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리튬이온전지 용량 3배로 키웠다

GIST 엄광섭 교수팀, 리튬이온 전지의 음극 소재 개발

기존 리튬이온 전지 음극보다 5분의 1 수준 무게로 제작 가능

리튬 나노입자를 구리에 담아 음극 1g당 1043㎃h 성능 보여

리튬이온전지 용량 3배로 키웠다
GIST 엄광섭 교수팀이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을 리튬금속으로 만들어 3V LED 전구를 켰다. 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전지의 용량을 3배 이상 키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엄광섭 교수팀이 리튬이온 전지에 들어가는 음극을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사용해 최대 5배까지 가벼운 음극을 만들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과제 및 현대자동차 NGV 과제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진은 미세한 구멍이 뚫린 다공성 구리금속에 리튬 나노입자를 넣어 음극을 만들었다. 이를 적용한 리튬이온 전지를 테스트한 결과 1g당 1043㎃h, 1㎤당 1250㎃h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었다. 이는 음극을 실리콘(1001㎃h/g)으로 만든 전지나 흑연(293㎃h/g)으로 만든 전지보다도 성능이 우수했다.

또한 연구진은 구리금속 자체가 전기를 잘 전달해 별도 집전체 없이도 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무게와 부피가 3분의 1까지 줄어들게 된다.

엄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리튬 금속을 음극의 기초적인 전극 설계 방법 및 재료 설계 방법을 확립함으로써 전지의 실질적인 에너지 저장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리튬이온전지는 양극과 음극, 집전체, 전해질, 분리막 등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에는 흑연을 사용하고 있다. 리튬이 흑연보다 저장용량이 10배 높지만 충방전이 거급될수록 음극 표면에 생기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으로 전지 폭발을 유발하거나 수명을 단축시키는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때문에 사용을 못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구멍, 즉 다공성 구조로 이뤄진 구리금속에 리튬 금속을 저장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이와 더불어 구리금속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90% 이상의 기공률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 다공성 구리 음극은 많은 구멍을 가지고 있어 기존 연구와 비교해 같은 무게와 부피에 더 많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나노입자로 구성된 전극은 리튬과 높은 친화성을 갖는 결정면이 표면에 풍부하게 노출되어 있고 기공경 또한 수백 나노미터로 크다.
따라서, 리튬 이온이 기공 내부로 침투해 성장하기 쉽고, 다공성 구조체의 내부에 리튬을 성공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엄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여러 종류의 양극 재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여 전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낮은 에너지 저장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첨단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에 지난 1월 18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