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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포진' 송영길호..정국 돌파 셈법은?

송영길, 당 지도부에 '비주류' 전면배치
친문 주축 최고위원단에 지도부 스펙트럼 확장
부동산 정책·당 쇄신안 등 핵심현안에 '이견 표출'
당내 갈등 최소화하고 안정적 대선관리 과제

'비주류 포진' 송영길호..정국 돌파 셈법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관악구 동명아동복지센터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선생님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명직 지도부에 '비주류'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면서 고강도 쇄신 의지를 밝혔지만 곳곳이 지뢰밭으로 불리는 등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송 대표의 지도부는 주류인 '친문' 인사들과의 균형점 찾기가 최대 과제로 떠오른 데다 4·7재보선 참패 이후 미뤄뒀던 '쇄신 방안', 부동산 정책 수정안 등을 놓고 곳곳에서 이견이 노출되며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재집권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송 대표 입장에선 정국 돌파 셈법을 놓고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대표는 당 대변인과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통해 쇄신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용민·강병원·김영배 등 친문 인사들이 주축인 최고위원단과 달리,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을 임명직에 배치하며 새 지도부의 스펙트럼 넓히기에 나선 셈이다.

당의 정책 방향을 이끌어갈 정책위의장으로는 강성 친문과는 거리가 있는 비주류의 노웅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노 의원은 4·7 재보선 패배 이후 재산세 인하와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 조절,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며 고강도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 신임 사무총장은 3선의 비주류 윤관석 의원이 선임됐다. 당대표 비서실장은 재선 김영호 의원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최대 계파인 '더좋은미래' 소속임에도 친문 주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처럼 송 대표가 비주류 인사들을 당 전면에 내세우면서, 친문 중심 최고위원단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부동산 정책 관련 입장차가 좀처럼 간득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송 대표는 생애첫주택구입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을 단계적으로 최대 90%까지 완화해 나가자는 주장이지만, 당 주류측에선 '과도한 금융규제 완화는 부적절하다'며 맞서고 있다.

부동산 세제 완화와 관련해선 송 대표 역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기준 완화에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다만, 1가구 1주택자 공제 한도 확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이연 방안, 공시가 현실화 속도 조절 등은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 주류는 공시지가 현실화는 계획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친문 주류인 홍익표 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공시지가 현실화, 세율 조정' 투트랙 방안을 제시했고, 강병원 최고위원도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선을 그었다.

당 쇄신안에도 시각차가 뚜렷하다. 송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관련 의견수렴에 나서겠다'며 본격적인 대책 마련을 예고했지만, 김용민 최고위원 등은 이에 맞서며 문자폭탄이 당내 의사소통의 방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과의 관계 재설정을 두고도 송 대표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제외한 상임위원장 재분배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야당과 원구성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친문 핵심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미 전반기 원구성 협상이 끝난 상황이라며 재협상 불가론 입장이다.

이처럼 송 대표와 당 주류, 원내지도부와의 이견속에 갈등의 불씨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갈등 해소를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선을 앞두고 경선 룰 확정 등 '안정적 대선관리 방안, 임기말 청와대와 당청관계 재정립 등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는 일이 많을 것으로 보여 묘수 찾기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