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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가자"는 이용수 할머니, 내일 정의용 만나 '위안부' 해결법 논한다

3일 외교부서 정의용-이용수 할머니 면담
이용수 할머니 "ICJ 제소로 국제법적 해결"
외교부 "피해자 의견 청취.. 신중 검토할 것"
'역사문제 강경대응' 국내 여론과 
'한일관계 개선 촉구' 미국 사이, 정부 '고심'

"ICJ 가자"는 이용수 할머니, 내일 정의용 만나 '위안부' 해결법 논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내일(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법을 논의한다고 2일 외교부가 밝혔다. 이 할머니가 문제의 국제법적 해결을 강조, 정 장관에게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를 촉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맞물려 '위안부' 문제 해결의 변곡점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정의용 장관 취임 후 이용수 할머니 '첫 면담', 핵심은 ICJ 회부 논의
이날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내일 오후 3시 외교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면담한다"고 알렸다. 정 장관은 면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할머니의 입장을 청취하고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 문제 해결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내일 면담에는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2~3명의 실무진, 이 할머니 측 단체 관계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핵심은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에 대한 피해자와 정부 당국 간 입장 확인이다.

우선 이 할머니는 문제 해결 주무 부처로 꼽히는 외교부에 ICJ 회부를 촉구,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할머니는 지난 2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피해자 중심적 해결을 위해 이 문제를 ICJ에 회부해 국제법적 해결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1일 제102주년 3.1절에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서도 ICJ 제소 필요성을 재차 강조, 정 장관에게 "마지막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외교부는 일단 이 할머니의 의견을 청취하고, ICJ 제소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피해자 중심의 역사문제 해결"과 "미래지향적 관계 강조"라는 '투트랙' 기조와 비슷한 맥락이다.

"ICJ 가자"는 이용수 할머니, 내일 정의용 만나 '위안부' 해결법 논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일관계 '투트랙' 기조 확인한 文 정부, 국내여론과 美 압박 사이 고심 깊어져
현재 정부로서는 역사 문제에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국내 여론과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외교 과제를 모두 놓칠 수 없는 딜레마 상황이다. 특히 미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3자 협력을 강조하면서 정부는 '피해자 중심 해결'이라는 역사문제 해결 원칙과 한일관계 개선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에서도 드러난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 임기 내 한일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한일 양국 모두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존의 틀 안에서 일본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한일 양국이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부분이며, 일본은 책임 통감과 사죄에 진의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호응이 없어서 우리 정부도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 연구위원은 "다만 강제징용 문제 대법원 판결이 난 2018년 10월 이후 정부가 구체적 대응책 없이, 법적 절차에만 문제 해결을 맡겨놓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레토릭을 넘어선 구체적 액션이 나와야 한다"며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생각했을 때, 정부가 조금 관계 개선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