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거울 삼아 내년에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크레디스위스(CS) 사태에서 교훈을 얻은 신속한 위기대응체계(내부정리제도)를 개발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또는 국민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 디지털화를 고려해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해 나가겠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유 사장은 오는 2026년 저축은행특별계정과 2027년 상환기금 종료를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년 전 외환위기 당시 만들어졌던 공적자금에 의존한 예금보험제도 탈피와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청산하기 위한 비전으로 '예금보험 3.0'을 제시했다. 유 사장은 "금융권의 파산 위험에서 금융 계약자들을 보호하려면 시장 원리를 원칙으로 상호부조·유인부합적 기금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예금보험공사가 시장원리에 충실한 금융계약자 보호기구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예금보험제도 본연의 기능 고도화 △금융상품 보호범위 확대 △금융계약자 보호 강화를 언급했다. 그는 "여러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가 매년 반복되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계약자의 관점에서 예금보험 제도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위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당면 과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글로벌 스탠다드 구현 △고품질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디지털 전환을 예시로 들었다. 유 사장은 "금융사가 ESG 활동을 열심히 할 경우 차등보험료율(예금보험 리스크에 기초한 보험료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ESG 활동을 실시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유인부합적 프레임을 만들겠다"면서 "예보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민간 부보 금융사에 모범일 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이어 "SVB 사태를 보면 디지털 금융이 가진 위험 요소도 많은데, 그런 디지털 전환에 따르는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금보험제도가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취지 하에서 올해 예금보험공사가 거둔 성과는 △정리제도 개선 및 디지털 뱅크런 대응 △위기대응 역량 강화 및 상호금융 예보제도 지원 △별도 보호한도 확대 및 착오송금제도 개선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기반 기금운용 및 AI업무 자동화 △글로벌 리더십 제고 및 네트워킹 강화로 꼽힌다. 유 사장은 "SVB사태나 CS사태로 인해 금융회사의 부실을 검증하고 확인할 시간이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외환위기 당시 만들어진 금융회사 정리제도 외의 신무기가 없는 상태이므로 부실금융회사 정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건의를 당국에 전달해 내년도에 제도화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예보는 뱅크런에 대비해 저축은행 시장을 디지털 모니터링 후 부보 금융사의 예금 변동을 감지, 책임자에게 전달하는 저축은행 예수금 모니터링 체계 개선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 사장은 "복합 금융위기 발생 및 비부보업권 부실화, 전쟁 등 비금융 요인에 의한 금융위기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위기대응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산림조합중앙회·신협중앙회 등 5개 중앙회가 예보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규모가 큰 기금을 가진 예보가 지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에 따르면 예보는 현행 보호대상이었던 일반 금융상품과 퇴직연금 부문에 연금저축과 사고보험금, 중소기업퇴직연금 등을 5000만원 한도로 추가해 별도 보호한도 적용 대상을 확장했으며, 착오송금 반환 지원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유 사장은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의 경우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유 사장은 또 ALM 기반 기금운용에 대해 "예금보험공사의 지출로 작용하는 금융사의 파산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예보가 리스크 부서를 동원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부보 금융사의 리스크에 맞는 보험료를 징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 측면에서는 "내년도에 더 큰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도국의 예보 제도가 계속 바뀌고 있는데, 미국의 FDIC 코로나19 이후 트레이닝을 제공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예보가 운영하는 글로벌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전세계에서 유일한 사례"라고 전했다. 예보는 세계은행(WB), ADB(아시아개발은행)과 공동 기술지원 사업 추진협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금융사에 부실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안정계정의 법률화도 화두에 올랐다. 유 사장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전사적으로 뛰고 있다"면서 "남은 국회 회기 중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예금자보호한도 증액 무산에 대해서는 "예금보험 한도의 경우 현재 법률상 시행령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며 "향후 어떻게 운영할지는 정책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으며,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금융제도는 바뀌는 것"이라며 향후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아가 유 사장은 금융계약자 보호제도 개선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 착수 배경에 대해 "현재 비예금자산 증가율이 예금자산 증가율보다 2배 이상 빠르다"며 "예금자 보호가 금융시스템 안정과 국민들의 금융자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특정 예금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MG손해보험 매각 이슈에 대해서는 "3·4분기 영업보고서부터 MG손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숫자의 정확성과 예보의 지원이 있다면 아직 매각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보증보험 상장 철회 이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준비로는 "서울보증은 예보가 지분 93.85%를 보유한 대주주라 매년 배당금을 2000억원씩 받고 있다"며 "IPO든 아니든 매각 방법을 다양하게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12-08 14:55:06[파이낸셜뉴스]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와 같은 세계적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생겼을 때 한국의 '목소리'와 '역할'이 커지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 의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통상 주요 7개국(G7)이 맡았던 의장 자리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맡게 된 데다, 세계적으로 금융안정 리스크 관리가 화두인 만큼 의장국 선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스위 바젤에서 개최된 BIS 총재회의에서 이창용 총재가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Committee on the Global Financial System)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 총재의 임기는 2026년 10월말까지 3년간으로 당장 이번달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BIS 총재회의 산하 최고위급 핵심 협의체다. 