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생명 현상의 기본인 마이크로RNA(miRNA) 생성에 기여하는 단백질 '다이서(DICER)'의 핵심 작동 원리와 3차원 구조를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밝혀냈다. 23일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사진) 연구팀은 다이서의 원리와 구조를 밝힌 두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miRNA 생성 원리가 규명돼 암과 같은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나아가 RNA 기반 치료제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서는 도끼 모양으로 생긴 크기 10nm의 단백질로 RNA 절단 효소 중 하나다. RNA는 DNA와 함께 핵산을 구성하는 물질로 체세포 내에 포함된 다양한 단백질 형성의 촉매 역할을 한다. miRNA는 핵산을 이루는 단위체인 뉴클레오타이드 약 22개로 구성된 작은 RNA다. 단백질을 만드는 메신저RNA(mRNA)와 결합해 mRNA를 분해함으로써 특정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막아 발현과정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세포 증식과 분화, 면역 반응, 노화와 질병에 이르기까지 생명 현상의 모든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miRNA는 인간 몸에 수백 종 존재하는데, 기다란 핵산인 miRNA 전구체라는 재료를 절단효소인 '드로셔(DROSHA)'와 다이서로 순차적으로 잘라내 만들어진다. 이중 다이서는 드로셔가 절단한 miRNA 전구체의 끝부분을 인식하고 자로 특정 거리를 재듯 정확히 잘라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자세한 원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전구체는 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물질을 칭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대규모 병렬 분석법'이라는 새 기법을 도입해 다이서의 절단 원리를 밝혔다. 이 기법은 RNA를 이루는 네 가지 염기가 무작위로 구성된 miRNA 전구체를 100만 종 이상 합성하고, 이 전구체들을 다이서로 한꺼번에 자르도록 한 뒤 어떤 염기서열이 있을 때 다이서가 전구체를 절단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다이서가 절단 위치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염기서열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GYM 서열'이라 이름 붙였다. 다이서가 전구체 끝부분을 인지하는 것뿐 아니라 내부 서열도 인지해 스스로 절단 위치를 결정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노성훈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팀과 공동으로 GYM 서열을 활용해 인간 다이서가 miRNA 전구체를 자르는 순간의 3차원 구조를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으로 포착하는 데도 성공했다. 다이서 연구가 본격화된 2000년대 이후 다이서의 단백질 기능과 3차원 구조 파악은 생명과학계의 난제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다이서의 구조를 정확하게 보고 다이서가 어떻게 miRNA 전구체를 인지하는지, 어떤 서열이 다이서와 결합하는 데 중요한지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다이서 원리와 GYM 서열을 발견함으로써 단백질을 만들거나 RNA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인공 RNA를 만들어 특정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해 단백질 합성을 막는 RNA 치료기술인 'RNA 간섭'에 GYM 서열을 적용하면 간섭 현상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구팀은 일부 암 환자들이 다이서 특정 부분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서 miRNA 전구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miRNA를 만드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알아내 암과 다이서의 연관 가능성도 밝혔다. 김 단장은 "miRNA 생성과정을 이해하면 질병의 발병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RNA 간섭 효율을 높여 유전자 치료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RNA 치료제는 이론적으로 다른 플랫폼과 달리 모든 유전자를 목표로 삼을 수 있고 서열만 알면 신속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며 "생산도 쉽고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유망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향후 miRNA가 mRNA를 분해하기 위해 결합해야 하는 단백질 '아고넛'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분석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이번 결과는 장기간 연속성 있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miRNA 생성과정에 대한 이해를 한층 확장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2-23 10:02:25[파이낸셜뉴스] 넥스턴바이오는 자회사 로스비보 테라퓨틱스(RosVivo Therapeutics, 이하 로스비보)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7종을 모두 목표로 하는 치료제 후보물질 '항코로나 바이러스 miRNA'를 발견해 미국 네바다주립대학교와 특허를 출원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로스비보 측은 "노승일 박사팀이 발견한 항코로나 바이러스 miRNA는 세포 속에서 SARS- CoV-2의 증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조절인자) 및 그의 수용체 신호 전달도 차단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스비보가 발견한 miRNA는 SARS-CoV-2의 유전자 중 바이러스의 복제 및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와 'Spike 단백질'을 표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코로나19 환자에게 miRNA를 투여하면 SARS-CoV-2 감염과 사이토카인 유도성 염증을 모두 구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비보 관계자는 "최초로 