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15년차 한식당 사장님 A씨는 올해 초 시중은행의 사업자 신용대출을 알아봤지만 대출이 어려웠다. '맛집' 주인이지만 여러건의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인데다 신용점수가 700점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A씨에게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내줬다. 카카오뱅크는 A씨의 사업장 카드 매출 정보와 중소기업중앙회비 납부이력, 금융결제원 출금 비중 등 비금융정보(대안정보)에 기초해 A씨를 사업역량을 평가했다. 카카오뱅크가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CSS) 혁신으로 중·저신용자에 이어 소상공인 대출 문턱을 낮추는 노력을 이어간다고 9일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데이터 활용 기술력을 토대로 금융거래이력부족자(thin-filer, 씬파일러)를 대상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으로 금융정보 기반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거절된 개인사업자 6명 중 1명을 추가로 선별하고 대출을 공급했다. 지난 2022년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 카카오뱅크는 사업자의 사업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다. 카카오뱅크가 자체 개발한 모형이 의미가 큰 이유는 2가지 과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먼저 사업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과 다양한 소상공인의 업종별로 제각각인 데이터 범주에 포괄적인 적용이 어려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사업장 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해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사업역량이 뛰어난 소상공인이더라도 개인 신용도가 낮거나 신용정보가 부족하면 대출이 불가능했던 전통적인 개인사업자 평가모형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해당 모형 개발을 위해 약 4400개의 변수와 2400만건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공제정보, 사업장 매출정보 등 각종 대안정보와 더불어 특정 업종에 적합한 항목도 발굴해 적용했다. 개인사업자 전체를 평가하는 '범용모형'에 개별 업종 사업자를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업종별 특화모형'을 더한 이중 구조화를 통해 변별력을 높였다. 모형의 성능을 분석한 결과, 금융 정보로만 이뤄진 신용평가사(CB)의 모형과 대비해서도 평가 변별력이 최고 30% 개선되는 성능을 보였다. 실제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심사에 적용한 결과, 금융정보 위주 평가 시스템에서 거절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신청 고객 6명 중 1명을 추가 선별할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적용 중인 음식업 사업자, 서비스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특화 모형에 이어서 향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도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사업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며 "개인 신용도가 낮거나 신용정보가 부족한 사람들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카카오뱅크만의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중·저신용자, 소상공인 금융포용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5-09 15:26:54통신과 금융 업계 간 동맹이 인공지능(AI), 미디어, 데이터, 핀테크(금융+기술)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지분교환을 통한 전방위적 협력을 비롯해 알뜰폰(MVNO), 키즈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등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출시 등의 형식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내수 시장 위주의 규제 산업이라는 업계 간 공통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텔레핀(통신+금융)' 동맹이 각 영역 간 경쟁 촉진, 소비자 편익 제고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 넓히는 '텔레핀' 동맹 24일 통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금융권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T와 KT는 각각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과 4000억원대 지분교환을 통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AI 인재 양성 및 기술·서비스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SKT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사와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 간 통신·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신사업 모델 발굴에 나서고 있다. 고령층을 겨냥해 SK브로드밴드의 IPTV B tv에 하나은행의 홈뱅킹 기술을 도입한 것이 대표 사례다. 하나금융은 SKT, SKB, 11번가 등 SKT 계열사의 데이터를 가명결합해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신 파일러) 특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데이터 결합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BM) 발굴, 데이터 결합 기반 사업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AI 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청년AI인재 발굴을 위한 해커톤 개최, AI 스타트업 랩 개소, 찾아가는 AI 교육 프로그램 공동 운영 등을 진행했다. 