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도무리 A씨가 아이를 소파에 위태롭게 눕힌 채 휴대전화를 집어든 모습 / 사진=SBS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휴대전화 떨어뜨린 거야”
정부 지원 업체에서 파견 나온 산후도우미가 생후 20일이 채 안 된 아기를 떨어뜨린 후 이 같이 산모에게 둘러댄 일이 알려지며 공분이 일고 있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아기는 뇌진탕 소견을 받았다.
지난 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산후도우미 A씨는 강동구 소재 산모 B씨 집 거실에서 태어난 지 20일이 안 된 아기를 돌보고 있었다. A씨가 아기를 소파에 눕혔는데, 위태로운 자세로 있던 아기가 미끄러지며 바닥으로 머리부터 쿵 하고 떨어졌다. A씨가 휴대전화를 집어 들며 아기에게 눈을 뗀 순간이었다. 이 모습이 집안 폐쇄회로(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둔탁한 소리에 놀란 B씨는 방에서 뛰쳐나왔다. B씨가 아기 떨어진 모습을 보긴 전 A씨는 급히 아기를 들어 올려 안았다. 하지만 아기가 울자 B씨는 병원에 데려가야겠다며 아이를 건네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아기가) 이상이 있으면 토하고 운다. 내가 관찰하겠다”며 아기를 산모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이 같은 실랑이가 약 10분간 계속된 후 B씨가 “제가 아기 상태 볼 테니 빨리 달라. 병원을 데리고 가든 뭘 하든 알아서 하겠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이 황당했다. A씨는 아이 엄마의 손을 제지하며 “엄마 우는 소리를 (아기한테) 들리게 하지 말라. (아기가 아니라) 휴대전화가 떨어진 거다. 아기는 벌써 자려고 한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B씨와 남편은 뒤늦게 아기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진탕 소견이 나왔다.
B씨 남편은 이날 방송에 “두개골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뇌출혈 등이 앞으로 조금씩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며 “(현재) 미약하게나마 구토 증상을 자주 보인다”고 설명했다.
B씨 부부는 정부 및 지자체가 지원하는 산후도우미 파견 업체라 믿고 맡겼는데, 정작 안전사고가 발생하니 업체에서는 가입한 보험사에 문의하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분개했다.
B씨 남편은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타이틀을 가졌는데도, 피해 발생 시 2차 피해가 나오는 상황을 계속 겪었다”며 “다른 가정에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6년부터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을 통해 산후도우미를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에서 60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나 산후도우미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전문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