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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미래다> “30년간 받은 고통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서울·경기도 쓰레기 반입량 전체 80% 차지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 하루 1만5000대 통행
인근 사월마을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

<환경이 미래다> “30년간 받은 고통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① 수도권매립지의 역사와 종료 필요성

최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지역에서 생활폐기물의 수도권매립지 직매립이 금지된다. 환경부와 수도권 지자체들로 구성된 4자 협의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활폐기물뿐 아니라 건설폐기물, 사업장폐기물 등 쓰레기 매립 제로를 만드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각 지자체에서 소각시설과 자체매립지 확보 노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는 15회에 걸친 기획보도를 통해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에 대해 살펴본다.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매립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30년간 수도권의 생활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는 매립지로 운영되어 왔다.

환경부는 1988년 서울 난지도 쓰레기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동아건설이 조성한 농경지 목적의 김포매립지(약 2000만㎡)를 매입했다. 이듬해 환경부와 서울시가 주도해 운영협정을 체결하고 이곳에 수도권매립지를 건설했다.

■ 2025년 종료해도 앞으로 30년 이상 고통 받아
수도권매립지는 부지 1600만㎡(약 484만평), 매립면적 931만㎡에 이르는 세계 최대 쓰레기매립장으로 인천 서구 면적의 약 11%, 여의도 면적의 약 6배 규모이다.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생활폐기물 반입을 시작해 현재 하루 9230t의 서울·경기·인천의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으며 쓰레기 반입량의 약 80%는 서울·경기에서 유입되고 있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제1매립지에 6600만t을,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제2매립지에 8000만t을 매립했다. 2018년 9월부터 3-1매립장에 매립을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폐기물 처리과정을 단순화 하면 쓰레기가 들어오면 우선 쓰레기를 평탄하게 펼친 뒤 다지고 그 위에 복토를 덮어 한 번 더 다지는 방식으로 매립이 진행된다.

폐기물 직매립으로 먼지, 악취, 침출수가 발생하고 대기 및 수질오염 등을 유발한다. 오염물질 처리는 매립이 완료된 후 끝나는게 아니라 정상화되기까지는 안정화기간 포함 수십 년(최소 사후법정관리기간 30년)이 더 소요된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한다고 해도 인천 시민들은 정상화될 때까지 30년 이상을 더 고통 받는다.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에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이로 인한 피해로 인천시민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다. 폐기물의 지상 직매립으로 인한 분진, 악취, 소음 등 발생, 침출수 방류에 따른 바다오염으로 어획량 감소(2015년 3월 어민 367명 어업피해 소송 제기) 등의 피해를 입었다.

<환경이 미래다> “30년간 받은 고통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가득 실은 트럭이 폐기물을 쏟아붓고 있다.


■ 인천시민 자존심 회복, 환경정의 실현
이뿐만 아니라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에 폐기물처리업체 및 공장 난립(순환골재등 폐기물처리업체 25개소, 제조업체 122개소),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 통행차량 하루 약 1만5000대(버스, 대형트럭) 통행, 매립지 주변 10개 자연취락지역은 환경오염 지속 노출, 인근 사월마을 주민건강 및 거주 환경문제 대두(2019년 11월 주민건강 영향조사 평가 결과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 등이 발생했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 이유로 인천시민의 자존심 회복, 33년간 인천 서북부지역 고통분담 및 피해 강요 종식, 지속가능한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필수 노정 등을 들고 있다.

시는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2,3기 신도시 7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새로운 도시가 들어서기 때문에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쓰레기 도시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국제화, 친환경 선진도시 위상을 정립해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할 계획이다.

매립지 주변 각종 폐기물처리업체 난립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종결하고 대규모 악취발생 및 침출수로 인한 주민 피해를 없애 33년간 받은 고통을 근절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발생지(배출자) 처리원칙에 충실한 환경정의를 구현하고 구시대적 직매립.노상매립 종결과 새로운 자원순환 모델을 정립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로 인해 30년간 고통 받았는데 앞으로 어떠한 이유로든지 계속 고통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 종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