신한은행과 4375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KT도 신한금융 계열사와 디지털전환(DX)·AI 등 협력을 진행 중이다. IPTV에 홈뱅킹 서비스를 도입했고, 신한EZ손해보험 지분을 매입한 KT가 신한EZ손해보험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DX 패키지를 지원 중이다. KT와 신한은행은 '상생형 소상공인 DX 지원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동산담보관리 플랫폼 'KB PIM'에 KT의 사물인터넷(IoT) 단말 및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실사 없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그 결과, 동산담보대출잔액인 2018년 32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729억원으로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금융권과 알뜰폰, AICC(AI컨택센터)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하나은행과 제휴를 통해 유플러스 키즈폰에 하나은행이 개발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을 탑재했다. ■이종산업간 시너지 기대 이 같은 텔레핀(통신+금융) 동맹은 방대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함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규제·내수산업인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산업 모두 규제산업이고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수익도 내면서 새 먹거리를 찾아보자는 공통 의식이 있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새 부가 산업을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금융과 통신 각 업계의 과점체제 해소로 편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경쟁에 기여할 수 있고, 요금제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기존의 과점 업체들이 긴장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신과 금융이 실험적으로 상호 교차해서 서로의 업무를 취급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경쟁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나경 기자
2024-04-25 18:39:03빅블러 시대를 맞아 이동통신 업계도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텔레핀'(Telecommunication+finanace)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4800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개인맞춤형 금융 서비스 출시,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통신 업계는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신 파일러)를 겨냥한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도 조만간 출시한다. 이를 통해 금융권은 중저신용자 금융거래가 촉진되는 등 통신·금융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통신 3사, 마이데이터 사업 속도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2021~2022년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한 이후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SKT와 KT는 통신 3사가 공동으로 구축한 본인확인 플랫폼 PASS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T는 PASS에서 19개 재무지표를 기반으로 한 금융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 보맵과 함께 AI 기반의 보험 분석·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SKT는 PASS 금융비서 서비스를 AI 기술, 통신 서비스와 연계해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KT도 PASS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금융자산 통합조회 서비스를 비롯해 통신 서비스와 연계한 통신비 혜택 제공 방안도 마련했다. KT 마이데이터와 제휴한 국내외 쇼핑 앱에서 결제하거나 제휴 서비스를 구독하면 결제한 금액의 일정액이 적립되고, 적립된 캐시로 통신비를 최대 2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아울러 KT는 케이뱅크, BC카드 등 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모색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인 BC카드, 케이뱅크 서비스와 연계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나스미디어와 같은 미디어·광고 계열사와도 데이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통신 데이터 역량을 활용한 마케팅 플랫폼 'KT 애드트윈', AI 기반 쇼핑 추천 서비스 '케이딜'도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플랫폼을 통해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Me'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서 LG유플러스는 자산·신용관리, U+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관리, 중고폰 판매 등 서비스와 연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 가입자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안신용평가 진출 시너지 기대 통신 3사는 48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사업의 보폭을 대안신용평가까지 넓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은 각사의 신용평가체계(CSS) 고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 3사(각 지분 26%)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3월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을 설립한 이후 이달 금융위원회로부터 전문개인신용평가업 본인가를 취득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전 국민 대상의 대안신용평가모델 '텔코CB'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신한카드 등 시중 금융사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법인 관계자는 "이 외에도 다양한 금융사가 텔코CB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신 파일러의 신용점수를 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나 업력이 짧은 금융회사들에는 통신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들은 신용분류 자체가 고신용자에 비해 촘촘하지 않은데, 통신데이터를 활용하면 우량한 중저신용자를 발굴해 대출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은행들에서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활성화되면 우량한 중저신용자 차주에게 더 적극적인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 데이터는 매일 쌓이고, 해외로밍 기록·휴대폰 변경주기도 알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 CSS를 고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나경 기자
