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한 건물 유리문이 부서지면서 파편에 맞아 뇌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이 수백억의 배상을 받게 됐다. 지난 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와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전직 JP모건 애널리스트 출신 여성 메건 브라운(36)이 사고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뉴욕 법원 배심원단은 건물주가 브라운에게 총 3500만 달러(약 471억800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015년 2월 발생했다. 맨해튼 매디슨애비뉴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브라운은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유리로 된 출입문을 어깨로 밀었다. 뒤따르던 한 남성도 문 중앙을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밀었다. 이때 갑자기 문이 산산조각 부서졌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파편들이 브라운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브라운은 이 사고로 영구적인 외상성 뇌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두통과 현기증, 치매 조기 발병 가능성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당시 27세의 유망했던 애널리스트 경력이 사실상 단절됐으며, 연인과도 이별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법정에 선 브라운은 "후각과 미각이 상실됐고 한때 유창했던 스페인어도 잊어버렸다. 기억력, 집중력, 어휘력이 모두 저하됐다”고 했다. 이어 “사고 후 1년을 쉬고 복직했으나 사고 후유증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 결국 해고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건물주 측 변호사는 "브라운이 문에 기대 있었고 남성이 휴대전화 모서리로 문을 밀었다. 밖의 기온은 낮았고 내부는 따뜻했다. 유리에 가해지는 힘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건물의 안전상 문제는 없었다. 유리문에 균열이 있었다는 증거도 없고 원래대로 잘게 부서졌다"고 변론했다. 아울러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는 브라운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변호사는 "브라운이 입은 유일한 외상은 손이 베인 상처뿐이고 불과 5일 만에 치료했다. 브라운의 증언은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브라운 측은 "그러한 증언에 대한 오류가 바로 뇌손상의 증거"라고 반박했다. 치열한 양측 공방 끝에 배심원단 6명은 만장일치로 브라운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브라운의 과거, 현재, 미래의 고통과 치료비, 삶의 즐거움 상실 등 이유로 건물주가 브라운에게 총 3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07 17:52:31【 춘천=김기섭 기자】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로 선정된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해 강원특별자치도가 정밀의료 빅데이터 플랫폼과 공공의료 데이터 보유기관 집적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에 발맞춰 정밀의료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만성 간질환, 전립선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밀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이 개발, 실증에 들어가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강원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의 현주소와 성과, 참여기업들의 AI 솔루션 개발 현황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9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강원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는 정부로부터 지난 2021년 8월 지정됐으며 아이도트 등 13개 기업, 강원대병원 등 3개 병원, 강원테크노파크 등 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만성(알콜성) 간질환 △전립선암 △뇌손상 △안면골 골절 등 4개 질환의 진단과 예측을 하는 AI 솔루션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 등 130억여원을 투입해 올해 1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 추진 배경정밀의료산업이란 환자의 과거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유전체 정보, 생활 환경과 습관, 임상 정보, 인체 자원 등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 정확한 치료 등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 의료 서비스를 뜻한다. 의료 데이터를 얻기 위해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하면 활용 가능하지만 특별법 우선 원리로 '개인정보보호법'보다 '생명윤리법', '의료법'이 우선 적용돼 의료 정보 활용에 제약이 발생한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또한 인체 유래물에서 분석한 유전체 등 2차 사용과 인체 유래물 수집 시 개인정보의 2차 사용에 대해 명시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보니 정밀의료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에 따라 정보주체 동의 없이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목적으로 가명정보 처리가 가능하다는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이 제정, 운영되고 있으나 보건의료 데이터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병원에서 