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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결국 유엔 北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

정부, 결국 유엔 北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결국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9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3년 연속 불참한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남북대화 재개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동에 무게를 싣는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제46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예년과 같이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할 예정"이라며 공동제안국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공동제안국 불참 이유에 대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입장을 정했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 관계자가 2019년부터 한반도 문제 등을 고려, 불참 결정을 했다고 한 것을 볼 때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 및 대화 재개 등을 염두에 두고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제안국으로 나서지는 않되 컨센서스에는 동참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구상이다. 통상 북한인권결의안에는 북한 주민 인권상황에 대한 종합적 평가,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표명과 즉각적인 중단 요구 등이 담겼다.

특히 올해는 미국이 3년만에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면서 정부의 동참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6월 인권이사회를 탈퇴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인권이사회에 복귀했다. 복귀와 동시에 미국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고위급 회기 연설을 통해 북한인권결의안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한국정부도 이에 발맞춰 공동제안국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한미 간 의견 조율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인권 문제 등 국제사회 주요 사안에 대해 양자 및 다자 채널을 통해 계기가 될 때마다 소통해왔다"고 답했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의 주권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정부는 여러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중시하고, 대북정책에도 북한인권 문제가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한미 양국이 이견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블링컨 장관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과 달리 한국은 공식적 언급을 삼가고 있어 입장차가 있다"며 "향후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18일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의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