2024-04-23 19:11:42대안 신용평가체계(CSS)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이란 과제를 가지고 출범한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고령층 등에 5대 시중은행의 2.2배 수준의 대출금을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금융거래이력부족자(thin-filer, 씬파일러) 차주 수는 15만명 가량으로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을 낮췄다. 다만 씬파일러 연체율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아 CSS 고도화를 통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케이뱅크 씬파일러 대출 6300억 3월 31일 국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6300억7300만원이었다. 같은 시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을 모두 더한 2893억2800만원의 2.18배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가 4018억2000만원, 케이뱅크가 2282억5300만원을 씬파일러들에게 대출해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KB국민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166억2600만원으로 카카오뱅크의 4.13%, 케이뱅크의 7.28%에 그쳤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대출잔액이 각각 400억원대로 카카오뱅크 대출액의 10%대, 케이뱅크의 약 20%에 불과했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씬파일러 대출금이 늘었다. 2021년 12월말 카카오·케이뱅크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2182억8500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합(3668억9300만원)보다 작았는데, 1년 후인 2022년 12월 말에는 5대 시중은행의 1.78배에 달했다. 2022년 12월말 기준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5000억9600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대출잔액을 더한 2802억1900만원보다 많았다. 차주 수를 봐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5대 시중은행에 비해 씬파일러를 포용한 점이 드러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씬파일러 13만5596명에게 대출을 내줬다. 같은 시점 케이뱅크는 1만8502명에게 대출을 실행했다. ■높은 대출 연체율·부도율 관리 '숙제'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들에 비해 씬파일러 대출을 많이 취급한 건 출범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포용'을 금융당국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통신·부동산정보와 카드사 가맹점 정보 등 대안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한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케이뱅크는 소득, 신용이력과 통신(KT)·유통 등 대안정보를 케이뱅크 자체 CSS에 반영 중이다. 토스뱅크는 토스앱을 기반으로 한 비금융 활동 정보, 마이데이터, 노란우산공제 개인사업자 정보 등을 활용해 토스뱅크 CSS를 개발·운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CSS 고도화로 연간 4600억원 규모 중저신용자 대출을 추가 승인했고, 케이뱅크의 경우 고객 84%가 케이뱅크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평가등급이 향상되고 평균 0.64%p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스뱅크 또한 KCB ·NICE 신용평가 기준 중저신용자였던 10만명이 고신용자로 재평가돼 2조원이 넘는 신용을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체율을 어떻게 관리할 지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씬파일러 대출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83%, 케이뱅크는 4.17%를 기록했다. 90일 이상 연체가 된 비율(부도율)은 카카오뱅크가 1.55%, 케이뱅크가 2.98%였다. 같은 시점 우리은행의 씬파일러 대출 연체율(0.16%), 부도율(0.03%)에 비해 1%p 이상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량 차주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금융 데이터가 무엇인지, 최적의 조합이 무엇인지 노하우가 쌓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31 18:15:42#OBJECT0# [파이낸셜뉴스]대안 신용평가체계(CSS)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이란 과제를 가지고 출범한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고령층 등에 5대 시중은행의 2.2배 수준의 대출금을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금융거래이력부족자(thin-filer, 씬파일러) 차주 수는 15만명 가량으로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을 낮췄다. 다만 씬파일러 연체율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아 CSS 고도화를 통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케이뱅크 씬파일러 대출 6301억원 3월 31일 국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6300억7300만원이었다. 같은 시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을 모두 더한 2893억2800만원의 2.18배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가 4018억2000만원, 케이뱅크가 2282억5300만원을 씬파일러들에게 대출해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KB국민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166억2600만원으로 카카오뱅크의 4.13%, 케이뱅크의 7.28%에 그쳤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대출잔액이 각각 400억원대로 카카오뱅크 대출액의 10%대, 케이뱅크의 약 20%에 불과했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씬파일러 대출금이 늘었다. 2021년 12월말 카카오·케이뱅크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2182억8500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합(3668억9300만원)보다 작았는데, 1년 후인 2022년 12월 말에는 5대 시중은행의 1.78배에 달했다. 2022년 12월말 기준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씬파일러 대출잔액은 5000억9600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대출잔액을 더한 2802억1900만원보다 많았다. 