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폭발된 파이프라인 '노르트 스트림1' 자체 조사에 나섰다. 특수 장비를 갖춘 러시아 선박을 스웨덴 배타적 경제수역 폭발 현장으로 보내 폭발 원인을 찾겠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파이프라인을 고의적으로 손상시켰다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발끈했다. 27일(현지시간)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눼헤테르,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기가 달린 선박이 스웨덴 배타적 경제수역 폭발 현장에 도착했다. 이 선박은 파이프라인 '노르트 스트림1'의 소유주가 보유한 민간 선박으로, 전문가가 승선해 하루 안에 피해를 평가할 예정이며 조사에는 3~5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번 조사와 별개로 스웨덴, 덴마크, 독일, 노르트 스트림은 발트해 해저 파이프라인의 손상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개별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지난 9월 26일 폭발한 '노르트 스트림 1'과 '노르트 스트림2'가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조사에 나섰고, 독일은 이달 초 에너지 공급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이 독일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파이프라인을 고의적으로 손상시켰다는 주장은 "미친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 2'의 파이프라인 2개 중 하나가 여전히 작동 중이며 "유럽이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 정부는 "강력한 폭발을 동반한 사보타주 행위가 두 파이프라인 경로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덴마크 정부 측은 지난주 "파이프라인에 광범위한 손상이 있었다"면서 "손상 원인 강력한 폭발"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스웨덴 정부도 방해 공작 가능성이 폭발의 원인이라고 결론지은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 8월 말에 '노르트 스트림 1'을 통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했고 '노르트 스트림 2'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 인증 절차를 중단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2-10-28 07:25:51[파이낸셜뉴스] 독일 정부가 발트해 심해를 지나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 2'를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러시아 대통령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 크리스티안 호프만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용을 배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서 "러시아는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공은 유럽연합(EU)으로 넘어갔다. 원하면 가스관 탭을 돌려 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노르트 스트림'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즉, 손상되지 않은 1개의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러시아의 설명에 따르면 '노르트 스트림2'를 통해 연간 270억㎥ 규모의 '값싼'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인화점이 된 '노르트 스트림2'를 통한 러시아 가스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프만 대변인은 "러시아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자가 아니다"면서 "노르트 스트림 1의 손상되기 전에도 더 이상 가스가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 해저에서 '노르트 스트림 1'과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에서 총 4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엄청난 가스가 발트해로 누출됐다. EU는 가스 유출을 러시아의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이라고 의심하고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비싼 에너지를 수출해 이익을 볼수 있다며 러시아를 폭발 사고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초 '노르트 스트림' 1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노르트 스트림 2'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독일이 승인을 중단함에 따라 가동되지 않았다. '노르트 스트림' 수리에는 1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알렉시아 밀러 대표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같은 포럼에서 손상된 '노르트 스트림' 파이프라인을 수리하는 데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이 현재 가스 저장 용량을 기준으로 겨울을 살아남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2-10-13 05:34:22[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 4개 중 3개가 영구훼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케이에스피 등 관련주에 장중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29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케이에스피는 전일 대비 8.00% 오른 1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외신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치안당국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 4개 중 3개가 영구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수리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바닷물이 흘러들어 파이프라인이 부식될 것이라는 게 독일 당국의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에 케이에스피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 내용이 재조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타르향 LNG선 수주 확대 속에 엔진 밸브 수주가 늘어나고 있고 현대로템 수출용 제품의 부품 공급도 개시하면서 전 사업 부문에서 호황이 전망된다. 최원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케이에스피는 카타르향 LNG선 수주 확대를 중심으로 주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HSD엔진, STX에서 X92 엔진 밸브 수주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또 "케이에스피 같은 기자재 업체의 실적은 조선사의 실적에 6개월 이상 선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전방에서는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LNG 운반선 수요 증대, 글로벌 IMO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 등의 요인이 발생했다"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9-29 13:30:50[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우려와 달리 약속한 대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을 재가동했다. 다만 실제 공급량은 이전보다 적을 예정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노르트스트림 1’의 독일쪽 관리 기업인 노르트스트림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 측에서 가스 공급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노르트스트림 1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관이며 2011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독일은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에너지 수요의 10%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독일행 천연가스 중 약 3분의 1은 노르트스트림 1을 통해 국경을 넘었다. 노르트스트림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약속대로 천연가스를 다시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라우스 뮐러 독일 연방 네트워크 국장은 트위터에 “가스프롬이 기존 공급량 대비 30% 수준의 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지난달 16일부터 독일로 공급하는 천연가스를 기존 공급량 대비 40%로 낮췄다. 가스프롬은 독일 지멘스에 수리를 맡긴 노르트스트림 1의 가스관 터빈을 돌려받지 못해 가스관 가동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멘스는 해당 정비를 캐나다 업체에 의뢰했고 캐나다 정부는 러시아 제재를 이유로 수리를 마친 터빈을 독일로 넘겨주지 않았다. 독일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실력행사에 나서자 캐나다에 터빈 반환을 요구했으며 캐나다도 이를 허락했다. 