 잔혹한 행위를 폭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폐전선은 세균전의 실제 증거와 일본 731부대의 연관성을 파악해 미군이 (세균전이라는) 전략 무기의 사용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국전쟁 중에 미군이 북한 북부와 중국 동북부 일부 지역에서 비밀리에 세균전을 벌였다는 주장을 한국전쟁 기념관 등에 게시하면서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해왔다. 미국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옛 소련도 기밀 해제된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953년 비밀문건들에서 미군 세균전 주장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 총참모장을 지낸 황커청은 1986년 사망 전 "미 제국주의자들은 조선에서 세균전을 벌이지 않았다. 이제 양국(미·중) 관계가 나쁘지 않으니, 그 문제에 관해 계속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국가안전부는 "은폐전선이 한국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 미군 병력과 전황, 국제적 반향 등에 주목했다"면서 "1950년 미군이 인천에 상륙하기 전에 은폐전선은 미군의 상륙 의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당 중앙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사전에 우방(북한)에 알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은폐전선이 사전에 지원군(중국군)에 적군(미군)의 편제와 장비 배치 등 상황을 제공했고, 적군 지휘관의 전투 습관을 파악했다"면서 "은폐전선의 지원 속에 지원군은 연전연승했으며 적군을 38선으로 물리쳤다"라고 자평했다. 자국의 지하비밀 정보활동의 성과가 한국전쟁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2-21 17:34:03[파이낸셜뉴스] 오늘(5일) 파트 2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가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가 일본 내 누리꾼에게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알렸다. '경성크리처'는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731부대'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주요 서사로 그려진다. 그는 "드라마 파트1이 공개된 이후 일본 넷플릭스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일본 누리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특히 SNS 상에서는 "731부대를 처음 알았다", "731부대를 알게된 계기", "731부대가 실제였다" 등 '731부대'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는 반응들도 꽤 많았다"고 설명했다. "즉 '경성크리처'로 인해, 일본 교육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731부대와 생체실험 등의 역사적 팩트가 일본 누리꾼에게 잘 전달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서교수는 비슷한 예로, 재일 한국인의 수난사를 그린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를 언급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릴수 있었다"고 짚었다.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에 탄압받던 조선인들의 모습과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대지진 학살 등의 역사적 사실을 드라마로 자연스럽게 녹여냈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글로벌 OTT를 통해 일본의 가해역사가 전 세계에 올바로 알려지는데 큰 일조를 한 건 역시 'K콘텐츠'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며 반색했다. 그러면서 "모쪼록 올 한해도 K드라마와 K무비 등 다양한 K콘텐츠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동북아 역사가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길 바랄뿐"이라고 바랐다. 한편 '경성크리처'는 앞서 공개한 파트1이 넷플릭스 톱10(비영어) 3위, 전 세계 69개국 톱10에 오르는 등 관심을 받았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일 웹툰 ‘경성크리처 외전 : 지지않는 꽃’ 론칭을 예고했다. 외전 웹툰은 드라마의 배경인 경성 옹성병원이 아닌, 또다른 크리처 실험이 진행된 만월도에서 괴물이 되지 않고 이성을 가진 강력한 존재로 변이한 주인공 금란이 조력자 병길과 함께 음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05 17:03:25【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의 대표 여름축제인 '태화강대숲납량축제'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731부대'를 본뜬 프로그램이 구성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최 측은 즉시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공개 사과문을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27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문제는 오는 8월 11일~14일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인 제16회 태화강대숲납량축제프로그램에 2차대전 당시 생체실험부대인 '731 부대'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본 관동군에 소속됐던 731부대는 만주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러시아인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해부실험과 냉동실험 등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울산연극협회 게시판 등을 통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나라가 미쳐 돌아가네요. 