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참여형 재건축 회의적 반응
5만가구는커녕 1만가구도 어려워
다닥다닥 지으면 집값도 떨어져
강북 재건축·재개발은 호재 예상
정부가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을 통해 강남 재건축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에서는 "차라리 사업을 안하는 게 낫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을 통해 5년간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1만가구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서울 주요 재건축단지에 따르면 이날 정부가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을 도입해 5년간 5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해 사업을 함께 이끌어가는 새로운 형식의 재건축이다. 용적률과 층수제한 등을 통해 주택을 기존 가구수보다 2배 이상 공급하고 증가한 용적률의 50~70%는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기부채납받은 주택의 절반 이상은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무주택, 신혼부부 및 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하고 층수 역시 최대 50층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모든 재건축단지가 50층까지 층수를 올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주거지역의 경우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하고 상가 등을 포함한 복합건축물로 개발해야 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하고 복합화하더라도 도시계획법상 도심, 부도심 등 위계별로 높이 기준이 다르다"며 "여의도 등 지역중심은 50층까지, 은마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은 40층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강남 등 핵심지역의 공급확대를 위해 '용적률 상향과 층고 완화' 카드를 내밀었지만 현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공공참여형 재건축은 우리 아파트와는 안 맞는 것 같다"며 "LH나 SH는 저가 중심, 소형 위주의 집을 많이 짓고 있어 특단의 반대급부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민간주택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반포2차, 압구정현대, 반포3주구, 압구정미성 등 강남 재건축단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차라리 1대 1 재건축을 하는 게 낫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은 "강남 대다수 재건축단지에서 단 한 군데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이 없다"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2개만으로도 강남 재건축사업이 멈출 판인데 용적률 상향 및 층고 완화를 통해 얻는 수익 90%를 환수하겠다고 하면 사업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조합장은 "용적률을 완화하고 층고를 높여 다닥다닥 아파트를 지을 경우 집값이 떨어질 텐데 수익 10%를 얻겠다고 사업 추진을 하겠나"라며 "정부가 5만가구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만가구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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