지난 9월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 28개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한국은행은 2001년부터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후 2009년 11월부터 정식회원이 됐다. 위원장은 BIS 총재회의에서 선출된다. 2018년부터 올해 10월말까지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 총재가 의장을 맡았고, 앞서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마크 카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의장직을 수행했다. 미 연준과 일본은행 등 G7 국가에서 도맡던 의장직에 이 총재가 선출된 것이다. SVB 사태와 같은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긴급 현안회의를 소집해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중앙은행간 정책공조 방안을 찾는다. '민간부채와 금융안정' 등 조사연구자료를 발간해 리서치와 컨센서스 형성 역할도 하고 있다. 금융안정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에 더해 한국은행 금융안정 분야 연구조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의장국을 맡아 금융안정 조사연구 분야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BIS 최고위급 핵심협의체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의장을 맡게 된 만큼 향후 한국은행 금융안정 정책수단을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은 금융안정국 등 조직 확대나 비은행 감독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 등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15 10:07:36【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시작된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모양새다. 위기설이 계속됐던 LA기반의 지역은행 퍼시픽웨스트뱅크(팩웨스트)가 캘리포니아은행(Banc of California)에 인수되기로 하면서다. 캘리포니아은행이 팩웨스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대 걸림돌은 소액주주들의 반발인데 결국은 소액주주들이 두 은행의 합병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캘리포니아은행에 인수되기로 결정된 팩웨스트 뱅크 주가는 전장 대비 26.92% 폭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올해 3월부터 SVB를 시작으로 시그니처뱅크,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연이어 파산하며 팩웨스트 뱅크가 다음 파산 은행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극적으로 인수자를 찾았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위기로 팩웨스트 주가는 연초대비 60% 이상 급락했고 뱅크런도 이어졌는데 결국 합병으로 생존하게 됐다. 두 은행의 합병은 절차에 따라 올해 말 또는 2024 년 초에 완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과정에서 팩웨스트 주주들은 보유하고 있는 팩웨스트 보통주 1주당 캘리포니아은행 보통주 0.6569주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키아베리니는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있어 제3자 입찰이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라면서도 "결국 팩웨스트 주주들이 이번 딜을 승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은행의 합병이 완료되면 합병 은행의 총 자산은 361억 달러, 총 대출은 253억 달러, 예금은 305억 달러가 된다. 올해 1·4 분기 말 기준 팩웨스트의 자산은 440억 달러, 캘리포니아은행의 자산은 100억 달러 수준이었다. 캘리포니아은행의 제릿 울프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합병을 통해 더 많은 캘리포니아 기업과 지역사회에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견고하고 자본력이 풍부하며 유동성이 높은 은행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금융권이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1990년대와 비슷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과 함께 은행간 인수합병 증가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센터브리지 파트너스와 워버그 핀커스가 팩웨스트와 캘리포니아은행 합병에 4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같은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던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딕 버브는 "캘리포니아은행과 팩웨스트의 합병은 미국의 소규모 지역은행 인수합병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7-27 10:54:21[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제28차 EMEAP 총재회의 등 참석을 위해 일본 요코하마로 23일 출국한다. EMEAP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앙은행 간 협력증진 및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1991년 설립된 중앙은행 협의체다. 이 총재는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거시경제 상황 및 지속가능 금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개최되는 제28차 EMEAP 총재회의 참석차 23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출장을 간다. 이 총재는 EMEAP 총재회의에 참석해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EMEAP 산하 기구들의 활동 상황을 점검하고 경제·금융 동향을 논의한다. 현재 EMEAP 회원 은행은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사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 11개 중앙은행이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탄소중립, 녹색금융 등 지속가능금융도 중점 논의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와 한국은행이 공동 개최한 '녹색금융 국제컨퍼런스'에서 "앞으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시장조선 방안과 함께 중소기업의 전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금융당국과 함께 논의하겠다"며 녹색금융 활성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총재는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을 모아 증권화한 후 녹색금융 국제적 기준에 맞는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 등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역내 채권시장도 이번 회의 의제 중 하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시아채권펀드(ADF)와 관련해 자국통화표시 채권 동향과 발전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함께 참석하는 제12차 EMEAP 중앙은행총재·금융감독기구수장 회의에선 미국와 유럽 지역 은행 불안 등 국제금융 현황을 