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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암호화폐 전문가, 北 방문 '제재 회피' 강연 혐의 기소

美 암호화폐 전문가, 北 방문 '제재 회피' 강연 혐의 기소
미국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36)가 북한에서 암호화폐로 제재 회피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체포됐다. <출처: 버질 그리피스 트위터>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 암호화폐 전문가가 북한에 암호화폐로 국제사회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개발 플랫폼 이더리움에서 일하는 버질 그리피스(36)를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혐의로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IEEPA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그리피스는 최대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리피스는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이론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로,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회의에 참석해 '블록체인과 평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리피스는 이 회의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제재 회피와 돈세탁 방법에 대한 기술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미 국무부는 그의 평양 방문을 허가하지 않았지만 그리피스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피스는 북한과 한국의 암호화폐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까지 수립했다. 이는 미 재무부가 규정한 대북 제재 위반이고, 그리피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는 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대신 타국 시민권을 얻을 계획을 발표했으며, 다른 미국 시민들에게 내년 같은 회의에 참석하라며 북한을 방문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리피스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윌리엄 스위니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북한이 핵무기 제조를 위해 자금과 기술, 정보를 얻는 결과가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누구도 대북 제재를 회피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위니 부국장은 "미국 시민이 우리의 적을 돕기로 선택했다는 것은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