이게 축제에 쓰일 소재인가요?"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이건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치 가스체임버를 공포체험 엔터테인먼트 사업장으로 만든 것과 같은 급이다"라고 지적했다. 울산연극협회 게시판에 '731부대가 웃고 즐길 만큼의 가벼운 과거였나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한 이모씨는 "731부대 관련자들이 다 죽었을것 같나요? 이름도 없이 잔혹한 실험 도구로 쓰인 조상님들을 욕되게 하지 마세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731부대를 어떻게 축제의 소재로 쓸 생각을 하나? 소개글 보니 어떤 부대인지 알면서도 이런 것이라면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으며 말로만 듣던 토착왜구이냐"라고 반문했다. 논란이 커지자 울산연극협회는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예스24 등의 티켓 예매도 중지한 상태다. 협회는 사과문에서 “731 부대와 관련해 코스로 지정한 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과한다”라며 “아직 축제가 시행되기 전이라 지적한 트레킹 코스를 수정해 변경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07-27 13:06:41[파이낸셜뉴스] 잔인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일본 관동군 731부대의 조직 구성과 대원 명단 등을 담은 공식 문서가 발간됐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1940년 조직 개편 당시 관동군에 의해 작성된 이 문서는 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 마쓰노 세이야 연구원이 발견했다. 문서에는 부대 구성과 함께 소속된 대원의 이름, 계급 등의 정보가 기록돼 있다. 장교 명단에는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비롯해 총 97명의 이름이 계급과 함께 기재됐으며 군의관 이외에 대학 의대에서 파견된 의학자들도 '기사'(技師)라는 직함으로 열거돼있다. 문서에는 731부대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세균전 부대’로 통했던 100부대 직원 명단도 포함됐다. 마쓰노 연구원은 "부대의 구성과 함께 부대원의 이름, 계급 등이 명시된 구 일본군 작성 자료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누가 어떤 식으로 부대에 관여했고 전후 어떻게 살았는지 밝힐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무기개발을 위해 중국 하얼빈 남쪽 교외에 구성됐던 일본의 기밀 부대다. 이 부대에 끌려온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 등 전쟁 포로들은 일본어로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라고 불렸다. 부대 소속 의사와 과학자들은 이들을 페스트균, 탄저균 등 여러 세균에 감염시켜 관찰하거나, 산채로 해부하는 등 잔혹한 실험을 행했다. 하얼빈시가 확보한 명단에 따르면, 이 부대의 실험실에서 죽어간 사망자는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일본이 패전하기 직전 731부대와 관련된 자료를 소각 명령 등을 통해 대거 인멸해 구체적인 전말과 책임자를 가려줄 증거가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은 단편적이고 간접적인 자료와 증언 등으로만 실태 규명이 시도돼왔다. 공식 명단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731부대에서 악행을 자행한 의사 등이 과거를 숨기고 일본의 병원이나 제약회사로 돌아가 의사 생활을 이어갔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제기돼 왔다. 교도통신은 "이번 문서는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발굴됐지만 정부 보유 자료가 어딘가 파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일본 정부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것으로 알려진 자료를 비롯해 책임감을 갖고 자료를 수집해 실태를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7-18 10:20:45하얼빈은 우리 역사와 관계가 깊다.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한반도를 집어삼키던 당시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곳이 하얼빈 역이다. 또 하얼빈 시내에서 20여㎞ 떨어진 교외에 일본의 악명 높았던 731부대가 있었다. 최근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하얼빈 시를 찾았다. 짬을 내 두 곳을 다 둘러보았고 731부대에서 문득 아우슈비츠 집단수용소를 떠올려 봤다. 두 곳 모두 일본과 독일 군국주의의 악행을 기록한 '기억의 장소'지만 매우 달랐다. 2004년 2월 초 폴란드 크라코시에서 1시간 달려 아우슈비츠 집단수용소를 방문했다. 영하 15도가 넘는 데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훨씬 더 마음이 오그라들었다. 곳곳에 새겨진 안내판과 그곳에서 사망한 유대인들의 유품(안경·옷·신발 등)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았고 인간의 잔악함에 치를 떨었다. 그러나 유독 한 군데에서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이곳을 방문한 많은 독일인이 방명록에 써놓은 참회의 글이 내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런 역사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인종주의를 배격하며 인권을 존중하겠습니다.' 등 많은 독일 사람이 역사를 되새기며 사죄와 반성의 글을 남겼다. 안내인은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에서 방문객들이 오고 특히 독일 중·고생들이 단체로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귀띔해 줬다. 반면에 인간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자행해 최소한 3000여명이 숨진 731부대에선 중국 학생들만 눈에 띄었다. 이곳을 안내한 조선족 여행 가이드는 중국 각지에서 초·중·고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애국 교육을 받는다고 알려 줬다. 