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서 나온 사상 검증 질의
이인영 “주체사상 신봉한 기억이 없고, 온당한 질의 아냐”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긍정적 가치 인정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상’ 검증 관련 질의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과거 친북성향의 학생운동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바 있다.
이날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80년대 북한에 있었을 때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대단히 많고, 특히 전대협 조직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충성의 교리를 다진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한국에 귀순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사상을 전향했지만 이 후보자의 경우 삶의 궤적에서 언제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지 못했다”면서 “ 이 후보자도 '나는 언제 주체사상을 버렸다. 더는 신봉자가 아니다'라고 하신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북쪽에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알기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제가 매일 아침에 김일성 사진을 놓고 거기에서 충성 맹세를 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전향은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에게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것이고, 또 사상의 전향 여부를 묻는 것은 아무리 청문위원으로서 묻는다고 해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 내용”이라며 태 의원의 질문에 반박했다.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 시절 전대협·서대협 의장으로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 문건을 공개하면서 여기서 “혁명의 주체는 수령과 당, 대중의 삼위일체 된 힘”이라고 쓰인 부분을 언급하며 동의 여부를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제가 읽은 내용일 수는 있지만 (해당 문건은) 제가 작성한 게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수령, 당, 대중의 삼위일체된 체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운동권과 진보진영에서 ‘자주’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반미(反美)를 의미하는 것이냐”라는 박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동일하지 않다”면서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은 평화관리군의 성격과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둔군의 성격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한·미 공조와 한·미 동맹은 그 어떤 때보다 튼튼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더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세간에 알려진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한·미 동맹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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