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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500억달러 美 농산물 수입, 실현 어려워" WSJ

中, WTO 가입 이후 20년 동안 전례 없는 규모
250억달러 수입한 2013년, 콩 선물 가격 30% 높아

"中, 500억달러 美 농산물 수입, 실현 어려워" WSJ
【우한(중국)=뉴시스】김선웅 기자 = 9월3일 (현지시간) 중국 우한의 한 시장에서 돼지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2019.12.1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사기로 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을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지난 20년 동안 중국은 그 정도 규모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늘린 적이 없다면서 실현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13일 무역 부분합의인 1단계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중국은 500억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다.미국의 고위관리들은 중국이 향후 2년 동안 400억~500억달러의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500억달러는 무역전쟁 전과 비교해도 2배 규모다.

반면 중국은 발표에서 구매 예정액을 구체적인 숫자로 밝히지 않았다.

WSJ은 미국 협상가들이 정한 야심 찬 목표를 둘러싼 회의감이 번지면서 농업 부문의 안도감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퍼스트 초이스 코모디티스'의 농업 마케팅 고문 대이브 마셜은 "중국은 미국의 돼지고기, 대두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500억달러 규모 농산물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00억달러에 못 미치는 규모로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인 중국이 어느 정도 구매를 늘릴 수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WSJ은 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14억 중국인의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져서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거의 20년 동안,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급격하게 늘린 전례는 없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대중 농산물 수출이 최대 규모였던 2013~2014년 수출액은 약 250억달러였다. 분석가들은 당시 수출 규모가 이렇게 컸던 건 상품 가격 자체가 높아서라고 보고 있다. 2013년 콩 선물 가격은 17일 종가보다 30% , 옥수수와 밀 선물은 100% 높았다고 WSJ은 전했다.

수출을 늘릴 통로가 존재하기는 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동물 사료, 농업 바이오기술 제품 등의 장벽을 철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은 4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산 가금류의 반입을 허용했다. 업계는 매출이 20억달러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 해산물, 고기, 유제품, 반려동물 사료까지 중국 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연간 구매액 400억달러, 500억달러를 확정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WSJ은 전했다.

공식 문서 없이 양국 당국자들이 초안을 가지고 검토 중이라고 말하는 점도 회의론을 키우고 있다.

네브래스카주 도체스터에서 아들과 옥수수, 콩 농사를 하는 댄 네루드는 "나는 매우 희망적이지만 실제로 문서나 합의문을 봐야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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