그러나 이곳 어디에서도 일본인 관광객이나 일본인들이 남긴 방명록의 글을 찾을 수 없었다. 군 성노예나 731부대를 역사책에서 배우지 않는 일본인들이 이곳을 찾을 리가 없다. 731부대를 아는 일본인들은 극소수일 터이고 이들 가운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눈 씻고 보려 해도 볼 수 없을 듯하다.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우리에게 일본의 역사왜곡에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은 우리가 역사문제와 안보를 분리해 일본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 국내에서도 이런 정책 지지자들이 꽤 있다. 중국의 부상 견제를 국익이라고 보는 미국의 현실주의 정치인들에겐 지극히 당연한 정책이다. 반면에 일본의 역사왜곡을 좌시할 경우 이는 중국의 공세적 정책을 정당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 우리의 국민정서를 고려해 두 문제의 분리가 적합한 정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상당히 많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서 두 정책 가운데 무슨 정책을 취할지는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우리의 안보에 매우 필요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 강화와 좋은 관계 유지도 북한 핵문제를 감안할 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한·미동맹과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모두 다 필요하고 이를 잘 유지하는 게 우리의 국익이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이런 두 국익을 분명하게 저해한다. 이는 단순하게 과거에 집착하는 게 아니다. 인권이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무시하는 일본을 어떻게 가치 동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이 문제는 점점 더 우리에게 정책적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역사를 망각하면 역사가 되풀이될 뿐이다. 역사문제와 안보를 분리해 다룰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2014-07-24 17:03:32[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하며 연쇄 정상회담인 '슈퍼위크'를 맞은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19일 "대한민국의 현재를 바로 잡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약속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외교 홍보에 나섰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바보같이 아무말 대잔치는 안했으면 좋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尹 '슈퍼위크' 띄우기 나선 與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목표로 말씀드린 대한민국의 현재를 바로잡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약속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간 공조체제를 더욱 공고히하고, 식량과 에너지 등과 관련된 지속가능한 인류발전을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도 다시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호주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영국·미일 등 정상회담을 가지며 외교 슈퍼위크를 맞는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회의 참석은 대한민국이 세계 주요 강국의 반열에 올라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는 선진국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최우선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길 바란다. 국민의힘도 G7 정상회의를 면밀히 지켜보며 뒷받침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최근 전경련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군사력과 경제력, 영향력 등에서 이미 G7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정상회의 참석으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걸맞는 역할 을 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어제하는 강도 높은 한미일 삼각안보공조 방안도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셔틀외교 복원으로 이루어진 기시다 총리의 방한에 이어, G7 의장국의 정식 초청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기에 단순한 한일 관계 정상화를 넘어 외교무대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자리"라며 "G7 정상회의는 지구촌의 다양한 공동 관심사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국익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능력과 자격이 있음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중점 주제인 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신흥개발도상국에 대한 관여 정책에 대한 자유토론을 통해 대한민국이 G7을 넘어 G8의 일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음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번 G7 정상회의는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열을 올렸다. ■ 野 "아무말 대잔치 안돼" 우려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법의 지배와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 취지로 연설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윤 대통령에게 OEM,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 연설을 주문한 것인데, 이것은 진짜 오보이길 바란다. 