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대병원이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수요자 맞춤 유효성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경-정신질환 유효성평가센터’ 구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경-정신질환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질환과 뇌기능 장애로 개인적·사회적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정신질환을 포괄하는 용어다. 올해 7월 보건복지부 ‘2023 성장형 질환유효성평가센터 구축사업’ 연구기관으로 선정된 서울대병원과 주식회사 몰림은 지난 5일 보건산업진흥원과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5년간 9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로써 신경-정신질환 유효성평가센터를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신경질환과 정신질환은 전 생애에 걸쳐 발생해 환자의 삶의 질을 낮추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대부분 발생 기전이 불명확하며 적절한 실험 모델도 없고, 뇌혈관장벽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는 약물의 약 98%를 차단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도 어렵다. 신약 후보물질 1000개를 찾더라도 유효성평가를 거치면 임상 진입 가능성을 갖춘 물질은 1~5개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신약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정확히 검증해 빠른 임상 진입을 돕는 새로운 유효성평가법을 비롯해 검증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이는 고도의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서울대병원과 몰림은 5년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뇌졸중, ADHD, 조현병 등 20여 가지 신경-정신질환에 대해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유효성평가 및 임상 컨설팅 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질환별로 신약 유효성평가법의 표준을 정립할 뿐 아니라 연구개발 실적의 규제충족 및 제품화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센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우수한 의료 인력 및 인프라를 토대로 △체내 분자영상(핵의학과 천기정 교수) △실험동물(의생명연구원 제정환 교수) △행동분석(서울의대 김명환 교수) △뇌은행(병리과 박성혜 교수) △임상시험(임상약리학과 이승환 교수)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전문 자문단을 조직했다. 이들은 의료현장의 최신 지견과 실제 임상 수요를 반영한 고도화된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몰림은 중추신경계 약물 개발에 필요한 생체 내 뇌혈관장벽 투과도 및 영상기반 유효성평가를 담당하며 초기 전임상 단계부터 신약후보물질 유효성평가 서비스를 지원한다. 천기정 센터장은 “신경-정신질환 유효성평가센터를 통해 선도물질 및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이고 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것에 일조할 것”이라며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하고, 궁극적으로는 고통받는 환자에게 원활한 의료혜택이 제공되는 건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0-04 11:19:07‘문제가 있는 어린이의 뒤에는 정말 문제 많은 부모가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은 문제가 없는데도 아이가 말썽이라고 주장하는 부모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대한신경정신과 개원의협회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아이들의 학습이 부진하거나 정신과적 문제로 의사와 상의하는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들에게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전통적인 가정에서 성장해 정작 문제가 무엇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아이들에게 요구하면서 대부분의 문제가 시작된다. 평소에는 엄한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아이가 잘못했을 때 가차없이 엄하게 대처한다든지 술에 취해 잔소리를 하는 문제 등은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 봐야한다. 이와 비교해 서구의 경우는 크게 다르다. 미국에서는 자식들에게 큰 일이 아니어도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심지어 학교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하다면 자신의 차 뒤에 ‘내 아이는 X학교의 우등생이에요(My child is an honor student at X school)’라는 스티커를 꺼리낌 없이 부착한다. 이는 자신이 아이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 어떤 부모를 원하나=최근 국내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은 ‘자상하고 잘 놀아주는 친구 같은 아버지’와 ‘감정조절을 잘하는 어머니’를 바람직한 무모상으로 꼽았다. 신지용소아청소년클리닉의 신지용 원장은 “아버지가 무심하거나 자상하지 못한 성격이라면 이로 인해 받는 아이의 정서적 불안과 상실감은 상상외로 크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식사중에 물을 마시다가 물을 식탁에 쏟았다거나 컵을 깨면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버럭 화를 내기 쉽다. 이때 아이들은 심리적인 상처를 입고,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다. 또 심할 경우, 대인공포 등의 정신과적 질병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 이점만은 주의하자=신원장에 따르면 아이의 신체 한 부분 등이 지속적이거나 갑자기, 그리고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특정한 소리를 내거나 눈을 깜박이는 등의 행동을 하는 ‘틱 장애’의 발병원인중 90% 정도가 어머니의 성격과 깊은 연관이 있다. 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의 어머니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아이를 통제하거나 극성스럽다. 이 때문에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이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면 각종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평소에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자식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원장은 “어머니가 감정조절을 잘 못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아이들은 가장 경멸한다”며 “이는 성적저하와 좌절감을 불러 일으키는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어 각종 꾀병으로 학교를 가려고 하지 않는 ‘불리불안장애’나 음식이 아닌데도 먹으려 드는 ‘이식증’ 등 역시 미숙한 모자관계가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버지, 이런 행동에 주의하자=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일이 늘어난다. 