miRNA 기반 신약물질 기술력을 이용해 오미크론을 비롯한 7종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과 중증을 일으키는 과민성 면역반응을 모두 동시에 억제할 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항코로나 바이러스 miRNA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1-12-15 14:29:30엔시트론은 관계사 하임바이오텍이 마이크로알앤에이(miRNA) 검출 분석을 이용한 BK바이러스 진단 키트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식약처에 의료기기용 체외진단키트 인허가를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엔시트론 관계자는 “그 동안 miRNA 분석 기술은 연구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었으나 의료기기용 인허가 추진은 전세계 최초다”며 “향후 의료기기 진단 시장에 상당히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K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시장 규모는 전세계 1조원 규모, 국내 시장의 경우 약 800억원에 달한다”며 “miRNA를 활용한 BK바이러스 진단키트가 세계 최초 개발인만큼 하임바이오텍이 BK바이러스 진단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자진단 기술 전문기업 하임바이오텍은 ‘특이적 양방향 신장 유전자 증폭기술(SBDE-PCR)’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내 최초로 miRNA 연구용 키트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5월 강동경희대학교병원과 BK바이러스 진단키트 공동 연구를 시작, miRNA 분석을 통한 세계 최초의 BK바이러스 진단 키트 개발을 완료했다. 하임바이오텍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3번째로 miRNA 검출 및 분석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miRNA 검출 분석 기술보다 반응성이 높아 보다 정확하게 miRNA를 검출 분석할 수 있는 역전사 정량 유전자 증폭 기술(RT-qPCR)이다. 하임바이오텍 관계자는 “이번 BK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식약처 인허가 추진은 세계 최초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그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BK바이러스의 DNA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진단하던 기존 방식 대비 하임바이오텍의 기술은 혈액, 소변에서 높은 감도와 특이도를 보여 보다 정확한 진단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플루, 메르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등 사람에 대한 바이러스 감염 진단뿐만 아니라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등과 같은 수의 진단 분야에서도 miRNA 분석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며 “기존의 수의 진단 기술은 RNA의 불완전한 특성으로 인해 허위 음성 결과가 빈번했으나 miRNA 분석 기술을 이용하면 안정적이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앞으로 바이러스 시장에서 새로운 진단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19-02-25 14:07:32엔시트론 관계사 하임바이오텍이 강동경희대학교병원과 24일 오후 3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인산홀에서 BK바이러스 진단키트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날 협약식에는 이재훈 하임바이오텍 대표이사, 김기택 강동경희대병원 원장, 김동욱 강동경희대병원 의과학연구소장,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중앙실험실장 등 양측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엔시트론 관계사 하임바이오텍은 ‘특이적 양방향 신장 유전자 증폭기술(SBDE-PCR)’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분자진단 기술 전문기업이다. SBDE-PCR을 이용해 국내 최초 마이크로 알앤에이(miRNA) 연구용 키트 상용화에 성공해 현재 대학병원과 암연구센터에 공급 중이며 SBDE-PCR을 활용한 암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하임바이오텍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miRNA 검출 분석을 통한 BK바이러스 진단키트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시작한다. miRNA 검출 분석을 통한 BK바이러스 검사는 혈액에서 검출해 진단하는 기존의 침습적 방법이 아니라 소변에서 검출해 진단하는 비침습적 면역 진단기술이다. BK바이러스는 신장이식 환자에게 신장 기능 손실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예방을 위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데 이 때 BK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 심할 경우 이식신 소실률이 100%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는 주기적인 BKV감염(신장 이식 후 BK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선별 검사를 시행한다. 하임바이오텍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개발할 진단키트는 miRNA 분석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BK바이러스 진단키트가 될 것이다”며 “본 진단 기술은 BK바이러스 검출뿐만 아니라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 신종플루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등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응용 개발이 가능하다. 