이런 창피가 어디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형님 동생 조폭 세계도 이러지는 않는다"며 "이런 연설을 하는지 안하는지 지켜보겠다. 일본의 일제 침략이 한국에 대한 법의 지배, 즉 합법이었음을 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키려 하지는 않는지, 그것이 일본의 속셈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는 일본 대신 중국에 대해 도발하라는 주문은 아닌지 일본의 속셈을 지켜볼 일"이라며 "윤 대통령께서는 바보같이 아무 말 대잔치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도 "G7 정상회의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각국 요인과 취재 기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라고 후쿠시마현 지사가 밝혔다"며 정말 어이없고 무례한 외교 결례다.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도 않고,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타국 인사들과 기자들에게 억지로 먹이려는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일본 731부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행했던 잔혹한 생체실험이 떠오른다"며 "설마 일본 정부가 마셔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후쿠시마산 원전 오염수를 식수로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아영 기자
2023-05-19 16:49:27【오사카(일본)=백수정 기자】 '언론인, 교육자, 국회의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국가 실현을 뛰어 왔습니다.' 사단법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의 SNS 자기소개 글이다. 박 이사장을 설명하는 수식어는 많다. 그러나 박 이사장이 늘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탈북자의 대모'라는 수식어가 그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18대 국회의원 시절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항의하며 11일간의 단식투쟁을 진행, 전 세계에 북한인권 문제를 알리기 시작했다.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이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박 이사장이 일본을 찾았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일본 방문의 목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아주 오랜만에 일본에 왔다. 일본은 사실 무척 자주 다녔다. 북한인권 문제, 독도 문제, 사할린 문제, 강제동원 문제 등으로 수없이 일본에 왔었지만 대부분 당일치기였고, 길어야 2박 3일 몰아서 볼일을 보는 형식이어서 개인적인 여행을 하기는 어려웠다. 사실은 관심사가 다양해서 일본이 어떻게 그렇게 노벨과학상을 받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고, 문화유산을 잘 지켜나가는 방식도 궁금했다. 그래서 빗장이 풀리자마자 나고야와 시라카와고를 보러 왔다. ―한국과 비교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정책이나 지방서 체험하는 일본 지차체 정책의 핵심은 ▲한국은 아직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데, 일본은 많아서 깜짝 놀랐다. 지금은 비수기여서 시라카와고나 다카야마 같은 곳은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은데도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체관광을 많이들 오더라. 그 비결은 일본의 과거를 보존하고 지켜나가려는 노력,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내면을 가꾸려는 노력이 이방인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아닐까 싶다. ―작년 일본서 열린 재일교포 북송 문제 집회 신변위협 이야기로 불참 배경 전말은 ▲(웃음) 북한인권 문제라는 관점에서 재일교포들의 북송 문제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2020년에는 같은 주제로 일본의회에서 세미나도 했다. 그때도 니가타에 가 보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문제로 못 갔다. 니가타는 재일교포들을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가 합동으로 북한에 보낸 국제적 사기 사건이자 불법행위가 벌어진 곳이다.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속여서 재일교포들을 보냈고, 속은 것을 안 사람들이 돌아오려고 했을 때 일본은 일본인과 일본인 배우자들에게만 귀국을 허용했다. 그것은 차별적인 대우였다. 명백한 차별. 그 후 탈북해서 온 재일교포와 그 후손들이 당시의 일들을 증언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모른다. 한국 국민도 일본국민도. 그래서 그 현장인 니가타에 가서 북송 관련된 일을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분들도 만나보려고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리더라. 일본 극우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내가 독도 문제에 천착해 온 데다가 아베 전 수상에 대한 테러도 발생하면서 불상사가 날 수도 있다고 말려서 못 왔다. ―국회의원시절 본적을 독도로 옮겨서 최근 물망초 활동에 받은 불이익이 있었는지 ▲그런 건 없다. 독도는 영토문제고, 물망초는 북한인권 문제니까. 일본인 납치 등 북한인권 문제엔 서로 협력하지만 영토문제야 양보할 수 없는 아주 첨예한 문제다. ―올해 2월 22일 일본 다케시마의 날에 일본측서 물망초에 비공식 접촉이 있었나 ▲그런 것은 없다. ―올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전 윤석열 대통령 방일 관련 의견은 ▲일본은 애증이 교차하는 나라지만 냉정해야 하지 않겠나.