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스포츠, 연예계 등으로 학교폭력 논란이 끝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엔 중국에서 운동선수 간 폭행 문제가 터졌다. 이 같은 범죄가 국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면서, 학폭이 스포츠계의 고질적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관찰자망 등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허베이성 체육국 체조·역도·유도 운동관리센터에서 10살 내외 체조선수 5명이 15살 선배 2명으로부터 4~5일에 걸쳐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해당 센터는 허베이성의 체조·역도·유도 분야 우수선수를 길러내고, 팀을 조직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대회에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늘 폭력을 휘둘러 왔으며, 감독이 다른 선수들과 함께 대회 출전을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는 그 강도가 더욱 극심해졌다. 구타는 일상 다반사였고, 끓는 물을 들이붓거나 라이터·담배꽁초로 몸을 지지는가 하면, 콧구멍에 계란이나 세제를 붓는 고문에 가까운 범죄까지 저질렀다는 게 피해자들 진술이다.
이 같은 만행이 뒤늦게야 알려졌던 것은 이 센터가 폐쇄적으로 운영됐던 탓이다. 학부모 방문이 한 달에 1번만 허용됐던 것이다. 학부모들은 이때 방문을 해서야 자녀들의 상태를 확인했고 자초지종을 물은 뒤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다.
피해자들은 얼굴·목·가슴·등·엉덩이 등 각 부위에 화상과 열상 등을 입은 상태였다. 또 신체 곳곳에 멍과 담뱃불로 지진 흉터가 남아있었으며, 청력 손상으로 일주일간 입원한 학생도 있었다.
피해자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 후 가해자 한 명의 학부모는 치료비 명목으로 총 45만위안(약 7830만원)을 내놓기로 했다. 반면 다른 가해자 한 명의 학부모는 여전히 인면수심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피해자 측은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는 중국 법률상 만 14~16세 청소년의 경우 고의상해를 가해 피해자가 중상·사망에 이르렀을 때만 형사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에선 이미 폭력이 벌어진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탓에 피해자들 최종진단이 경상으로 나왔다.
이후 한 가해자의 학부모는 연락이 두절됐고, 45만위안을 약속했던 가해자 부모도 실제로는 6만5천위안(약 1131만원)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가해학생들에 대한 훈련 중단 처분을 내리고 감독·관리자를 문책했으며, 숙소와 체육관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