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키-몸무게=125' 되는 게 목표
거식증과 폭식증 등 섭식장애 증상 늘어
자료사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 중학생 A양(16)은 음식을 씹다가 뱉고, 잔뜩 먹은 뒤 토하기를 반복하는 극단적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사실 A양은 전혀 비만이 아니다. 160cm에 53kg 정도다. 그럼에도 A양은 "너무 뚱뚱하다"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라고 토로했다.
A양 사례와 같이 먹고 토하는 이른바 ‘먹토’는 의료계에 따르면 섭식장애 증상으로 알려져있다. 대표적으로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다. 모두 정신적 문제로 음식 섭취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살찌는 것에 공포 느끼는 거식증 환자.. 4년새 50% 증가
거식증 환자는 살찌는 것에 공포를 느끼며 비만이 아닌데도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고 의료계는 분석한다. 반면 폭식증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환자에 따라 거식증과 폭식증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일부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섭식장애 진료 현황을 보면 2018년 8517명이던 섭식장애 환자는 2022년 1만271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최근 5년(2018~2022년)간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5만1253명으로, 이 중 여성(4만 1577명) 비율이 81.1%로 압도적이다. 특히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가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7배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또 보건복지부가 소아 2893명과 청소년 3382명 등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실시한 ‘2022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아(6~11세)의 1.0%, 청소년(12~17세)의 2.3%가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섭식장애를 앓는 여성 청소년 비율이 3.0%로 가장 높다.
'깡마른 몸매' 추구하는 SNS 영향
일각에서는 10대에서 섭식장애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한 몸이 아닌 아예 깡마른 몸 사진을 올리고 극단적 절식을 함께 할 친구를 찾는 글들이 올라 오는가 하면,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키에서 몸무게를 뺀 수치’가 125 이상이 되는 것이다. 키가 168㎝, 몸무게는 43㎏이 돼야 이른바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가 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뼈말라' 모습을 보이거나, 그 과정에서 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섭식장애 환자에게선 우울한 기분, 사회적 위축, 자극에 과민한 상태, 불면 등 음식에 대한 강박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폭식증 환자는 반복적으로 음식을 많이 먹고 싶은 욕구를 조절할 수 없어 먹고 나서 체중을 줄이려는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한다.
섭식장애가 적어도 1주일에 2회 이상씩, 3개월 이상 지속되면 폭식증으로 진단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섭식장애로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뇌가 위축돼 집중력·기억력 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심한 저체중 환자는 체중과 영양 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치료와 함께, 다른 합병증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입원 치료도 권고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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