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미래를 위한 관계설정도 절실한 만큼 언제 어디서든 만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제대로 인식하고 만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본 역대 총리들의 일본인 납치 관련 ‘파란 배지’ 부착에 대한 생각은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어느 정당 소속이든 일본의 총리들은 전부 업무개시일부터 끝날 때까지 모두가 파란 배지를 달고 다닌다. 그것도 납북자가족회에 돈을 내고 직접 사서 달고 다닌다.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을 정부가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선서 같은 상징이다, 파란 배지는. 그 배지를 단 일본 총리들은 어디를 가든, 심지어 연미복을 입을 때에도 빠트리지 않고 단다. 정상회담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게 정상이다. 국가의 존재이유는 첫 번째가 국토방위, 두 번째가 자국민보호다. 그런 점에서 자국민이 다른 나라에 납치가 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 당연히 송환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하는 일본이 솔직히 부럽다. 일본 총리의 옷깃에 붙어 있는 파란 배지는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를 보여주는 상징이니까. ―사단법인 물망초는 비전으로 탈북자 및 역사의 조난자들을 위해 일하는 민간단체라고 소개되던데 현재 물망초의 주요방향과 핵심역량은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마세요, FORGET ME NOT’이라는 의미다. 잘못 없이 나라가 제 구실을 못 해서 포로가 되었거나, 끌려갔거나, 죽임을 당했거나, 상해를 입었다면 언제라도 국가는 그들을 보듬고, 데려오고,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그렇다. 예전엔 못 살아서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은 잘 살면서도, 충분히 능력이 있으면서도 그런 분들을 외면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예컨대 6.25 때 포로가 되어 70년 이상을 북한의 탄광지역에 억류되어 강제노역을 하고 계신 분들, 사할린 한인들, 731부대 희생자들 등등 자기 잘못 없이 신산했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역사의 수레바퀴 위에 올라타지 못하고 곤경에 빠지신 분들을 나는 ‘역사의 조난자’들이라고 부른다. 물망초는 그런 분들을 우리가 직접 구출하거나 도와드리지는 못 하더라도 잊지는 말자는 뜻에서 물망초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시겠지만 물망초는 아주 작은, 보잘것없는 풀꽃이다. 개인은 국가 앞에서 한없이 작고 힘도 없는, 그러나 꽃처럼 귀한 대우를 국가로부터 받아야 하는 국가의 주인이다. ―물망초의 꾸준한 ‘북한 강제실종범죄 책임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이유는 ▲바위를 깨는 것은 도끼도 망치도 아니다. 물방울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서 구멍을 내고 그 물이 얼면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던 바위에 금이 가고 서서히 깨진다. 물망초는 작고 약한 꽃이지만, 그 꽃의 향기가 퍼져나갈 때 단단한 빗장도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공동선언문은 총도 아니고 칼도 아니다. 미사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선언문을 기회가 될 때마다 발표를 하면 몰랐던 사람들도 차츰 알게 되고, 알게 된 사람들은 말을 하고 행동도 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 보이면 행동하게 되어 있고. 그게 바로 바위를 깨는 작은 물방울이 되는 것이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메아리가 치리라 믿으면서. ―북한 인권 피해자 활동 관련, 일본의 북송 관련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북송 당한 사람들, 특히 기관이나 국가가 주도해서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사건들에 대한 활동을 꾸준히 하는 이유는 ▲인권을 침해한 범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가 반인도적 범죄라고 부르는 집단학살, 포로억류, 납치, 인종차별, 강제노역 같은 범죄가 그에 속한다. 그들을 용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그 다음 단계다. 용서는 뉘우치는 자에게 하는 것이고, 살아남은 자들은 똑같은 범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NEVER AGAIN’의 마음과 다짐이 없으면 동일한 범죄는 무한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물망초는 느리지만 꾸준히, 뚜벅뚜벅 이 길을 간다. 우보천리, 느린 소가 천리를 가는 법이다. ―지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서 당선이 되었다면 꼭 추진하려 했던 정책은 있다면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하고 싶다. 21세기를 살면서 시대착오적인 교육을 한다면 되겠는가? 시대착오적인 사상교육도 문제고, 전근대적인 교육방법도 문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서구국가는 물론 일본, 인도 등 아시아국가들까지 21세기를 맞으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교육개혁이었다. 우리는 꿈도 못 꾸는 개혁을 그들은 해냈다. 오바마는 시대 부적응 교사들을 내보냈고, 비전제시를 못 하는 학교를 없애버렸다. 지금 다른 나라들은 4차 산업시대에 맞는 교육을 하고 있다. 국어 수학 역사 과학 과목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융복합교육을 하고 있다. 단순히 코딩교육만이 아니다. 