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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이 국제핵융합로 핵심 '진공용기' 제작

현대중공업서 핵심부품 제작 성공해 5월 이송 예정

우리기업이 국제핵융합로 핵심 '진공용기' 제작
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과 현대중공업이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진공용기 최초 섹터를 완성했다. 핵융합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핵융합로의 핵심부품인 진공용기를 국내 기업이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총 9개 섹터로 나눠 제작하는 이 부품은 국내에서 완성돼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건설중인 프랑스 카다라쉬로 5월경 운송할 예정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20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ITER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 제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ITER 국제기구 베르나 비고 사무총장은 이날 영상을 통해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진공용기 섹터 6번를 완성한 것은 한국과 글로벌 진공용기팀의 협력이 이뤄낸 진정한 승리이며, ITER 사업 추진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해주는 한국의 산학연과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핵융합로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진공용기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그릇 역할을 한다.

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과 현대중공업이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진공용기 최초 섹터를 완성했다. 이는 ITER 건설이 본격 장치 조립 설치 단계에 들어서게 됨을 의미한다.

전체 9개 섹터 중 가장 먼저 제작되는 만큼 각종 기술적 난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ITER 건설 과정의 '아이스 브레이커'로 불리기도 했다. ITER 진공용기는 최종 조립 시 도넛 모양의 초대형 구조물로 높이 13.8m, 외경 19.4m, 총 무게 5000t에 달한다. 그중 이번에 완성된 섹터 6번은 높이 11.3m, 폭 6.6m, 무게 400t이다.

우리기업이 국제핵융합로 핵심 '진공용기' 제작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핵융합로의 핵심부품인 진공용기 모습. 핵융합연구소 제공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은 "첫 번째 섹터를 완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머지 3개 섹터도 적기에 조달해 성공적 ITER 건설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핵융합연구소는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의 성공적 제작을 기념해 정부 및 연구, 산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ITER 진공용기 최초 섹터 완성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병선 제1차관, ITER국제기구 이경수 전 부총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이사 등 정부 및 ITER 국제기구, 관련 산업체 등 관계자 총 30여 명이 참석해 그동안의 성과를 축하하고 실무자들을 격려했다.

현재 총 9개의 ITER 진공용기 섹터 중 4개 섹터는 현대중공업에서, 나머지 5개 섹터는 유럽연합(EU)에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우리나라에서 조달을 책임지고 있는 2개 섹터 외에 EU에서 조달을 맡은 섹터 중 2개를 추가로 수주한 바 있다.

완성 기념식 이후 ITER 진공용기 6번 섹터는 최종 검수 및 포장 과정 등을 거친 후 5월 중순 프랑스로 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7월 초 프랑스 카다라쉬에 위치한 ITER 건설지에 도착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ITER 장치 조립을 시작하게 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