이때 특히 주의할 점은 술을 마시고 주사가 있는 사람은 이런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줘서는 안된다. 어머니의 감정조절을 방해하는 원인중 하나가 아버지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내가 잘못키웠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질책한다면 어머니는 이성을 잃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신원장은 “평소에는 자식에게 감정의 문을 닫고 지내다가 술의 힘을 빌어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워, 그동안 하고 싶은 훈계를 하려들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경우, 아이는 믿고 기댈 언덕이 없어지는 느낌을 받을뿐 더러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주사가 심한 경우 청소년기의 여자아이중 70% 정도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조사가 나와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매를 맞고 큰 아이가 나중에 성장해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지 오래다. ◇아이는 우리집을 찾은 귀한 손님(?)=아이들을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양육하는 부모는 어떤 모습일까. 신원장은 “자신이 열달동안 배아파서 낳은 자식이라도 이 세상에 나온 이상 더 이상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자세로 자식을 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귀한 손님은 있을 때는 성의를 다해 접대해야 하지만 때가 오면 떠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식이라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좋은 부모의 모습이란 아이에게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자율성과 인격을 존중하고 4∼5살 정도 이후에는 사소한 결정이라도 아이의 의견을 물어서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아이들은 경험부족으로 누가봐도 틀린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이를 억지로 바로잡아 주려고 하거나 아이의 실수를 면박하는 것이다. 이같은 경우 오히려 아이의 독립성과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2003-08-07 09:54:45[파이낸셜뉴스]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선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를 뇌영상 촬영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측정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와 조현병 환자에서 환청, 망상 등 양성 증상 심각도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과거에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과 같은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별아교세포들은 조현병의 병리생리에 관여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반응성 별아교세포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시각화하고, 이 세포들이 조현병의 양성 증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현병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별아교세포’는 뇌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신경교세포로,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노폐물 제거 및 식세포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은 뇌의 글루타메이트 조절 및 염증 반응에 관여하여 조현병과 같은 신경정신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응성 별아교세포’는 별아교세포가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 또는 뇌 염증 반응 등으로 과활성화된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조현병 환자 33명과 건강한 대조군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가 표지된 화합물을 사용해 몸의 생화학적 과정을 이미지화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통해 조현병 환자의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도를 측정·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전측대상피질과 좌측 해마에서 더 높은 표준 흡수 값 비율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조현병 환자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화가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전측대상피질은 인지 및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해마는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이들은 조현병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측대상피질에서의 표준 흡수 값 비율은 조현병 환자의 조현병 양성·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점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환청 및 망상과 같은 조현병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연관돼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전측대상피질과 해마의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가 조현병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의 염증 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이 환청, 망상 등 조현병 증상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민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서 관찰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뇌 염증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을 반영하며, 이 변화가 조현병 증상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는 신경교세포 수준에서 조현병의 병태생리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13 10:05:02[파이낸셜뉴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중독 장애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습관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는 일종의 뇌 질환이다. 