차주 수를 봐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5대 시중은행에 비해 씬파일러를 포용한 점이 드러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씬파일러 13만5596명에게 대출을 내줬다. 같은 시점 케이뱅크는 1만8502명에게 대출을 실행했다. ■ 높은 대출 연체율·부도율 관리 '숙제'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들에 비해 씬파일러 대출을 많이 취급한 건 출범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포용'을 금융당국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통신·부동산정보와 카드사 가맹점 정보 등 대안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한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케이뱅크는 소득, 신용이력과 통신(KT)·유통 등 대안정보를 케이뱅크 자체 CSS에 반영 중이다. 토스뱅크는 토스앱을 기반으로 한 비금융 활동 정보, 마이데이터, 노란우산공제 개인사업자 정보 등을 활용해 토스뱅크 CSS를 개발·운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CSS 고도화로 연간 4600억원 규모 중저신용자 대출을 추가 승인했고, 케이뱅크의 경우 고객 84%가 케이뱅크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평가등급이 향상되고 평균 0.64%p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스뱅크 또한 KCB ·NICE 신용평가 기준 중저신용자였던 10만명이 고신용자로 재평가돼 2조원이 넘는 신용을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체율을 어떻게 관리할 지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씬파일러 대출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83%, 케이뱅크는 4.17%를 기록했다. 90일 이상 연체가 된 비율(부도율)은 카카오뱅크가 1.55%, 케이뱅크가 2.98%였다. 같은 시점 우리은행의 씬파일러 대출 연체율(0.16%), 부도율(0.03%)에 비해 1%p 이상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량 차주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금융 데이터가 무엇인지, 최적의 조합이 무엇인지 노하우가 쌓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31 15:39:13[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와 핀테크지원센터가 지난해 D-테스트베드 사업에 참여한 팀 중 우수 참여팀 6팀을 11일 선정했다. 2023년도 D-테스트베드 사업에 참여한 36개 팀이 지난해 5월, 9월부터 각 14주간 본격적인 사업화 이전 단계에 있는 핀테크 아이디어의 사업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시험한 결과다. D-테스트베드 사업은 혁신적인 핀테크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개인과 기업이 이를 시험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실제 데이터, 원격 테스트 환경, 분야별 전문 멘토링, 타탕성 평가 의견서 등을 제공한다. 기존 금융규제샌드박스 제도는 기업이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고자 할 때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로, 기업이 아이디어를 시장에 출시하기 전 자체적으로 시험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다. 특히 2023년도 D-테스트베드 사업부터는 지원 효과를 높이고자 종전과 달리 △참여자 모집을 상·하반기 2회로 확대하고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분석환경을 운영했다. 또 △사용 가능한 데이터에 비금융 업권(공공·유통) 데이터 등을 신규 추가하고 △데이터 기준 기간도 확장하는 등 운영 방식을 개선했다. 이에 36개 참여팀은 그간 수행한 작업 내역과 도출한 결론, 기대효과 등을 수행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성과 발표를 바탕으로 테스트 과정·결과, 아이디어 구체성, 소비자에 대한 편익 제공 가능성 등 기준을 세워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6개팀을 우수 참여팀으로 선정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상에는 '연체 위험 등 리스크는 낮으면서 대출 수요는 높은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모형' 아이디어로 검증을 진행한 어니스트펀드가 선정됐다. 인공지능(AI) 일종인 머신러닝을 통해 D-테스트베드가 제공하는 통신·카드 등 다양한 비금융 대안정보를 기존 금융정보와 함께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용 리스크는 낮으면서 대출수요가 높은 고객을 선별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금융감독원 원장상에는 '산업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델 개선' 아이디어를 검증한 윙크스톤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자사의 기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이 직장인 신용평가모형을 개량한 형태로서 법인 사업자 신용평가때와는 달리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D-테스트베드가 제공하는 산업별 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을 개선함으로써 우량 개인사업자를 추가 발굴할 수 있음을 보였다. 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상에는 '딥러닝·머신러닝 활용 금융사기탐지 모델의 최적화' 아이디어로 검증을 진행한 패턴파인더가 선정됐다. 이 회사는 D-테스트베드가 제공하는 입출금 계좌, 거래 데이터 등을 활용해 머신러닝 모델 4건, 딥러닝 모델 7건의 금융사기(보이스 피싱 등) 탐지 성능을 최적화한 뒤 비교하고 이 중 머신러닝 모델에 대해서는 성능향상 방안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향후 자금세탁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 원장상에는 '노년층 대상 건강자산스코어에 기반한 고령사회 대안신용평가모형' 아이디어로 검증을 진행한 IBA가 선정됐다. 이 회사는 D-테스트베드가 제공하는 소비·통신 등 비금융 대안 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건강자산 변수를 생성하고, 이러한 변수와 대출연체와의 관련성을 검증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대출 상품의 사각지대에 있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와 대출 공급의 가능성을 열었다. 