진료목적으로 수집한 유전체 사용을 위한 가명화 유보와 법적 기준 모호, MRI와 CT 등 영상데이터를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명화할 경우 데이터 손실이 크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데이터 안심구역 지정…보안체계 입증강원특별자치도는 의료계의 불편을 해소하고 정밀의료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를 지정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개인의료정보 활용체계 검증을 위한 실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의료기관이 보유한 개인 의료정보를 재동의 없이 활용하기 위해 개인정보 식별위험을 최소화해 물리적, 논리적, 관리적 보완체계가 구축된 공간인 데이터안심존에서 개인의료정보가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는 체계 등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강원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 실증추진 프로세스는 △데이터 수집과 가명화 △안심존 구축 및 데이터 탑재 △데이터 접근 및 분석 등으로 진행된다. 데이터 수집 및 가명화는 데이터 수집 주체인 한림대춘천성심병원과 강원대병원, 원주연세의료원 등이 진행하고 있으며 안심존 구축 및 데이터 탑재는 강원테크노파크와 더존비즈온이 주도하고 있다. 데이터 안심존을 통해 의료 데이터가 제공되면서 아이도트, 라이프시맨틱스, 뉴로핏, 지오비전 등 관련 기업들이 의료 데이터에 접근,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추진한 데이터안심존 구축 사업은 대한의료정보학회로부터 실증데이터 활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타당성을 검증받았으며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데이터안심구역으로 지정, 승인받는 성과를 거뒀다.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 실증 본격 추진춘천 더존비즈온과 원주 강원테크노파크 미래사업단 디지털헬스팀에 민감한 보건의료데이터의 유출 없이 안전하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안심존이 구축되면서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 실증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테크노파크가 물리적 보안과 관리적 보안체계를 담당하고 더존비즈온이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및 기술적보안 체계를 담당하고 있다. 데이터 안심존은 정밀의료 규제자유특구 실증기업들이 실증사업을 진행할 때까지 먼저 이용하도록 하고 향후 정밀의료 빅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한 창업과 빅데이터 제공 공간으로 활용된다. 춘천 더존비즈온에 구축된 데이터 안심존은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데이터안심구역으로 지정을 받았으며 원주 강원테크노파크 미래사업단 디지털헬스팀에 설치된 데이터 안심존도 내년 초 데이터 안심구역으로 지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 안심구역 지정에 힘입어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만성(알콜성) 간질환 △전립선암 △뇌손상 △안면골 골절 등 4개 질환에 대한 의료 AI솔루션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인허가 획득을 진행 중이다. 또한 신규 고용 100여명, 투자유치 20억원 등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다.허장현 강원테크노파크 원장은 "개인의료정보의 가명화 처리와 데이터안심존 구축, 운영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없는 개인의료정보 활용체계 구축이 가능하게 됐다"며 "개인의료정보를 활용해 개발된 AI솔루션의 인허가 획득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2023-10-09 18:20:03[파이낸셜뉴스] 샤페론이 알츠하이머의 주요 인자를 제거하는 결과를 확인하고, 오는 2024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의 치매지료 물질인 'NuCerin'은 2021년 3월 국전약품과 국내 판권에 대한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오는 2024년 신경계에 전문성이 있는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이전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임상1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NuCerin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또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동물 연구를 통해 후보군을 도출하여 인체 대상 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알츠하이머에서 바이오마커는 특히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임상적 유효성만큼 중요한 유효성 지표로 간주되고 있다"며 "바이오마커 연구를 통해 환자의 회복을 개선 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사전 약품 작용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약 5000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고, 오는 2030년에는 9200만명, 2050년에는 1억5000만명의 치매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질환 부담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알츠하이머는 아직 미개척 치료분야로서 질환을 가역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치료제(DMT, disease modifying treatment)는 부재한 상황이다. 