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게시글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교통사고로 임신한 아내와 뱃속 아이를 잃은 남성이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며 국민청원을 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산부 교통·사망사고 故박**남편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교통사고로 숨진 임산부 남편이라 소개한 그는 “가해자의 중앙선 침범으로 제 사랑스러운 아내와 배 속의 아이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2019년 1월 6일 14시 20분경 강원도 평창 태기산 터널을 통과 후, 중앙선 침범 차량에 정면충돌 당했다. 갑작스런 사고로 정신이 혼미해질 때 아내의 상태만을 확인하기 위해 정신을 붙잡고, 아내를 바라봤을 때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응급차가 도착해 구조대원과 아내를 차에서 꺼내면서 좌석에 양수가 터져 나온 것을 보고 또 한 번 무너졌다”며 “아내는 헬기로 병원에 이송되었지만 아내와 아기는 제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사망 선고를 제 귀로 듣고, 저도 정신을 잃게 되었고 눈을 떠보니 중환자실에 살아서 누워있다는 자체가 너무 괴로웠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리골절, 고관절 골절, 비장 손상, 위 손상 등 많은 병명이 있다는 담당 교수님의 말씀과 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말씀에 중환자실에서 울부짖으며 비참하게 누워만 있었다. 아내와 아기의 마지막 길도 지키지 못한 못된 남편, 못된 아빠가 되었다”며 “마지막 손 한번 잡아주지 못하고, 안아주지도 못하고 떠나보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사고 후 단 한 번도 찾아와서 사죄하지 않았다”며 “한 가정을 풍비박산 냈으면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전혀 반성의 뉘우침도 양심의 가책도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불구속 수사로 진행된 점에 대해 “음주운전이 아니어서, 뺑소니가 아니어서, 도주의 우려가 없어서라는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며 “2명이나 사망하게 했는데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피해 유족들이 우리나라 법을 더욱더 원망한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제 아내, 한쪽 눈도 못 감고 31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기가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며 “진정으로 피해 유족들의 입장을 생각해주시고, 남은 삶의 고통을 헤아려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고 간청했다.
해당 글은 20일 오전 11시 기준 3만4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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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re11@fnnews.com 윤아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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