금융보안원 원장상에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AI기반 실시간 악성 URL 탐지 및 차단' 아이디어를 검증한 필상이 선정되었다. D-테스트베드가 제공하는 금융거래 데이터와 금융결제원의 금융사기 의심유의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사기로 귀결될 수 있는 금융거래의 유형을 분석, 이러한 분석결과를 향후 신규 악성 인터넷주소(URL)를 실시간 탐지해 차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용정보원 원장상에는 '보험청구-대출연체간 상관관계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 아이디어로 검증을 진행한 그레이드헬스체인이 선정됐다. D-테스트베드가 제공하는 신용정보원의 실손보험금 청구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실손보험 청구 이력과 신용간 상관관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했고, 신용이력부족자(thin-filer)에 대해서 개인 건강상태 개선시 신용평점 개선 등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모형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에도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로 D-테스트베드 사업 참여팀을 모집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1-11 10:43:03금융거래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filer)들은 신용평가사에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최근 4년간 수용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산정에 필요한 신용정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씬파일러 대부분은 신용점수 700점대 중저신용자로 분류된다. 이들이 대출금리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용평가사와 은행들의 대안신용점수체계(CSS)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평가사 KCB와 NICE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씬파일러가 이의를 제기해 수용된 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CB에서는 최근 4년간 총 64건의 이의제기를 받았지만 수용된 건 없었다. KCB는 "금융거래이력부족자의 경우 열람 및 정정청구 대상인 신용정보가 없는 상태"라며 "국민연금·건강보험·통신요금 납부정보 등을 등록하면 신용점수 상승요인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NICE에서도 최근 4년간 97건의 이의제기가 접수됐지만 수용된 건은 전무했다. NICE신용평가는 "이의제기 신청 건 중 대부분이 신용평점 산출 사유, 상향 방법 등 문의에 답하는 형태인데 이를 수용건수로 집계하지는 않았다"라며 "정정처리가 필요한 건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수용률이 높지 않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약 1200만명의 씬파일러 대부분이 중저신용자로 대출금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금융거래이력 부족→낮은 신용점수→높은 대출금리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말 기준 KCB는 1193만7488명을 씬파일러로 집계했다. NICE에서는 총 1210만878명을 씬파일러로 봤다. NICE에 따르면 씬파일러 중 0.04%만 800점 이상 점수를 받았다. 700점 이상~750점 미만이 53.38%로 가장 많았고 750점 이상~800점 미만이 25.60%로 뒤를 이었다. 통상 중저신용자로 분류되는 700점대가 약 80%에 달하는 것이다. 정책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이 되는 700점 이하 저신용자 비율은 20.97%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에서도 대출을 내주는 은행들에 신용평가체계 혁신을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강조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17개 은행장과 간담회에서 "은행이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혁신해나가는 스마트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라며 은행의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금융위 올해 업무계획에도 "신용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도 정확한 신용평가를 통해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뤄지도록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에서는 씬파일러에 대한 대안신용평가 고도화를 내년 은행산업 화두로 제시했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지난 7일 금융연구원 세미나에서 "대안CSS는 은행산업 혁신과 상생의 핵심 요소"라며 "본질적으로는 신용점수가 선형적으로 나올 수 있게 해서 중저신용자가 적정한 금리체계를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현 금감원 은행감독국장도 "행동모형기반 신용평가모델이 은행권 수익모델로 정책되길 바란다"며 "씬파일러도 금융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대안신용평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알뜰폰 사업 등 비금융 분야에 지출한 은행과 금융지주에서 통신정보, 유통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금융거래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가 금융소비자로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재호 의원은 "금융사각지대로부터 금융소외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법 통과 등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며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가 금융회사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이승연 기자