즐거운 행위에 대한 동기 부여를 조절하는 보상 체계의 변화로 갈망은 증가하나, 판단이나 계획, 자기 통제 등 인지기능 조절 능력은 감소해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자약(藥)’의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tDCS)을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대전성모병원 정조은 교수팀은 전자약의 경우 자가 적용이 가능해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적은 여타 중독 환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향후 다양한 중독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부터 서울성모병원 중독 클리닉을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이 있는 20대 남성 22명을 대상으로 경두개직류자극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경두개직류자극은 용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피부 표면(두피)에 부착된 +, - 전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경조절술이다. 우선적으로는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지만,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신경세포 특성을 활용해 뇌 내부의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는 원리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번 연구의 참가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을 통해 전기적 자극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정해진 방법과 일정에 따라 하루 30분, 2주 동안 집에서 자가 치료를 진행했다.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가짜기기 대조방식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에서 치료군에서는 대조군 대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치료 전후 촬영한 기능적 MRI를 통해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치료군은 전대상피질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자기조절능력을 유의하게 증가시키고 중독 대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아직 없어,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약물 치료 이외의 새로운 치료도구로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게임 중독 대상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비침습적일 뿐 아니라, 스마트폰 대비 약 1000 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전류량(최대 2㎃)과 전자파(약 0.001W/kg) 노출을 고려했을 때 인체 위해성과 부작용 우려도 크지 않다. 또한 기기 크기가 작고 작동 방법도 복잡하지 않아, 처방 이후에는 집에서 자가 치료가 가능하므로 치료 편의성도 높다. 김 교수(교신저자)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뿐 아니라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치료 용도로 승인받은 전자약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처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중독,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09 10:19:35[파이낸셜뉴스] 과민성 방광 환자 약물 치료에 사용되는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모두 치매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박지수 교수팀은 과민성 방광 환자 약물 치료제인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사용에 따른 치매 발병 위험성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해 소변이 자주 마려워지는 질환이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약 12.2%가 앓고 있다. 나이가 들면 소변 배출 신호를 전달하는 배뇨신경과 방광 근육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고령자일수록 과민성 방광을 겪을 위험이 높다. 젊은 층에서도 스트레스를 비롯한 정신적 문제로 인해 과민성 방광을 겪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항콜린제의 경우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베타-3 작용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약물로 인식되고 있지만 치매 발병과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과민성 방광 진단을 받은 환자 345만2705명을 대상으로 항콜린제 단독요법,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치매 발병 위험도를 각각 비교했다. 평균 추적 기간은 1년 10개월이었으며, 전체 환자 중 항콜린제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 비율은 56.3%(194만3414명),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은 19.5%(67만1974명), 병용요법은 24.2%(83만7317명)가 받았다. 분석 결과 과민성 방광암 약물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중 5.8%에서 치매가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콜린제 단독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6.3%가 발병했다. 특히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병용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6.7%로 가장 높은 치매 발병률을 보였다. 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약물로 인식됐던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군에서도 3.1%가 발병했다. 함 교수는 “베타-3 작용제와 항콜린제 병용요법이 항콜린제 단독요법과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또한 누적 사용량에 따라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베타-3 작용제도 치매 발병과 연관이 있을 수 있어 약물 사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07 08:47:49[파이낸셜뉴스] #. 중학생 A양(16)은 음식을 씹다가 뱉고, 잔뜩 먹은 뒤 토하기를 반복하는 극단적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사실 A양은 전혀 비만이 아니다. 160cm에 53kg 정도다. 그럼에도 A양은 "너무 뚱뚱하다"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라고 토로했다. A양 사례와 같이 먹고 토하는 이른바 ‘먹토’는 의료계에 따르면 섭식장애 증상으로 알려져있다. 대표적으로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다. 모두 정신적 문제로 음식 섭취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살찌는 것에 공포 느끼는 거식증 환자.. 4년새 50% 증가 거식증 환자는 살찌는 것에 공포를 느끼며 비만이 아닌데도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고 의료계는 분석한다. 반면 폭식증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환자에 따라 거식증과 폭식증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일부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섭식장애 진료 현황을 보면 2018년 8517명이던 섭식장애 환자는 2022년 1만271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최근 5년(2018~2022년)간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5만1253명으로, 이 중 여성(4만 1577명) 비율이 81.1%로 압도적이다. 