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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만으로도 전립선암을 알아냈다

연세대 신용 교수팀-이대목동병원 김청수 교수팀
miRNA 분석과 AI 결합해 정확도 93.33% 암진단

오줌만으로도 전립선암을 알아냈다
AI로 생성된 연구자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연세대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팀과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김청수 교수팀이 소변만으로도 전립선 암을 93.33%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든 진단 시스템 'PruEV-AI'는 miRNA 분석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것으로 민감도, 특이도, 정확도 모두 93.33%, AUC 0.9556이라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신용 교수는 1일 "이 시스템은 시료 전처리부터 분석까지의 과정을 간소화하면서도 높은 진단 정확도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소변처럼 접근성이 좋은 생체 시료 기반으로 정밀하고 효율적인 조기암 진단 기술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청수 교수도 "이번 기술은 기존 전립선특이항원(PSA) 기반 진단의 낮은 특이도와 단일 마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진단 대안으로, 정기적 추적 검사나 국가 건강검진 등 대규모 진단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전립선암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현재 널리 쓰이는 혈액 검사인 PSA 검사는 암이 아닌 경우에도 수치가 높게 나와 불필요한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등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반복 검사가 쉬운 소변을 활용해 전립선암을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PruEV-AI 기술의 핵심은 소변 속에 포함된 세포외 소포체(EV)를 빠르고 고순도로 분리하는 데 있다. 연구진은 아민화 제올라이트(AZ)와 카보하이드라자이드(CDH)라는 물질을 이용해 기존 복잡한 초원심분리 과정 없이 시린지 필터만으로 30분 이내에 세포외 소포체를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분리된 소포체에서 전립선암과 관련된 6종의 miRNA와 혈액 내 PSA 수치를 함께 분석한다.

이후 딥러닝 기반 AI 모델이 전립선암 환자 48명, 건강 대조군 49명 등 총 97명의 임상 샘플을 학습해 최적의 바이오마커 조합을 자동으로 선별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miRNA 5종과 PSA를 포함한 6개 조합으로 이뤄진 진단 방식은 암 환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민감도', 건강한 사람을 정확히 구별해내는 '특이도', 그리고 전체적인 진단 정확도 모두 93.33%라는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진단 성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곡선하 면적(AUC) 값도 0.955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일 PSA 검사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로 전립선암을 판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기술은 복잡한 장비 없이 간편하게 소변만으로 검사가 가능해 환자의 물리적·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복 검사와 장기 추적 관찰도 용이해 조기 진단뿐 아니라 치료 경과 모니터링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생명공학 및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