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간 영토 분쟁이 고조되면서 무력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두 석유 부국이 충돌할 경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 이어 또다른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 국토의 3분의 2인 동부지역 에세키보에 국영 기업들이 자원 탐사와 생산을 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가이아나는 국가를 지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군이 고도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이르판 알리 대통령은 군사 협정을 맺고 있는 지역의 동맹과 우방국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알리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움직임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예비 조치들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무모한 도발을 하면 대응할 것이며 지역 차원의 대응책을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3일 에세키보를 영토로 편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 98%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투표율은 51%로 저조했다. ■석유 발견으로 다시 관심 국제중재재판소는 지난 1899년 당시 이곳을 지배하던 영국령 가이아나 영토라고 판결했으며 베네수엘라는 반발해왔다. 지난 2015년 엑손이 이곳 앞바다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하자 베네수엘라는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는 접경 지역에 군 비행장과 학교, 군훈련장을 건설했다.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와 전차, 무장 헬기와 이란에서 제공한 해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인구 80만명에 군대 규모가 작은 가이아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두나라간 긴장에 브라질도 접경 가까이 군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 이번 국민투표에 대해 사회주의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 후보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로부터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미국의 민주 개혁 요구와 내년 미국 대선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 해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가이아나 긴장을 1982년 포클랜드섬을 침공하면서 영국과 전쟁을 벌인 당시 인기없던 아르헨티나 군사정부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베네수엘라가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의 영토가 정글 지역이어서 베네수엘라 군이 싸울 경우 군의 지지가 정권유지에 절대 필요한 마두로 대통령에게 자칫 정치적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휴 토드 가이아나 외교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12-08 09:19:25[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가 자국 국영 석유기업들에게 가이아나 영토에서 석유 개발을 지시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가이아나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부터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이르반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이아나 에세키보 지역에서 베네수엘라가 석유와 광물을 생산하고 있는 것에 우방과 군사 협정을 맺고 있는 지역의 동반국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곳은 가이아나 영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곳으로 알리 대통령은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여러 조치들을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가 무모하고 모험적인 행동을 한다면 지역 국가들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가 영국령이던 1899년에 설정된 국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루전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에세키보의 자원 개발 면허를 승인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원유 매장량이 많은 국가 중 하나이나 미국의 경제 제재와 수년간 이어온 관리 부실로 고전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가이아나와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을 포괄적 국방 작전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대해 알리 대통령은 이것은 국제법을 완전히 위반하는 것으로 지역의 안정과 평화 공존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3일 에세키보의 주권 회복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며 가이아나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2015년 석유개발기업 엑손모빌이 해안 지역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명한 이후 양국간 갈등이 이어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12-07 10:20:48신흥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미 가이아나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로부터 회원국 가입 제의를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가 원유 매장량이 많은 가이아나를 가입시키려 지난 수개월동안 초청해왔으며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원유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 나라에 대한 입김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라트 자그데오 가이아나 부통령은 OPEC에 가입할 경우 공급량과 가격을 수년간 조종해온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카르텔 회원국들에 끌려다닐 리스크 우려로 가입을 꺼리고 있다. OPEC의 입장에서는 가이아나를 가입시킬 경우 대어를 낚는 것이다. 지난 5년간 OPEC에 새로 가입한 국가가 없는 상태다. 사우디아리비아는 비회원국인 산유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새 OPEC 회원국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OPEC은 아제르바이잔과 말레이시아에도 가입을 제안했으나 이들 국가들은 산유량이 작거나 정체 상태다. 미국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과 제휴사들은 400억달러(약 5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5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가이아나에서 원유를 하루 100만배럴 이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루 100만배럴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계획하고 있는 산유 증산 능력과 같은 규모다. 엑손모빌을 비롯한 석유 개발업체들은 가이아나 앞바다 스태브록 브록에만 원유 110억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이아나는 원유 증산과 함께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도 높아져 이달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도 선출됐다. 