스팀(STEAM)(Science, Technologe, Engineering, Art, Mathematics)교육을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먹거리는 마련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교과편제와 학제편제가 아직도 전근대적이다. 새 정권 들어서서 이제야 IT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대학위주다. 초중고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과거 북한인권 운동가로서 한원채 인권상 수상, 물망초가 故 박구호 장학금재정 계기는 ▲한원채 인권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받아서 영광이다. 박구호 장학금은 사실은 우리 아버님 성함으로 나와 남편이 기금을 마련해 만든 장학금이다. 국가유공자의 자녀들이 군 복무를 끝낼 때 대학에 등록금 걱정 없이 복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장학금이다. 9살에 아버님을 잃은 나도 참 어렵게 공부했다. 35살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님은 너무 가난해서 야간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셨고, 6·25가 터지자 군대에 이병으로 입대해서 부사관과 장교가 되셨지만, 공무 수행 중에 들어가셨다. 제대군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좋겠다. 그래서 군대가 가서 썩는 곳이 아니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곳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탈북민 대학생 등과 6·25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데 ▲올해가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다. 내 꿈은 정전 70주년을 기념해서 참전국 15개 나라의 대학생 70명, 북한출생의 탈북 대학생 70명, 대한민국 출생 대학생 70명 등 210명과 함께 DMZ를 걷는 것이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나라의 대학생들에게는 감사함과 함께 우리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보여주고 싶고, 탈북 대학생들에게는 그들이 북한에서 잘못 배운 우리의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 또한 우리의 대학생들에게도 학교에서 배운 잘못된 역사 말고, 직접 걷고 보고 들으며 깨우친 조국의 현실을 스스로 체화하고 큰 비전을 세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러나 이런 일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생각으로 꿈을 꾸고 있다. 한두 푼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십시일반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웃음) sjbaek@fnnews.com
2023-01-31 13:53:34[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차량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 스티커를 부착했다가 공안에 체포됐다. 또 욱일승천기 스티커를 제작해준 업자 또한 구류와 벌금형을 받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와 텅쉰왕 등 현지 매체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판진시 공안국은 최근 이 일대 도로에서 일장기와 욱일기 스티커를 차량 외부에 부착한 채 도로를 질주한 혐의로 차주 장 모 씨를 붙잡아 구류 15일, 벌금 1000위안(약 18만2천원)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또한 이 스티커를 맞춤형 제작해준 업체 대표에 대해 구류 5일을 부과했다. 지난 1일 저녁 랴오닝성 판진시 공안당국은 자신의 승용차 뒤편에 욱일승천기와 함께 일본인이 중국인을 낮춰 부르는 호칭인 '지나'라는 단어 스티커를 부착한 혐의로 장씨를 체포했다. 그의 차량을 본 주민들은 '중국을 모욕했다'며 사진을 찍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리는 동시에 공안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공안당국은 장 씨에 대해 욱일기의 의미를 평소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심문했으나, 장 씨가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텅쉰왕과의 인터뷰에서 "당신(장씨)을 체포하지 않으면, 14억 모든 중국인에게 면목이 없다"면서 강하게 장씨의 행위를 비판했다. 웨이보를 중심으로 이러한 스티커를 맞춤 제작해준 업체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판징시 공안당국은 6일 장씨에게 욱일승천기와 '지나' 스티커를 제작해준 업체 대표를 체포해 5일 구류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장쑤성 난퉁시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의 차량에 일제 시기 생체실험 등을 했던 731부대를 지지하는 스티커를 부착했다가 구류 15일 처분을 받기도 하는 등 일본 제국주의 관련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이 발견되어 논란이 일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2021-10-08 15:32:46[파이낸셜뉴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정부를 상대로 백신 확보 문제를 지적한 국민의힘을 향해 "코로나 마루타를 하자는 것이냐"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주장, 백신 추정 주사를 놓아 코로나 마루타 하자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은 완벽하게 검증받지 못한 백신 추정 주사를 국민에게 주입하자고 하고 있다"며 "의료목적이라 주장했던 일본 731부대의 망령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부활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백신 추정 주사'라고 표현했다. 미국·영국 등에서 이미 접종을 시작한 백신이다. 백신을 맞는 사람들은 일본 731부대 실험 대상자인 '마루타'로 비유했다. 731부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포로 및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던 부대로 '마루타'는 당시 희생된 생체 실험 대상자를 부르는 말이다. 