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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文대통령, 미국산 앵무새..논리도 체면도 없어"(상보)

文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 맹비난
美 '유엔 결의 위반' 주장엔 "강도적 주장"
北 잇따른 담화 발표로 한미에 '경고'

김여정 "文대통령, 미국산 앵무새..논리도 체면도 없어"(상보)
지난 2019년 3월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촬영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모습.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 대해 "초보적인 논리도 체면도 상실했다"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도 노엽지 않을 것"이라고 30일 담화를 통해 맹비난했다. 미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두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했다. 지난 16일 김여정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시행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외무성, 당 중앙군사위원회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담화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경고 메시지'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 대해 "분계선너머 남녘땅에서 울려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에 접할 때마다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지난 26일 문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전날(25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이에 대해 "당당한 우리의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 조치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때에 어려움을 줬다는 것"이라며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최첨단 전략무기 개발을 높이 평가한 발언과 올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를 비교하며 "너무나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순된 연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놓고 저들(남한)이 한 것은 조선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북한)이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것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 정부도 무기 개발을 하면서 북한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해 반발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3일 국방과학연구소 대전본부를 찾아 탄도미사일 '현무4' 개발을 격려,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절에 창설돼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사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최첨단 전략무기들을 보니 참으로 든든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 부부장은 "초보적인 논리도, 체면도 상실한 것"이라며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며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며 "자가당착이라고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할까.. 틈틈이 세상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좀 돌아보는 것이 어떤가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16일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시행을 두고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정부를 향해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