인구가 100만명에 못미치는 가이아나는 앞으로 1인당 석유 생산 규모가 세계 최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가이아나의 국내총생산(GDP)이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7 18:31:43[파이낸셜뉴스] 신흥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미 가이아나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로부터 회원국 가입 제의를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가 원유 매장량이 많은 가이아나를 가입시키려 지난 수개월동안 초청해왔으며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원유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 나라에 대한 입김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라트 자그데오 가이아나 부통령은 단기적으로 원유 생산량과 판매 수익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 것이 목표이나 앞으로 수십년동안 수요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가입을 기피하고 있다. 자그데오 부통령은 OPEC에 가입할 경우 공급량과 가격을 수년간 조종해온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카르텔 회원국들에 끌려다닐 리스크 우려로 가입을 꺼리고 있다. OPEC의 입장에서는 가이아나를 가입시킬 경우 마치 지난 수년 중 대어를 낚는 것이다. 지난 5년간 OPEC에 새로 가입한 국가가 없는 상태다. 사우디아리비아는 비회원국인 산유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새 OPEC 회원국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OPEC은 아제르바이잔과 말레이시아에도 가입을 제안했으나 이들 국가들은 산유량이 작거나 정체 상태다. 미국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과 제휴사들은 400억달러(약 5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5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가이아나에서 원유를 하루 100만배럴 이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루 100만배럴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계획하고 있는 산유 증산 능력과 같은 규모다. 엑손모빌을 비롯한 석유 개발업체들은 가이아나 앞바다 스태브록 브록에만 원유 110억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이아나는 원유 증산과 함께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도 높아져 이달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도 선출됐다. 인구가 100만명에 못미치는 가이아나는 앞으로 1인당 석유 생산 규모가 세계 최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가이아나의 국내총생산(GDP)이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널은 앞으로 가이아나를 비롯해 미국과 브라질이 주도하는 비 OPEC 국가들이 하루 150만배럴을 더 증산하는 반면 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인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은 하루 8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7 14:42:27이낙연 국무총리(사진)는 19일(현지시간) 데이빗 그레인저 가이아나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제8차 세계 물포럼(18~23일) 참석을 계기로 만났다. 양측은 기후변화·개발협력, 국제기구 진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포괄적 논의를 했다. 특히 올해가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는 해로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8-03-21 17:07:23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현지시간) 데이빗 그레인저 가이아나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제8차 세계 물 포럼(18~23일) 참석을 계기로 만났다. 양측은 기후변화ㆍ개발협력, 국제기구 진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했다. 특히 올해가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는 해로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레인저 대통령은 "2015년 가이아나 연안에서 석유가 발견됐다. 가이아나 정부는 환경보호와 석유산업을 병행하고자 하는데, 한국정부와 기업의 투자와 기술전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리는 "민간업계와 협의해 보겠다. 에너지 분야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8-03-21 09:43:10[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 하락도 미국 양대 석유메이저의 실적 성장세를 훼방놓지 못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2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에 두번째로 좋은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증산에 나선 것이 유가 하락 충격을 상쇄하면서 대규모 이윤으로 이어졌다. 화석연료 사용을 당장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소비가 계속해서 늘면서 미 양대 석유메이저의 산유량증가, 대규모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10년 만에 두번째 최대 이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과 셰브론 모두 지난해 순익이 2022년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2022년 기록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사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엑손 순익은 2022년 557억달러에서 지난해 360억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2022년 기록을 빼면 2012년 이후 최대 순익이다. 셰브론 역시 같은 기간 355억달러에서 214억달러로 줄기는 했지만 2022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증산압력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화석연료 감축 장기계획에도 불구하고 엑손과 셰브론 등 미 양대 석유메이저를 비롯해 석유·가스 생산업체들에 증산을 종용해왔다. 유가 고공행진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리는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으로 증산이라는 탄소감축 정책과 모순되는 압박을 석유업체들에 가했다. 그 덕에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가 감산에 나서고, 지난해 말에는 올해 1분기 감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유지했다. 사상최대 산유량 지난해 미 석유생산은 그 여파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1월 산유량은 하루 1330만배럴로 역대 그 어느 나라 산유량보다도 많았다. 주로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에 걸쳐 있는 퍼미안분지에서 산유량이 대폭 늘었다. 엑손은 지난해 퍼미안분지와 남미 가이아나 산유량이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4분기 미국내 산유량은 2022년 하루 78만9000배럴에서 지난해 89만5000배럴로 폭증했다. 셰브론 역시 지난해 전체 퍼미안 분지 산유량이 10% 급증했다. 4분기만 따로 보면 하루 생산량이 2022년 89만5000배럴에서 지난해 116만배럴로 대폭 늘었다. M&A 두 메이저는 지난해 퍼미안분지 석유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엑손은 퍼미안분지 최대 석유생산 업체인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시스를 600억달러에 인수했다. 셰브론도 노스다코타주 바겐 셰일유전과 가이아나 석유 채굴권을 갖고 있는 헤스를 530억달러에 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03 05:15:07국제유가가 8일(이하 현지시간) 5% 가까이 폭락했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판매가격을 낮추면서 석유수요 둔화와 공급과잉 우려가 다시 불거진 탓이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월 인도분이 5일 마감가에 비해 배럴당 3.67달러(4.93%) 폭락한 70.17달러로 추락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3월물이 3.44달러(4.37%) 급락한 75.32달러로 미끄러졌다. 이날 매도세는 사우디가 촉발했다. 