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첫날 김여정 담화
"합동군사연습, 반드시 대가 치를 것"
軍 "현재까지 북한 군 특이동향 없어"
전문가들 "김여정 담화, 수위조절한 듯"
일각에선 "군사 도발 가능성 배제 못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첫 날 "이번 합동군사연습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북한 군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김여정 부부장이 '수위 조절'을 했다고 평가, 북한이 도발보다는 관망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성향을 고려할 때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내외의 한결같은 규탄과 배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한·미 양국을 비난했다.
한미 양국은 오늘부터 나흘간 '사전훈련'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을 진행하고, 16일부터 26일까지 '본 훈련'인 연합지휘소 훈련을 실시한다.
김 부부장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며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북한이 '담화 반발'을 넘어 '군사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현재까지 북한 군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북한 군 특이동향과 관련해 특별히 설명드릴 내용이 없다"며 "한미 군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개시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가 계류돼 있다. 군 당국은 올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되 규모는 올 3월 전반기 훈련보다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김여정 부부장이 과거 원색적 비난과 달리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김여정 담화는 예년에 비해 강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 수위를 관리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김여정 담화 특유의 독설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 위원은 "북한이 한국에 더 큰 양보조치를 바란다는 메시지인 동시에 북한 역시 현재 북·미간 기싸움에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8.15 경축사 이후 북한 반응을 봐야겠지만, 당분간 북한은 대남 도발보다는 주시와 관망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연합훈련 기간에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끌어 올렸다가 훈련이 종료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유화정책으로 전환했다"고 짚었다. 이어 정 센터장은 "김여정 담화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말고 긴 호흡과 대전략을 가지고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김 부부장은 "우리는 날로 가중되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절대적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어떠한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선제타격능력을 강화하는 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강대강 원칙으로 상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직면한 자연재해, 코로나 상황 등으로 강경대응의 수위는 조절할 것으로 보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스타일을 고려하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전략무기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4~27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제1차 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회를 지도했다고 7월 3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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