논의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유럽의 크레디트 스위스(CS) 사태에 대한 정책 대응과 금융감독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앞서 2011년 7월 제주에서 열린 제16차 EMEAP 총재회의에선 금융감독기구를 별도로 두고 있는 역내 국가의 금융감독기구 수장을 특별 초청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등 5개국 금융감독기구 수장들이 초청돼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7-21 11:47:56【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리스크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은행으로의 예금 유출과 예대마진 축소로 향후 영업에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중소형 지역은행들의 실적발표가 미국 금융시장을 다시 경색시키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NC 파이낸셜서비스와 웨스턴 얼라이언스를 시작으로 시티즌스 파이낸셜, M&T 뱅크, US 뱅코프, 자이언스 뱅코프 등 중소형 지역 은행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지역은행의 실적 발표 출발은 나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부진한 2·4분기 실적을 내놓은 보스턴 지역 기반 지역 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경우 주가가 당일 12% 폭락했다. 같은 날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은행의 호실적 발표에도 KBW 나스닥 은행 지수도 2% 이상 하락했다. 반대로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은행 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는 올해 2·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7%와 57% 급증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중소 규모 지역 은행들에 불안감을 느낀 미국인들이 체이스와 같은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긴 것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예금 이탈은 계속되며 지역 은행들의 영업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실적을 발표한 중소형 지역 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경우 올해 2·4분기 말 현재 요구불예금이 1·4분기 말보다 20% 이상 급감했다. 같은 기간 웰스파고의 요구불예금은 약 7% 감소하는 데 그쳤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고객을 인수한 JP모건을 제외하면 전체 미국은행의 2·4분기말 예금 잔액은 전분기인 1·4분기말 대비 1% 감소하며 사실상 같았다. 중소형 지역은행과 달리 JP모건을 비롯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의 대형은행은 예대금리 마진으로 현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경우 전체 예금액의 거의 30%를 당좌예금과 같은 무이자 예금 계좌에 예치하고 있는데 대형 은행들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를 상쇄하는 대출, 즉 고금리의 신용 카드 대출을 더 많이 취급하면서 적정 예대금리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예금자들이 은행 문제가 소수의 지역은행에 한정됐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예금 금리를 더 많이 주는 은행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지역은행의 위기를 지적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7-18 11:30:30[파이낸셜뉴스] 정부가 6일 새마을금고 위기 관리 콘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유는 급격히 커진 시장 불안심리가 은행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관계기관은 위기에 처한 개별 금고에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필요시 정부 차입까지 나서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적용이율과 비과세 등 최초 가입 조건과 동일한 요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뱅크런 현실화되자 범정부 대응단 발표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 회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관련 특별 대책을 발표한지 이틀만에 마련된 자리다. 이날 일정은 전날 오후에 갑자기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6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 부실로 인근 금고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된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에 예적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공포감이 커지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금융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새마을금고에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관리·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여러 차례 해명 자료를 냈지만 우려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범정부 대응단은 현재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요인에 대해 적극 대응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1급들이 매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필요시 정부, 공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컨틴전시 플랜은 △1단계 금고가 예치한 여유자금 지급 △2단계 상환준비금 지급 △3단계 중앙회 대출 지원(금고별 1000억원) 순으로 진행된다. 중도해지한 예적금에 대한 재예치도 한시적으로 추진한다. 행안부와 새마을금고는 이날 "지난 1일부터 6일 자정까지 중도해지한 저축성(거치식·적립식) 상품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영업시간 내 재예치를 신청할 경우 적용이율과 만기, 금액, 비과세 등 최초 가입 조건과 동일한 요건으로 계좌가 복원된다"고 발표했다. 원래 예적금을 중도해지하면 약정이자보다 낮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 불이익을 받지만 이번 조치로 중도해지로 발생한 고객의 이자 손실이 100% 복원된다. 재예치 신청은 가까운 새마을금고 영업점에서 가능하다. ■한은 "리스크 타업권 전이 가능성 제한적" 한국은행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타업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에서 번진 신용리스크가 1금융권과 증권, 보험 등 타 업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이지수는 1.2%로 2017년말(0.6%)대비 0.6%p 올랐다. 그동안 한은에서 경고해온 '디지털 뱅크런'도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대규모 예금 인출 시나리오를 상정해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점검한 결과 각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여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 예치금과 상환준비금이 감소하더라도 모두 지난해말 기준 상환준비금 규모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예금 인출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SVB사태와 같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동성 공급을 위해 보유 유가증권을 대량 매각해야 하는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