새로운 분자진단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18-05-25 14:19:00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 분당차병원 임상의학연구소 김남근 교수 분당차병원 임상의학연구소 김남근 교수와 신경과 김옥준 교수는 마이크로알엔에이(miRNA) 돌연변이가 뇌졸중 유발에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지금까지 miRNA가 암 발생 및 전이에 관련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 유발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향후 뇌졸중 치료법 마련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뇌졸중 환자 1051명(허혈성 뇌졸중 678명, 무증상 뇌졸중 373명)과 정상 대조군 553명의 miRNA(miRNA-146a, -149, -196a2, -499) 서열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뇌졸중 환자에서 miRNA 돌연변이가 높게 관찰되는 것을 관찰했으며, miRNA 종류에 따른 뇌졸중 증상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miRNA-146a에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에서는 허혈성 소혈관 뇌졸중과 허혈성 대혈관 뇌졸중이, miRNA-149에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에서는 허혈성 소혈관 뇌졸중이 높게 발병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miRNA-146a와 miR-149에서 동시에 돌연변이가 생긴 경우에는 무증상 뇌졸중이 발병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miRNA-146a, -149, -196a2, -499는 혈전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또한 혈중 엽산 농도 하위 15% 군에서 miRNA 돌연변이가 발생하게 되면, 이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뇌졸중 발병률이 정상군에서 보다 4.6배까지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엽산 결핍은 혈전 및 혈관성 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분당차병원 임상의학연구소 김남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졸중 발병 원인을 규명한 만큼 향후 뇌졸중 치료법이나 치료제 개발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심장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저널 '동맥경화, 혈전 및 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 Vascular Bi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3-02-06 14:42:39[파이낸셜뉴스] 연세대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팀과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김청수 교수팀이 소변만으로도 전립선 암을 93.33%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든 진단 시스템 'PruEV-AI'는 miRNA 분석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것으로 민감도, 특이도, 정확도 모두 93.33%, AUC 0.9556이라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신용 교수는 1일 "이 시스템은 시료 전처리부터 분석까지의 과정을 간소화하면서도 높은 진단 정확도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소변처럼 접근성이 좋은 생체 시료 기반으로 정밀하고 효율적인 조기암 진단 기술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청수 교수도 "이번 기술은 기존 전립선특이항원(PSA) 기반 진단의 낮은 특이도와 단일 마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진단 대안으로, 정기적 추적 검사나 국가 건강검진 등 대규모 진단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전립선암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현재 널리 쓰이는 혈액 검사인 PSA 검사는 암이 아닌 경우에도 수치가 높게 나와 불필요한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등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반복 검사가 쉬운 소변을 활용해 전립선암을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PruEV-AI 기술의 핵심은 소변 속에 포함된 세포외 소포체(EV)를 빠르고 고순도로 분리하는 데 있다. 연구진은 아민화 제올라이트(AZ)와 카보하이드라자이드(CDH)라는 물질을 이용해 기존 복잡한 초원심분리 과정 없이 시린지 필터만으로 30분 이내에 세포외 소포체를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분리된 소포체에서 전립선암과 관련된 6종의 miRNA와 혈액 내 PSA 수치를 함께 분석한다. 이후 딥러닝 기반 AI 모델이 전립선암 환자 48명, 건강 대조군 49명 등 총 97명의 임상 샘플을 학습해 최적의 바이오마커 조합을 자동으로 선별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miRNA 5종과 PSA를 포함한 6개 조합으로 이뤄진 진단 방식은 암 환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민감도', 건강한 사람을 정확히 구별해내는 '특이도', 그리고 전체적인 진단 정확도 모두 93.33%라는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진단 성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곡선하 면적(AUC) 값도 0.955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일 PSA 검사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로 전립선암을 판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기술은 복잡한 장비 없이 간편하게 소변만으로 검사가 가능해 환자의 물리적·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복 검사와 장기 추적 관찰도 용이해 조기 진단뿐 아니라 치료 경과 모니터링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생명공학 및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7-01 16:07:51[파이낸셜뉴스] 세계 인구 30%가 앓고 있다고 알려진 대사이상 지방간을 악화시키는 유전물질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 유전물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FDA 승인 약물은 비타민 B3였다. 1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UNIST 생명과학과 최장현 교수팀은 부산대 약학대학 윤화영 교수팀, 울산대학교병원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간에서 발현되는 마이크로RNA-93(miR-93)이 대사이상 지방간의 발병과 악화를 