사우디 국영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가 전날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하는 아랍라이트크루드 가격을 배럴당 2달러 낮춘 것이 석유 매도를 불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11월 30일 이번 분기 하루 220만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산키로 합의했지만 유가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한 뒤 나온 조처였다.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등 미주대륙 산유국들이 사상 최대 석유생산에 나서면서 공급이 줄어들지 않고,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은 팬데믹 이후 경기부양에 실패하면서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도 유가에 예전과 같은 큰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서열 3위가 사망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레바논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지만 유가는 폭락했다. 이란과 아라비아만 사이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 속에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72달러, WTI는 2.16달러 오른 것이 지정학적 위기가 반영된 유가 상승분 전부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유명 석유애널리스트인 필 플린은 8일 분석노트에서 "감산 속에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확실한 경기둔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플린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있지만 시장은 수요둔화로 인해 공급충격 위험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착륙이 부드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산유량은 사상 최고치 수준을 오가고 있다. 지난주 미국 산유량은 하루 1320만배럴로 추산된다. 또 석유·정제유 재고 역시 1000만배럴 넘게 급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09 17:39:34[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8일(이하 현지시간) 5% 가까이 폭락했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판매가격을 낮추면서 석유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우려가 다시 불거진 탓이다. CNBC에 따르면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월 인도분이 5일 마감가에 비해 배럴당 3.67달러(4.93%) 폭락한 70.17달러로 추락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3월물이 3.44달러(4.37%) 급락한 75.32달러로 미끄러졌다. 이날 매도세는 사우디가 촉발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가 전날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하는 아랍라이트크루드 가격을 배럴당 2달러 낮춘 것이 석유 매도를 불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가 지난해 11월 30일 이번 분기 하루 220만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유가를 끌어올리는데 실패한 뒤 나온 조처였다.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등 미주대륙 산유국들이 사상최대 석유 생산에 나서면서 공급이 줄어들지 않고,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 중국은 팬데믹 이후 경기부양에 실패하면서 석유수요가 줄어들어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도 유가에 예전과 같은 큰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서열 3위가 사망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레바논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지만 유가는 폭락했다. 이란과 아라비아만 사이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 속에서 브렌트가 배럴당 1.72달러, WTI는 2.16달러 오른 것이 지정학적 위기가 반영된 유가 상승분 전부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유명 석유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8일 분석노트에서 "감산 속에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확실한 경기둔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플린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있지만 시장은 수요둔화로 인해 공급 충격 위험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착륙이 부드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산유량은 사상최고치 수준을 오가고 있다. 지난주 미 산유량은 하루 1320만배럴로 추산됐다. 또 석유·정제유 재고 역시 1000만배럴 넘게 급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09 01:22:47국제유가가 연간 기준으로 3년 만에 하락세로 마감됐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인상과 세계 경제 둔화, 또는 연착륙 전망에 따른 석유수요 둔화 예상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잇단 감산, 연말 홍해 항로 사실상 폐쇄 등 유가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들이 겹쳤지만 유가는 결국 하락했다. ■3년 만에 첫 하락CNBC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이하 현지시간)에도 하락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올해 3월 인도분이 전일비 배럴당 0.11달러(0.14%) 내린 77.04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0.12달러(0.17%) 밀린 71.65달러로 올 한해를 마무리 했다. 브렌트, WTI 모두 연간 기준으로 2020년 이후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브렌트는 10.32%, WTI는 10.73%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홍해 항로 항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지정학적 긴장과 불확실성이 고조됐지만 유가는 하락했다. 연말 유가 상승세를 불렀던 홍해 항행 차질은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활동 속에 급속히 제자리를 찾았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수에즈운하를 관통하는 홍해 항로로 배들을 다시 돌리는 등 홍해 항행이 재개되면서 유가 상승 요인이 사라졌다. ■미, 사상최대 산유량지난해 유가가 10% 넘게 급락한 최대 배경은 미국을 비롯한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이다. 특히 미국의 산유량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하루 평균 산유량이 1330만배럴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브라질, 가이아나 등 중남미 산유국들의 산유량도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 중국이 팬데믹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면서 석유 수입이 기대를 밑돈 것도 유가 하락을 재촉했다. ■올해 석유수급 차질 없다OPEC+가 올해 1·4분기 하루 220만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이같은 감산이 유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 앙골라가 감산에 반발해 OPEC을 탈퇴하는 등 카르텔 내분 조짐이 있는데다 220만배럴 감산이 현실화한다고 해도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으로 충분히 수요 증가분이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석유수요 증가분은 하루 50만~110만배럴에 그치는 반면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규모는 하루 120만배럴에 이를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WTI 평균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웰스파고는 71.50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31 19:3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