2023-07-06 19:42:03정부가 6일 새마을금고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유는 급격히 커진 시장 불안심리가 은행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관계기관은 위기에 처한 개별 금고에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필요시 정부 차입까지 나서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이율을 복원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뱅크런 현실화되자 범정부 대응단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 회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관련 특별대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마련된 자리다. 이날 일정은 전날 오후에 갑자기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6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 부실로 인근 금고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된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에 예적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공포감이 커지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금융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새마을금고에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관리·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여러 차례 해명자료를 냈지만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대출 원리금 연체율이 시중은행의 20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누군들 불안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불안심리만 안정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범정부 대응단은 현재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요인에 대해 적극 대응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1급들이 매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필요시 정부, 공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컨틴전시 플랜은 △1단계 금고가 예치한 여유자금 지급 △2단계 상환준비금 지급 △3단계 중앙회 대출 지원(금고별 1000억원) 순으로 진행된다.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이율도 복원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리스크 타업권 전이 가능성 제한적" 한국은행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타 업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에서 번진 신용리스크가 1금융권과 증권, 보험 등 타 업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이지수는 1.2%로 2017년 말(0.6%) 대비 0.6%p 올랐다. 그동안 한은에서 경고해온 '디지털 뱅크런'도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대규모 예금인출 시나리오를 상정해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점검한 결과 각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여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
2023-07-06 18:21:38[파이낸셜뉴스]정부가 6일 새마을금고 위기 관리 콘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유는 급격히 커진 시장 불안심리가 은행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관계기관은 위기에 처한 개별 금고에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필요시 정부 차입까지 나서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이율도 복원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뱅크런 현실화되자 범정부 대응단 발표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 회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관련 특별 대책을 발표한지 이틀만에 마련된 자리다. 이날 일정은 전날 오후에 갑자기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6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 부실로 인근 금고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된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에 예적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공포감이 커지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금융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새마을금고에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관리·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여러 차례 해명 자료를 냈지만 우려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대출 원리금 연체율이 시중은행의 20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누군들 불안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불안심리만 안정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범정부 대응단은 현재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요인에 대해 적극 대응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1급들이 매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필요시 정부, 공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컨틴전시 플랜은 △1단계 금고가 예치한 여유자금 지급 △2단계 상환준비금 지급 △3단계 중앙회 대출 지원(금고별 1000억원) 순으로 진행된다.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이율도 복원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은 "리스크 타업권 전이 가능성 제한적" 한국은행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타업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에서 번진 신용리스크가 1금융권과 증권, 보험 등 타 업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이지수는 1.2%로 2017년말(0.6%)대비 0.6%p 올랐다. 그동안 한은에서 경고해온 '디지털 뱅크런'도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대규모 예금 인출 시나리오를 상정해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점검한 결과 각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여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 예치금과 상환준비금이 감소하더라도 모두 지난해말 기준 상환준비금 규모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예금 인출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SVB사태와 같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동성 공급을 위해 보유 유가증권을 대량 매각해야 하는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