유도하는 유전물질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miR-93은 간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수 RNA로,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간을 앓고 있는 환자와 동물 실험 모델에서 이 miR-93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는데, miR-93이 간세포 내에서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SIRT1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의 분자기전을 통해 지방 축적과 염증 반응, 섬유화 등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유전자 편집을 통해 miR-93 생성 기능을 제거한 실험쥐는 간 내 지방 축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인슐린 민감도와 간 기능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반면, miR-93을 과도하게 발현시킨 쥐는 간 대사 기능이 악화됐다. 또 FDA 승인 약물 150종을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miR-93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은 비타민B3로 알려진 니아신이었다. 실험에서 니아신을 투여받은 쥐는 간 내 miR-93 수치가 크게 감소했고, SIRT1 유전자의 활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활성화된 SIRT1은 지방산 분해를 촉진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다시 작동시켜, 무너졌던 간 내 지질 대사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대사이상 지방간의 분자적 발병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미 승인된 비타민 성분으로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성이 매우 높높다ㅇ며 “니아신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인 만큼, miRNA 기반 복합 치료 전략에도 적용될 수 있는 유력 후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신약개발재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생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메타볼리즘: 클리니컬 앤드 익스페리멘털(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4월 12일 온라인 공개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5-13 08:35:36【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몇 방울의 혈액으로 폐암을 발견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유니스트(UNIST)의 조윤경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전처리하지 않은 극미량의 혈장(혈액에서 혈구가 가라앉은 노란 액체)으로도 암 돌연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 'EV-CLIP'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오인재 전남대병원 교수팀, 김미현 부산대병원 교수팀, 류정선 인하대병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이 진단 기술은 혈액 속 나노소포체(EV)와 분자 비콘(핵산 분자)을 담은 인공 리포좀(CLIP)을 머리카락보다 가는 관 안에서 융합시키는 방식이다. 암세포에서 흘러나온 나노소포체에는 mRNA나 miRNA와 같은 유전 변이 정보 물질이 담겨 있는데, 분자 비콘이 이 물질과 만나면 형광 신호를 내는 원리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핏방울 약 4∼5개 양에 해당하는 20㎕(마이크로리터)의 혈장만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정 암 돌연변이 유무 확인뿐 아니라 초기 암 진단, 치료 후 잔류 암세포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기존 진단법과 달리 혈장을 전처리해 나노소포체만 따로 추출하거나 유전자를 증폭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 없다. 연구진이 8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을 분석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개발된 진단 기술은 폐암 항암제 선택에 중요한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100% 정확도로 찾아냈다. 특히 기존 차세대 염기서열(NGS) 기반 액체 생검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폐암 1∼2기 환자의 돌연변이도 정확하게 찾아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바이오 벤처기업 랩스피너(LabSpinner)에 이전돼, 병원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단 키트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혈액 몇 방울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까지 확인하는 길이 열렸다"라며 "이 기술이 환자들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Nano'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1일 출판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2-13 16:33:10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연구역량이 탁월한 대학의 연구소를 선정해 총 1조1600억원을 투입,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국가연구소(NRL 2.0)'를 육성한다. 10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한 'NRL 2.0' 사업은 지속 가능한 대형·융복합 연구거점을 확보해 국내 대학의 연구 역량과 연구지원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올해 100억원씩 200억원을 투입해 4개 대학연구소를 선정해 지원하고, 3년동안 총 12곳을 선정해 각 연구소마다 연 100억원씩 10년을 지원키로 했다. 선정된 연구소는 개별 단위의 학과가 아닌 대학 본부 소속 직할 연구소로 운영된다. 겸임 교원 및 전임 연구원, 행정지원 인력 및 장비 엔지니어, 박사후연구원 등을 포함해 대형·융복합 연구수행을 위한 적정 인력으로 구성된다. 