샤페론은 치매를 유발한 5XFAD 마우스를 이용한 전임상 실험에서 NuCerin을 투약한 쥐의 뇌조직을 분석한 결과, NuCerin에 의한 뇌내염증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뇌내 미세아교세포가 정상화돼 치매의 주요 인자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일련의 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더해 궁극적으로 인지능력의 핵심 요소인 신경세포의 손상이 억제되는 것 또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3-09-15 09:59:15[파이낸셜뉴스]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렘수면장애 환자의 경우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안에 병적 단백질이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병적 단백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생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영상의학과 배윤정·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핵의학과 송요성 교수팀은 렘수면장애 환자 20명, 파킨슨병 환자 20명, 대조군 20명을 대상으로 확산텐서영상(DTI)를 포함한 MRI 검사를 시행해, 혈관주위 뇌 글림프 흐름을 반영하는 주위 공간의 확산 지수(ALPS 지수)를 분석했다고 27일 밝혔다. 그 결과 ALPS 지수가 대조군에서는 1.72이었던 반면, 렘수면장애 그룹에서는 1.53, 파킨슨병 그룹에서는 1.49로 더 낮게 나타났다. ALPS 지수가 낮을수록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것으로, 렘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 노폐물 처리 시스템의 손상도가 높은 것이다. 또 ALPS 지수가 낮아질수록 파킨슨병으로 전환될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으로 렘수면장애가 있다. 렘수면을 하는 동안 근육의 긴장도가 커지고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 행동을 하는 등 꿈과 관련해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최근 깊은 수면 중에 뇌에 쌓인 노폐물을 혈관 주위 글림프를 통해 배출하여 처리하는 일종의 뇌신경 청소 시스템인 ‘뇌 글림프 체계'의 존재가 밝혀진 바 있다. 이에 손상된 뇌 글림프 체계의 기능이 뇌 안의 병적 단백질 축적을 불러와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인체에서 이를 증명한 연구는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는 “파킨슨병의 전구 질환으로 알려진 렘수면장애 환자 중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환자들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파킨슨병이라는 퇴행성 뇌질환에 뇌 글림프 체계의 손상이 실질적 기여를 한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6-27 09:34:1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태어난 유아 2명이 뇌에 손상을 입은 것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의학전문지 피디어트릭스에 실렸다.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디다주 방송국 WTVJ는 연구 내용을 인용해 마이애미대 연구진이 태아 2명이 태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산모들은 예방 백신이 아직 보급되기전인 2020년 델타 변이가 확산될 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연구진은 코로나19가 산모 태반을 거치고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추정해왔다. 태반을 통해 태아의 뇌로 전파되는 바이러스 중에는 거대세포바이러스, 풍진, HIV, 지카바이러스도 포함됐다. 태아의 뇌손상이 델타나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나타났는지는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애미대 산부인과 학장 마이클 페이다스는 바이러스가 태반을 거쳐 태아의 기관으로 전파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두명 모두 출생 후 발작을 일으켰으며 지카바이러스와 달리 머리가 작은 상태로 태어나지 않았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소두증으로 인해 머리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유아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 대신 혈중 항체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을 볼때 바이러스가 산모의 태반을 통해 옮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대학 소아과 부교수 머린 베니는 출생 13개월 뒤 사망한 유아의 뇌에서 코로나19가 발견돼 이 바이러스가 직접 손상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마이애미대는 태아가 코로나19 감염되는 사례는 적으나 임신 중 걸렸다면 소아과에서 생후 성장 지연 같은 문제가 있는지를 검사받을 것을 당부했다. 또 임산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에도 백신 접종을 받을 것도 권장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4-07 10:58:58[파이낸셜뉴스]법원이 희귀 질환을 앓는 생후 7개월 영아에게 인공 기도를 삽입한 후 봉합을 제대로 하지 않아 뇌손상을 일으킨 대학병원에게 억대 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이병삼 부장판사)는 뇌손상 피해를 입은 A군 측이 서울 소재 대학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희귀 질환인 '차지증후군'(CHARGE syndrome)을 앓고 있는 A군은 생후 3개월 무렵인 지난 2018년 1월31일 해당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차지증후군'은 초기 태아 발달기부터 발생해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희귀 질환이다. A군은 분변이식술 이후 폐렴이 악화됐고 병원 의료진은 같은 해 5월11일 A군에게 기관절개술 시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보호자 동의를 거쳐 인공기도 기관절개관을 삽입했다. 