러시아는 독일 정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11~21일 연례 정기 점검을 한다며 노르트스트림 1의 작동을 멈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가스프롬이 터빈 반환을 위한 관련 서류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고 가스프롬도 20일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푸틴은 가스프롬이 7월 말 수리를 위해 또 다른 터빈을 폐쇄할 것이라며 캐나다로 보낸 터빈이 그때까지 반환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7-21 16:44:18[파이낸셜뉴스] 독일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들어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로 러시아산 가스의 공급 파이프 라인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 제재를 위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스관은 이미 완공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속에서 독일 등 유럽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위한 인증 절차를 중단하는 조치에 돌입했다. 러시아에서부터 우크라이나를 거쳐 독일로 오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 중 핵심으로 꼽힌다. 그동안 대러시아 제재 논의에서 온건한 입장을 취해 온 숄츠 총리는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세력 2곳을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결정을 내리자 경제 제재로서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한 바 있다. 노르트스트림2의 사업 중단과 함께 다른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미국 등 서방동맹국들은 유럽행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차질에 대비해 그동안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물량의 일부를 유럽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차질 빚어질 경우 유가 폭등도 우려된다.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는 전체 물량의 30~40%에 달한다. 일각에선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중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2-02-22 21:48:1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가동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가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미 공영라디오 NPR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 침공시 가스관이 앞으로 진전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독일과 조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라이스는 그러나 미국이 독일과 합의를 했는지 등 자세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노르트스트림-2를 통해 천연가스가 수송되지 않고 있어 미국과 서방국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DW는 문제의 가스관이 민간 기업의 사업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러시아가 이것을 무기화하는 것을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길이가 약 1200km인 노르트스트림-2는 발트해 바닥에 건설돼 러시아에서 독일로 보내지는 천연가스량이 현재에 비해 두배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이 가스관으로 인해 유럽이 러시아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연합(EU) 내에선 노르트 스트림-2 개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1-27 21:03:21[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유럽 긴장 완화를 위한 세밑 정상회담을 갖는다. 내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불거진 가운데 미·러 정상간의 전격 핫라인 연결인 셈이다. 이번 정상간 대화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지대에 약 10만 병력을 파견함에 따라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년 1월 침공설도 나온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병력 증강에 나서겠다고 밝혀, 충돌이 우려돼 왔다. 29일(현지시간) CNN, AP 등 외신에 따르면 에밀리 혼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30일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정상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전화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긴장 완화 방안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내년 1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동유럽 긴장 완화에 관해 논의하기로 이미 계획을 잡은 상태다. 30일 정상 전화회의가 긴급히 추진됨에 따라 1월 10일 양국 당국자들이 만나는 회의에서는 정상회의 결과를 토대로 긴장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0일 제네바 회담에 양국 정상은 참석하지 않으며 국무부 주도로 국방부와 NSC측 대표가 회담에 나선다.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과 동맹국들이 동유럽 긴장 문제를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진전시킬 경우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독일은 그동안 새로 건설된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천연가스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개통을 미루면서 러시아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최근 서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면서 유럽 천연가스 폭등을 유발시켰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을 촉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겨울철 난방과 관련한 회의에서 "러시아와 유럽 파트너들은 추가 가스관 건설 임무를 완료했다"며 "노르트스트림2을 가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 파트너들이 가동 개시 결정을 내리는 즉시 대량의 러시아 가스가 유럽으로 즉시 공급될 것"이라며 공급량이 연간 약 550억㎥에 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이 유럽의 가스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가스를 소비하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유럽) 모든 국가와 이들 국가의 경제 주체, 가정들도 즉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유럽 파트너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제 그들의 차례"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서유럽으로 이어지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해 가스 공급을 지난 21일부터 중단했다. 이로 인해 유럽의 가스 가격은 1000㎥당 2000달러선을 뛰어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은 가스 수입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공급을 위해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러시아는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부인해왔다.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 9월 완공됐지만 독일은 법적 문제 등을 이유로 가동 승인을 미루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12-30 14:52:59[파이낸셜뉴스]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에 산업용 기계와 고품질의 승용차를 수출하면서 시장을 장악했던 독일 경제가 선진국 중 가장 부진에 빠지고 있다. 독일의 경제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 전월 대비 마이너스(-) 0.4%, 올해 첫분기에 -0.1%, 2·4분기에는 0% 성장을 기록했다. 독일의 침체는 일반적인 침체와는 다르다. 일자리가 넉넉해 기업간 구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지난 5월 실업률은 2.9%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평균인 6.5%보다 낮았다. 독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1년 이상 저성장이 지속되는 스태그네이션과 침체의 중간인 ‘슬로우세션(slowcession)’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가 넘치고 낮은 부채로 세계 여러 국가들의 본보기 였던 독일이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주요 경제국에서 유일하게 성장이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타격 독일 경제의 후퇴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시켰다. 전쟁 이전에 싸게 들여왔던 러시아산 천연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인 자동차와 금속, 유리, 비료 산업이 충격을 받았다. 