2023-07-06 16:18:05[파이낸셜뉴스]정부가 새마을금고 건전성 위기설을 적극 진화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6일 관계기관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해 리스크를 실시간 밀착 모니터링하겠다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시스템 위기로 번지거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은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비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늘고 있는 데다, 은행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점이 고질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회의 유동성 대응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예견된 새마을금고 위기, 정부 '급한 불 끄기' 총력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해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요인에 대해 적극 논의·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상승함에 따라 건전성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며 예적금 원금과 이자 전액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5000만원 이하 예적금은 보호되고, 5000만원을 초과하더라도 합병한 금고에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단 것이다. 당장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예견된 위기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금융 리스크를 지적해왔다. 지난달 발표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말 기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규모는 173조7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9%로 은행(13.2%) 부문의 약 2배 수준이었다. 한은은 "2022년말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3.6%로 2021년말(1.9%) 대비 큰 폭 상승했다"며, 특히 1월말 기준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잔액이 15조8000억원, 연체율이 0.7%로 한달사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관리형토지신탁은 토지 소유자가 토지 소유권과 사업시행자 명의를 신탁회사로 이전해 신탁회사가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새마을금고 버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다. 새마을금고 연체율·뱅크런 리스크 → 타업권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일단 새마을금고의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타업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지난달 한은 금안보고서 분석이다. 한은은 부동산 관련 대출 등 신용리스크 현실화로 손실이 발생해도 자본적적성 규제기준을 상회하는 걸로 나타났다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에서 번진 신용리스크가 1금융권과 증권, 보험 등 타 업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이지수는 1.2%로 2017년말(0.6%)대비 0.6%p 올랐다. 다만 한은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상호거래 상당 부분(36.2%)이 중앙회와 회원 기관간 거래로 타 금융업권으로부터의 조달 비중이 낮아 연쇄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작은 데다, 영업구조 특성상 부도시 손실률이 낮은 예금의 조달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은에서 경고해온 '디지털 뱅크런'도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대규모 예금 인출 시나리오를 상정해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점검한 결과 각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여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 예치금과 상환준비금이 감소하더라도 모두 지난해말 기준 상환준비금 규모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예금 인출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SVB사태와 같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동성 공급을 위해 보유 유가증권을 대량 매각해야 하는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경로를 통한 수신 증가율이 늘어나면서, 새마을금고 건전성에 대한 부정적 정보가 확산될 경우 빠른 속도로 예금을 인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조합의 모바일 수신금액은 1분기 기준 36조6000억원으로, 비대면 비중이 6.8%에 달했다. 금액기준으로는 전년동기(20조5000억원)대비 16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당장은 괜찮지만.. 한은 유동성 공급체계 확충+비은행의 부동산 금융 '간접제어' 강화해야유사시 유동성 공급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한은 또한 '뱅크런 대응책'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간 규제차익 해소'를 강조하고 있다. 예상치 못하게 빠른 속도로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중앙은행이 상호금융권 등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고 모니터링 수단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뱅크런 등으로 중앙회의 일시적 유동성 조달 수요가 급격하게 확대될 경우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유동성 공급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나아가 비은행의 부동산 금융에 대한 간접 제어수단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총여신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등 익스포저 비중에 대한 한도 규제가 있지만, 비율에 대한 규제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여신이 늘어나는 와중에 대출금액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며 "아예 대출을 막기보다는 부동산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 하거나, 익스포저 비중 상한선을 더 타이트하게 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7-06 15:03:46지난 3월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테크, 바이오 분야 등의 스타트업들에 자금줄 역할을 하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그 여파가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SVB에 이어 뉴욕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고, 유럽에서는 파산위기에 몰린 크레디트스위스가 결국 UBS에 팔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SVB는 어떤 은행이며 왜 파산했고,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강윤석 프라임테크 벤처스 대표와 김영상 미국 노던켄터키대 경영대 교수에게 물었다. ―SVB는 어떤 은행인가. ▲김교수 : SVB는 1982년 4월 빌 비거스태프와 로버트 메데아리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의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상업은행이다. 벤처기업용 특화은행인 것이다. 벤처기업 임직원의 예·적금을 이용해 유망 벤처기업에 대출 및 지분투자를 주업무로 했다. 