하지만 해당병원 간호사가 5월26일 A군에게 삽입된 기관절개관을 소독하고 목끈 교체 과정에서 봉합 부분 4곳이 풀려있는 상태임을 확인해 의사에게 알렸으나 봉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의료진은 A군의 산소포화도가 86%까지 떨어지자 반 정도 밀려 나온 기관절개관을 제거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A군은 맥박과 산소포화도가 회복됐지만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 A군 측은 "삽입된 기관절개관 봉합이 풀려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적시에 재봉합하지 않고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수차례 기도삽관을 실패하면서 산소공급을 위한 최소한 조치도 하지 않아 뇌손상을 입게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군은 차지증후군으로 기관연화증을 앓는 생후 7개월 영아로 기관절개관이 이탈되는 경우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료진은 A군을 24시간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은 A군의 기관절개관 피부 봉합이 풀려있음을 확인했다면 즉시 재봉합하는 등 방법으로 기관절개관이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기관절개관이 이탈하는 경우 즉시 기도확보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의료진이 즉시 재봉합을 하지 않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해 기관절개관이 이탈하게 했다"며 병원측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기관절개관이 이탈되면서 약 43분 동안 지속됐던 저산소증과 저혈압으로 인한 뇌관류 저하가 현재 A군의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원인이 됐다"며 "진료상 과실로 A군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군이 차지증후군으로 인한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고 있었던 점과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상당한 기간 노동능력을 상실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당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병원에게 재산상 손해 2억3124만여원과 위자료 5000만원을 더해 2억8124만여원을 A군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9-01 15:56:09[파이낸셜뉴스] 대만의 한 유도학원에서 수십차례 업어치기를 당한 7세 아동이 혼수상태에 빠져 식물인간이 될 위기에 놓였다. 4월 3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타이중시 펑의안구 난양 초등학교의 1학년생 황모군(7)은 지난 21일 삼촌과 함께 루의 수이 초등학교 체육관 지하에서 진행된 유도 수업에 참여했다. 이날이 두 번째 유도 수업이었던 황군을 본 선생 호씨는 10살 학생에게 황 군을 업어치기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상급생은 아무런 보호 장비가 없는 황 군을 높이 들어 바닥에 메치고 또 메쳤다. 황 군이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그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선생 호 씨는 "황 군이 엄살을 부린다"며 자신이 직접 업어치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일어나지 못했던 황 군을 발로 끌어와 7번 가량을 더 업어치기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반 동안 27차례나 업어치기 당한 황 군은 결국 의식을 잃었다. 심각한 상황에도 선생 호씨는 삼촌에게 “수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조카는 기절한 척했을 뿐”이라고 했다. 병원 측은 황군이 뇌손상을 입었다며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지 경찰은 호 씨는 처음에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안전하게 수업을 진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사건 당시 유도장 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인했다. 대만 유도 연맹 측은 "호씨는 유도 코칭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대만의 시민들은 꽃다발과 선물, 편지 등을 병실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4-30 06:44:09[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뇌졸중이나 외상으로 인해 손상된 뇌를 빨리 회복하는데 새로운 단백질 결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 뇌가 손상된 실험쥐에 염증 억제제를 투여하자 2~3주만에 회복될만큼 뇌 신경세포들이 복구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황은미 박사팀은 융합연구를 통해 손상된 뇌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헤빈(Hevin)과 칼시온(Calcyon)이라는 단백질의 결합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황은미 박사는 "손상받은 신경세포가 복구되기 위한 주요 시기에 과도한 염증반응을 조절하거나 염증반응을 회피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성인에서의 외상성 뇌 손상이나 뇌질환에도 관련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박사팀은 뇌 속 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신경교세포의 단백질을 분석했다. 연구 도중 신경재생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이미 알려진 단백질 '헤빈(Hevin)'에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 '칼시온(Calcyon)'을 발견했다. 다음으로 KIST 류훈 박사팀은 외상성 뇌 손상을 가진 환자의 뇌조직으로 실험했다. 그결과 손상된 뇌 조직에는 헤빈-칼시온 결합이 감소돼 있었고, 염증반응이 증가했다. 경북대 의과대학 석경호 교수팀은 뇌가 손상된 실험쥐들을 4주간 관찰했다. 