장 의원은 "확진자가 하루 수십만 명씩 나와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나라의 어쩔 수 없는 판단이랑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우리나라는 상황부터 다르다"며 "온 국민이 노력해 이룩한 K-방역의 성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는커녕 무작정 백신부터 놓자는 주장은 무모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1-09 11:12:20【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 발생. 치명적 바이러스 ‘우한 400’.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 바이러스 연구소. 1981년 발간된 딘 쿤츠의 소설 ‘어둠의 눈’의 키워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을 벗어나 세계로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이 소설이 일부 해외외신에서 주목받은 데 이어 한국에서도 뒤늦게 소설의 예언적 사실이 조명을 받고 있다. 현재 상황과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이미 인터넷상에선 ‘예견서’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 같은 현상을 보도하고 네티즌들은 다시 이를 재인용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40년 전의 소설이 코로나19 사태의 예견서가 될 만큼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 것일까. ■치사율 100%의 생화학무기 '우한-400' 우선 이 소설의 내용부터 보자. 어둠의 눈은 리첸이라는 이름의 중국 과학자가 자국의 새로운 생화학무기에 관한 정보가 담긴 디스크를 가지고 미국에 입국한다. 이 무기는 우한 외곽에 있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우한-400’으로 불린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퍼트리게 되고 미국에서 의문의 사망사건이 잇따라 일어난다. 치사율은 100%다. 인간에게만 영향을 미치고 1분 이상 인간의 몸 밖에 생존할 수 없다. 일단 전파된 후 살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면 자연 소멸되므로 최상의 무기라고 불린다. 소설의 주인공 크리스티나 에반스도 아들 대니를 잃는다. 대니는 캠핑 중 우연히 우한-400에 노출된 군사시설에 감금된 이후 사망하게 된다. 에반스는 1년 동안 고통 속에서 보내다가 대니가 보낸 메시지를 토대로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소설의 핵심은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바이러스의 발원지역은 현재까지 일치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장소는 아직 정확히 확인된 것이 없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 화난수산시장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중국 정부는 연구소 유출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VS"터무니 없는 소리"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처음 거론한 것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다. 이 매체는 지난달 25일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체를 연구하는 시설을 지난 2017년 우한에 세웠을 때 ‘바이러스가 연구소 밖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이 세운 국립생물안전성연구소는 병원체 위험도 최고수준인 4급 생물안전성표준을 충족토록 설계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54곳에 실험실이 있지만 중국에선 유일한 ‘수퍼 실험실’이다. 4급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2003년 발생해 전세계에서 77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3급 병원체에 불과하다. 미국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은 이 같은 의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청문회에서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화학적 프로그램에서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은 즉각 반박했다. “미친 소리”라는 원색적 비난도 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홍콩과 러시아 일부에선 미국을 원흉으로 지목했다. 미국이 중국이나 아시아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생화학무기가 코로나19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국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황옌링이 코로나19에 최초로 감염돼 사망했으며 이를 화장하던 장례업체 직원을 거쳐 확산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된 논문에는 우한 진인탄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 환자 41명을 연구한 결과 첫 번째 환자가 시장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글이 실렸다. 첫 번째 감염자와 이후 환자들 간의 역학적 연관성도 없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대니엘 루시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화난수산시장에서 유출되기 전에 다른 곳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중국 군사의학원 생물공정원이 4급 실험실을 관리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도 돌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스 바이러스도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도 들리는 '우한 질병통제센터 유출' 주장 중국 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들렸다. 