또 벤처기업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금공급 전략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성장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급격한 이자 인상에 따른 미국 국채가격 급락으로 인해 18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각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경색되고 특히 예금자 보호한도를 넘는 계좌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는 소위 '뱅크런'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더글러스 다이아몬드와 필립 디빅은 1983년 출판된 논문에서 정부 채권이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은행의 장기자산과 예·적금으로 대표되는 단기부채의 불균형이 은행의 유동성에 문제를 발생시켜 뱅크런, 즉 대량 예금인출 사태를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뱅크런을 피하기 위해서는 예금보험제도를 통해 은행의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VB 파산 이유는. ▲강대표 : 지난 3월 10일에 발생한 SVB 파산은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은행의 실책에 따른 유동성 문제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예금인출 사태의 원인은 다름아닌 급속한 미국 연방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이다. 긴축은 이자율 상승을 동반하고 이에 은행의 장기자산인 정부채권과 주택담보대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야기했다. 실제 은행의 부실과 위험을 인지한 예금주들은 3월 9일 420억달러, 10일에는 1000억달러를 추가로 인출했다. 총액 1420억달러의 예금인출은 2022년 말 SVB의 총예금 1750억달러 가운데 81%에 달하는 금액이다. 결국 연방정부는 3월 10일 은행 파산을 선고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특이한 점은 SVB의 경우 약 92.5%의 예금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한도인 25만달러를 초과한 비보험예금으로 업무용 메신저, 폰뱅킹 및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빠른 예금인출이 발생한 점이다. 최근 연구들은 현대 소셜미디어 환경이 SVB의 뱅크런을 가속화했고, 이러한 현상은 미국 은행시스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 은행 보장한도가 5000만원인데. ▲김교수 : 은행의 위험관리 측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은행은 이자율 스와프를 통해 고정이자를 주고 변동이자를 받는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이자율 위험을 최소화한다. 그러나 SVB는 이자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자율 스와프의 계약을 상당히 줄였고, 이는 은행의 위험과 손실을 극대화해 위험관리에 실패했다.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예금주들의 피해는 최소화되었지만 이러한 경영부실로 인해 SVB는 파산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퍼스트시티즌뱅크에 인수됐다. 한국은 예금보험제도의 한도가 미국보다 훨씬 적은 5000만원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소규모 은행의 재정상태 악화가 발생할 경우 미국의 경우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이 많은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위험이 급증하고 있기에 예금보험제도에 대한 재검토와 소규모 은행들의 자산 위험관리에 신중해야 한다. ―미국에서 SVB 의미는. ▲강대표 : 미국은 한국과 달리 스타트업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및 개입이 극히 적거나 제한적이다. 시장의 자유경쟁 기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기본방침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은 스타트업의 상황별 필요에 따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벤처캐피털 이외에도 있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들엔 은행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초기 기업들의 창업가들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는다는 건 어려울뿐더러 투자를 받더라도 지분이 크게 희석될 것을 우려해서 SVB와 같이 대출(Debt Financing)에 특화된 은행들을 통해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2022년의 경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대출 규모는 약 32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10년 전인 2012년 75억달러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또 같은 기간 스타트업들은 자금을 조달함에 있어 약 63%가 벤처캐피털을 통했고, 약 37%가 대출을 통해 진행했다. 특히 SVB는 이 서비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성장하는 벤처산업에 편승, 지난 10년간 자금 대출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SVB 파산이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은. ▲강대표 : 파산 뉴스가 전해졌던 지난 3월 10일의 충격은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연방준비제도(Fed)의 예금인출 중단 발표와 함께 모든 서비스가 한순간에 중단됐고, 회사별로 작게는 100만~200만달러, 많게는 1000만달러 이상 예금돼 있던 상태에서 FDIC의 예금보호한도인 25만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전액손실 가능성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48시간 내에 기존 예금에 대해선 전액 보장한다는 연준의 긴급 발표와 함께 시장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지만 이미 기업가들은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4분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투자 총액은 2022년의 같은 분기 대비 무려 23%가 줄었다. 평균 투자금액 역시 600만달러로 2017년 2·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금흐름이 경색됨에 따라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2021년 평균치 3억5500만달러에서 무려 75%가 폭락한 9000만달러로 추락했다. 이조차도 투자를 유치한 회사들의 평균일 뿐 많은 수의 스타트업은 현재 경색된 자금시장과 높아진 금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전의 기회는 있나. ▲김교수 : 다만 과거 2000년 초 버블붕괴, 2007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이런 위기의 상황은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함께 혁신적인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한 시장의 필요가 커지는 시기다. 또 이후 새로운 한 시대를 이끌어 갈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겐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또 2021~2022년 벤처캐피털 자금이 기록적인 규모로 조성돼 시장의 투자여력은 비교적 풍부하다. 따라서 이들 투자자에겐 시장에서의 옥석 가리기가 비교적 수월해지는 시기이며, 특히 매력적인 기업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향후 투자의 매력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지금 상황은 스타트업 입장에선 회사 운영을 위한 런웨이를 최대한 늘리고,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보다는 내실 있는 실적을 통해 다시 다가올 업사이클(Up Cycle)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정리=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26 18:3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