에너지 비용은 비싸지고 독일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제조업 강국 독일의 ‘탈산업화’ 우려와 함께 공장과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화학업체 에포니크 인더스트리스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안 쿨만은 지난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공장 가동에 필요했던 값싼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독일 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했다”라며 국내 보다 외부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스 가격은 2021년에 비해 2배 비싸지면서 자동차와 빌딩에 필요한 철강이나 유리 같은 제품 생산을 위해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기업들은 타격이 크다. 또 다른 독일 경제 부진 원인은 주요 교역국인 중국 경제의 둔화 때문으로 외부의 충격은 그동안 디지털 기술과 재생 에너지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독일 경제의 약점을 노출시켰다. ■과거 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 이어져 에너지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독일 정부가 지난 2011년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시킨 결정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또 발트해의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파괴를 계기로 독일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이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에포니크의 쿨만 CEO는 독일과 유럽연합(EU)이 보조금 지급을 추진하지 않는 등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에포니크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제조의 주요 원료인 지질 생산 공장을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며 신속한 승인과 최대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의 보조금까지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은 독일 경제의 황금기인 2010~20년에 잘못된 탈원전과 천연가스 프래킹(수압파쇄법) 금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지나친 의존 같은 에너지 정책으로 현재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하기 위해 에너지 가격 상한제 도입을 요구했다. 도이체방크 CEO 크리스티안 제빙은 지난 20일 열린 한델스블라트 은행 포럼에서 독일의 구조적인 문제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그러지 않는다면 "유럽의 아픈 사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에너지 비용 뿐만 아니라 느린 인터넷 접속, 낡은 철도망, 숙련된 기술자 부족, 지나친 관료 주의와 승인에 걸리는 오랜 시간 등이 독일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9-25 13:54:32[파이낸셜뉴스] 최근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카호우카 댐이 붕괴되며 일대 마을이 물에 잠기고 2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해당 댐 파괴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댐 폭발 놓고.. 러 vs 미·우크라 '책임 공방' 9일 조선중앙통신은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사 오성진이 작성한 ‘카호우카 언제(댐) 붕괴는 제2의 북부 흐름(노르트스트림) 사건에 불과하다’는 글을 실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3곳이 파손돼 대규모 가스가 누출된 바 있다. 이에 해당 사건 초기부터 사건의 배후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 친우크라이나 세력 등이 관련돼 있다는 추측성 보도가 잇달아 나왔지만 아직까지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카호우카 댐 폭발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소행으로 보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의 자작극" 러시아 손들어준 북한 이러한 상황 속 북한이 러시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전 세계가 이번 언제 파괴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를 걱정하고 있을 때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모든 책임을 러시아에 넘겨 씌우기 위해 비열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폭발로 러시아에 새로 통합된 지역의 평화적 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오히려 젤렌스키 당국이 미국 묵인하에 이런 특대형 범죄를 자행할 동기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면서 “결국 카호우카 붕괴 사건은 러시아에 인도주의 재난의 책임을 씌우기 위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모 결탁한 또 하나의 자작극, 제2의 ‘북부 흐름’ 사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호우카 댐 붕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 때문이라는 러시아 주장과 달리 미사일 피격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폭발이 댐 시설 내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 분석 등으로 미뤄 러시아 소행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09 13:18:09[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지난해 9월 북유럽 발트해에서 발생한 천연가스관 폭발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가스관에 이어 해저 케이블도 공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에 실질적인 경제 타격을 가해 우크라 지원 의지를 꺾으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데이비드 캐틀러 정보·안보담당 사무차장보는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도발을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지원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얻기 위해 해저 케이블을 비롯한 다른 핵심 기반 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당국이 해당 분야에서 과거 몇 년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라며 특히 대서양 일대 정찰 활동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의혹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해 9월 26~27일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서는 잇따라 강력한 해저 폭발이 관측됐다. 당시 폭발로 인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관 2개 전부와 ‘노르트스트림-2’의 가스관 2개 중 1개가 파손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으며 이에 독일 검찰과 미 정보 당국 등은 범인을 찾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 CNN은 지난해 9월 28일에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폭발 현장 부근에서 러시아 군함들이 목격되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배후라는 주장을 부인하고 "가스 누출은 우리에게도 큰 문제"라며 "가스관 2개 모두에 가스가 차 있는데, 비싼 가스가 날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3월 미 뉴욕타임스(NYT)와 독일 매체들은 독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를 지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적대하는 비정규 조직이 가스관을 폭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정부는 해당 보도에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 와중에 덴마크 현지 매체들은 지난달 28일에 덴마크 군 당국이 지난해 9월 22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인근에서 러시아 함선이 촬영된 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사진은 26장으로 덴마크 경비정에서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는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잠수함 구난 선박인 ‘SS-750’함이 가스관 인근을 항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SS-750은 해양구난함인만큼 수중 작전을 위한 소형 잠수함을 탑재하고 있다. 캐틀러는 “우리가 대륙들을 연결하는 제한된 숫자의 인터넷 케이블과 전자설비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약 400개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있으며 그 중 절반은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케이블들은 매일 10조달러(약 1경3258조원)에 이르는 금융 거래를 이어주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04 09:4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