특히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가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7배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또 보건복지부가 소아 2893명과 청소년 3382명 등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실시한 ‘2022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아(6~11세)의 1.0%, 청소년(12~17세)의 2.3%가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섭식장애를 앓는 여성 청소년 비율이 3.0%로 가장 높다. '깡마른 몸매' 추구하는 SNS 영향 일각에서는 10대에서 섭식장애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한 몸이 아닌 아예 깡마른 몸 사진을 올리고 극단적 절식을 함께 할 친구를 찾는 글들이 올라 오는가 하면,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키에서 몸무게를 뺀 수치’가 125 이상이 되는 것이다. 키가 168㎝, 몸무게는 43㎏이 돼야 이른바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가 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뼈말라' 모습을 보이거나, 그 과정에서 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섭식장애 환자에게선 우울한 기분, 사회적 위축, 자극에 과민한 상태, 불면 등 음식에 대한 강박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폭식증 환자는 반복적으로 음식을 많이 먹고 싶은 욕구를 조절할 수 없어 먹고 나서 체중을 줄이려는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한다. 섭식장애가 적어도 1주일에 2회 이상씩, 3개월 이상 지속되면 폭식증으로 진단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섭식장애로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뇌가 위축돼 집중력·기억력 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심한 저체중 환자는 체중과 영양 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치료와 함께, 다른 합병증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입원 치료도 권고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7 08:35:41[파이낸셜뉴스] 아토피 피부염이 알레르기에 속하는 천식, 알레르기 비염, 음식 알레르기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질환과 신경학적 질환, 소화기 질환 등 20가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희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2002년과 2003년 사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 중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6만7632명과 진단받지 않은 대조군 27만52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교수팀은 지난 2018년까지 15년간 추적 관찰해 아토피 피부염과 다양한 소아질환과의 연관성과 시간 흐름에 따른 동반 소아질환 간의 연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아토피 피부염은 ADHD, 정동장애 등의 정신건강질환은 물론 두통, 수면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질환, 위식도역류 등의 소화기 질환의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관찰된 동반질환이 향후 다른 질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어린 나이에 발병한 아토피 질환, 변비, 감염성 질환은 이후 정신건강질환, 두통 등의 신경학적 질환의 발병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하지만 자가면역성 질환과 다른 동반질환과의 연관성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유병률 높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써 이번 연구를 통해 여러 질환의 발병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일련의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동반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기 적절한 모니터링과 초기 증상발현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자녀의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25 14:08:33[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이 징역 23년을 확정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살인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A씨(28)는 상고 마감 기한인 24일까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 상고장을 내지 않았다. 또 징역 25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상고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루는 1·2심과 달리 법률심으로 하게 돼 있으나 형사소송법상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고할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7월 24일 낮 12시 47분께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 한 아파트에서 B씨(사망 당시 24세)씨를 흉기로 191회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그는 112에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어요" "여자친구를 난도질했거든요" 라며 스스로 신고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 옆집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는 와중에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결혼을 앞두고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던 중 문득 '여자친구를 살해하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순간적으로 실행에 옮겼다고도 했다. 