뇌 손상 초기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효소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 효소단백질이 헤빈을 분해해 헤빈-칼시온 결합을 막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험쥐의 뇌 손상 부위에 염증반응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2~3주만에 회복될만큼 뇌 신경세포들이 복구됐다. 반대로 효소단백질을 추가로 투여한 실험쥐는 회복이 더뎌졌다. 공동 연구진은 또한 "뇌 손상 후 초기 단계때 헤빈-칼시온 결합이 부족하게 되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새로운 단백질간 결합을 발견한 KIST 황은미 박사팀과 인간 외상성 뇌 손상을 연구해온 KIST 류훈 박사팀, 다양한 동물모델에서의 염증 연구를 해온 경북대 석경호 교수팀이 각자의 전문분야를 살려 5년간 지속해 온 융합연구의 결과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세포의 죽음과 분화(Cell Death & Differentiation'의 3월 22일자에 게재됐다. 한편, 뇌졸중과 외상 등에 의해 뇌가 손상된 환자는 현재로서는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재활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성인의 경우에는 어린아이들보다 뇌 손상의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학계에서는 성인의 뇌에는 뇌 기능을 복구할 수 있는 여분의 신경줄기세포가 어린아이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4-08 11:30:30[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향후 노년 인지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연구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가브리엘 에라우스킨 미국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의과대학 교수와 시카고 알츠하이머협회 연구원들은 최근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가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질환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발작 및 정신질환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눈에 띄는 신경학적 증상들을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를 접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증상이 미각과 후각의 상실이다. 이때 상실된 미각과 후각은 일반적인 회복시점을 훨씬 넘어서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현상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질병의 종류나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한 이해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로 입원한 환자들 중 기억력과 정신기능 장애 등 뇌 손상으로 추정할 만한 증상을 보이며 퇴원하던 일부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신경질환 및 뇌졸중연구소(NINDS) 연구팀은 해외 의약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슨(NEJM)'에 게재한 연구에서 코로나19가 환자들의 뇌에서 광범위한 염증 및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미세한 수준이지만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16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들에게 소위 브레인 포그(정신적 몽롱함)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서 나타난 다양한 염증 및 혈관 누출로 인해 뇌가 추가적인 손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25개가 넘는 국가들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 컨소시엄을 구성해 퇴원 후 6개월, 9개월 및 18개월이 지난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추신경에 미치는 영향과 노년 알츠하이머와의 관계를 연구할 계획이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2021-01-08 08:30:03[파이낸셜뉴스] 아들과 서로 뺨을 때리던 아빠가 아들의 뺨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영국에서 벌여졌다. 이들 부자는 원한이나 억하심정으로 서로의 뺨을 때린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뺨 때리기 놀이를 자주했던 것으로 나타나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30년 가까이 군대에서 복역한 40대 맬컴 칼렌더씨는 지난해 4월 술을 마신 뒤 버크셔주 레딩시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당시 18살이었던 아들 이완 칼렌더군에게 뺨 때리기 놀이를 하자고 했다. 아빠인 맬컴이 아들의 뺨을 먼저 때렸고 아들 이완군이 아빠인 칼렌더의 뺨을 때렸다. 하지만 이 장난은 얼마가지 못했다. 아빠 맬컴이 아들 이완군에 뺨을 맞은 뒤 쓰러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기 때문이다. 아빠인 맬컴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명적인 뇌 손상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맬컴 칼렌더의 아내 캐스린 모리슨은 "뺨 때리기는 이완이 어렸을 때부터 남편과 함께 즐기던 게임이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빰 때리기는 미국에서는 하나의 스포츠처럼 인식되기도 한다는 것이 BBC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완에 대해 살해 의도가 없고 실수였음을 인정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이언 웨이드 보조 검시관은 "매우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2-10 07: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