패키지형 블록펀딩 방식으로 지원받은 예산은 연구인력을 확충하고 연구시설·장비 구축, 국내외 공동 연구개발(R&D) 등 연구소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 사업은 특정 분야를 지정하는게 아니라 대학이 본연의 강점 분야를 자체적인 대학 발전 계획에 따라 자유롭게 연구소를 재편·신설하거나 기존 연구소를 확대해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999년부터 10여년간 약 400여개의 국가지정연구실(NRL 1.0)을 선정해 연구자 개인 연구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이를 통해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는 miRNA의 세계 석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현재 연간 7000명 이상의 이공계 박사가 배출되고 있지만 대학의 전임 교원 자리는 줄고 해외 인재 유출이 심각해 안정적인 연구생태계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 주요국에서는 대형 연구소를 구축해 연구 인력과 시설을 대형화하고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하는 융복합 연구로 연구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연구소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에너지환경 연구소와 스탠포드대 바이오기반 융합연구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이미징연구소, 일본 도쿄대 수학 및 이론 물리학 연구소 등이 있다. 이들은 최소 4개 학과의 연구원 300명, 최대 7개 단과대학의 5000명이 넘는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NRL 2.0 사업은 대규모 장기 지원으로 혁신적 선도모델 창출, 학문·기관·부처 간 벽 허물기, 자율기반 대학 연구혁신 생태계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국가연구소는 10일 확정 공고를 통해 4월말까지 접수를 받고 평가를 거쳐 선정되며, 9월부터 운영될 계획이다.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첨단 연구의 전초기지인 대학의 연구경쟁력 향상은 국가적으로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2-10 18:20:29[파이낸셜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연구역량이 탁월한 대학의 연구소를 선정해 총 1조1600억원을 투입,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국가연구소(NRL 2.0)'를 육성한다. 10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한 'NRL 2.0' 사업은 지속 가능한 대형·융복합 연구거점을 확보해 국내 대학의 연구 역량과 연구지원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올해 100억원씩 200억원을 투입해 4개 대학연구소를 선정해 지원하고, 3년동안 총 12곳을 선정해 각 연구소마다 연 100억원씩 10년을 지원키로 했다. 선정된 연구소는 개별 단위의 학과가 아닌 대학 본부 소속 직할 연구소로 운영된다. 겸임 교원 및 전임 연구원, 행정지원 인력 및 장비 엔지니어, 박사후연구원 등을 포함해 대형·융복합 연구수행을 위한 적정 인력으로 구성된다. 패키지형 블록펀딩 방식으로 지원받은 예산은 연구인력을 확충하고 연구시설·장비 구축, 국내외 공동 연구개발(R&D) 등 연구소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 사업은 특정 분야를 지정하는게 아니라 대학이 본연의 강점 분야를 자체적인 대학 발전 계획에 따라 자유롭게 연구소를 재편·신설하거나 기존 연구소를 확대해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999년부터 10여년간 약 400여개의 국가지정연구실(NRL 1.0)을 선정해 연구자 개인 연구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이를 통해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는 miRNA의 세계 석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현재 연간 7000명 이상의 이공계 박사가 배출되고 있지만 대학의 전임 교원 자리는 줄고 해외 인재 유출이 심각해 안정적인 연구생태계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 주요국에서는 대형 연구소를 구축해 연구 인력과 시설을 대형화하고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하는 융복합 연구로 연구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연구소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에너지환경 연구소와 스탠포드대 바이오기반 융합연구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이미징연구소, 일본 도쿄대 수학 및 이론 물리학 연구소 등이 있다. 이들은 최소 4개 학과의 연구원 300명, 최대 7개 단과대학의 5000명이 넘는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NRL 2.0 사업은 대규모 장기 지원으로 혁신적 선도모델 창출, 학문·기관·부처 간 벽 허물기, 자율기반 대학 연구혁신 생태계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국가연구소는 10일 확정 공고를 통해 4월말까지 접수를 받고 평가를 거쳐 선정되며, 9월부터 운영될 계획이다. 우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탁월한 연구를 선도할 소수의 대학부설연구소를 선정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다음으로 부처·학문·주체 간의 경계를 허물어 연구소의 지속 가능한 운영과 발전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병행하는 한편, 대학내 학과 및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활성화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별 자율적 투자를 보장해 연구·인력·시설 등을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고, 각 대학의 발전 전략과 연계해 독창적이고 다양한 연구 혁신 시스템을 구축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첨단 연구의 전초기지인 대학의 연구경쟁력 향상은 국가적으로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과거 NRL 1.0 사업이 척박했던 국내 대학 연구생태계 확충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새롭게 추진하는 NRL 2.0 사업이 국내 대학의 연구역량 향상과 선도형 연구시스템 확충에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2-10 11: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