그러나 1심 재판에서는 "피해자로부터 '정신지체냐'라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1심은 A씨가 이례적인 범행동기를 가질 만한 정신질환이 없었던 점을 근거로, '우발적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양형에 있어서는 검찰이 유족에게 지급한 유족구조금을 A씨 측이 구상금으로 검찰에 지급한 사정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삼아 징역 17년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동기를 임의로 단정해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잘 표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대해 과도하게 신경을 쓰고 불안해하는 성격적인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직전 무렵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곤경에 처했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결국 이 사건 범행까지 저지르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형량에 대해서는 "범행이 매우 끔찍하고 잔인하며,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상황과 동기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결혼을 약속한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 23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다만 검찰에서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기각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4-25 13:22:47[파이낸셜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스칼렛 케이틀린 월렌은 '생식기 지속 흥분장애(PGAD)'를 앓고 있다. 이 병은 성적 자극이 없어도 비정상적인 성적 흥분을 느끼고 생식기 통증이 나타난다. 사회생활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 고통 과잉 성욕, 성중독 상태와는 다른 병으로 이로 인해 기능적 이상이나 다른 신체적 장애가 생기진 않지만 당사자에겐 매우 큰 고통이 된다. 스칼렛은 6살 때부터 PGAD 증상을 겪었다. 이후 15년간 통증이 없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는 "피부 밑에서 벌레가 불타는 것 같이 화끈거린다"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흥분하게 되고 신경 통증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고 사람들과 오래 어울리지도 못했다. 일을 하거나, 공부조차 하기 어려운 삶을 보냈다. 스칼렛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은 낫지 않고 심각해질 뿐이었다"라며 "결국 18살에 더이상 숨길 수 없어 부모님에게 PGAD를 앓는 사실을 고백했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샌디에이고 성의학 클리닉을 찾은 스칼렛은 PGAD와 함께 항우울제로 인한 성기 마비 등 여러 성 문제를 겪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태어날 때부터 골반 신경이 촉각에 과민 반응하는 '선천성 신경증식성 전정증'이라는 병도 앓고 있었다. 의료진들은 이 병이 PGAD를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스칼렛은 고통을 유발하는 생식기 신경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고, 정상적으로 성욕을 느끼고 성생활을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브라질의 모델도 PGAD 증상을 겪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녀는 "하루에 약 100번씩 오르가슴을 느낀다"라며 "유쾌한 것이 아니라 너무 괴롭고 고통스럽다. 일상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지경이다"라고 전했다. 성기능 장애 일종..과잉 성욕 아닌 '응급 상황' 성기능 장애의 일종인 PGAD는 지난 2001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희귀병이다. 해당 질환을 겪는 여성들은 작은 자극에도 오르가슴을 느끼며 적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원인으로는 골반 혈관 기형, 신경 이상, 약제의 부작용, 성호르몬의 변화, 기타 신체 및 정신적 요소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여성의 외부 생식기에 일시적으로 혈액이 몰려 울혈상태가 되면서 성적 흥분상태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상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여성은 원치않은 오르가슴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남성은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았는데도 몇 시간씩 발기가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동반된다. 이 상태는 영구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뒤따른다. 실제 PGAD 환자는 공황 상태를 흔하게 경험하고 약 54%는 자살을 생각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료는 여성은 대부분 약물을 이용해 증상을 완화·관리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남성의 발기지속증은 보통 혈관확장제 등 약물을 주사하거나 해면체 내 혈액을 뽑아내는 등 보존적 치료를 한다.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을 경우, 응급수술을 하기도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5 00:09:33[파이낸셜뉴스] 삼성증권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벤처투자, 울산·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지역의 스타트업들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VC IR데이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23일 부산기업금융지점에서 열린 VC IR데이(기업설명회)는 작년에 이어 2번째 개최한 행사로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함으로써 지역 스타트업들의 후속투자 유치를 위한 목적이다. 작년 VC IR데이(기업설명회)에 참여한 기업 중 에듀테크 기업인 ㈜산타가 엑센트리벤처스, 경남벤처투자, 삼성증권 등에서 후속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은 벤처캐피탈, 기관투자자, 법인, 삼성증권 고객 등이 이번 IR 행사에 참여했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자금 유치를 통해 기업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올해도 스타트업 투자단계에 맞춰 씨드머니 혹은 시리즈 A라운드 이상 규모의 투자를 받았던 스타트업 대상이 참여해 IR데이(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포스코어(철강 부산물을 활용한 자성분말 및 이를 활용한 고효율 모터코어 제조사업) △에이엔제이사이언스(전합성 플랫폼 기술보유, 난치성 감염병 치료제 개발) △앤디소프트 (Language Free Zone 다자간 실시간 통역 플랫폼 개발) △오션스바이오(난치/정신질환 치료용 체내외 미주신경 전기자극 디바이스 전자약) △팀솔루션(대규모 3D CAD 경량화 기술 기반 산업용 디지털 트윈솔루션 △뉴트리인더스트리 (곤충을 활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리사이클링) △피알지에스앤텍 (PPI기술이 적용된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 △스템덴(치아 치수-상아질 재생치료제 개발) △한국정밀소재산업 (방산 및 모빌리티에 사용되는 초경량 복합재 제조업) △피플앤스토리 (웹소설·웹툰 제작 및 IP 기반 콘텐츠 유통) △인트인(저출산 문제 중 하나인 난임솔루션 제공) △넷스파(해양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나일론 및 원료 재생산) △인켐스(차세대 전고체전지용 대기안정형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차전지용 액체전해질 제조) 등 13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스타트업들의 IR데이(기업설명회) 이후에는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자리와 더불어 스타트업-투자사의 매칭시 별도의 투자상담회도 마련됐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4-04-24 1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