중국 화난이공대 소속 샤오보타오 교수 등은 최근 정보공유 사이트인 ‘리서치게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우한시 질병통제센터(WHCDC)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화난수산시장에서 약 280m 떨어져 있는 WHCDC에서 연구를 위해 박쥐 605마리를 포함해 여러 동물을 데려와 실험실에 보관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돼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30여km 떨어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보다 가깝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 15일 “실험실, 특히 바이러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생물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이러한 의혹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중국 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은 화난농업대, 베이징 뇌과학센터와 함께 12개국의 코로나19 유전자 샘플 93개를 분석해 결과 화난수산시장이 유일한 발원지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광둥성 등 다른 지역에서 화난수산시장으로 유입돼 대규모로 전파됐을 가능성이다. 반면 중국은 이런 모든 추측에 대해 “유언비어”라고 일축하고 있다. 발원지는 우한의 화난수산물시장이며 박쥐에서 천산갑 등 매개체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과학자들도 “음모론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중국 편에 섰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 소속 병리학자 찰스 캘리셔 등 27명의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야생동물로부터 유래됐다는 것이 과학계의 압도적 결론”이라는 성명을 냈다. 다만 중국은 최초 감염자와 전염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톰 코튼 의원은 이를 “중국의 거짓말”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존재 여부 외엔 확인× 따라서 종합하면 우한에 바이러스 연구소가 존재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아무것도 확인된 사항이 없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화난시장, 그 외의 지역 등 발원지가 어디인지 확정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매개체도 제대로 모른다. 천산갑과 코로나19의 게놈 서열이 99%일치한다는 논리로 ‘가장 유력한’ 동물로 지목되는데 그친다. 박쥐→천산갑(밍크, 오소리, 대나무쥐, 뱀)→인간 경로다. 더욱이 소설에서 그리고 있는 생물학무기를 만드는 곳도 아니다. 1956년 설립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건강, 질병, 농업 등을 연구한다고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사망률과 바이러스의 외부에서 생존력도 확연히 다르다. 소설은 일단 감염되면 무조건 사망에 이르고 바이러스가 외부에선 1분도 존재하지 못한다고 그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매일 수치가 변한다는 것을 감안해도 사망률은 평균 2.5%(중국 통계의 신뢰성은 고려하지 않음) 수준이다. 사스는 10%,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19%, 에볼라바이러스는 42%다. 3급 병원체보다 사망률이 떨어진다. 다만 코로나19는 연령에 따라 사망률이 다르긴 하다. 어린이는 경미한 증상이지만 70~80대는 사망률이 8~9%까지 올라간다. 그래도 소설과 사망률은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외부 생존율도 소설과 다르다. 미국 CNN방송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금속, 유리, 또는 플라스틱 표면을 포함한 무생물 표면에서 9일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 코로나19의 전염력이 강한 이유도 비말(침방울) 외에 손이나 물체를 통해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기 때문이다. 전파한다는 것 자체가 바이러스의 생존을 의미한다. 백신이 없다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완치를 받고 퇴원하는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각국 의료진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나 전통 탕약 등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중이다. 첫 발생지역도 소설은 미국을 지목하지만 실제는 우한에 집중됐다. 오히려 SCMP는 소설가의 뛰어난 지식이 우연한 공통점을 만들어 냈다고 지목했다. 쿤츠는 미국의 베스트셀러작가이자 스릴러 소설의 대가 평가받는 인물이다. 따라서 약간의 사실적인 정보를 이용해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관련 전문 작가인 영국의 폴 프렌치는 중국과 바이러스를 이용한 전쟁 연관성은 제2차 세계대전 때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일본인들이 중국에서 생화학무기 연구를 한 것은 확실하다”면서 “주로 하얼빈에서 활동한 731부대와 연관되어 있지만 일본인들은 우한에도 생화학무기를 보관했다. 이는 일본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홍콩 출판인은 바이러스 관련 스릴러를 쓰기에 중국 우한은 매우 좋은 배경이라고 했다. 그는 “우한을 중심으로 양쯔강이 동서로 흐르고 고속철도가 남북으로 달린다”면서 “허구든 진짜든 전염병이 퍼지기에 이처럼 좋은 장소가 없다”고 전했다. 실제 우한은 중국 중부의 정치·경제·문화·교통의 요충지다. 양쯔강과 그 지류인 한수이강의 합류점에 위치해 수로 교통도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02-23 15: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