2023-11-28 18:47:15[파이낸셜뉴스]금융거래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filer)들은 신용평가사에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최근 4년간 수용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산정에 필요한 신용정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씬파일러 대부분은 신용점수 700점대 중저신용자로 분류된다. 이들이 대출금리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용평가사와 은행들의 대안신용점수체계(CSS)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평가사 KCB와 NICE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씬파일러가 이의를 제기해 수용된 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CB에서는 최근 4년간 총 64건의 이의제기를 받았지만 수용된 건 없었다. KCB는 "금융거래이력부족자의 경우 열람 및 정정청구 대상인 신용정보가 없는 상태"라며 "국민연금·건강보험·통신요금 납부정보 등을 등록하면 신용점수 상승요인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NICE에서도 최근 4년간 97건의 이의제기가 접수됐지만 수용된 건은 전무했다. NICE신용평가는 "이의제기 신청 건 중 대부분이 신용평점 산출 사유, 상향 방법 등 문의에 답하는 형태인데 이를 수용건수로 집계하지는 않았다"라며 "정정처리가 필요한 건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수용률이 높지 않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약 1200만명의 씬파일러 대부분이 중저신용자로 대출금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금융거래이력 부족→낮은 신용점수→높은 대출금리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말 기준 KCB는 1193만7488명을 씬파일러로 집계했다. NICE에서는 총 1210만878명을 씬파일러로 봤다. NICE에 따르면 씬파일러 중 0.04%만 800점 이상 점수를 받았다. 700점 이상~750점 미만이 53.38%로 가장 많았고 750점 이상~800점 미만이 25.60%로 뒤를 이었다. 통상 중저신용자로 분류되는 700점대가 약 80%에 달하는 것이다. 정책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이 되는 700점 이하 저신용자 비율은 20.97%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에서도 대출을 내주는 은행들에 신용평가체계 혁신을 통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강조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17개 은행장과 간담회에서 "은행이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혁신해나가는 스마트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라며 은행의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금융위 올해 업무계획에도 "신용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도 정확한 신용평가를 통해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뤄지도록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에서는 씬파일러에 대한 대안신용평가 고도화를 내년 은행산업 화두로 제시했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지난 7일 금융연구원 세미나에서 "대안CSS는 은행산업 혁신과 상생의 핵심 요소"라며 "본질적으로는 신용점수가 선형적으로 나올 수 있게 해서 중저신용자가 적정한 금리체계를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현 금감원 은행감독국장도 "행동모형기반 신용평가모델이 은행권 수익모델로 정책되길 바란다"며 "씬파일러도 금융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대안신용평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알뜰폰 사업 등 비금융 분야에 지출한 은행과 금융지주에서 통신정보, 유통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금융거래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가 금융소비자로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재호 의원은 "금융사각지대로부터 금융소외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법 통과 등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며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가 금융회사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이승연 기자
2023-11-28 16:20:08[파이낸셜뉴스] 최근 플랫폼 경제 활성화, 비대면 문화의 확산 등으로 보편화된 간편결제와 관련해, 국내 시장 및 기업의 동향과 이슈 사항이 제시됐다. 22일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간편결제 무한경쟁 시대, 왕관을 거머쥘 승자는?)에 따르면, 빅테크, 핀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휴대폰 제조사, 유통, 배달, 통신 등 비금융업자들까지 국내 간편결제 생태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국내 간편결제 이용 실적은 2023년 상반기 중 일평균 2628만 건, 84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 16.9% 증가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방식은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61.3%), 선불금(32.7%), 계좌(6.0%) 순이며, 카드 및 계좌에 연동해 미리 충전한 선불금을 이용하는 비중이 지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또한 2023년 상반기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업자 중 전자금융업자는 37개사, 휴대폰 제조사는 3개사로 72.8%를 차지하여 비금융업자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삼정KPMG 핀테크산업 리더 조재박 부대표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고객 접점 확대 및 서비스 차별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협업과 투자, 국내외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 증진, 후불결제 및 대환대출 등 서비스 확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간편결제사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간편결제 편리성과 혜택을 기반으로 부정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비한 장치 마련과 건전성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다섯 가지 주요 이슈로 △경쟁 심화 △오프라인 접점 확대 △비즈니스 확장 △지급방식 변화 △전략 이원화가 제시됐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휴대폰 제조사, 전자금융업자,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나뉘며, 비금융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다양한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023년 3월부터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카드사들의 ‘오픈페이’ 출범, QR코드 공동 결제망 구축 등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접점 확대가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결제 수단으로 안착한 간편결제는 더 많은 거래액과 결제 데이터가 생성되는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편의점 CU와 토스, 카카오페이와 오케이포스 등 주요 간편결제 제공 기업들은 파트너십 체결,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오프라인 생태계 확장에 노력 중이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페이, GLN, 제로페이 등은 국내외 여행객들의 결제 편의성 확보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맹점을 확보한다. 