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그의 친환경 정책 공약에 국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기업들은 향후 성장 기대감에 반색하고 있다.
"탄소 줄이고 신재생 늘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달성 등 친환경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2035년까지 환경과 클린에너지 산업에 2조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석유 및 가스의 메탄 배출 허용치를 강화하고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 기준 강화, 기업의 기후 리스크 및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제도 도입 등 보다 강화된 환경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세일가스 생산단가와 같은 그린수소 생산 △철강, 시멘트 제조, 화학에 사용되는 에너지 탈탄소화 추진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지원금 중단 및 오염유발 책임자에 대한 대응 △2025년까지 탄소세 법안 도입 및 수입제품에 대한 탄소관세 검토 등에도 나선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2차전지 관련 기업의 시장 확대 및 한화솔루션 등 수소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기업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화석연료 투자를 축소할 경우 셰일가스 가격 상승으로 아시아 석유화학 기업은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상승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는 파리기후협약 등 다수의 국제협약에 재가입하며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화석연료 산업은 위축되는 반면 신재생과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그룹 ESG경영 가속화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은 국내 주요 그룹들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도 맥이 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3·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ESG 투자 확대로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SK그룹도 최근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개 관계사가 RE 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RE 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해당 기업들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의미다. 최태원 SK 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ESG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를 중심으로 한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1만대로 늘리고 2050년에는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든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 공약을 낸 만큼 당선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면서 "주요 그룹들이 추진중인 ESG경영에도 보다 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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