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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대’ 눈앞… 올 가계 이자부담 5조8000억 증가[저무는 초저금리시대]

1인 年 30만원 이자 더 내는 셈 
이주열 "중립금리 못미치는 수준" 은행들 대출문턱도 높아질 전망 

주담대 ‘6%대’ 눈앞… 올 가계 이자부담 5조8000억 증가[저무는 초저금리시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로 인상했다. 한국은행 제공

기준금리가 1.0%로 인상되면서 대출이자 부담은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0.50%p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는 모두 5조8000억원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내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하면서 가계가 부담해야하는 이자는 시차를 두고 증가할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은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날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대출이자 부담은 지난해 말 대비 2조 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8월에도 기준금리가 0.25%p 올라간 것을 감안하면 올해 총 0.5%p 인상돼 올해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5조8000억원가량이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지난해 말 271만원에서 301만원으로 30만원 불어난다.

이 같은 이자 부담 증가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비교적 단기간에 상승을 하면서 즉각적으로는 신규 차입자에게 높아진 금리가 적용되고, 기존 차입자 중에서 변동금리로 받은 차입자에게는 시차를 두고 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재 가계대출 중에 변동금리 비중이 한 75%에 이르고 있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가계에 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하지만 이 총재가 "여전히 기준금리는 완화적인 수준이고 내년 1·4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 대출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가계는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금융권 분석이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44조7000억원에 이른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4.9%가 변동금리 대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대부분 가계의 금융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도 기준금리 등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인상분을 예금금리에는 거의 바로 반영하고, 코픽스(COFIX)나 은행채 등 지표금리를 따르는 대출금리의 경우 시장금리를 반영해 서서히 올린다.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4∼4.861%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31일(2.52∼4.054%)과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하단과 상단이 각 0.92%p, 0.807p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4∼4.63%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마찬가지로 작년 12월 말(2.65∼3.76%)보다 하단이 0.75%p, 상단이 0.87%p 높아졌다.

금융시장에서는 내년 말까지 2% 금리인상을 전망하기도 한다. 다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대출금리가 최근 몇 개월 사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우대금리 축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대출금리 인상이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 때처럼 크게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은 가까워진 상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 기존 '점진적으로'라는 수식어 대신 '적절히'라는 표현을 했다. 금리인상 시기와 정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경제여건에 따라 인상한다는 것으로 내년 1월 인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추정해 보면 현재의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에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며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약하지 않는 완화적인 수준이고 그래서 그런 경기상황, 물가, 여러 가지 상황을 같이 봐가면서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겠다"고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연지안 박소연 기자