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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항소심 재판부가 28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를 변기 속에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유기한 20대 엄마의 실형을 면해줬다.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성묵)는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1)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 및 아동 관련 기관의 운영 및 취업 등 노무제공 금지 5년 명령도 떨어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6월 경기 부천시에서 만난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후 임신을 했다. 지난 1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됐으나,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인터넷에서 불법 낙태약을 구입해 복용했다.
하지만 결국 그달 29일 부천의 거주지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은 채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방치해 아기는 숨졌다. A씨는 아기 시신을 집 앞에 묻어 유기했다.
A씨는 출산 후 낙태약 판매처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에는 출산한 아이를 입양시키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는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어리긴 하나 충분히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고, 피해자인 갓난아기는 소중한 생명”이라면서도 ‘“다만 A씨가 우리 사회가 낳은 피해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죄질을 본다면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나, A씨와 떨어져 지내던 아버지가 앞으로 보살피며 살 것을 다짐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에 떳떳할 수 있도록 살아가길 바란다”고 판시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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