아울러, 빅테크를 중심으로 금융 이력 부족자(Thin Filer)에게 소액 신용을 부여하는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등 비즈니스가 확장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대안 신용평가모델을 발전시키며 금융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환대출 서비스까지 확장 중인 모습이다. 충성 고객을 가늠하는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급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모바일·PC 등을 이용한 대금 지급 중 간편결제 이용 비중은 사용자의 편의성 선호 등으로 지속 확대 중이며, 애플페이 한국 진출로 인한 관련 단말기 보급 확대, 소비자 선호 증가 등으로 최근 들어 국내 카드사에서 콘택트리스(비접촉 결제)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도가 높아지면서 ‘선택과 집중’에 따라 본업에 집중하거나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으로 이원화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SSG페이, 미래에셋페이, LG페이 등은 수익성 저하 또는 연관 사업 종료 등에 따라 간편결제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반면, 현대자동차, 무신사, 스마일게이트 등은 기본 비즈니스와의 시너지 강화 일환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11-22 10:38:24[파이낸셜뉴스] 개인사업자, 주부와 대학생 등 금융거래이력 부족자(thin-filer·씬파일러)를 고려한 '대안신용평가'를 내세웠던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업체 연체율이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은행과 달리 비금융정보를 활용해서 '혁신'과 '포용적 금융'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인데, 오히려 건전성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 연체율이 올해 상반기 4.1%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1.5%에서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대출 신규취급액은 203억원에서 26억원으로 줄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캐피탈이 손 잡고 만든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은 일정기간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 대출이 불가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온라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무담보 신용대출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정대리인으로서 대출 모집을 하고 자체 개발한 비금융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모델로 대출 심사까지 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신규 대출을 중단한 데 따른 착시효과"라며 "대안신용평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신규 대출이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연체율은 2%이내 수준이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캐피탈 업권과 비교했을 때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의 부도율·연체율은 절반 수준으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라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출 모집만 하고 우리은행이 자체 평가시스템으로 대출 심사·실행을 하는 네이버파이낸셜-우리은행 개입사업자대출은 올해 상반기 연체율이 0.75%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0.64%에서 소폭 올랐다. 신규 취급액은 189억원에서 86억원으로 감소했다. 송석준 의원은 연체율 차이에 대해 "비금융정보 위주의 대안신용평가가 현실에서 작동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개별 금융회사들이 빅데이터 활용 등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안정적 평가시스템을 갖춘 기존 은행들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 중저신용자 대출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통신비 납부 내역, 유통사 포인트 및 적립 내역, 도서 구매 내역, 택시 이용 내역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씬파일러 신용점수를 평가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말 0.42%, 12월말 0.77%로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6월말 1.04%, 8월말 1.20%까지 상승했다. 토스뱅크가 1.58%, 케이뱅크 1.57%, 카카오뱅크가 0.77%였다. 특히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은 2.79%로 전체 신용대출의 두 배 수준이었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이 4.13%로 가장 높았고 토스뱅크가 3.40%, 카카오뱅크가 1.68%를 각각 기록했다. 각 사 개별로도, 3개사 합산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다. 고금리 시기에 중저신용자대출 목표치를 맞춰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대출 연체율이 올랐다는 게 인터넷은행 측 분석이다. 다만 대안신용평가 모델 고도화를 통한 '정교한 상환능력 심사'와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경숙 의원은 "국내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9-19 17:5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